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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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원서로 읽으면서 이걸 어떻게 번역했을지 궁금했던 부분을 밀리의 서재에서 한글로 찾아보니 '이제 내가 독배를 들 차례다'라고 써있는데요. 이게 원서에서는 'Now it's time for me to drink my own Kool-Aid.'라고 나옵니다. 이 표현은 70년대 Jonestown에서 어떤 컬트 리더 Jim Jones가 혁명을 위한 자살을 하자고 제안해서 cyanide가 섞인 포도 음료를 먹고 이게 Tom Wolfe의 책 등으로 유명해져서 이런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실제 Kool-Aid는 아니고 포도 음료였다고 하네요) Drinking the Kool-Aid는 '잘못된 믿음을 맹신하는데 빠지다'는 의미입니다. 즉 자기 자신의 이론 또한 잘못될 수 있고 이걸 맹신할 수 있다는 걸 약간 반성적으로 (자조적으로?) 고백하는 부분인데요. 안그래도 제가 이전에 지적했던 것처럼 아직은 특히 각론 부분에서 내세운 주장들을 뒷받침할만한 실험적 근거들이 다소 부족하고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할 것은 인정해야 하고 앞으로도 더 새로운 이론이나 발견이 현재의 이론마저도 수정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데 이 챕터에서 바로 그런 걸 하면서 마무리 짓습니다. 결국 본질주의가 아닌 구성주의는 회의주의로 모든 기존 개념,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회의적인 반성과 호기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속 질문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 자세를 갖춰야 Kool-Aid(잘못된 믿음에 대한 맹신)를 통한 혁명이 아니라 진정한 과학 혁명, 그리고 함께 새로운 실재를 구성할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부분은 다소 일반화하거나 단정짓는 듯한 문체, 그리고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과학서여서 그런지 자세한 실험근거 등은 참고문헌 링크로 넘긴 게 다소 아쉬웠지만 자신의 이론의 이런 부족한 점까지 지적하고 되도록 균형을 잡으려고 해서 뇌과학 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해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습니다. 게다가 저자가 핑커나 도킨스처럼 유머감각이 풍부하네요. 한국어판 번역이나 편집이 다소 아쉽긴 했지만 앞으로 이 저자의 책들을 즐겨찾을 듯합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주신 모임 리더 YG님과 풍부한 자료와 열기 넘치는 토론으로 모임에 계속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자세한 실험근거와 용어설명등이 참고문헌 링크로 연결되어있었다는 것을 뒤에 읽으며 알았어요 ㅠ 전자책으로 읽다보니 이런 부분이 아쉽습니다. 저자가 임상심리학자인것 같은데 이제 뇌과학과 임상심리는 뗄수 없는 관계가 되었구나 생각 들었어요. 친한 친구가 clinical psychologist로 박사하면서 fMRI 연구를 안할수 없고, 영국, 미국등으로 연수 다니며 어려움을 호소했던 적이 있는데, 그 치열한 현장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또 한편으로는 이런 이론과 연구 결과들이 임상심리학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부분이 좀더 설명되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전문적 영역에서요. 우울증 등과 관련해서 일반인 대상으로한 설명말고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의 설명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관련하여 저자의 이론을 근거로 이런 최신 치료방법에 대해 쉽게 설명한 책이 있을까요, 읽어보고 싶네요~ @borumis 님 덕분에 독서활동이 정말 풍부했습니다, 특히 감사드립니다
이게 원래 전자책에서는 링크로 연결이 되어 있어서 보기가 더 용이한데 한글 전자책에는 하이퍼링크가 없어서 보기 힘들더라구요. 이런 편집이 참 아쉬웠다는;;
이번 전자책은 하이퍼링크가 없었습니다 ㅠㅠ
아 제가 본 전자책은 원서 전자책이었어요..ㅜㅜ
저는 반대로 이과 전공 때문에 그런지 제가 Extreme type S (systemizing)이어서 그런지 MRI나 gene, neuron 등 생물학적 물리적인 근거로 설명하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운데요. 예전에 프로이트나 융 등 옛날 심리학 책들을 읽을 때 이게 과연 과학인가 철학이나 문학인가?하고 갸우뚱할 정도로 제대로 된 실험적 근거들도 없이 이론을 설명하는데 제게는 오히려 그런 심리학 이론이 더 이해하기 어려웠는데요. (진짜 꿈보다 해몽?같은 느낌.. 특히 Interpretation of Dreams는..;;)최근 심리학은 뇌과학적 근거가 필수여서 오히려 그 이론을 이해하기 더 쉽더라구요. 어쩌면 아직은 적용까지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는 않아도 조만간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 다른 책들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저도 아이 때문에 임상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더 확실한 게 많이 나오면 좋겠네요.^^ 저도 @오구오구 님 덕분에 즐거운 독서모임이었습니다.^^
오. 저도 '독배' 부분 궁금했는데 감사해요. 가족여행 중에 완독했습니다. 마지막 장 정리가 잘 되어있고 특히 borumis님 말씀하신것처럼 자기 이론의 한계점을 마지막에 짚어주어 더 신뢰가 갔습니다. 감사의 말을 잘 읽어보면 저자가 보다 전문적이고 분량이 많았던 초고를 냈었고, 그 이후 편집자들과 함께 일반 독자들을 위해 분량과 수준을 줄여가는 작업을 했겠구나 짐작이 됩니다. 제 입장에서는 적당한 수준에서 알기쉽게 새로운 이론과 그 영향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저자가 테드 강연도 여러 번 했고 인터뷰 각종 대학이나 기업에서의 강연 영상도 인터넷에 많아서 완독 후 배럿 박사님의 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시간 나시는 분들은 찾아 들으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이미 책도 다 읽었고 내적 친밀감이 형성되어 쉽게 들립니다. :) 항상 그렇듯이 혼자서는 다 못 읽었을거예요. 같이 읽고 좋은 의견 나눠주신 모든 참석자분들과 모임지기님께 감사드려요. 항상 많이 배워갑니다.
그쵸.. 아마 한글로 읽으신 분들은 갑자기 웬 독배?하고 어리둥절 했을 듯..;;
저는 거꾸로 영어 원서 읽다가 저 표현을 몇 번 봤는데 여태까지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짐 존스 때문에 생긴 표현이군요. 감사합니다. ^^
아직 여기까지 안 읽어서 “독배”를 만나진 못했는데, 써주신 댓글을보니 1970년대 가이아나 공화국에서 벌어졌던 인민사원 자살사건 이야기에서 나온 그 kool-aid인가 보네요. 작년에 그 사건을 패러디한 시라이 도모유키의 <명탐정의 제물> 읽으면서 인민사원 사건 열심히 팠던 (?) 기억이 나네요 ^^ 그 마지막 부분 포함해서 이 사건이 워낙 유명해서 여러 차례 패러디되고 대중 문화 안에서 재탄생 됬더라고요.
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2014년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로 데뷔한 이래 기성 작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추리작가들의 추리작가’라 불린 시라이 도모유키가 8년차에 발표한 야심작이다. 소설의 무대 역시 일본과 미국, 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 공화국을 넘나들며 스케일을 넓혔다.
@소피아 님, 미스터리 좋아하시는 줄은 알았지만, 이제 보니 하드한 미스터리 마니아시군요. :)
이 정도가 하드한 거였나요? 시라이 도모유키는 <명탐정의 창자> 읽고 손절했습니다. 이젠 안녕~
흐음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나 <명탐정의 창자>....;; 제목부터 하드해보입니다! 소피아님도 안 읽는 분야가 없으신 듯..!
오 맞아요! Jonestown, Guyana의 Peoples Temple movement. 이걸 인민사원 자살사건이라고 하는군요. 정치적으로 오바마 쿨에이드니 트럼프 쿨에이드니 어떤 맹신적인 추종을 비하적으로 많이 쓰이는 듯해요.
저 컬트 이야기 약간 좋아해서, 인민사원 사건 포함해서 나온 이 책 구매하려고 대기 중입니다. ㅎ
컬트 - 세상을 경악시킨 집단 광기의 역사왜 사람들은 컬트에 빠져들까? 그 내부에서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컬트 지도자와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까? 총다운로드 수 5500만 건을 기록한 미국의 인기 팟캐스트를 토대로 한 이 책은 20세기 이후 세상을 경악하게 한 집단 광기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borumis 님, 좋은 의견과 정보 주시면서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요!!! 1)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일이 갈수록 어렵다고 느낍니다 2) 다음세대 교육에 관심이 있습니다 3) 편가르기, 쪼그라드는 사회운동에 진저리가 납니다 4) 허영적 PC (내모습? )이 절대기준이 되지만 내적 분열로 찝찝합니다. 책 준비되었습니다! 설마 신청이 마감된건 아니죠?? ㅎㅎ
신청 마감 따위는 없습니다. :)
저도 지금 바른 마음과 나쁜 교육 둘다 모임 신청했어요..ㅎ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5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기는 계속됩니다. :) 10대, 20대의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민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한 세대 전체가 너무 예민하고, 화내고, 불평만 하는 나머지 그 가운데 상당수가 일상생활에 문제가 될 지경이라면 그건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더구나, 그 예민함이 연약함과 쌍이 된다면 그건 더욱더 문제고요. 정체성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기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정체성 가운데 특정한 한 가지에 몰두하면서 섬세한 편 가르기에 몰두하면 위험합니다. 그런 정체성 지상주의는 수전 니먼이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생각의힘)에서 얘기했듯이 '부족주의'의 다른 한쪽 버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권력관계에서 약자, 특히 피해자에게 주목하고 연대하는 일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피해자 서사가 모든 담론을 압도해서는 곤란합니다. 이런 피해자 서사가 어찌나 유행하는지 '내가 바로 피해자였다,' 이러면서 '셀럽 피해자'가 되기를 원하는 가짜가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는 지경이라면 더욱더요. 피해자 서사가 아니라 피해자 회복과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죠. 흑인 여성 시인의 작품은 백인 남성이 번역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어서 멀쩡한 번역을 폐기 처분합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언행과 정책은 사회 약자를 억압하는 파시스트인데 단지 (젠더나 성적 취향에서)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을 바꾼 정치인'으로 추앙받는 일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수상합니다. 여기까지만 읽고서 고개를 끄덕이는 분도, 반감이 생기는 분도 있겠죠. 이런 양분된 반응마저도 사실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입니다. 5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은 이런 사회 현상을 가로지르는 논쟁적인 책 『나쁜 교육』(프시케의숲)입니다. 저자 둘 가운데 한 명은 『바른 마음』(웅진지식하우스)으로 세계적인 인기 작가가 된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죠. 국내에서도 『바른 마음』은 널리 읽혔습니다. 하지만, 후속작 『나쁜 교육』은 많은 독자를 만나지 못했어요. 한국 사회에서 『바른 마음』만큼 중요한 책이 『나쁜 교육』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을 비판하는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뿌리와이파리)도 나왔습니다. 또,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도 함께 읽을 만한 책이죠. 이런 분이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다음 세대 즉 10대 20대와 소통하는 일이 갈수록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 다음 세대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끼리 모였다가 그 안에서도 편 가르기를 하면서 갈수록 쪼그라드는 사회운동에 진저리가 나는 분들, '정치적 올바름(PC)'이 절대 기준이 되는데 정작 세상은 나빠지는 세태가 찝찝한 분들. 마음이 아픈 사람이 늘어나는 세상이 걱정되는 분들. 여기에다 이런 모든 얘기가 '꼰대'의 헛소리처럼 들리는 분들, (사실은 토론이 필요한 책인) 『선량한 차별주의자』(창비)가 인생 책이었던 분들도 환영합니다. 원래 변화를 위해서는 적당한 긴장과 그에 따른 불가피한 갈등은 필요한 법이죠. 우리 『나쁜 교육』을 읽으면서 즐겁게 또 치열하게 수다 떨어요. 이 벽돌 책 읽기는 5월 3일(금요일)부터 29일간 진행됩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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