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은 탕감되었고,
판결은 선언되었네.
퓨리스(Furies)는 물러났고,
역병은 잦아들었네.
모든 운명이 정해졌으니;
열쇠를 돌리고 빗장을 걸어라.
이제 죽음만이 달콤하리.
교만한 소망도, 짙은 실망도
죽일듯한 증오도, 들일 수 없네.
이제 모든 게 굳건하고 단단하여;
신들조차 흔들 수 없는 과거;
아다만틴의 문으로 날아가
영원히 빗장이 내리 걸렸네.
아무도 다시 그곳에 다시-들어갈 수 없네.
그토록 교활한 도둑도,
고결한 비책을 지닌 사탄도
창문, 구멍이나 틈새로 숨어들어
묶거나 끄를 수도, 벌충할 수도 없네.
한 장을 삽입할 수도, 위명(僞名)할 수도,
완성된 것을 완성하거나 새로이 할 수도,
영원한 사실을 변경하거나 수정할 수도 없네. ”
『알렙』 에머슨, 과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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