안녕하세요. 작가님.
A. 저는 오정희의 <유년의 뜰>, 현기영의 <지상의 숟가락 하나> 그리고 가브리엘 루아의 <내 생애의 아이들> 떠올렸습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인데... 현기영의 <지상의 숟가락 하나>는 한동안 여름마다 꺼내 읽었구요. 1~2개월 전에 <유년의 뜰> 다시 구해서 읽었습니다. 가브리엘 루아의 <내 생애의 아이들> 에서 '찬물 속의 송어'...그 중에서 차가운 계곡물에 가만히 손을 넣어 미끄덩 송어를 느끼는 장면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 아름다운 교감의 순간을요.
<소설가의 인생책> 정용준 소설가와 [플레인송] 함께 읽기
D-29
조각구름
조각구름
현기영 <지상에 숟가락 하나>가 맞습니다. ^^;;;
승언
작가님 안녕하세요! 팟캐스트도 잘 듣고 있는데 이렇게 함께 책을 읽게 되다니 너무 좋습니다. 작가님 추천이라 믿고 읽어야지 했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라는 말에 당장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저는 참 좋더라고요. 위의 분들이 추천해주신 책들도 잘 적어두었다가 읽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나오는 소설을 요즘 읽고 있는데 정말 좋아요. 현덕 선생님의 <너하고 안 놀아>인데요. 7, 80년 전에 살았던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과 마음이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로 표현되어 있어요. 주인공 네 아이의 일상의 조각들을 짧은 단편으로 이어놓은 소설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체가 너무 따듯하고, 아이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표현되어서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
에뜨랑제
안녕하세요. 함꼐 책 읽고 나눌 생각하니 설레네요.
에스테르
안녕하세요, 작가님께서 자기 전에 책 읽는 것을 좋아하신다니 반갑네요. 저도 하루의 마지막을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 것으로 마감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대부분의 책을 자기 전에 읽는 것 같아요. 플레인송은 조금씩 읽자는 약속을 어기고 침대에 누워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어요. 한번 읽기 시작하니까 못놓겠더라고요. 오늘 밤부터 조금씩 곱씹으면서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겠습니다. 매일 밤 책 읽는 사람. 그리고 온갖 상념에 시달리다가 잠드는 사람. 그게 저랍니다.
그냥좋아서
안녕하세요, 요즘 같은 날씨엔 기후위기 같은 단어도 깜빡하게 됩니다. 너무 아름다운 건 그래서 위험한가 봐요. 아이크와 바비 파트 읽는데 "사실 아이들은 어머니의 눈을 보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라는 문장에서 마음 저릿했어요. 아이들 감정도 알 것 같아 더욱 심란했고...
제 인생 책이기도 한 <나의 눈부신 친구>의 두 주인공 레누와 릴라가 생각납니다. 나폴리 빈민가의 황량한 배경 속에서 우정 쌓고 함께 세상을 탐구하며, 또 그 와중에 미묘한 심리 변화들... 사랑과 꿈. 너무 강렬한 인물들이었고, 특히 레누는 그냥 저 자신이라 생각될 만큼 여전히 분리가 쉽지 않아요. 최근 읽은 소설 중엔 <새의 선물> 주인공 진희가 생각나네요. 어른이 된 진희는 자신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며 어떤 삶 살아갈까 늘 궁금해요. <내가 말하고 있잖아>도요. 책 읽는 내내 소설 속으로 들어가 친구로든, 어른으로든 주인공에게 무언가가 되어 편들어 주고, 그가 괴로운 기억보단 좋은 추억을 더 많이 만들게 해주고 싶었어요. 변함없이.
<플레인송> 한겨레 출판 버전 읽고 있어서, 새로운 번역은 많이 다를까 궁금했는데 번역 비교도 가끔 해주신다니 너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자기 앞의 생>은 사두고 안 읽었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정용준
<나의 눈부신 친구> 읽었을때 흥분에 가까울 정도로 좋았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때 이 소설 좋다고 여기 저기 말하고 다녔던 것이 생각나네요 ^^
유원
아이들이 나오는 소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저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그리고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을 꼽고 싶습니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에서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할머니는 마녀를 닮았다'고 써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들이 할머니를 마녀라고 부른다'라고 써야 한다. '이 소도시는 아름답다'라는 표현도 금지다. 왜냐하면 이 소도시는 우리에게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 추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당번병은 친절하다'라고 쓴다면,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 당번병이 우리가 모르는 심술궂은 면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써야 한다. '당번병은 우리에게 이불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마리로르와 베르너.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라디오(놀랍게도 빛이었다).
라디오와 사람들 사이 상호작용, 사건의 집합들, 연결 등을 생각했었습니다.
에뜨랑제
레이먼드 카버의 <별것 아닌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이 떠오르네요. 정작가님도 <별것 아닌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두부> 라는 글을 쓰셨죠.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이상한 밤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밤이 되는 방법을 배웠구요.
정용준
안녕하세요. 맞아요. 두부.. 글 쓴 적 있지요. 이상한 밤이 오면 사랑스러운 밤이라고 생각하셔요 ^^
호디에
46.
두 아이는 온종일 창문 가리개가 내려와 있어 빛과 외부 세계로부터 차단된 어두컴컴한 손님방이 천장 너머로 보이기라도 하듯, 또 언제나처럼 침대에 홀로 누워 꼼짝도 하지 않은 채 혼자만의 서글픈 상념에 빠져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이기라도 하듯 함께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집'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는 엄마를 그리워하며 걱정하는 두 아이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문만 열면 엄마를 볼 수 있는데, 그 문을 열고 엄마의 공간에 들어가는 게 아이들한테는 쉽지 않은 일처럼 느껴집니다.
정용준
안녕하세요. 너무 늦은 밤에 살며시 인사합니다.
오늘 저는 이런 저런 분주한 일들이 많아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책을 읽고 싶은데 책을 학교 책상에 두고 왔네요.
아쉽지만 내일 두배로 읽어야겠어요.
<플레인송>이 무슨 뜻인지 검색하는 중에
유튜브에서 우연히 '그레고리안 성가'를 듣게 됐어요.
그 이후로 저는 며칠동안 이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 어떤 문장을 쓸 때 백색소음처럼 틀어놓곤 합니다.
작가가 제목을 왜 이렇게 정했을까, 생각하면
어쩐지 작가의 마음을 알 것도 같고 소설이 이런 단순하고 깊은
한 줄의 노래가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제 막 읽기 시작한 분들도 있고 이미 다 읽으신 분들도 있겠죠
형식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읽어가는 것이지만
그저 한달간 함께 독서 경험 나누고 도란도란 수다를 떨며
소설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스케쥬리
작가님, 문학 상담소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제 우문에 현답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부지런히 읽고 나만의 고유함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겠습니다.
정용준
아 ^^ 그날 참석해주셨군요. 반갑고 고마워요. 이렇게 독서 모임에서도 뵙게 되서 좋습니다.
에뜨랑제
그래고리안 성가 저도 들어봐야겠네요^^
Breaker
‘이른 아침, 어른이 옆에 없을 때 어린 남자아이들이 내는 단조로운 목소리였다.’ 이 문장 하나로도 목소리가 들리는 듯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진
어제 책을 대략 88페이지까지 읽었습니다. 앞에 나오지 않던 새로운 인물들의 이름이 챕터에 쓰여있기에 우선은 거기까지 읽었어요. 생각했던 것과 제법 다른 전개가 초반부터 이어지네요. 작가님이 적어주신 포인트 때문인지 형제가 엄마가 내려왔는지를 궁금해하는 장면과 결핍을 인지하는 장면들이 유독 눈에 보입니다. 이전 아이들이 나오는 책을 말씀하셨을때 저는 <목소리를 삼킨 아이>를 떠올렸어요. 왠지 아이들이 나오는 책은 이렇게 어딘가 아릿한 내용인 것 같네요.
정용준
<목소리를 삼킨 아이> 참 좋죠. 제목만으로도 많은 것을 전해줍니다!
choice
오늘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이 읽지는 못하였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이 누군가가 조용조용 저한테 속삭이듯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57P
지치고 슬픈 얼굴에 모포로 어깨를 감싼 채 앉아 있는 빅토리아는 흡사 열차 사고나 대홍수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처럼 보였다. 휩쓸고 지나가면서 주변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망가뜨리는, 여전히 진행중인 재난에서 겨우 살아남은 슬픈 사람처럼.
빅토리아의 두려움과 불안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잰행중인 재난에서 겨우 살아남은 슬픈 사람처럼.....
그냥좋아서
빅토리아가 매기 선생님을 찾아가 나누는 대화 중, 어쩐지 여기에서 멈칫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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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말해준 사람은 그 애가 처음이었어요.
그래. 매기가 말했다.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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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서 말씀해주신 '그레고리안 성가' 유튜브에서 찾아서 들었는데요,
차분해지면서 비현실적인 감상에 젖어들려던 찰나, 댓글로 간절하게 주님을 부르짖는 여러 사람의 기도 제목들을 보니 뭐랄까, 약간 감정 격해지고 아팠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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