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 책도 나중에 함 읽어봐야겠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borumis
오손도손
에크먼의 문제의 그 연구법이 언급되는데요. 사실 심리학적 연구방법론은 상당히 변혁적인 변화를 겪어왔고 겪고 있기 때문에 '고전'으로 대접 받는 연구들이라고 할지라도 현대 심리학적 연구방법적 관점으로 보면 제대로 된 연구가 있을까요? (없다고 확신해요.) 방법론적 문제는 차치하고, 고전이라는 연구들도 윤리적이지 않은 연구도 얼마나 많은가요.. 암튼 자꾸 언급이 되는데, 감정에 의한 신체적 변화는 감정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 보다 감정이 가지는 valence(?)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분노와 같이 애초에 높은 valence를 가진 감정이 아니고서는 다 신체적 변화에 따라 구분하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깊어요..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다양성'인 것 같고요.
borumis
안그래도 2장에서 나온 비윤리적 연구 Schachter & Singer 가 몰래 실험대상자들에게 아드레날린을 주입했던 것도 60년대지만 참 끔찍하더라구요.. 74년에 National Research Act에 의해 연구 IRB가 필수가 되었으니..
https://how-emotions-are-made.com/notes/Schachter_and_Singer_(1962)
goodboy
“ 시뮬레이션은 당신의 뇌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추측하는 과정이다. 당신은 깨어 있는 매순간 눈, 귀, 코, 그 밖의 다른 감각기관 을 통해 들어오는 잡다하고 애매모호한 정보에 둘러싸여 있다. 이때 당신의 뇌는 당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시뮬레이션) 이것을 당신의 감각을 통해 전달되는 불협화음과 비교한다. 이런 방식으로 당신의 뇌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잡음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중요한 것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1990년 후반, 시뮬레이션의 발견은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었다. 과학적 증거를 통해 밝혀지고 있듯이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냄새 맡는 것은 대부분 세계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다. 게다가 앞서 가는 사상가들의 추측에 따르면 시뮬레이션은 지각의 공통 메커니즘일 뿐만 아니라 언어 이해, 공감, 기억, 상상, 꿈, 기타 많은 심리 현상의 공통 메커니즘인 듯하다. (…) 시뮬레이션은 모든 정신 활동의 기본 모드다. 또한 이것은 뇌가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내는 가 하는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이기도 하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74 ch.2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설계한다,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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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oy
“ 깨어 있는 매순간 당신의 뇌는 개념으로 조직된 과거 경험을 사용해 당신의 행동을 인도하고 당신의 감각에 의미를 부여한다. 관련 개념이 감정 개념인 경우 당신의 뇌는 감정의 사례를 구성하는 셈이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80 ch.2,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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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oy
“ 구성된 감정 이론은 당신의 경험과 행동이 매순간 당신의 뇌와 신체안에서 일어나느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보는 이른바 구성이라는 더 포괄적인 과학 전통에 속한다. (…) 감정에 대한 구성주의적 접근은 두 가지 핵심 견해에서 출발한다. 하나는 분노나 혐오 같은 감정 범주에 지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노의 한 사례가 분노의 또 다른 사례와 비슷한 형태나 느낌을 포함할 필요가 없으며, 똑같은 뉴런에 의해 야기될 필요도 없다. 다양성이 표준이다. (…) 또 다른 핵심 견해는 당신이 경험하고 지각하는 감정이 당신이 가진 유전자의 필연적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세계 안에 있는 당신의 신체에서 생기는 감각 입력에 의미를 부여하는 몇몇 종류의 개념을 당신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신의 뇌는 이런 용도로 배선되어 있기 때문이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83-84 ch.2 ,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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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oy
“ 구성된 감정 이론은 이 세 종류의 구성을 모두 포함한다. 사회적 구성의 관점에서 이 이론은 문화와 개념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심리적 구성의 관점에서 이 이론은 감정이 뇌와 신체의 핵심 체계에 의해 구성된다고 본다. 그리고 신경 구성의 관점에서 이 이론은 경험에 따라 뇌의 배선이 달라진다는 견해를 받아들인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87 ch.2,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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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oy
“ 구성된 감정 이론에서 슬픔, 공포, 분노 같은 감정 범주별로 뚜렷이 구별되는 뇌 위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감정의 각 사례는 뇌 전체의 상태로서 연구하고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감정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고 묻는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89 ch.2,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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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공
“ The activity increases in response to any face—whether fearful or neutral—as long as it is novel (i.e., the test subjects have not seen it before).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1장,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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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공
전 이문장 읽을 때... 남자들의 이상현은 처음본 여자라는 우스개소리가 생각나서 한참 웃었네요. 남자 뇌에만 한한게 아니었다니^^
borumis
아항..! 근데 첫사랑도 결혼해서 자꾸 보면 지겨워지는 거 아닐까요..ㅋㅋㅋ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그 사랑..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목요일(4월 4일)은 1부 3장 '보편적 감정의 신화'를 읽습니다. 3장은 아주 인상적인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하는데요. 여러분도 한번 이 사진의 여성이 어떤 감정인지 추정하시면서 읽기를 시작해 보세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조금 객관적으로 지금의 감정 연구 지형이 어떻게 논쟁을 진행 중인지 묘사한 대목이 다른 책에 있어서 소개해 드립니다(원서 출간 기준 2023년).
"감정 연구자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편을 갈라 맞서고 있다. 한쪽은 모든 인간의 뇌에는 소수의 기본적인 감정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것이 지금껏 알려진 다른 모든 감정 사태를 일으킨다고 여긴다(기본 감정 이론). 반면에 기본적인 감정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동'(affect, 이걸 '정서'로 번역하는 책도 있습니다. 중구난방.)이라 불리는 더욱 깊고 일반적인 무언가가 감정의 기본적인 실체이며(유쾌한 상태, 불쾌한 상태, 들뜬 상태, 가라앉은 상태 정도?), 우리의 뇌는 필요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과거 기억을 구성해서) 만들어내는 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양쪽 모두 그렇게 주장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에크먼의 이론과 그에 대한 배럿의 반론을 한창 설명하고 나서)
"보편적인 기본 감정 이론 자체에 결함이 있는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오늘날에는 기본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대신 이들은 '구성적 감정 이론'을 제안한다. 이 이론은 감정, 심지어 우리가 '기본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뇌에 선천적으로 배선된 것이 아니라 원시 감각 데이터, 기억과 경험, 신체 반응을 비롯해서 뇌가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생성된다고 주장한다.
비록 겉으로는 상식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우리가 순간순간 감정을 '구성'한다는 생각은 점점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들도 그 어느 때보다 많다. (내 경험상 '상식'으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은 딱히 일반적이도, 유난히 합리적이지도 않았다." (딘 버냇, 『감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 45, 51쪽)
borumis
앗 맞아요. 학교 다닐 적 정신과 교과서에선 정동이라고 번역했더라구요.
모시모 시
우~와 이런거 찾아보고 옮기는 것도 일인데 대단해요. 항상 감사하며 보고있는거 다 아시죠? :)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YG
모임지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모시모시
읽다보니 이제 표정(또는 안면근육배치)으로 감정을 알 수 있다는 명제가 틀렸다는 건 잘 알겠어요.
구성된 감정 이론은 아직 완전히 설득당하지 않았는데, (과학적 배경 전혀 없는) 일반인인 제 입장에서는 어디까지가 정동(affect 또는 느낌?)이고 어디서부터가 감정인지도 평소에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제가 별로 복잡하지 않은 성격이라 그런지 좋은 기분이 그냥 좋은 감정인 것 같은데....허허)
작가가 2부에서 계속 설명한다고 하니 읽어나가다 보면 하나 둘씩 풀리는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
빨간리본
학습결손 기간이 좀 길었던 초등학교 2학년 아이 과외를 하고 있는데, 어제 공부한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오더군요. 평소같음 '어머, 재미있다~~ 눈썹만 봐도 사람이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겠네?'라며 진행했을 텐데 이 내용을 보곤.. 음.. 그냥 설명이나 하자... 이 전체 문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설명이나 하지 뭐.. 이렇게 돼 버리더라고요.
"눈썹은 표정의 일부가 되어 감정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기쁠 때는 반달처럼 눈썹 가운데가 위로 올라갑니다. 반면 슬플 때는 눈꼬리가 내려가며 눈썹 양끝도 아래로 축 처집니다."
표정 연기가 정말 끝내줘야 가능한 눈썹의 움직임 아닌가요.
전 이 글을 읽곤 아이와 눈썹을 움직여서 표정 연기를 했지만... 이래서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했습니다.
borumis
눈썹 연기는 참 그래서 힘든 것 같아요. 이 책에서 나온 toothiness에 대한 주석에서도 나왔듯이 어린 아이들은 눈썹같은 미묘한 부분보다 이빨 여부에 감정인식을 많이 영향받는다는 게 재미있었네요.
소피아
1부 3장의 힘바족 연구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감정연구이다보니 리사 배럿은 힘바족이 안면 움직임들을 감정이 아닌 행동으로 범주화했다는 데 촛점을 두고 설명했는데요. 저는 이 부분 읽으면서, 형용사와 명사가 발달한 영어와는 달리, 어쩌면 힘바족 언어는 (한국어처럼) 서술어가 훨씬 발달한 언어가 아닐까란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그래서 안면 움직임을 보면서 묘사를 하자니 형용사(감정)보다 더 빨리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동사(행동)을 제시한 것은 아닐까 하구요. 뭐, 언어도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니, 이러한 것들도 그들의 감정 구성에 관여되었을테구요.
3장 읽으면서 예전에 어떤 방송에서 들었던 아프리카 가나의 이야기가 떠올랐는데요, 가나에서는 장의사가 엄청 존경받는 직업이라고 합니다. 수 많은 부족이 장례를 치르는 문화가 제각각이고 부족마다 의식 절차도, 감정 표현도, 행동도 너무 달라서, 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면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장례를 총괄하며 이끌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장의사를 찾는 거래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애도와 슬픔’은 이처럼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표현되지 않는거죠. 장례를 노래부르고 춤추고 꽃 뿌리는 식으로 축제처럼 진행하는 부족 역시 그들 나름의 슬픔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 순간 안면 표정은 다르게 나타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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