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지인들이 웃는 표정을 지으면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이나 생리학적 반응이 변화하는지 실험을 지금 하고 있는데 이 또한 결국에는 basic emotion theory에 기반을 둔 것이군요. 그다지 좋은 결과를 기대하진 않고 있지만 나중에 결과를 검토해봐야겠습니다. 웃는 낯에 침뱉으랴나 소문만복래도 그런 basic emotion theory 에서 비롯된 걸지도?
볼펜을 물고 만화책을 본 피실험자들이 더 재미있게 봤다고 평가했다, 웃는 얼굴로 졸업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나중에 성공했다는 식의 연구 이야기는 자주 들었는데, 아직 결론이 난 이야기는 아닌가 보네요. 지인 분들의 연구 결과 저도 궁금합니다. 그래도 얼굴 찡그리며 사는 것보다는 웃으며 사는 게 제 기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몰라도 제 근처에 있는 사람들 기분은 한결 낫게 하겠지요? 미소 지으며 살렵니다. ^^
네 실은 저도 요즘 basic emotion theory에는 많은 회의가 들고 있었는데 아직 이와 대립하는 constructed emotion theory 또는 약간 중간에 걸터있는 듯한 appraisal theory도 최근에 많이 각광받고 있지만 아직 연구가 많이 더 진행되어야할 것 같아요. 작가의 사이트에서 1850년 Spencer에 이어 Darwin 그리고 William James 등에 의해 감정이론의 암흑기에 이어 가장 최근의 Lisa Barrett까지 이어온 Timeline과 역사에 대한 논문이 있어서 좀 읽어봤습니다. https://www.affective-science.org/pubs/2009/gendron-barrett-2009.pdf
그런데 점점 배럿 쪽으로 수렴되고 있는 듯해요. 이 책에서 배럿이 많이 비판하는 뇌 과학자가 안토니오 다마지오잖아요. 그런데 2017년에 펴낸 『느낌의 진화』(아르테)에서 다마지오가 배럿의 견해를 호의적으로 인용하면서 자신의 이론을 정정하는 대목을 체크한 적이 있어요.
느낌의 진화 - 생명과 문화를 만든 놀라운 순서다마지오는 감정이 의사 결정이나 행동, 의식, 자아 인식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그의 핵심 주장을 진화적 관점에서 논한다.
앗 맞아요. 이거 작년에 읽어서 안그래도 자율신경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안토니오 다마지오가 생각났는데 homeostasis vs allostasis 이론과 연관되서 나올 듯하네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었을 때 좀 실망했기 때문에 이 책은 비추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여성 과학자 앞에서 무엇이 정말로 분노인지 보여주겠다며 주먹을 쥐고 얼굴을 때릴 듯한 자세를 취한, 우람한 체격의 동료 과학자는 농담을 한 거였을까요, 진짜로 화가 난 거였을까요...
@장맥주 @borumis 애초 1960년대에 애크먼의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던 데에도 마국 펜타곤 펀드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고 합니다. 당시 돈으로 100만 달러에 가까운 연구비가 지원되었고, 그 연구비로 애크먼은 표정의 심리학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런 내용은 앞에서 언급했던 『AI 지도책』에 자세히 나와요. (숫자는 제가 책 다시 보고서 정확히 확인 한 번 해보고 필요하면 정정할게요.)
앗 감사합니다. 책 검색해보니 밀리의 서재에 있네요.
헐 SPOT 프로그램에 9억 달러를 썼군요;;; 게다가 제가 우려했던 것처럼 실험대상자들에게 표정을 지시해서 인위적 감정을 유발하는 건 순환논증의 오류를 범할 것 같았는데.. 이 책에서 더 자세히 나와 있네요.
YG님이 언급하셔서 <AI 지도책> 5장 감정을 미리 읽었는데 이 책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있습니다. @YG 숫자 백만불 맞아요(YG님 기억력 무엇? 거의 기억의 천재 푸네스..) 당시 돈 백만달러 현재가치로는 8백만 달러랍니다. ㅡ 저는 어제 읽고 메모해 둔 것임.. @borumis 님이 말씀하신 FACS랑 SPOT 이야기도 나와요.
ㅋㅋㅋ 정말 보르헤스의 푸네스 뺨치네요.. 그나저나.. 돈도 참 많구나.. 역쉬 국방부의 예산은..;;; 살짝 부럽네요..
아, 다행히 맞았네요. 그리고 역시 @모시모시 님! 『AI 지도책』 5장은 이 책과 세트로 읽으면 좋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 수요일(3일)은 1부 1장의 뒷 부분과 분량이 짧은 2장을 함께 읽습니다. 처음에 읽기에 속도감이 붙은 것 같으니 2장까지 단숨에 읽고서 의견 나누기로 해요.
이 책 시작하자마자 수 차례 당황스러움을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첫 번째 당황 — 이 모임 인원이 왜 이리 많은거죠? @.@ 지난 달의 두 배가 넘는 듯. 원래 과학도서가 이리도 핫한 분야였던 거 저만 몰랐나요? 이 중에 과학 전문가 분들 여러 분 계실거라 생각하고 조용히, 열심히 듣겠습니다. 더불어, 가-아끔 어처구니 없는 질문 던져도 이해바랍니다. 두 번째 당황 — 책 펼치자마자 “소피아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네? 저에게요? 안 바치셔도 되는데… 첫페이지부터 완독하라는 무언의 압박인가.. 갑자기 소피아는 누구인가.. 리사 배럿 호구조사 들어갔더니.. 따님이시군요. 본격적인 당황 모드 진입 — 1부 1장만 읽었는데 너무 당황해서 넋놓고 있는 중. 저는 과학에 문외한이고 평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류의 에세이를 제외한 본격 과학서를 전혀 읽지 않은 독자라서 (네, 부끄럽고요..), 뇌과학계가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 지는 잘 모릅니다. (과학적 지식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감정이란 것은 성격, 기질, 신체, 경험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차이와 사회, 문화적 맥락과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받아 다양하게 발현되는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런 저에게는 “기본감정이론” —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존재 자체가 혼돈의 도가니 ㅠㅠ 리사 배럿은 감정의 지문, 일정한 패턴을 밝히려는 고전이론을 설명하면서 이를 증명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네에에에? 뭐라구욧?).이러한 견해가 본격적으로 반박되고 뒤집힌 것도 21세기 들어와서라는 점도 (왜죠? fMRI발명 덕분에? 그 전엔 의심도 안했나요?) 놀랍고요.. 하지만 현재도 고전이론을 고수하는 학자들도 있다는 부분에선 어리둥절.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감정”에 대한 고전적인 견해는 서양 문화의 대표적인 경향성이 — 범주화, 패턴화, 단순화—총망라된 결과물이 아닐까요? 문화인류학같은 분야 연구 찾아보면 감정의 다양성에 대한 예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을 법한데요. 서구 문화권 밖에서 “관찰되는“ 사례는 “과학적”이 아니라고 무시했을라나요?
ㅋㅋㅋ 그러게요. YG님 팟캐스트가 워낙 인기가 넘쳐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따로 활동하는 전자책 카페에서도 도킨스나 핑커 등의 과학책 함께 읽는 모임이 제일 인기가 많고 토론 댓글들도 엄청 활발해요. 아무래도 어려운 책은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면 더 도움이 되서 그런 게 아닐까요? 실은 이건 뇌과학 책 많이 읽으신 분들도 많이 새롭고 혁신적인 연구여서 더 당황할 듯한데요. 괜찮습니다. 다들 모르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저는 실은 아버지도 아들도 그리고 제 자신도 뇌와 관련된 질환이 있어서 객관적으로 관심이 많은 것 뿐인데 뇌과학도 인공지능 분야도 참 매번 새로운 걸 배울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 같네요.. 어쩌면 fMRI의 발명도 영향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런 당연시되는 사고의 틀을 깨고 뒤집는 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자꾸 원래 이론에 딱 들어맞지않는 근거들이 축적되어야 '어라? 뭔가 이상한데?'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다윈의 진화론도 그렇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나온 개념들도 그렇겠죠. 그래서 아직도 고전이론을 고수하는 학자들도 남아있구요. 소피아님 말대로 범주화 단순화 등의 경향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문화인류학 생물학 데이터과학 등에서도 계속 관찰되고 밝혀지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소피아님 글을 보니 앞으로도 당황하거나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 전혀 아니고 아주 예리한 질문들을 많이 던지실 것 같습니다..!)
@borumis 아, 저 이번 모임은 신청자가 많아서 팟캐스트에서는 홍보도 안 했어요. :) 뇌 과학 책 많이 읽으신 분들은 기존에 가지셨던 편견을 깨서 좋고, 그런 쪽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은 새로우면서도 균형 잡힌 견해로 시작하니 좋고. 두루 좋은 모임이 될 것 같아서 기대 중입니다.
ㅋㅋㅋ 홍보 안해도 자연스럽게 다 알아서 찾아온다는..
@소피아 사실 저도 인원이 많아서 당황스러워요. 도대체 왜? 생각해 보니, 칸트부터 20세기의 해석학까지 구성주의 전통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과학자 배럿이 조근조근 하고 있으니, 소피나 님 같은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감정에 대한 견해가 뇌과학 최전선에 있는 이론이라니.. 어이없으면서도 1,2장 읽는데 어려움없어서 좋은데요?
저는 매우 고전적 견해대로 감정을 이해하던 사람이라 좀 당황스러워요. '구성된 감정 이론도 얼마 지나면 폐기되는 거 아닐까?' 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네요. 계속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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