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사2> 함께 읽기

D-29
https://www.gmeum.com/meet/110에서 재수사1 함께 읽기를 했다가 모임 기간 제한이 걸려서 2권을 위한 모임을 새로 생성했습니다. 모임 기간은 한번 설정하면 추후에 또 수정은 안 되는 거 같네요.
역시 글은 좋은데, 오타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좀 실망...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는 지금 재수사 2를 읽고 있습니다. 저는 직원이 4만이 넘는 거대 사업장에 다닙니다. 사업소라는 작은 단위에선 제가 ID에서도 짐작하겠지만 독서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텍스트 중독자이고 맹신자며 매일 책이 고맙다고 절을 하는 이상한 인간입니다. 회사 게시판에 이 '재수사'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책이니까요. 역시 장강명 작가는 독자가 얼마나 읽을까나 사회적 검열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써야 독자를 더 흔들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다 읽은 거 같은데 그 중 이게 가장 좋은 거 같습니다. 뚜꺼워도 밤새워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타가 눈에 좀 보이네요. 은행나무는 다음에 2쇄 돌입할 때 수정하면 좋겠습니다. 오타가 많이 보이면 꼭 작가를 무시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으니까요. 그럼 그건 그걸 읽는 독자를 무시하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오타까지는 하나하나 확인을 못했네요. 2권 읽을 땐 저도 함 살펴봐야겠습니다.
앗 오타가 있었나요? 나름 눈밝은 독자라 생각했는데, 저는 못 봤거든요. 아마 범인을 쫓느라 너무 급히 달리느라 제가 놓쳤나 봐요. 그래도 저는 초판본을 사흘만에 주파한 걸로 위안삼습니다. ^^ 작가님이 6년 걸러 완성한 대작을 사흘만에 끝낸 건 혹 실례일까요?
2권까지 완독했습니다. 2권은 생각보다 빨리 읽었는데 볼륨이 1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기도 했고 아무래도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흐름이다보니 그랬던 거 같기도 하네요. 1권을 읽으면서는 솔직히 이 작품에 대해 좋은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살인자의 독백 이외의 픽션 부분에 있어서도 몰입감을 방해하는 디테일(예를 들어 엘리시움의 어원을 이해하는 대한민국 강력계 형사 등)이 눈에 걸리기도 했고요. 2권에 이르러서는 그런 톤앤매너의 유니버스다라고 감안을 하고 읽게 되었고 느슨하게 힘을 빼고 적응하니까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권말에 실린 작가의 말에 소설을 쓸 때 잡았던 목표 부분을 확인하고 나니까 왜 이런 소설을 쓰게 되었을까도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고요. 1편을 읽으면서 불편했던 감각의 일부는 90년대 으르신 학번들에게 가졌던 개인적인 짜증스러움이었던 거 같아요. 1권까지는 90년대에 대한 향수를 좇는 소설인가 싶었던 저의 오독이 있었습니다. 2권의 도스토옙스키 멤버들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작가의 목소리가 이들을 비꼼에 닿아있다는 인상을 받았고 이후부터는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메롱이님 처럼 이 소설 관련 기사등을 찾아보지 않고 읽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혹시 2권을 안 읽으실까 은근 걱정을 했었습니다 (제가 뭐라고… 는 아니고 그저 장강명 작가님에 대한 팬심으로…).
그런데 제가 무심해서 그런진 몰라도 오타는 모르겠네요.
저도 2독을 하는 동안 오타는 못 찾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장강명 작가님 미워요. 제 추석 연휴 계획이 망가졌어요. 원래 연휴 4일 동안 느긋하게 벽돌책을 완파하려고 했는데... (1,2권 합해 800쪽이 넘어가니 벽돌책이라 불러도 되겠지요?) 책을 펼치고 사흘만에 다 읽어버렸어요. 연휴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몰입도 뛰어난 작품, 간만입니다. 이 책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입이 막 근질거려서 여기 들렀습니다. 읽고 계신 분들이 있을까봐 줄거리 이야기는 못하겠네요. 씨줄과 날줄을 촘촘히 엮은 느낌, 좋아요. 범인이 너무 궁금해서 도저히 추석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그냥 읽어버렸어요. 대신 평일 스케줄에 지장은 좀 생겼지만... 명절 연휴를 너무 심심하게 보내게 되었네요. 그래서 그믐에 왔어요. 책 얘기 나누고 싶습니당~
화제로 지정된 대화
[p18, 반대로 한 세대만 찢어진 눈 흉내에 대한 반응을 참는다면, 그런 조롱은 다음 세대에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런 진짜 해방의 기획이 필요하다. 민소림은 20년 뒤에 진지하게 논의될 정치적 올바름과 정체성 정치의 문제에 미리 반박한 셈이었다.] 2권을 읽으면서 와닿았던 글귀를 적어봅니다.
챠우챠우님 안녕하세요, 그믐밤 행사에서 뵙고 또 온라인에서 만나니 반가워 인사 올립니당. 저도 그 글이 참 와닿았답니다. 저도 챠우챠우님처럼 책 속에서 좋았던 글귀를 공유하고 싶어지네요.
[p31, 때리거나 꼬집는 것보다 더 싫은 건 욕설이었다. 연지혜는 씨발년, 쌍년, 미친년, 창녀, 개년이라는 욕은 참고 넘길 수 있었지만 ‘짭새년’이라는 말을 들어면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그 말은 아무리 들어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저도 이런 말이 하나 있습니다. 어쩌다가라도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는. 그래서 대꾸를 꼭 하게 만드는.
[p38, 현실과 접점이 적은 고립된 취향 공동체 안에서 인정투쟁을 벌이는 것은 온라인 게임에서 자기 캐릭터의 레벨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일과 다를까?] 뭔가 뜨끔해지는 문장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저도 챠우챠우님처럼 좋았던 글귀 하나 공유합니다. "그 큰 시스템 전체에서 형사 한 사람의 역할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거지. 이게 우스운 게, 괜찮은 형사의 영향력은 작아. 무능한 형사의 영향력도 크지 않아. 그런데 나쁜 형사의 영향력은 커. 어느 형사가 게을러서 자기 할 일을 안 한다, 이건 시스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아. 뭐, 이 시스템에는 보완 장치들이 있으니까. 그 형사가 증거를 제대로 수집하지 못하거나 목격자 진술을 제대로 받지 못해도, 다른 사람이 그 일을 하면 돼.  그런데 어느 형사가 증거를 조작했다거나 증인을 협박했다면? 그러면 관련 증거를 전부 못 쓰게 돼. 최악의 경우에는 진범을 잡아놓고도 풀어줘야 할 수도 있어. 우리 형사사법시스템은 나쁜 형사에 취약해. 그러니까 이 시스템에 몸담은 사람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나쁜 부품이 되면 안 된다는 거야. 차라리 헐렁하고 게으른 게 나아." 1권 26쪽의 글을 읽고 결심했어요. 차라리 게으른 어른이 될지언정, 나쁜 어른은 되지 말자. ^^
저도 이 글귀 너무 좋았습니다. 형사를 연구자로 형사사법시스템을 학계로 바꾸어도 멋지게 들어맞는 글입니다.
[p40, 구현승은 꼰대라는 지적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게 분명했다. 옛날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X세대 형아들이 생각나는 문장입니다.
[p58, 내가 휘두른 칼은 민소림의 몸에 영원히 흔적을 남겼다. 민소림이 나를 공격한 말도 내게 상흔을 남겼다] 부디 제가 누군가에게 이런 칼을 안 휘둘렀었기를 바라지만 그럴리가 없을 것 같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p65, 영특한 아이였죠, 옆에서 보고 있으면 막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어요.] 꼭 외모때문만은 아니라도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을 만날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반짝반짝 빛나는 시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본인이 그 때가 반짝반짝 빛나는 시기인줄 알고 있고, 그래서 오만해 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물론 반짝반짝 빛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p161, 작은 빈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해 너무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수사 인력을 지나치게 밀어붙였다. 그러다 보니 수사가 넓지만 얕게 이루어졌다.] 창작에서만 딥워크가 중요한 건 아닌것 같습니다.
[p241, 그렇지, 쉬는 날에 사람 괴롭히면 안 되지. 아무리 내가 조바심이 난다 해도. 형사들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면 안돼.] 뜨끔한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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