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증정] 《저주받은 미술관》을 함께 읽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D-29
브뤼헬의 '죽음의 승리'는 거대한 파노라마 뷰로 인간 세상의 온갖 만상을 다소 기괴하고 끔찍하지만 또한 해학도 동시에 담은 동시대의 히레오니무스 보쉬의 '세속적 쾌락의 정원'과 비슷한 느낌이죠. 둘다 필립 2세가 좋아하던 작품이었고 결국 프라도 미술관에 나란히 걸려 있다고 합니다. 왕이든 귀부인이든 어머니든 아기든 군인이든 성직자든 십자가에 기도하는 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정복하고 허무하게 만드는 죽음은 흑사병의 창궐과 함께 온 세상을 뒤덮고 화폭을 가득 메웁니다. 하지만 아마 흑사병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시대배경을 생각해보면 30년 전쟁 등 종교 전쟁 등에 의한 희생도 장난 아니었을텐데요. 그래서 그런지 성직자들, 전쟁 등에 대한 묘사들도 가득합니다. 흑사병만큼 무덤을 포화 상태로 만든 종교전쟁에서 브뤼헬은 신교 측이었을텐데 이 작품을 나중에 구교 스페인왕이 가져간 것도 아이러니군요. 나카노 교코는 흑사병에 집중해서 이쪽은 별로 설명이 없네요. 왕의 옆에서 모래시계를 들고 있는 해골이나 해골 마차 밑에 기어가고 있는 실패를 감는 여인 (운명의 3자매 아트로포스를 상징하는 듯) 등 결국 인간의 권위는 물론이고 운명 마저 죽음 앞에서는 쓰러질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구석에서는 그런 난리법석에도 자기들만의 세상에 빠져 있는 두 연인들 (그러나 그 바로 뒤에서 장송곡을 연주하는 듯한 해골)을 통해 어리석은 인간들을 비웃는 듯합니다. 아무래도 흑사병의 이런 모습을 보면 지오바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생각나는데요. 끔찍하게 시체가 쌓여가는 와중에도 도피하는 듯이 웃기고 신기한 야설들을 열흘동안 이야기한 이 책은 danse macabre처럼 너무 끔찍하고 처참한 죽음의 향연 속에서도 뭔가 춤출 수 밖에 없고 이야기하며 웃을 수 밖에 없는 인간성을 보여준 것 같아서 전 이 희망을 전혀 보여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마치 where is Waldo같이 디테일을 하나하나 찾아 보는 재미도 있구요. 하지만 아쉬운 게 그런 큰 작품들의 중앙은 책장 사이에 끼어서 보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이 작품이 책 프롤로그의 제목이자 책 줄거리에서 작품의 상세한 디테일까지 묘사된 아주 유명한 작품이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에는 그 길이 때문인지 번역이 안 되었습니다. 거의 1000페이지 가까운 두께거든요. Don Delillo의 'Underworld'의 프롤로그에서 주인공은 소련의 핵폭탄 실험에 대한 기사와 뉴욕 자이안츠의 역사적으로 유명한 홈런에 대한 기사를 동시에 보고 이 브뤼헬 작품을 라이프 잡지에서 보게 됩니다. 끔찍하고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인데도 눈을 뗄 수 없던 주인공은 아기 얼굴을 먹고 있는 개나 여인을 겁탈하는 듯한 해골 등 자세하게 그림을 살펴보는 데요. 이렇게 당장 온 세상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핵폭탄의 위협 속에서도 부질없는 야구 경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결국 이 세상은 여전히 브뤼헬이 작품에서 비웃던 인생의 끔찍한 허무함을 주인공은 새삼스럽게 느끼고 이 작품 전체에 이 작품의 의미에 대해 곱씹게 됩니다. 이 작품은 퓰리처상, National Book Award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지만 이 두께 때문에 한국에 번역될 잘 모르겠지만 추천합니다. 두 개 다 벽돌책을 추천했는데 흑사병과 관련된 좀 더 짧은 책 두 권,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와 토마스 만의 '베니스의 죽음'(실은 이건 7장과도 관련 있군요)도 추천합니다.
우와.. 저도 책 읽으면서 죽음의 승리도 인상깊게 보았는데.. 비슷한 작품을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세속적 쾌락의 정원 검색해서 보고 유튜브 영상까지 보고 있답니다 ㅎㅎㅎ 추가로 추천해주신 Don Delillo의 'Underworld'은 찾아보니 아직 번역서가 없네요 ㅠㅠ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뿜어져나왔는데 아쉬워요..
네 돈 드릴로 작품 다른건 번역되었는데 제일 유명한 작품이 의외로 두께 때문인지 아직 번역이 ㅠㅠ 히에로니무스 보쉬 작품도 진짜 월리를 찾아라 느낌이죠 ㅎㅎㅎ
브뤼엘의 '죽음의 승리'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죠. 흑사병에 집중한 챕터라 나카노 교코 작가는 약간 치우져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borumis님이 말씀해주셨듯 전쟁이 창궐하던 시대였던 것을 고려하여 작품을 감상하니 작가의 해석보다 좀더 폭넓은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겠어요. 벽돌책뿐 아니라 짧은 책까지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페스트'는 읽어봐서 '베니스의 죽음' 읽어보고 싶네요 :)
질문 1)에서 저는 직업 때문에 실은 신종인플루엔자 때 밤늦게까지 유전자 추출해서 검사 돌리고 그 후에 메르스와 코로나로도 한창 감염관리실 업무로 혹사당해서;;; 이 책 외에 다른 책에서도 전염병과 관련된 미술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정말 저주(?)까진 아니어도 감염병은 인간의 대재앙 중 하나죠. 그런데 예전부터 느낀 게 감염병이 신의 벌같이 취급받았지만 코로나든 흑사병이든 인플루엔자든 대부분의 감염병들이 실은 인간이 동물들의 세계 즉 자연을 침범해서 계속 생기고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인재로 볼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기 보다는 신 같은 존재에 귀인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실은 홍수 등도 이전에는 몰라도 요즘은 지구 온난화에 의한 영향도 크거든요. 어찌 보면 저주나 신벌이 아닌 인간 스스로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인류의 재앙 중 전염병을 가까이서 지켜본 분들 중 한 분이셨군요. 저도 전염병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다가 결국엔 전쟁처럼 인간이 만든 재앙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10장에서 천연두에 대한 정약용의 삼미자 내용 보고 놀라고 밑의 주석 보고 국내 편집자가 작성한 내용이란 걸 알고 또 놀랐어요..! 그리고 p.142에 오타인 것 같은데요. '사망률이 최고 50%라도해도'--> 50%라고해도' 같습니다.
어제 완독했는데 정말 편집자분이 열일하셨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10장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편집자 분이 한국에 관한 내용을 원작자의 동의 하에 덧붙인 게 많더라구요. 이전에 나가노 쿄코 책들 읽을 때 당연히 일본 작가여서 일본에 대한 언급은 많았는데 이번 책은 한국과 관련된 주석을 편집자 분이 직접 써주셔서 뭔가 더 생생하게 와닿기도 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네, 엄청 열일하신 것 같아요. 한국에서 번역된 책인데 일본에 대한 이야기만 덧붙인 상태로 끝나버리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는데 이 부분을 다 신경써 주셨더라고요!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가 있어서 읽는 즐거움이 있답니다 :)
안녕하세요, <저주받은 미술관> 편집자 YC입니다. 재밌는 대화 나누고 계신다고 하여 호다닥 달려왔습니다!:D
편집자님께서 오셔서 북적북적 더 활발한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borumis 네, 그 사진은 원서에서도 컨택했던 사진 소장처에서 별도로 구매했는데, 구할 수 있는 사진 중 그나마 해상도가 높은 파일이었습니다....^.ㅠ 저도 가장 아쉬운 부분이어요.
편집자 주석을 달아도 괜찮을지, 읽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내용을 추가해야 한국 독자들에게 더 생생하게 와닿을 수 있을 것 같아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추가하게 되었어요! 마침 저희 번역가님이 한국근대사, 의료사, 위생사로 박사 과정 수료까지 하신 분이어서, 추가하면 좋을 내용들에 대해 조언도 얻었습니다.
네, 훨씬 이해하기 쉬워 좋습니다. 특히 작가가 일본인이니 일본 관련 내용이 본문에 들어가 있어, 한국은 어떤지 자연스레 궁금증이 생기는데, 편집자주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워터게이트 저도 이번 책에서는 <전쟁예찬>에서 많이 서성였고, 표지 그림 후보에도 올렸었는데요. 다른 그림들은 서사를 상상하게 되는 반면에 <전쟁예찬>같은 경우엔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 만큼 박력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어떤 시대에 가져다 놔도 서사를 가질 수 있는 그림인 것 같습니다!
내용도 좋고 책 제작 비하인드 등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마구마구 물어봐주세요:D
저는 종교인이다보니 성경에 관련 된 그림을 관심있게 보는데요, 노아의 홍수나 소돔과 고모라 등이 심판이 일어나는 이유는 신의 분노라기 보다 약자의 기도를 들어준 결과.. 그러니까 약자는 의지할 곳이 없거든요.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이 가진 것으로 약자를 괴롭히니.. 약자의 기도를 신은 더이상 외면할 수 없어 ... 왜냐면 신의 심판 전에 '죄악이 관영'이라는 표현이 나오거든요. 죄악이 관영할 때의 피해는 늘 선한 사람, 약한 사람들이니까.. 그렇다고 해서 악인만 다 심판을 받느냐.. 그건 늘 논쟁거리이긴 한데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요. 더 인상적인 그림은 존 에버렛의 밀레이가 그린 <방주로 돌아온 비둘기>였습니다. '길가메시'의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 처럼 성경에는 방주에서 나온 사람은 8명이라고 하니까요. 방주를 지은 사람들도 8명, 방주에서 내린 사람들도 8명. 엥? 근데 왠 생뚱맞게 손녀가 등장하나.. 했거든요. 처음에는 그림만 봤으니.. 저 아이들이 누구지? 했는데..ㅋㅋ 노아의 일가족은 거의 7-80년 동안 방주를 짓느라 지쳐서 도저히 자녀를 낳을 수 없어 방주를 탈 때도 아이들은 없었나보다.. 로 이해하고 있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에서 쟈들은 누구여~~? 했드랬죠.ㅋㅋㅋ 한편으론 성경에선 남자아이는 전쟁에 나갈 수 있는 나이는 20세 이상이라 애굽을 탈출 할 때 사람의 숫자에 포함되기도 하니까.. 20세 넘은 머스마는 없었구나.. 로 이해했거든요. 뭐, 성경에선 여자는 숫자에도 들지 못해서(남녀불평등에 앞장 선 신..) 8명에 포함이 되지 않은 건가.. 라고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렇군요! 저는 비종교인이라 성경에 대한 이해도는 그리 깊지 않은데, 이렇게 새로운 정보를 주시니 또 재미있네요! 그런데 그림을 보다보면, 종교와는 상관 없이 어떤 희망이나 이런 것들을 뜻할 때 일부러 여성체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그리스 신화에서 풍요의 신격이 여성으로 표현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인 나카노 교코도 그렇고 저도 원래는 단순히 손녀라고 생각했는데, 말씀해주신 성경적 배경을 참고하면 특정 인물이라기보다는 희망을 상징하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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