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행히 맞았네요. 그리고 역시 @모시모시 님! 『AI 지도책』 5장은 이 책과 세트로 읽으면 좋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4.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29
YG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내일 수요일(3일)은 1부 1장의 뒷 부분과 분량이 짧은 2장을 함께 읽습니다. 처음에 읽기에 속도감이 붙은 것 같으니 2장까지 단숨에 읽고서 의견 나누기로 해요.
소피아
이 책 시작하자마자 수 차례 당황스러움을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첫 번째 당황 — 이 모임 인원이 왜 이리 많은거죠? @.@ 지난 달의 두 배가 넘는 듯. 원래 과학도서가 이리도 핫한 분야였던 거 저만 몰랐나요? 이 중에 과학 전문가 분들 여러 분 계실거라 생각하고 조용히, 열심히 듣겠습니다. 더불어, 가-아끔 어처구니 없는 질문 던져도 이해바랍니다.
두 번째 당황 — 책 펼치자마자 “소피아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네? 저에게요? 안 바치셔도 되는데… 첫페이지부터 완독하라는 무언의 압박인가.. 갑자기 소피아는 누구인가.. 리사 배럿 호구조사 들어갔더니.. 따님이시군요.
본격적인 당황 모드 진입 — 1부 1장만 읽었는데 너무 당황해서 넋놓고 있는 중. 저는 과학에 문외한이고 평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류의 에세이를 제외한 본격 과학서를 전혀 읽지 않은 독자라서 (네, 부끄럽고요..), 뇌과학계가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 지는 잘 모릅니다.
(과학적 지식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감정이란 것은 성격, 기질, 신체, 경험등의 지극히 개인적인 차이와 사회, 문화적 맥락과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받아 다양하게 발현되는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런 저에게는 “기본감정이론” —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존재 자체가 혼돈의 도가니 ㅠㅠ
리사 배럿은 감정의 지문, 일정한 패턴을 밝히려는 고전이론을 설명하면서 이를 증명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네에에에? 뭐라구욧?).이러한 견해가 본격적으로 반박되고 뒤집힌 것도 21세기 들어와서라는 점도 (왜죠? fMRI발명 덕분에? 그 전엔 의심도 안했나요?) 놀랍고요.. 하지만 현재도 고전이론을 고수하는 학자들도 있다는 부분에선 어리둥절.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감정”에 대한 고전적인 견해는 서양 문화의 대표적인 경향성이 — 범주화, 패턴화, 단순화—총망라된 결과물이 아닐까요? 문화인류학같은 분야 연구 찾아보면 감정의 다양성에 대한 예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을 법한데요. 서구 문화권 밖에서 “관찰되는“ 사례는 “과학적”이 아니라고 무시했을라나요?
borumis
ㅋㅋㅋ 그러게요. YG님 팟캐스트가 워낙 인기가 넘쳐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따로 활동하는 전자책 카페에서도 도킨스나 핑커 등의 과학책 함께 읽는 모임이 제일 인기가 많고 토론 댓글들도 엄청 활발해요. 아무래도 어려운 책은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면 더 도움이 되서 그런 게 아닐까요?
실은 이건 뇌과학 책 많이 읽으신 분들도 많이 새롭고 혁신적인 연구여서 더 당황할 듯한데요. 괜찮습니다. 다들 모르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저는 실은 아버지도 아들도 그리고 제 자신도 뇌와 관련된 질환이 있어서 객관적으로 관심이 많은 것 뿐인데 뇌과학도 인공지능 분야도 참 매번 새로운 걸 배울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 같네요..
어쩌면 fMRI의 발명도 영향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런 당연시되는 사고의 틀을 깨고 뒤집는 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자꾸 원래 이론에 딱 들어맞지않는 근거들이 축적되어야 '어라? 뭔가 이상한데?'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다윈의 진화론도 그렇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나온 개념들도 그렇겠죠. 그래서 아직도 고전이론을 고수하는 학자들도 남아있구요.
소피아님 말대로 범주화 단순화 등의 경향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문화인류학 생물학 데이터과학 등에서도 계속 관찰되고 밝혀지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소피아님 글을 보니 앞으로도 당황하거나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 전혀 아니고 아주 예리한 질문들을 많이 던지실 것 같습니다..!)
YG
@borumis 아, 저 이번 모임은 신청자가 많아서 팟캐스트에서는 홍보도 안 했어요. :)
뇌 과학 책 많이 읽으신 분들은 기존에 가지셨던 편견을 깨서 좋고, 그런 쪽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은 새로우면서도 균형 잡힌 견해로 시작하니 좋고. 두루 좋은 모임이 될 것 같아서 기대 중입니다.
borumis
ㅋㅋㅋ 홍보 안해도 자연스럽게 다 알아서 찾아온다는..
YG
@소피아 사실 저도 인원이 많아서 당황스러워요. 도대체 왜?
생각해 보니, 칸트부터 20세기의 해석학까지 구성주 의 전통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과학자 배럿이 조근조근 하고 있으니, 소피나 님 같은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소피아
제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감정에 대한 견해가 뇌과학 최전선에 있는 이론이라니.. 어이없으면서도 1,2장 읽는데 어려움없어서 좋은데요?
장맥주
저는 매우 고전적 견해대로 감정을 이해하던 사람이라 좀 당황스러워요. '구성된 감정 이론도 얼마 지나면 폐기되는 거 아닐까?' 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네요. 계속 읽겠습니다.
borumis
https://journals.sagepub.com/doi/epub/10.1177/17456916231205186
아까 말한 논문의 Heijst는 고전적 BET냐 CTE냐 왈가왈부하느라 에너지 소모하지 말고 둘다 각자 다른 면에서 중요하고 상호보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한다는 입장인 것 같던데요. 결국 어떤 합의나 절충안이 생길지도요?
귀연사슴
저는 4321 방에서 yg님의 간곡한 영업으로 넘어왔습니다만... ㅋ
정재승 교수님 팟캐스트(조용한 생활)를 들었는데 fMRI발명 때문일 것 같아요. 본인이 90년대에 미국에 유학을 막 갔을때 그때서야 fMRI로 하는 연구가 시작되던 참이라고 했거든요. 그때 했던 연구가 년도, 월, 일을 알려주면 일초만에 무슨요일인지 맞추는 사람을 데려다가 일초동안 뇌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연구였다고 하더라구요.
YG
앗, 저는 쿨하게 권했었는데. 하하하!
borumis
홍보 전혀 안 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ㅋㅋㅋ
borumis
아.. 또 새로운 팟캐스트를 영업당하고 있네요.. 이 팟캐스트도 뭔가 재미있을 듯..
90년대면 꽤 예전인데 그때는 지금보다 더 기술이 초기 단계였을 텐데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MRI기계에 들어가보신 분들이면 아시겠지만 fMRI를 이용한 감정 연구는 아무래도 그 소음이나 답답한 환경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일초동안 뇌의 반응을 보는 연구도 signal delay 때문에 좀 부정확하진 않았을까 하는데 요즘은 좀 해상도나 속도가 나아졌을까요..
소피아
아, 맞다. 3월의 벽돌책 평행세계에는 <4321>도 있었죠! 저는 사해동포주의 샘솟는 <앨버트 허시먼>의 세계에 머무느라, <4321>의 세계로 건너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벽돌책 <앨버트 허시먼>과 <4321>세계가 지금 이곳에서 조우하는 뷰티풀 모먼트이군요 ^^
장맥주
모임 신청 인원이 많은 데에는 책 제목이 무척 끌린다는 요인도 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 읽으면 혹시 내 감정들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그런 마음을 품고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초지식이 전혀 없어서 저도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2장에서부터 저자가 본격적으로 펼치는 견해는 정말 당황스럽네요. 저는 ‘자유의지는 사실 착각이다’ 같은 유의 인지과학 이론들 앞 에서도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소피아님이 리사 배럿 박사님의 따님이라는 말씀이신 거죠? 어머님께 책 잘 읽고 있다고, 늘 응원한다고 전해주세요! ㅎㅎㅎ
YG
그런데 정말로 뒷 부분에 내 감정 조절하는 법이 나옵니다. '그럼, 우리가 지금까지 공부한 감정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이해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까?' 질문을 던지고 나서 얘기를 합니다. 저자는 정말 구성된 감정 이론에 진심입니다. 하하하!
소피아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어느 분께서 안부전하셨다고 전할까요? 모두가 벚꽃을 들고 나오는 시즌에 당당하게 미세먼지 (책표지도 미세먼지 색상) 컨셉으로 도전장을 내미신 사우스 코리아의 셀럽 대작가님이라고 전해드리면 될까요?
미세 좌절의 시대‘미세 좌절’은 장강명이 새롭게 고안해낸 조어이다. 국가가 장기 경제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기업은 여러 경영 방식을 택하지만 정작 시민 개개인은 그러한 체계 속에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실패를 겪는다. 이 만연한 실패의 감각을 작가는 ‘미세 좌절’이라고 명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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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에이, 그냥 익명의 독자라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배럿 박사님 혹시 구로구 근처에서 북토크 하시게 되면 귀띔 한번 주시고요! ^^
빨간리본
“ 당신 뇌의 신중한 부분에서는 그러면 당신이 곧 잘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당신은 꾹 참는다. 감정과 이성 사이에 이런 종류의 내전이 벌어진다는 것은 서구 문명의 거대 담론 중 하나이다. 이것은 당신을 인간으로 정의하는 데도 한몫한다. 합리성이 없다면 당신은 감정적 짐승에 불과할 것이다.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들어가며 2천 년 된 가정 19p,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최호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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