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선, 윤곽, 줄무늬, 흐릿한 형체 같은 낮은 수준의 규칙성과 복잡한 물체나 장면 같은 더 높은 수준의 규칙성을 자각하는 것이다. 당신의 뇌는 이런 규칙성을 이미 오래전에 개념으로 학습했으며, 이제 이런 개념을 사용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각 입력을 범주화한다.
개념이 없다면 당신은 끊임없이 변동하는 잡음의 세계를 경험할 것이다. 개념이 없다면 당신이 접하는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과 구별되지 않을 것이다. 2장에서 얼룩진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처럼 경험맹 상태에 빠질 것이며, 그것도 영원히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개념이 없다면 당신은 학습하지도 못할 것이다.
뇌는 계속 변화하는 모든 감각 정보의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당신이 보는 물체, 당신이 듣는 소리, 당신이 맡는 냄새, 당신이 느끼는 감촉과 맛, 당신이 아픔, 통증, 정동 등으로 경험하는 내수용 감각 등은 모두 매우 가변적이고 애매모호하며 연속적인 감각 신호로서 당신의 뇌에 도달한다. 그리고 뇌는 이것들이 도달하기도 전에 예측하고, 빠진 부분을 채우며, 최대한 규칙성을 찾아내, 결과적으로 당신이 물체, 사람, 음악, 사건 등으로 가득한 세계를 경험하도록 해준다. 그래서 당신은 저기 바깥에 실제로 있는 "마구 피어나는 부산스러운 혼란"을 경험하지 않는다.
이 대단한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뇌는 개념을 동원해 감각 신호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이 어디서 왔으며, 세계에 있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그리고 그것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관한 설명을 만들어낸다. 당신의 지각이 너무나도 생생하고 직접적이기 때문에 당신은 세계 자체를 경험한다고 믿지만, 실제로 당신이 경험하는 것은 당신 자신이 구성한 세계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173-174 ch.5 개념과 단어의 통계학,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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