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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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감정 원형이 뇌에 저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사람들은 이런 특징을 그렇게 쉽게 열거할까? 아마도 당신의 뇌는 당신이 필요로 할 때마다 원형을 즉석에서 구성할 것이다. 그동안 당신이 경험한 ‘슬픔’ 개념의 다양한 사례들이 당신의 머릿속에 조각조각 머물러 있다가, 당신의 뇌가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슬픔의 요약본을 눈 깜박할 사이에 구성할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장 개념과 단어의 통계학,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제가 잠깐 함께 읽을 참고 도서로 소개했던 『감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의 저자 딘 버넷도 코로나19로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잃고 나서 자기 감정이 전형적인 슬픈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는 데에 혼란을 느끼죠. '왜 나는 다른 사람처럼 슬퍼하지 않을까?' (그가 감정의 과학을 한번 책으로 정리해보겠다, 마음을 먹게 된 동기입니다) 저자가 배럿의 견해를 떠올리는 것도 이 순간입니다. '아,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때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하는지 경험한 적도 없고 학습한 적도 없어서 이렇구나,' 이런 식으로요.
가끔 제가 소시오패스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것도 혹시 전형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데 서툴러서 그런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감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도 관심 책장에 잘 담아두겠습니다. 코미디언 신경과학자라니, 저자가 정말 멋진 분이십니다.
목표에 기초한 개념은 매우 유연하고 상황에 맞게 적응할 수 있다. 수족관에 넣을 물고기를 사러 애완동물 상점에 가서는 점원이 “어떤 종류의 물고기를 찾으세요?”라고 물었을 때 “금붕어”나 “블랙 몰리”라고는 답해도, “데친 연어”라고는 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당신이 가진 ‘물고기’ 개념은 식사 주문이 아니라 애완동물 구매라는 목표를 위한 것이며, 따라서 당신은 수족관에 가장 알맞은 ‘물고기’ 개념 사례를 구성할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장 개념과 단어의 통계학,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또한 하나의 물체가 여러 개념의 사례가 될 수 있다. 예컨대 차가 언제나 운송이라는 목표만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때때로 차는 ‘신분 상징’ 개념의 사례가 된다. 또 다른 상황에서는 차가 노숙자를 위한 ‘침대’가 될 수도 있고 ‘살인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차를 바다에 내동댕이친다면, 차는 ‘인공 암초’가 될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장 개념과 단어의 통계학,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P.72
P.97
P.135
P.158
상사에게 주먹을 한 방 날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가? 물론 나는 직장 폭력을 부추길 마음이 전혀 없으며, 직장 동료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춘 상사는 수두룩하게 많다. 그러나 때로는 ‘주먹을 부르는 얼굴’을 뜻하는 독일 감정 단어 ‘박파이펜게지히트(Backpfeifengesicht)’를 체현한 듯한 상사와 일을 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할 때도 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6장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내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좋은 단어 배웁니다. ‘박파이펜게지히트(Backpfeifengesicht)’... 이거 한국어로는 구타유발면상 정도로 반역해야 하는 건가요.
저도 참 좋은 단어인데.. 저걸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서 아쉽네요..ㅋ
3.13명으로 이루어진 미국인 가족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설령 평균 분노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정확히 일치하는 분노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분노 사례가 존재도 불확실한 분노의 지문이라는 것을 닮아야 할 이유도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지문이라고 불러 온 것은 그저 고정 관념일 뿐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55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내가 주장하는 것은 부엌에 있는 밀가루와 달걀이 여러 요리에 쓰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뉴런이 여러 목적에, 하나 이상의 기능에 관여한다는 것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61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다양성이 표준이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66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감정은 우리가 만들어낸다. 우리는 감정을 인식 또는 확인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러 체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즉석에서 우리 자신의 감정 경험을 그리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구성한다. 인간은 고도로 진화한 뇌의 동물적인 부분에 깊숙이 파묻혀 있는 가공의 감정 회로에 휘둘리는 존재가 아니다 .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험의 설계자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97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흥미롭게도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행복할 때 자진해서 미소를 짓지 않은 듯하다. 라틴어나 고대 그리스어에 '미소'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미소짓기는 중세에 등장했으며, 이를 드러낸 채 크게 웃는 것은 치과 의술이 더 저렴해지고 일반화된 18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유행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14쪽,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아, 제가 약한 분야 가운데 하나가 예술사입니다. @소피아 님을 비롯한 여러분의 대화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월요일(4월 8일)과 내일 화요일(4월 9일)은 5장을 읽습니다. 5장은 분량도 많고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저자의 이론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장이라서 이틀에 걸쳐서 꼼꼼히 읽습니다. 오늘 월요일은 '창조적 통계학자들'까지 읽고서 내일 화요일은 '아이들은 어떻게 분노를 학습하는가?'부터 읽는 일정을 추천드립니다. 여러분이 읽고서 어떤 의견을 주실지 벌써 설렙니다.
@장맥주 @borumis 저도 조너선 하이트의 팬인데요. 하이트는 국내 또 전 세계적으로는 장 작가님께서 추천하신 『바른 마음』(웅진지식하우스)이 인기를 끌면서 유명해졌습니다만, 미국에서는 그 전에 펴낸 책으로 이미 주목을 받았었어요.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부키). 이 책은 2010년에 『행복의 가설』(물푸레)로 번역되어 나왔을 때 읽고서 여러분에게 추천했었던 책인데 이상하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절판되었다가, 나중에 『바른 마음』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출간된 사연이 있습니다. 하이트가 『바른 마음』에서 펼치는 논의 전개의 기본 골격이 제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나 고대 철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흥미로운 내용이 많아서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조너선 하이트의 또 다른 책 『나쁜 교육』(프시케의숲)은 다음 달(5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의 유력한 후보입니다. (고작 572쪽에 불과해서 장 작가님께서는 벽돌 책이 아니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하하!) 지금 시점에 우리가 꼭 읽고 토론해야 할 내용이고 또 5월에도 맞춤한 책이라서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나쁜 교육』을 놓고서 PC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 세대(이렇게 요약하면 당사자는 기분 나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자의 반론도 최근에 국내에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 왜 예민하고 화내고 불평하면 안 되는가』(뿌리와이파리). 관심 있으신 분들은 두 번째 책도 보세요. 사실, 저는 읽고서 기성세대로서 저자를 포함한 지금 MZ 세대들이 안쓰럽고 안타까웠어요.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 불행의 시대에 고전에서 찾은 행복의 비밀《바른 마음》 《나쁜 교육》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계적 사상가인 조너선 하이트는 고대의 지혜와 현인들의 말씀에서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다. 현재 우리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의 모든 것은 이미 여러 고전에 잘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와 교육단체 수장 그레그 루키아노프는 ‘대단한 비진실’들이 어떻게 미국의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오늘날 대학 공론장 악화의 배경에는 세 가지의 잘못된 믿음, 즉 대단한 비진실이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꼰대들은 우리를 눈송이라고 부른다 - 왜 예민하고 화내고 불평하면 안 되는가20~30대 청년을 일컫는 명칭이 범람하고 있다. 88만 원 세대, N포 세대, 2030세대, MZ 세대, 알파 세대, 더 나아가 이대남, 이대녀까지. 그런데 흥미롭게도 동일한 대상이 때에 따라서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세대로 규정된다. 도대체 우리 시대의 청년은 어떤 이들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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