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부정맥 얘기할 때 제목 때문에 끌렸던 이 책 생각했는데 무지 재미있나 보네요. ㅎㅎㅎ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borumis
오구오구
“ 만약 감정이 그저 촉발된 반응이 아니라면, 감정은 어떻게 형성되는가?감정은 왜 그렇게 다양한가? 어째서 우리는 그렇게 오랫동안 감정이 저마다 뚜렷한 지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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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해석이 잘 된 것인지 가독성이 엄청 좋네요~
borumis
킨들 원서와 밀리의 서재 번역을 동시에 보는데 확실히
이분이 논문들도 좀더 일반인들이 읽기 편하게 쓰신 것 같아요^^ 그래서 한글번역도 자연스러운듯
오구오구
책을 읽으며 이 표지가 생각났습니다.
borumis
본인이 웹사이트에서 자기 책을 뇌과학 분야의 beach read라고 self PR하는 거 보구 확실히 요즘 학자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예전에 William James 책 읽으면서 장황한 문장에 머리가 빠지는 줄 알았거든요 ㅎㅎ
장맥주
아, 해변에서 편하게 읽기 좋은 책을 beach read라고 하는군요. 그런 말을 자기 홈페이지에 적어놓다니, 저자에 대한 호감도 더 커지네요. ^^ 이 책 정도면 저는 해변에서 즐겁게 읽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분량 때문에 해변에서 다 읽으면 피부암 걸릴 가능성이 좀 걱정됩니다.
borumis
아, 정확히는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을 가리킨 것인데.. 하여간 자기 자신을 이렇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는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래도 이 책은 좀더 근거자료를 자세히 알려주면 좋겠어요)
새벽서가
“감정은 당신의 신체 특성, 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발달하는 유연한 뇌, 이 환경에 해당하는 당신의 문화와 양육 조건의 조합을 통해 출현한다. 감정은 실재하지만, 분자나 뉴런이 실재하는 것과 같은 객관적 의미에서 실재하지는 않다. 오히려 감정은 화폐가 실재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실재한다. 다시 말해 감정은 착각은 아니지만, 사람들 사이의 합의의 산물이다.”
밑줄을 어마무시하게 치면서 읽고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원래도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으로 더 독서를 많이 하지만, 전자책에 메모 남기고 하이라이트 하다보니 이건 종이책으로 읽으면 책읽는 맛 나겠다 싶습니다.
푸름
"'그렇다면 이런 표현이 우리 문화를 통해 창조되었고, 우리 모두가 이것을 학습했다는 이야기인가?' 하고 당신은 질문할지 모른다. 내 답변은 '그렇다'이다. " (p.47)
그렇다면 에크먼 등이 '서방 세계와 거의 접촉이 없던' 포레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표정이 담긴 사진과 감정 단어나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연결되었던 것(p.37)은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을까요?
YG
앞으로 읽으면서 궁금증이 해소되실 거예요. 에크먼 등의 실험은 좀 더 정교한 조건에서 재연이 안 되어서 차근차근 기각됩니다. 사실, 1967년 에크먼은 현지 언어, 문화 등에 무지한 상황에서 통역가와 함께 막무가내로 자신이 원하는 실험 결과를 얻고자 무리를 했던 것 같아요. 이에 대해서는 에크먼의 증언도 있습니다. ("제가 한 일은 웃긴 사진을 보여주는 게 전부였습니다.")
푸름
네~. 읽다가 던져 두었던 책을 이번에 도움을 받으며 읽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오손도손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서문
감정의 수준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이른바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면서 신체적 변화를 느끼기 때문에 감정의 종류와 상관없이 같은 신체적 현상을 경험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을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통용되는 설입니다. 단, 그 때 인간이 어떻게 자극(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켰던)을 이해하고 해석하느냐가 중요하겠지요. 문제는 이 과정이 매우 자동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이 아닐까요. 이 속도 때문에 고전적 견해가 직관적으로 이해가 잘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장(-47쪽)
감정입자도와 정서인식 명확성(emotional clarity)은 비슷한(거의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됩니다. 저자는 정서가 보편적으로 경험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지만, 무엇을 객관이라 정의하느냐는 차치하고, 어차피 심리학적 구성개념은 피검사 하듯 객관적인 방법이 없겠지요. 더구나 정서를 측정하는 것은 여기서 말하는 지문처럼 고유하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 것이 최근의 강력한 흐름인데, 마치 저자는 고전적 시각이 아직도 절대적으로 지지받고 있는 것처럼 말하길래 다시 한번 원서 출간 연도를 찾아봤습니다. ㅎ
저는 정서에는 종류에 따라 위계(수준)이 있다고 생각하고 일차적인 정서는 고전적 시각이, 좀 더 고차원적 정서는 현대적 시각이 더 적합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마저도 본문에서처럼 정서가 경험될 때의 제반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요, 사람은 그만큼 진화되고 발전된 존재이니까요.
YG
@오손도손 앞으로 좀 더 논쟁적인 토론 주제가 많아질 것 같아서 두근두근. :) 그런데, 실제로 감정을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굉장히 많은 일들이 진행 중입니다.
책에도 여러 가지 사례가 나오는데, 제가 최근에 들은 사례로는 인공지능(AI) 안면 인식을 통한 연봉 협상 도우미가 개발 중이라는 얘기였어요. 그러니까, 연봉 협상 과정에서 노동자의 표정 변화를 보고서('기쁘다'/'만족스럽다', '실망하다', '불만이다') 연봉을 더 올릴지 내릴지 관리자에게 팁을 주는 시스템이죠. (그러니까 연봉 액수를 보고서 '기쁜' 표정을 지으면 이런 알람이 뜨는 거예요. "5% 삭감!") 이미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테크 기업에서 개발해서 테스트 중이라고 합니다. 물론 개발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들었겠죠.
배럿도 이런 답답함을 많이 해소해요. 이미 일급의 심리학자나 뇌과학자 사이에서는 '허구'로 밝혀진 (거기에는 자기가 1990년대부터 내놓았던 연구 성과도 한 몫했다는 깨알 자랑까지 덧붙이면서) '감정 지문'이, 어딘가에서는 실제로 존재한다고 받아들여지고 수많은 테크 기업이 그것을 활용할 목적으로 무엇인가를 개발하고, CIA-FBI-경찰 등이 그런 데이터베이스를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만드는 일에요.
앞으로 오손도손 님께서 말씀하신 여러 이야기가 차근차근 나오니 계속해서 즐겁게 읽고 토론해 봐요. (혹시 해당 분야에 식견이 깊은 분이시라면 많이 가르쳐주세요!)
오손도손
나아가 AI에게 딥러닝을 시켜서 상담도 하고 심리치료도 할거라는 예언과 이를 위한 시도가 있지만(또는 그걸 하라는 지시가 있지만ㅎ), 그게 일반화가 가능하냐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어차피 '연구 영역'에서는 통제할 것 통제하고 진행될텐데 실제 장면으로 가지고 오면 상황이 완전 달라지니까요. 실제 인간표정 연구를 하면서 얼굴 사진에서 머리카락을 삭제해야 한다느니, 성별을 모르게 해야한다느니 등의 논의도 합니다..;; 아니, 실제 상황에서는 머리카락도 보이고 목소리도 들리고 성별도 보이는데..말이죠.
감정을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전제하게 연구하던 시대는 그 시대적 맥락 상 그럴 수밖에 없는 시대였다 생각되고요, 우리가 사는 시대는 또 우리만의 맥락이 있으니 점차적으로 고전적 시각으로 감정을 바라보지는 않게 되지 않을까요? 저자의 책도 그 맥락 중 한 부분이 되겠지요. 우리의 책읽기 모임도 그 맥락의 부분이 되는 거고요. 암튼, 좋은 기회 감사드립니다. 저도 덕분에 이번 기회에 책장에서 이 책을 탈출시킬 수 있게 되었어요!
borumis
호오.. 경영진들에게는 정말 혹할 것 같긴 하네요..
borumis
ㅎㅎ 2017년인 것 같아요.
오손도손님이 말씀하신 위계(수준)에서 말한 일차적 정서와 고차원적 정서가 혹시 Parrott W.가 말한 일차, 이차, 삼차 감정으로 가지치는 구조일까요? 아니면 dyad로 이루어진 Plotchik의 모델이나 Russell의 cimcumplex model에 더 가까울까요? 저는 에크만의 뚜렷하게 구분된 범주는 아니고 분명 더 세밀한 입자의 granularity가 감정에서 보일 것 같긴 해요. 그런데 실은 저도 위계까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이 좀더 다차원적인 조합으로 이루어진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드는 게 다른 감정은 제쳐두더라도 공포 감정 자체는 어느 정도는 construction이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hard-wired되어 있지 않았다면 다른 감정과 다르게 더 빠른 action이 필요하고 가장 필수적으로 내장되어 있지 않았다면 생존과 진화에서 도태되지 않았을까..하는 의심도 생겼습니다. 아마도 뒤의 챕터에서 이에 대해 다룰 듯 한데..
아직은 뚜렷한 감정 지문이나 이와 관련된 명확하게 구분될 생리학적, 뇌신경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만을 지적한 것이어서 (그리고 실은 이를 뒷받침한다는 meta-analysis는 함정이 많을 수 있는 방법이고 fMRI나 기타 생리학적 측정도 오류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죠) 고전적 이론의 문제를 지적한다고 해서 Constructive emotion theory가 받아들여질 근거가 충분한 건 아니어서 뒤로 갈수록 이를 뒷받침할 연구 자료가 더 자세히 나오면 좋겠네요. 대중적 과학책을 읽을 때 보통 주장하는 건 잘 전달되지만 그 근거 자료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 부족한 게 아쉬웠거든요.
goodboy
“ 과학자들의 고전적 견해를 한쪽으로 제쳐놓고 그냥 데이터만 살펴보면, 감정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설명을 떠올리게 된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의 감정은 내장된 것이 아니라 더 기초적인 부분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다.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감정을 만들어낸다. 감정은 당신의 신체 특성, 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발달하는 유연한 뇌, 이 환경에 해당하는 당신의 문화와 양육 조건의 조합을 통해 출현한다. 감정은 실재하지만, 분자나 뉴런이 실재하는 것과 같은 객관적 의미에서 실재하지는 않다. 오히려 감정은 화폐가 실재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실재한다. 다시 말해 감정은 착각은 아니지만, 사람들 사이의 합의의 산물이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22 들어가며 ,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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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믄요
4월에는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많이 늦게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어 보겠읍니다. 궁금한 주제이네요. 지나번 책에 비하면 단편이니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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