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44-45p.,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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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
눈은 다 덮어버리죠. 끔찍한 것도 더러운 것도 4.3의 희생자도... 눈 속에 감춰진 실체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걸까요? 그리고 제주 눈 장난 아니라니까요. 바람까지 더해져서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4.3은 그런 제주 눈 같다고 말하는 것 아닐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기달별
인선을 병문안 했을 때부터 눈이 오고, 인선의 부탁으로 도착한 제주도에서는 폭설과 눈보라가 주된 배경이 됩니다. 쌓인 눈 때문에 인선의 집으로 가는 길은 힘겹고 위험하기만 한데요. 이렇게 눈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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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이 주는 이미지가 위압적이고 막연한 두려움을 보여줘서 4.3의 분위기를 나타내기에 적절한 배경이었다고 생각해요. 작품에서 계속 눈이 나오고 주인공도 눈때문에 고생하지만.. 저는 눈보라 속에서도 묵묵히 버스를 기다리던 할머님이, 언젠가 4.3이 재조명되기를 기다리던 유족분들같이 느껴져 울컥했어요
타타
생각지 못한 부분인데 그 할머니가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니... 트레킹님의 감성 조아요...
skygksmf
제주 중산간에서 겨울을 지내보면 알게 됩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이 쏟아지다가 하늘로 솟구치는 눈돌풍. 아비규환 속 제주 4.3. 기록 속 상황을 연상케 합니다. 공포 속에서 뒹굴며 상처가 있습니다. 바람은 잦아들고 눈은 쌓였습니다. 사람의 온기도 사랑도 발자국도 흔적 없습니다. 눈이 쌓여 세상을 덮듯이 공포가 침묵을 만들고, 피해자들은 고립되며, 세상의 무관심 속에 잊혀 집니다. 당사자들은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몽환적인 상태입니다. 고통 속에서 그곳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꽃이 피는 4월 봄. 제주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눈을 배경으로 시작하다니! 작가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타타
근데 이 책 4.3 다룬 것 치고 너무 언급이 적지 않나요. 중반이 넘어가도록 눈 얘기만 나옴. 주인공이 인선이 묘사하는 게 거의 다임.
아기달별
2부부터는 거의 4.3 얘기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보세요^^
타타
절반 이상이 지나야 본 주제에 진입하고 조금 언급하다 끝나니깐요 ㅋㅋㅋ 다시 읽어도 영 답답하기만 하네요
아기달별
“ 아직 사라지지 마.
불이 당겨지면 네 손을 잡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눈을 허물고 기어가 네 얼굴에 쌓인 눈을 닦을 거다. 내 손가락을 이로 갈라 피를 주겠다.
하지만 네 손이 잡히지 않는다면, 넌 지금 너의 병상에서 눈을 뜬 거야. 다시 환부에 바늘이 꽂히는 곳에서. 피와 전류가 함께 흐르는 곳에서.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성냥을 그었다. 불붙지 않았다. 한번 더 내리치자 성냥개비가 꺾였다. 부러진 데를 더듬 어 쥐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심장처럼. 고동치는 꽃봉오리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인 것처럼. 325쪽 ”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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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기달별
인선이는 고통을 이겨낸 걸까요? 죽음을 맞이한 걸까요? 또한 작가는 제주 4.3을 배경 묘사와 인선의 입을 통해 알려줍니다. 이야기라기보다 이미지처럼 '보아야'하는 책인 듯 굉장히 난해하고 불친절하게 썼는데 작가가 시와 산문을 버무리며 표현을 한 이유 또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타타
이 작가는 다른 책에서도 그렇게 쓰지 않나요? 그나마 이게 쉬운 편이라고 들었음 ㅋ 사실 전 그닥 시처럼 느껴지지도 않아요. 너무 내면을 묘사하는데에 빠져서... 하긴 그래야 우리가 이런 인물과 심정도 알 수 있는 거겠죠..? 어렵게 쓴 건 어려운 주제니까, 작가 스스로도 말하기 힘드니까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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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은 고통을 이겨내지 않았을까요? 이 우울하고 흐릿한 책 속에서 한 명은 그래도 희망적인(?) 결말을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문장들이 자꾸 주절주절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는게 4.3 당시부터 많은 시간이 흐르기 전까지 실체는 있었지만 말하기는 어렵고, 가족과 친척 그리고 이웃의 일이기에 선과 악을 분명하게 구분 지을 수 없었고.. 그 쌓여있던 애매모호함을 같이 겪게 해준 것 같아요
타타
인선이 손가락 하나 부상 입었는데 죽을 리는 없어 보임. 오히려 경하가 그때 눈보라 속, 혹은 겨우 도착한 차가운 제주 집에서 죽은 게 아닐까 싶네요?!
아기달별
오~새로운 발상이네요. 저는 인선이가 자꾸 죽으려고 애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에 비하면 경하도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쳐지진 않는군요.... 근데 친구 집에서 죽는건 참 못할 짓 아닌가요? ㅠㅠ
타타
자살한 게 아니라 추위와 부상에 지쳐서 얼어죽... 원래 지병이 있었고 되게 아파했잖아요 인선이 제주집에 나타난 거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ㅎㅎ 죽었던 앵무새가 살아난 것도 마찬가지로 다 환영 같기만 하네요
도도한북클럽
우리도서관 소장중인 작별하지 않는다와 타도서관이 소장중인 작별하지 않는다의 표지가 달랐다.
한권은 일반본, 한권은 양장본....
양장본은 그냥 하얀색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본은 달랐다. 아주 거대한 파도가 나를 덮치는 느낌?!이랄까.....숨이 막히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얼른 책이 놓였던 자리로 되돌려 놨다....
그냥 압도당한 느낌이라까.......
놀구정허다
아직도 책을 읽고 있는 1인입니다.
처음은 읽는데 집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근데 읽다 보니 제주어가 나오고 제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열심히 읽고 있어요
오뚝이2
불친절한 책이다. 4.3이 불친절했던것처럼.
타타
여러분 이 책은 4.3 중에서도 주정공장 얘기가 많이 나오므로 건입동에 있는 그곳을 한번 꼭 방문 해보세요! 수감자들은 이후 어떻게 되었나 '주정공장 수용소 4.3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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