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함께 읽기 모임

D-29
하얀색의 아름다움과 공포와 두려움의 양면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챕터였어요. ^^
177 p. 삶의 이치이자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이라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 무척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문밖이 너무 추웠기 때문에 더욱 아늑하게 느껴졌다. 방에는 불기운이 전혀 없었으니까 사실은 이부자리 바깥도 쌀쌀했다. '더욱 아늑하게'라는 말을 쓴 것은, 몸의 따뜻함을 즐기려면 몸의 일부가 추워야 하기 때문이고, 이 세상의 모든 특성은 비교에 의해서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면에서 편안하다고, 오랫동안 그래왔다고 으스대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는 더 이상 편안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다.
당신의 생각이 당신 안에 또 하나의 생명체를 창조했소. 자신의 치열한 생각 때문에 스스로 프로메테우스가 된 인간, 당신의 심장을 여원히 쪼아 먹는 독수리, 그 독수리야말로 당신이 창조한 생명체인 거요.
모비 딕 303p, 44장 해도,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에이해브 선장에 대해 생각하는 화자 이슈메일의 독백입니다. '흰 고래'에게 다리를 잃고 증오와 복수심을 불태워왔던 에이해브의 처지를 이해하려 하는 시도가 보이는 부분입니다. 이 장의 마무리에서 신화의 에피소드를 가져와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을 더하는 멜빌의 모습을 상상해보았습니다. 흥미롭네요.
@모임 100장까지 부분에서는 고래의 겉모양과 내부구조 그리고 몇 가지 특징을 개별적으로 자세히 다루었다. 경뇌유부터, 병든 고래의 더러운 창자에서 꺼낸 향료인 용연향, 백마, 곤죽, 찌꺼기, 집게까지... 자신의 찌꺼기까지 스스로 연료를 공급하여 제 몸으로 자신을 태우는 고래의 마지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의 챕터는 제101장 - 제110장 입니다. 오늘 챕터를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모임 어제는 유튜브를 통해서 고래잡이 영상 몇 개와 <아바타 : 물의 길>을 다시 보았습니다. 생계로 이어가는 경우 지금도 고래잡이를 허용 받은 곳들이 있더라고요. 인도네시아의 라마레라 주민들은 전통방식을 이용해서 고래잡이를 하고 있었고, 알래스카의 이누이트 주민들은 북극고래를 사냥하고 있었어요. <모비 딕>을 읽는 동안 고래라는 동물은 제게 살아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영상을 보고 나니 오히려 고래가 그냥 고깃덩이가 되고 말았어요. 그들에게 고래는 죽어야 의미가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거 같기도 하고요.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110장까지 읽어나갔습니다. 에이헤브의 고래다리는 고장이 났고, 퀴퀘그는 관을 만들정도로 아팠답니다. 오늘의 챕터는 제111장 - 120장 입니다. 오늘 챕터를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돛은 절대 손대지 말고, 닻은 절대 움직이지 말고, 모든 것을 밧줄로 단단히 묶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내 고원까지는 도달하지 않았 다. p693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모임 에이해브는 모비 딕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장간의 화덕에서 자신만의 작살을 만들고 사분의를 부수고… 오늘의 챕터는 제121장 - 제130장 입니다. 오늘 챕터를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작살 던지기에서 최대의 능률을 올리려면 이 세상의 모든 작살잡이들은 힘든 일을 하다가 작살을 던지지 말고, 빈둥빈둥 놀다가 벌떡 일어나 작살을 던져야 한다.
모비 딕 411p, 62장 작살 던지기,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어제까지 읽은 부분 중에서 갑자기 "꽂힌" 문장은 읽을 때마다 나오는 것은 아닌데요, 우연히도 '제62장 작살 던지기'라는 글에서 이 문장이 바로 눈에 콕 들어왔습니다. 특히 이 문장에서 방점은 '빈둥빈둥'에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는데요^^ 사람의 기본적인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문제도 그렇지만, 예술 혹은 인간의 창조성을 필요로하는 모든 부분에 두루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따라서 이 문장에서는 '빈둥빈둥'이란 표현이 가장 의미심장하게 다가왔구요, 좀더 확장하면 '빈둥빈둥 놀다가...'가 되겠네요^^ 어쩌면 AI와 다른 인간만의 특징이란 이런 것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네요.ㅋ
'빈둥빈둥'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드네요.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도 빈둥거리고 노닥거리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놓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런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에너지를 쏟아붇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빈둥빈둥이 아닐까 싶어요😀
기울어진 해가 바다에 생긴 이 진홍빛 못을 비추며, 못에 비친 자신의 영상을 선원들의 얼굴에 되돌려 보냈다. 그래서 그들은 다들 적색 인종처럼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모비 딕 408p, 61장 스터브, 고래를 죽이다,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여러 개의 작살을 맞은 향유고래 한 마리가 엄청난 피를 내뿜으며 죽어가는 장면의 이미지가 무척이나 강렬했습니다. 오죽했으면 핏빛 바다에 비친 얼굴색이 모두 '적색 인종'처럼 붉어져 있었다라고 표현했을까요. 이 '적색 인종(red man)'은 사실 오늘날 미국 원주민(인디언)을 가리키는 차별적인 표현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당시에 백인사회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혹은 무감각하게 받아들여졌을 표현이라 보입니다. 그리고 고래가 마지막으로 죽는 장면에서 고래의 목숨을 '황금 시계'라는 표현을 쓴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래의 생명이 끝나는 현장을 저도 목격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모임 모비 딕을 만나러 가는 길에 불길한 전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태풍이 치는 바다, 벼락에 고장난 나침반 바늘, 끊어진 측심줄, 바다표범의 울음고리, 동료 선원의 추락, 퀴퀘그의 관으로 만든 구명부표, 레이첼호 선장의 아들실종, 사나운 물수리가 에이해브의 모자를 물고 날아가 버림으로서 불행의 전조가 아니라 예고된 재난들이 서서히 실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슬프고 무거운 마음이 드네요.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챕터입니다. 제131장 - 제135장까지 읽으면서 한 생각이나, 인상 깊었던 소설 속 문장을 적어주세요.
아 저는 내일까지 완독은 못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한 번 읽기는 했지만, 다시 읽어보니 완전히 새롭기만 하네요^^
재독이셨군요. 저도 완독하고 나니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래지 않아 배는 한결같은 무역풍을 비스듬히 받으면서 배 한 척 보이지 않는 쓸쓸한 해역을 오랫동안 항해했다. 파도는 단조로울만큼 잔잔했다. 이 모든 것이 어떤 광포하고 절망적인 장면에 앞서 전주곡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고요함처럼 느껴졌다. p711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젠장, 저놈이 고래를 먹는 대신 고래가 저놈을 먹었으면 좋겠군. 진짜 상어보다 더 상어 같아 보인단 말이야.
모비 딕 423p, 64장 스터브의 저녁식사,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이 문장은 처음 스터브가 잡은 향유고래를 피쿼드호 옆에 매어둔 후 밤새 상어들이 물어뜯는 장면에 이어 나오는 스터브의 저녁식사 장면입니다. 아흔 살이 되어 보이는 흑인 요리사에게 스터브는 스테이크가 맛이 없다느니, 제대로 요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느니 하면서 소위 말하는 '갑질'을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느 사회나 어느 시대나 있죠. 물론 그 사람이 '악해서'라고 단정하면 너무나 허무한 이해방법일테고요.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장입니다. 사람이란 어떤 지위를 갖느냐에 따라,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이 장면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스터브의 편견도 드러나지만, 스터브는 백인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회적 약자인 흑인 요리사를 마치 '상어'처럼 공격해대고 괴롭힙니다. 좀 더 확장하면, 우리 시대나 사회에서도 자신의 지위에서 보다 열세에 있는, 취약한 존재들(인간-비인간 포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이 흑인 요리사의 표현에 따르면 '상어떼'와 같은 이들이 아닐까요. 저 역시 그런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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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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