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보르헤스 읽기] 『알렙』 같이 읽어요

D-29
그런 제작품들 중의 그 어느 것도 그에게 아름답다는 인상을 주지 않 는다.(나는 그걸 알고 있다.) 그것들은 그에게 충격을 준다. 그 것은 지금의 우리가 무슨 목적으로 사용되는지는 모르면서도 설계도에서 불멸의 지성을 엿볼 수 있는 복잡한 기계를 볼 때 충격을 받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 그런 계시, 즉 '도시' 때문에 갑자기 눈이 부시지만, 그의 눈은 원상태로 되돌아온다. 그는 그곳에서 자기가 한 마리의 개나 어린애가 될 것이 며, 그곳을 이해하기 시작하지조차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곳이 자기가 섬기는 신들과 자기가 맹세한 믿음과 독일의 모든 늪지대들보다 더욱 가치 있다는 사실도 안다.
알레프 62-63,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오. 저도 화자가 드러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는 데 공감해요. - 보르헤스는 전사의 이야기에는 역사서의 권위를, 여자의 이야기에는 '우리 할머니한테 들었는데..'의 권위를 부여했네요.... ^^ quentin님 감상을 듣고보니 영국 여자의 문명 이야기도 궁금해집니다. :) 보르헤스 작품 읽다보면 반복되는 모티프가 많던데, 제게 분류벽이 좀 있어서 비슷한 작품별로 레이블링 하고픈 욕구가 들어요;;;;;;
모든 작가가 그런 건 아니지만 보르헤스는 몇 개 안 되는 모티프를 반복적으로 썼다고 합니다. 모든 작가는 한 권의 긴 책을 쓰고 있을 뿐이라고 믿을 정도로요.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몇 안 되는 모티프로도 이렇게 여러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게 흥미롭지 않나요? 저도 엄밀하게는 아니어도 마음속으로 대강 분류해가면서 읽고 있습니다!
아마 후자 쪽의 서술이 비교적 빈약하게 느껴졌다면, 역사적 부피에 비해서 개인의 기억이 얕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뭐가 됐든 역사는 공통의 지반이자 기억이라 개인의 그것보다는 넓고 깊으리라 예상합니다. 저는 서술의 전체적인 부피가 균등한지 살펴보지는 않아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보다 저는 다른 부분이 더 눈이 갔습니다. 역사적 맥락에서 개인의 기억으로 기울어가는 지점에서 역사와 개인의 이야기가 얽히고, 보르헤스 자신의 배경이 두 이야기의 접힘선으로 작용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과도한 의무 부여일 수도 있겠지만, 뭐 소설 읽기란 게 잠정적인 결론을 읽어나가거나 엄밀한 논증 구조를 살피는 게 아니라, 독자가 그때그때 의미를 부여하고 또 때론 창조적인 불균형을 체험하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본문에서 보르헤스가 드록툴프트의 역사를 읽으면서 그런 것처럼요:)
아. 이게 뭘까 계속 생각하던 참인데 덕분에 눈이 좀 뜨이는 기분입니다. 역사와 개인의 기억.
그 여자 포로의 운명과 드록툴프트의 운명 사이에는 1,300년의 시간과 바다가 가로놓여 있다. 이제 그 두 사람은 똑같이 영원히 되돌아올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라베나의 안녕을 택했던 그 야만인의 모습과 사막을 선호했던 그 유럽 여자의 모습은 서로 상충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두 사람은 어떤 비밀스러운 충격, 이성보다 더 심원한 어떤 충격의 포로가 되었고, 스스로조차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었을 그 충격에 순종했다. 내가 들려준 이 두 가지 이야기들은 똑같은 하나의 이야기일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신에게 있어 동전의 양면이란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알렙 73-74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전사(戰士)와 포로에 관한 이야기] 이어서 얘기해보면, 문명과 야만의 대립처럼 오래된 주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오래전부터 문명이라는 단어는 문명을 벗어나는 것들, 즉 '야만'의 대칭어로서 규정돼 왔습니다. 문명의 정의 자체가 '야만'으로 칭하는 것들에 대한 야만적인 배타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이는 아르헨티나의 역사에서도 예외는 아닌데요, 19세기 스페인의 식민지에서 독립했을 때부터 아르헨티나는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식민자와 피식민자, 유럽의 이주민과 라틴아메리카의 토착민, 도시의 문명과 평원의 야만이 대립되고 있음을 소설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독특하게도 아르헨티나는 야만과 문명 중 어느 쪽으로도 함부로 경사되지 않고 엎치락뒤치락 역동성을 발휘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이 단편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야만에서 문명으로 갔던 드록툴프트의 역사, 그리고 그 반대로 문명에서 야만으로 갔던 포로여인의 이야기는 문명과 야만, 역사와 서사가 만나는 사이 공간에서 아르헨티나의 모순된 역동성을, 또 보르헤스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보르헤스인가?' 물을 수도 있습니다.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보르헤스라는 인물의 독특한 가계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보르헤스는 19세기 독립 이후 내내 혼란했던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가계를 갖고 있습니다. 보르헤스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근교인 팔레르모에서 태어나, 라틴아메리카에 사는 스페인 정복자들의 자손을 뜻하는 크리오요(Criollo)의 전통 속에서 컸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로 된 소설을 읽으면서 유럽문화에도 익숙했다고 합니다. 보르헤스의 가계적 배경 때문인데요, 군인이었던 할아버지의 핏줄을 타고난 크리오요로서, 또 영국인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 유럽적인 영향을 듬뿍 받고 자라난 존재로서, 보르헤스는 어린 시절부터 두 대륙의 문화에 모두 익숙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앞서 살펴본 ⟪픽션들⟫에 수록된 ⟨끝⟩과 ⟨남부⟩에서도 이런 영향을 살펴볼 수 있으니, 이번 기회로 다시 한번 살펴봐도 좋을 겁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따데오 이시도르 끄루스(1829-1874)의 전기~] 에고고 조금 늦었습니다. 이번 단편도 약간의 배경을 알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요, 배경을 모르더라도 큰 상관은 없지만 반만 읽은 찝찝한 기분이 들 수도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 단편은 아르헨티나의 서사시 ⟪마르띤 피에로⟫에 등장하는 동명의 주인공을 잡으러 왔다가, 되레 같이 도망자 신세가 되는 따데오 이시도르 끄루스라는 인물을 다룹니다. 서사시의 공백에 보르헤스가 나름의 상상력을 가미한, 일종의 프리퀄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합니다. 눈치 챘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단편의 주인공인 따데오 이시도르 끄루스는 이전에 다뤘던 ⟨전사와 포로에 관한 이야기⟩에 나오는 드록툴프트의 이야기를 닮았습니다. 추측컨대 보르헤스는 드록툴프트의 역사에서 서사시 마르띤 피에로를, 마르띤 피에로에서 드록툴프트를 읽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드록툴프트가 자신이 속해있던 롬바르드족을 버리고 애당초 침공하려던 라벤나를 수호하다가 전사한 것처럼, 이 작품에 나오는 끄루스 역시 마르띤 피에로를 잡으러 왔다가 심정적인 변화를 느끼고 마르띤 피에로에게 동조합니다. 이 심정적인 변화의 순간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따데오 이시도르 끄루스의 전기를 살펴보기에 앞서, 이전에 언급했던 드록툴프트가 변화하게 된 지점을 다시 한번 살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에게는 로마의 영원한 문자들로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이 새겨져 있는 단 하나의 아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런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리라. 순식간에 그러한 발견, 즉 도시는 그의 눈을 멀게 했다가 그로 하여금 다시 새롭게 눈을 뜨게 만든다. 그는 자신이 그 도시 속에서 한 마리의 개나 어린애에 불과하고, 그 도시라는 것에 대해 도대체 이해조차 못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또한 그는 그 도시가 자신의 신들과 자신이 서약한 신앙과 독일의 모든 늪지대들보다 더 값지다는 것을 느낀다. 드록툴프트는 자신이 속해 있는 군대를 버리고 라베나를 위해 싸운다.
알렙 69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아무리 길고 복잡한 운명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삶은 실질적으로 ‘단 하나의 순간’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인간이 자기가 누구인지 영원히 알게 되는 순간이다.
알레프 타데오 이시도로 크루스의 전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나는 세상이 만들어지기 전에 내가 가졌던 얼굴을 찾고 있다. — 예이츠, 「나선 계단」
알레프 타데오 이시도로 크루스의 전기, 제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내 목적은 그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게 아니다. 그 이야기를 구성하는 수많은 낮과 밤 가운데 나는 단지 하룻밤에만 관심이 있다.
알레프 69,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그는 이미 과거의 삶을 고친 상태였다. 그즈음에 그는 마음 깊은 곳에서는 행복하지 않았지만, 틀림없이 자기 자신을 행복한 사람으로 여겼을 것이었다.
알레프 7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따데오 이시도르 끄루스(1829-1874)의 전기] 트록툴프트가 자신의 동족을 버리고 라벤나를 수호하기로 마음 먹은 순간은 자기 인생 전체를 걸 정도로 커다란 전환의 순간입니다. 그런 전환의 순간이란, 부분이 전체를 압도하고도 남는 비대칭의 지점이기도 합니다. 보르헤스가 이 소설에서 설득하려는 것도 바로 끄루스가 느낀 전환의 순간이고요. 언젠가 보르헤스는 자신의 책에서 단테의 신곡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쓴 적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인생의 어느 한순간에, 즉 우리가 자기 자신과 영원히 만나는 순간에 규정되고 맙니다." 오래전부터 전통적인 의미의 소설에서 인물들은 변하거나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변화하거나 변화하지 않는 지점은 한 인물이 "자기 자신과 영원히 만나는 순간"을 보여주는데요, 생각해보면 소설은 그런 순간을 논리가 아닌 문체로 설득하는 장르가 아닌가 합니다. 거의 모든 소설에서는 이런 순간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든 그렇지 않든 그렇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본문 얘기를 좀 해보면, 따데오 이시도르 끄루스는 젊었을 적에 가우초로 대변되는 야만의 세계에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불가사의한 단절의 시간을 건너, 한 지방 경찰서의 경사로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그런 줄 모르고 살아가는 여느 사람들처럼 "가슴 깊은 곳에서는 그러지 않았지만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은 채로요. 그러다가 끄루스는 우연히 살인자 마르띤 피에로를 맞닥뜨리게 되고, 자기 운명 속에 잠복해 있었던 진짜 얼굴과 진짜 목소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끄루스는 영원히 자기 자신이 되어버리는데, 여기서 말하는 '이때'란 전체가 부분으로 수렴하는 "단 한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보르헤스가 그 "단 한순간"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해당 대목이 재밌다고 생각되어서, 네 가지 버전을 모두 살펴보겠습니다. 차례로 황병하 선생님, 송병선 선생님, Andrew Hurley의 영역본, 보르헤스의 원문입니다.
말하는 보르헤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 1994년에 첫 출간된 보르헤스 전집이 픽션 모음집이었다면 이번 전집은 보르헤스가 발표했던 논픽션을 모았다. 픽션과는 다른 매력의, 인간적인 보르헤스를 만날 수 있다.
(미래 속에 감추어진 그 근본적이고 찬란한 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자신의 원래의 얼굴을 보고, 자신의 원래의 목소리를 들었던 그 밤. 이 밤을 잘 이해하는 것으로 그에 관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보다 정확히 말해 이 밤의 한순간, 아니 이 밤에 그가 했던 행동 하나. 왜냐하면 행동들이란 바로 우리 인간들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쳤건 간에 어떤 운명도 단 한순간의 현실 속에 다 담겨 있는 법이다. 인간이 영원히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순간.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더는 아킬레스의 전설적인 이야기 속에서 무인으로서의 자신의 미래를 보았다고 전해진다. 스웨덴의 찰스 7세는 역으로 알렉산더에게서 그것을 보았다고 한다.
알렙 79-80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어느 찬란하고 중요한 밤이 미래에서 비밀스럽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밤에 그는 마침내 자신의 얼굴을 보았고,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들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날 밤, 다시 말하면 그날 밤의 한순간, 혹은 그날 밤의 한 행위는 그의 모든 이야기를 내포한다. 그것은 행위들이 바로 우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길고 복잡한 운명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삶은 실질적으로 ‘단 하나의 순간’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인간이 자기가 누구인지 영원히 알게 되는 순간이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자기의 냉혹한 미래가 아킬레우스의 멋진 이야기 속에 반영된 것을 보았으며, 스웨덴의 카를 12세는 알렉산더 왕에게서 자신의 미래를 보았다고 전해진다.
알레프 71-72쪽,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In the future, secretly awaiting him, was one lucid, fundamental night­ the night when he was finally to see his own face, the night when he was fi­nally to hear his own true name. Once fully understood, that night encompasses his entire story-or rather, one incident, one action on that night does, for actions are the symbol of our selves.) Any life, however long and complicated it may be, actually consists of a single moment⏤the mo­ment when a man knows forever more who he is. It is said that Alexander of Macedonia saw his iron future reflected in the fabulous story of Achilels; Charles XII of Sweden, in the story of Alexander.
알렙 Andrew Hurley, Collected Fictions, 222p.,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Lo esperaba, secreta en el porvenir, una lúcida noche fundamental: la noche en que por fin vio su propia cara, la noche en que por fin oyó su nombre. Bien entendida, esa noche agota su historia; mejor dicho, un instante de esa noche, un acto de esa noche, porque ios actos son nuestro símbolo). Cualquier destino, por largo y complicado que sea, consta en realidad *de un solo momento',* el momento en que el hombre sabe para siempre quién es. Cuéntase que Alejandro de Macedonia vio reflejado su futuro de hierro en la fabulosa historia de Aquiles; Carlos XII de Suecia, en la de Alejandro.
알렙 Ficciones. El Aleph. El informe de Brodie, 168p.,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각자 원하는 언어로 번역해봐도 재밌을 겁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해봤는데요, Claude와 DeepL의 힘을 빌려서 이렇게 한번 해봤습니다. "(그 명료하고 근원적인 밤이 미래에서 은밀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그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 밤, 마침내 자신의 진짜 이름을 듣게 된 밤이었다. 밤을 제대로 이해하기만 한다면 그의 역사 전체가 설명된다. 그러니까 그 밤의 한 순간, 그 밤의 한 행위로써 말이다. 왜냐하면 행위들이야말로 우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길고 복잡한 운명이라 해도 실제로는 단 하나의 순간으로 이루어진다. 바로 한 인간이 영원히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는 순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아킬레우스의 전설에 반영된 자신의 철의 미래를 보았다. 스웨덴의 카를 12세 역시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미래를 보았다."
오 다른 판본으로 보니까 재미있네요. 송병선 선생님 번역으로 읽었을 때 "~ 내포한다"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스페인어 동사 agotar, 영어 동사 encompass 로 되어있었군요. 이렇게 다 펼쳐놓고 보니 감이 더 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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