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7장까지 읽었는데 저자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집니다.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었는데 막연히 내가 생각한 감정에 어떻게 생기는지는 너무 별생각 없었구나 싶었네요 가끔 전문용어 나올때 어렵긴한데 점점 더 재밌어 지고 있습니다 7장에서는 @장맥주 님 말씀하신데로 호모데우스가 생각났네요 뒤 쪽에 문화에 따라 단어나 개념이 다르다는 내용에서는 생각나는 책이 있었는데 제목이 기억안나고 있습니다 에세이 비슷한데 각나라나 문명에서 예쁜 말을 모아둔 책이었습니다 괜찮게 읽었는데 제목 기억나면 적겠습니다
'자연에 실재하는'것 대 일종의 '착각'인 것의 구별은 잘못된 이분법이다. 공포와 분노는 신체, 얼굴 등의 특정 변화가 감정으로서 의미 있다고 동의하는 사람들에게 실재한다. 다시 말해 감정 개념은 사회적 실재다. 감정 개념은 자연의 일부인 인간 뇌에 마법처럼 구현된 인간의 마음 안에 존재한다. 물리적 실재에 뿌리박고 있고 뇌와 신체에서 관찰 가능한 범주화의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실재하는 범주가 창조된다. '공포'나 '분노' 같은 통속적인 개념은 과학적 사고에서 배척해야 할 단어들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감정이 뇌에서 어떻게 창조되는지에 관한 이야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253-254 ch.7 감정은 사회적 실재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7장에서 완전 설득 당했네요. 6장까지는 안개속을 걸어온 기분이었는데...
저도 7장에서 완전히 설득됐습니다. 8장을 읽는 중인데 이 구성된 감정 이론으로 분노와 증오가 덜한 사회를 설계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기네요. 이 이야기가 더 나오면 좋겠어요. (지금은 다윈과 본질주의 이야기하는 부분을 읽고 있습니다.) ^^
희망이 생겼다니 작가님을 주목해 봐야겠네요^^
@소피아 @장맥주 @borumis @모시모시 호메로스의 '와인 빛' 바다를 둘러싼 이야기를 아주 흥미롭게 지켜보면서, 오래 전에 책장 한구석에 꽂아두고 읽어야지 했던 책을 한 번 살펴봤어요. 스파이크 버클로의 『빨강의 문화사』(원서: 2016). 예술사를 전공한 회화 보존 및 복원 전문가가 책 제목대로 ‘빨강’을 둘러싼 문화사를 정리한 책이에요. 이 책을 훑어보니 흥미로운 대목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1969년(<Basic Color Terms: Their Universality and Evolution>)에 미국의 인류학자 Brent Berlin과 언어학자 Paul Kay가 이런 주장을 했다고 해요. “빨강, 검정, 하양은 모든 언어에서 발견되지만, 다른 색은 언어 자체의 진화 정도에 따라서 서서히 나타난다.” 이 주장은 전문가 사이에서 널리 인정받으며 영향을 지금까지 주고 있는데, 사실은 영어권 중심의 연구여서 계속해서 반박받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Anna Wierzbicka의 2005년 연구(There are no "color universals" but there are universals of visual semantics)가 결정적인 반박인데요. The search for the "universals of color" that was initiated by Berlin and Kay's classic book is based on the assumption that there can be, and indeed that there are, some conceptual universals of color. This article brings new evidence, new analyses, and new arguments against the Berlin and Kay paradigm, and offers a radically different alternative to it. The new data on which the argument is based come, in particular, from Australian languages, as well as from Polish and Russian. The article deconstructs the concept of "color," and shows how indigenous visual descriptors can be analyzed without reference to color, on the basis of identifiable visual prototypes and the universal concept of seeing. It also offers a model for analyzing semantic change and variation from "the native's point of view.". 리사 배럿의 주장과 묘하게 통하죠? 이 연구를 보면, 호주 원주민 부족 대부분은 ‘빨강’처럼 색의 범주를 나타내는 단어는 물론이고 ‘색’을 개별적으로 표현하는 말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들이 그리는 그림은 색이 대단히 풍부하고 빨간색을 많이 사용하는데도 말이죠. 오늘 우리의 기준으로 봤을 때 빨간색이나 파란색 염료를 사용했고, 또 자연환경에서 빨간색이나 파란색이 많이 보였다고 해서 꼭 그 색을 표현하는 우리와 비슷한 의미의 단어가 있었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오류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 같아요. 호메로스 얘기가 나왔으니 최근에 트로이 전쟁을 새로 쓴 나탈리 헤인스의 책도 소개해요. (지난번에 ‘책걸상’에 나와서 장 작가님께서 추천하신 『키르케』의 저자로 이 분야 장인 매들린 밀러가 강력하게 추천한 여성주의 버전의 새로운 트로이 전쟁 이야기입니다.)
빨강의 문화사 - 동굴 벽화에서 디지털까지모든 색은 다 중요하다. 색마다 각각의 역할이 있고 우리의 감성을 건드린다. 그럼에도 유독 빨강은 검정, 하양, 파랑, 노랑 등의 다른 색보다 훨씬 강한 감정, 혹은 열정, 에너지를 환기시킨다.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과 빨강이 깊은 관계를 맺어온 어떤 흔적이 아닐까.
키르케소설가 매들린 밀러의 최신작.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서양문학사상 최초이자 최고의 걸작인 호메로스의 두 편의 서사시 중에서 『일리아스』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것이었다면, 『키르케』는 호메로스의 또다른 걸작 『오디세이아』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천 척의 배 - 트로이아 전쟁의 여성들고대 신화를 여성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흐름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최근 몇 년 새 『키르케』(매들린 밀러),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팻 바커) 등 호메로스 서사시의 남성 중심적 시각을 탈피한 소설들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는데, 『천 척의 배』는 이 두 작품과 동일한 맥락에 있으면서도 트로이아 전쟁 전반의 이야기를 망라해 다룬다는 점에서 남다른 야심이 돋보인다.
오, 『천 척의 배』 궁금했는데 책장에 잘 담았습니다. 『키르케』 다시 한번 추천하고, 책걸상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팻 바커의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도 다시 슬쩍 추천합니다. ^^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 아킬레우스의 노예가 된 왕비트로이아 전쟁에 관한 한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를 조명한다. 전장에서 더러워진 옷을 세탁하고, 베틀로 천을 짜고, 전사자를 염습하면서 병영의 세간을 떠받치던 수천 명의 여자 노예들이 이제 소설 속에서 제 목소리로, 오랜 침묵을 깨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왕 고대 그리스로 갔으니 여러분이 좋아할 만한 책도 한 권 소개합니다. 이건 『권력과 진보』(생각의힘) 읽을 때 소개해야지 생각만 해놓고서 깜박 잊었던 책 같아요. 로봇, AI, 현대 생명공학의 아이디어를 고대 그리스 신화 속에서 찾아본 아주 색다른 고전 문학 이야기입니다.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여러 차례 권했어요. 저자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역사학자입니다.
신과 로봇 - 우리가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신화 이야기탈로스 신화를 비롯한 여러 옛날이야기 속에 숨겨진 과학적 상상력을 살펴보면서 자유 의지, 노예제, 악의 기원, 인간의 한계 등 기술과 윤리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앗 이 책 예전에 을유문화사 서평단으로 책 증정받고 서평한 적 있어요. ㅎㅎ 저도 재미있게 읽었던 책입니다. 그나저나 갈수록 고대그리스문화 및 신화까지.. 다양한 책들을 접하게 되네요. ㅋ 병렬(병행?) 독서 권수를 좀 줄여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늘어가는 느낌이;;;
만약 당신이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사회에서 성장했다면, 당신이 관련 개념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당신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제 성인이 된 당신은 자신을 교육하고 또 다른 개념을 추가로 학습하는 기회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한 과제는 아니다. 내가 “당신이 당신 자신의 경험의 설계자다”라고 반복해서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8장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견해,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실제로 당신은 당신의 행동에 대해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 이것은 당신의 통제를 벗어난 것처럼 느껴지는 감정적 반응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타인을 해치는 행동을 삼가도록 예측을 통해 당신을 인도하는 개념을 학습할 것인지는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8장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견해,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구성을 통해 당신은 세계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필요와 목표와 이전 경험의 렌즈를 통해 세계를 지각한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8장,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산처럼 쌓여 있는 데이터 앞에서도 자신의 견해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은 더 이상 과학적 방법을 따르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데올로기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8장,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서울은) 비 내리는 월요일이네요. 오늘 월요일(4월 15일)과 내일 화요일(4월 16일)은 3부 8장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읽습니다. 1부, 2부에서 자기의 '구성된 감정 이론(TCE)'을 설명한 저자는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인간, 문명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은 삶을 만들고, 건강에 이바지하고, 더 나아가서 사법 체계, 동물과 인간의 관계 등을 고민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 설명합니다. 사실, 저는 3부에서 제일 빨간색 포스트 잇을 많이 붙여두었어요. 여러분도 저자와 대결하듯이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오늘은 8장의 '우리는 다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까지 읽는 일정으로 할게요.
뒤늦게 8장 읽고 있는데 이제 보니 정신과에서 하는 인지행동치료 Cognitive-behavioral therapy가 구성된 감정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것인가봐요.
맞아요. 저도 아이와 상담하시는 심리치료 선생님들이 주로 CBT 중심으로 접근하시는 분들인데 여기서 나온 것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요. 덕분에 실제 응용할 부분이 많아서 도움이 많이 되네요. 아이가 충동성 및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많이 겪어서 지금까지 이런 식의 노력을 많이 해왔고 아이 뿐 아니라 부모인 저희 자신의 마음도 이해하고 변화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어서 이번 내용들이 반가웠어요. YG님은 이쪽 분야를 많이 취재하셨나 보네요.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psychology/articles/10.3389/fpsyg.2024.1363819/full 하지만 CBT가 원래 그랬던 건 아니고 오히려 essentialism의 이론에 기반을 뒀지만 앞으로 더 최근 심리 이론과 연구들을 토대로 실제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여야한다고 위의 논문은 말하고 있는데요. 건강 이유로 오랫동안 아이를 봐주던 선생님이 바뀌면서 다음 선생님에게 인계할 때 정신분석 쪽 전문 선생님을 택할지 아니면 자신과 비슷한 CBT 전문 선생님을 택할지 의향을 물어봤을 때 CBT 선생님으로 연계해달라고 한 게 이런 유연함도 일부분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CBT와 감정이론의 연관성에 대한 또다른 논문: https://diposit.ub.edu/dspace/bitstream/2445/198511/1/Final%20Research%20Papper.%20Aar%C3%B3n%20%C3%81lvarez%20Gonz%C3%A1lez.pdf
오 그렇군요... 나중에 한번 볼게요~
8장은 우리가 작년(2023년) 10월에 읽었던 벽돌 책 『위어드』(21세기북스)와 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리사 배럿이 자기의 강력한 우군으로 지목하는 학계 동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위어드』의 저자 조지프 헨릭입니다. 그리고 헨릭의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뿌리와이파리, 절판)은 필독서로 추천하기도 했어요.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세상은 이들을 ‘WEIRD(위어드)’라고 부른다. 과연 이 집단은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된 걸까?
호모 사피엔스, 그 성공의 비밀 - 문화는 어떻게 인간의 진화를 주도하며 우리를 더 영리하게 만들어왔는가우리가 문화, 유전자, 생물, 제도, 역사의 접점에 관해 생각하는 방식과 인간의 행동 및 심리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놓는 책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시어러 님께서 말씀하시니, 잠정 예고드리자면 5월 벽돌 책으로는 한 차례 언급된 적이 있었던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의 『나쁜 교육』(프시케의숲)을 읽으려고 합니다. 이번 달에 읽은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와 직접 연결되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고, 또 세대 간 소통, 다음 세대 교육, 늘어나는 정신 질환 등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를 직접 다루는 도발적인 책이라서 관심도 있으실 것 같아서요. 지금까지 읽은 벽돌 책 가운데 가장 읽기에 수월할 거라는 얘기도 전합니다. :)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와 교육단체 수장 그레그 루키아노프는 ‘대단한 비진실’들이 어떻게 미국의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오늘날 대학 공론장 악화의 배경에는 세 가지의 잘못된 믿음, 즉 대단한 비진실이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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