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쫓기]밝은세상과 함께하는『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북클럽

D-29
제가 가장 놀란 반전은 <악의 기원>의 저자가 해리가 아니라 루터라는 사실이었죠. 완전 반전이었어요! 저는 놀라와 함께 발견된 원고에 적혀 있는 글씨가 루터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루터가 범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지, 그가 그 원고의 저자이기 때문이라고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의 작가 스타일이 반전의 매력을 충분히 활용하기에 범인에 관해서는 책의 말미까지 여러번의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루터가 원 저자라는 이런 반전은 상상도 못했네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설마 그 작품을 루터가 썼을줄이야...이것 더하기 루터를 폭행한 사람이 엘리아 스턴이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어요. 계속 둘 사이에 뭔가가 있지 않구선 이렇게 루터를 감싸줄수 있냐는 복선을 깔아주긴 했는데, 설마 그 집단폭행범들 중에 하나일줄이야. 그걸 나중에야 알게된 루터의 마음을 상상하면 더 마음이 아파요.
저는 마커스와 페리가 엘리야가 왜 그렇게 루터에게 관대한지 미심쩍어 할 때, 엘리야가 필드 골 가담자가 아닐까 살짝 짐작했어요. 루터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엘리야의 '목소리' 때문이었는데, 그 점이 연민을 느끼게 했습니다. 루터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목소리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하니 말이죠...
아, 저도 엘리야 스턴이 루터를 폭행했다는 사실은 정말 상상도 못했네요. 엘리야 스턴의 성 지향성 때문에 루터를 사랑한 건 아니었을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폭행범이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면서도 씁쓸한 진실이었어요
(주인공에게 대필작가 무리를 당연한 것처럼 들이밀던 담당자의 태도 때문인가) [악의 기원]의 저자가 해리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의외로(?) 그렇게까지 놀라지 않았는데, 놀라가 소아조현병이이자 해리성 장애였고 + 그래서 특정 상황이 올 때마다 학대를 스스로 꾸며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조금 많이 놀랐었어요......
담당자도 그 부분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답니다. 처음에는 너무 과한 설정이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가 가더라구요... 쎈(?!) 설정도 납득시키게 한 것이 조엘 디케르의 능력 같아요.
저는 놀라의 엄마가 이미 사망하고 없었다는 대목에서 순간 책을 덮었었습니다. 이 무슨? 아닌데 내가 잘 못 읽었나?싶었지만 곱씹어 보니 교묘하게 엄마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그 실체는 언급된 적이 없었더군요.. 진심 소름 돋는 반전이었습니다.
담당자도 그 부분을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해당 부분을 읽고 왔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와 정말 교묘하게 잘 만든 반전이구나 하고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답니다...
후반부에 정말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계속 나와서 쉬지 않고 책장을 넘겼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1)스턴이 연정의 마음을 품고 루터에게 잘 해준 줄 알았는데 루터의 인생을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는 것, (2)로버트가 타마라를 재우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것, (3)데이빗은 그저 누구보다 자식을 사랑하지만 서툴렀던 아버지라는 것이 기억에 남는 반전 장면이었어요. 또 계속해서 부정적으로 묘사되던 루터가 실은 가장 큰 피해자라는 것도 너무 안쓰러웠고요. 처음에는 이루어질 수도, 이루어져서도 안 되는 사랑이라는 그 마음을 '악의 근원'이라고 칭한 것인가 했는데, 자신의 탐욕 혹은 탐욕스러운 자기 자신을 '악의 근원'이라고 칭한 것 같기도 해요. 해리가 마커스를 비겁한 사람이라고 하며 그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한 것은 과거의 자신과는 다른 선택을 하도록 하여 또 다른 자신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후회 혹은 일종의 속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2번은 사건과 큰 연관관계는 없었지만 마음이 먹먹해지는 그리고 좀 따뜻해지는 에피소드였어요.
전 엄마 없는것 보고 진짜 너무 놀랬습니다 세상에. 정말 이 생각은 못했는데 싶었죠. 책 역시 해리가 지은게 아니라니 내가 뭘 읽은건가 싶었습니다. 2권은 계속되는 이벤트에 책을 한번도 놓지 못했었습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집니다 또 어떤 반전같은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서요. 잘 읽었습니다 다른 분들이랑 수다 떨면서 읽으니 더 재밌었습니다.
이 소설을 처음 읽을 때에는 이 이야기들을 다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러나, 이 정도 길이에 걸맞은 마무리가 나올까, 그렇게 우려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마지막에 반전이 아주 풍성하게 쏟아져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위에서 말씀해주셨지만 놀라의 어머니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 그리고 "악의 기원"의 저자가 해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그 반전이 억지스럽지 않고 다른 수상한 정황들을 잘 설명해줘서 감탄했습니다.
인생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지만 글쓰기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줄 거라 했죠.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439쪽,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사랑은 우리 인생에 살아갈 의미를 부여하지. 사랑하면 사람은 더 강해져. 더 커지고, 더 멀리 갈 수도 있지.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 495쪽,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2008년 6월 12일, 미국을 대표하는 지성이자 존경받는 문학교수이며 국민작가로 칭송받는 해리 쿼버트의 자택 정원에서 33년 전 실종된 소녀 놀라 켈러건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유해 옆에는 해리 쿼버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악의 기원》 원고 뭉치가 놓여 있었는데….
책은 우리네 인생과 같아. 그 어느 순간에도 정말로 끝나는 경우는 없으니까.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 497쪽,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모두 읽고 스위스 제네바 출신 작가의 프랑스어 소설에 미국 소설가와 소도시의 살인사건, 그리고 언론과 출판계. 도서 정보를 보니 혼란스럽습니다. 두 권 분량의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책을 읽었습니다. 놀라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1권에선 마을 사람들은 모두 관련이 없는 것처럼 그려졌습니다. 모두 목격자이고 그냥 이웃이었습니다. 그 사이 작은 단서들은 엘리아나 루터에게 의심의 시선을 두게 하지만 빈틈이 많아 보이긴 했습니다. 2권부터는 마을사람들 하나하나가 가진 놀라에 관한 비밀조각들을 맞춰가면서 범인의 윤곽은 뚜렷해지지만 결국 큰 구멍은 비워둔 채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책 분량은 아직 많이 남았는데 말이죠. 그렇게 끝내기엔 그래도 뭔가 찜찜함은 남았습니다. 1권 이후 나름의 가설? 이 맞아 진범을 지목했지만 제니의 아버지가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연속 펀치를 맞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소설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재미는 최고입니다. 등장인물들이 비교적 많아 보이지만 그들이 가진 색깔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의미가 없다거나 혹은 헷갈리게 하는 요소는 없었습니다. 작은 복선들은 꼼곰하게 주워 담아 소설 내내 쌓인 체증은 아주 말끔하게 해소해 주는 친절한 책이었습니다. 다만 이 작품이 가진 문학적 가치는 어디서 찾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골똘히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일단 이 작품은 작가의 삶에 대한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매 챕터에 언급되는 해리와 마커스의 대화속에서 작가의 삶에 대한 고찰이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해리와 마커스는 작가로의 삶을 살아가며 여러 가지 유혹에 맞서야 하는데 한 사람은 그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나락으로, 한 사람은 작가로서의 탄탄한 길을 걷게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작가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아닌가 합니다. 더불어 로이 바나스키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의 한 단면으로 출판계는 물론 미디어의 문제점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로라라는 미국 소도시라고 하지만 다양한 사람과 계층, 권력, 가족, 종교, 지역 등 현대사회가 가진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삶은 순간순간 선택의 연속이라는 것, 그 선택에 따른 책임과 결과는 결국 본인에게 오롯이 돌아온다는 교훈을 얻어갑니다. 현실에 충실하고 책임감있는 선택으로 삶을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작가들이 쓴 작품을 좀 더 무겁게, 소중하게 대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읽는 내내 범인이 누굴까에만 집중했었는데 다 읽고 찬찬히 생각해 보니 문학상을 받을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기회에 좋은 책을 같이 읽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너무 소중한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속 펀치를 맞는 기분이셨다는 말씀이 콕 박히네요. 담당자가 책을 읽었을 때의 심정을 너무도 정확하게 언어로 표현해 주신 것 같아요. 자본주의, 계급 그리고 선택의 문제까지... 소설이 담고 있는 메시지도 알차게 거둬가신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 담당자도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책에 대한 감상이 더 풍부해진 것 같아 뿌듯하고 영광입니다! 다시 한번 정성스러운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은 실질적으로 북클럽이 마감되는 마지막 날입니다! 그동안 책에 대한 감상을 활발히 나눠주신 여러분 덕에 북클럽이 성황리에 마무리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북클럽에 참여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 북클럽을 시작할 때, 활발하게 활동해주신 5분을 뽑아 '밝은세상'의 책을 제공해 드린다고 공지드린 바 있었는데요.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해주신 다섯분을 바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장맥주 님 바나나 님 해묘 님 noxy 님 엘데의 짐승 님 다섯 분은 밝은세상 인스타그램 DM(https://www.instagram.com/wsesang/) 혹은 밝은세상 이메일(balgunsesang8101@naver.com)으로 그믐 닉네임/성함/연락처/주소를 남겨주시면 밝은세상 도서를 증정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북클럽 기간은 4일 남은 상태입니다! 못 다한 말이 계신 분들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눠주시면 되겠습니다:) 담당자도 자주 들르겠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북클럽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리며 밝은세상은 더 좋은 책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읽은 것도 아니고 복습하는 기분으로 글 몇 번 남겼는데 선물 보내주신다고 하니 멋쩍습니다. 마음만 받을게요. 앞으로 밝은세상 책들 잘 챙겨보겠습니다. 29일 동안 모임 잘 운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즐거웠어요! ^^
와... 책도 같이즐겁게 읽었는데 선물까지 받았습니다.. 며칠 집을 비우고 온 사이 벌써 책이 와 있었네요... 서툴지만 제 개인 블로그에 두 책 모두 리뷰를 써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이 북클럽 진행 하신 분들도 고맙습니다. 덕분에 좀 더 풍성하게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다음에 다른 책에서 또 만나 뵙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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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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