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

D-29
장수 관련 유전자는 있을법 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이라는 개념은 새롭네요 우리가 갖는 대부분의 특성이 단일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다양한 유전자가 상호작용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해석도 가능하고 성급한 판단을 경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거의 모든 이야기가 자못 흥미진진했습니다. 그동안 들었던 노화 얘기는 사람 중심의 단편적인 (그리고 때로는 상업적인) 것들이서인지 대부분의 사실이 새로웠습니다. 그린랜드 상어에서부터 일회번식, 내생포자, 플라마리아, 블루존에 이르기까지 ! 게다가 미네소타 쌍둥이 등 연구도 흥미로웠습니다.
원시 편형동물인 플라나리아는 음식이 사라지면 자신을 먹기 시작한다. (…) 상황이 좋아졌다는 판단이 서면 플라나리아는 먹어 치웠던 장기들을 복구하고 새 삶을 이어 간다. (…) 편형동물 플라나리아는 재생의 달인이어서, 절반으로 토막 내더라도 반쪽으로 각각 비참하게 죽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두 마리가 되어 곱빼기의 삶을 살아간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p.25,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배동근 옮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동물들은 급속하게 노쇠하여 목적을 이루고 난 다음 죽어버린다는 사실이 너무도 인상 깊습니다. 연어, 문어, 하루살이, 주머니쥐, 용설란까지 목적을 이루고 나면 가차없이 약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보니 더더욱 대충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hapter1 에 소개된 자연계의 장수 기록보유자들이 확실히 흥미로웠습니다. 고래가 오래 산다는 건 얼핏 알고 있었지만 해파리인 투리토프시스 누트리쿨라의 생존방식이나 초유기체 나무인 판도 등은 새롭게 알게 되어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과 유사한 방식만이 있지 않고 이 생태계에는 다양한 생존, 노화 패턴이 있다는 게 인상적입니다.
A-1. 예전에 어떤 프로그램에서 바닷가재가 껍데기 탈피만 계속하면 영생한다는 걸 본 적이 있어서 설마 했는데...설마긴 했네요. 노화하지 않을 뿐 어느 시점에서는 죽는다는 거 읽고 약간 실망했어요.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해파리(투리토프시스)에게 적대적 환경이 조성되면 폴립상태로 돌아가 시간이 거꾸로 간다는 부분도요. 인간은 적대적 환경이 형성되면 노화촉진이 오는 것 같은데 말이죠.
상대적으로 안전한 삶이 평균수명을 늘린다는 사실은 인간의 특별한 처지도 설명해 준다. 인간이 포유류 중에 큰 편에 속하긴 하지만 인간의 긴 수명을 몸집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아마 인간이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는 이유가 여기에 한몫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가능하면 인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걸 알고 있다. 석기시대에 인간을 피하지 않았던 동물들은 모두 멸종하고 말았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27p,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배동근 옮김
제목에 등장하는 해파리인 투리토프시스 누트리쿨라가 적대적인 환경이 조성되면 우산 모양의 성체가 미성체 상태인 폴립 단계로 돌아간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게다가 적대적 환경이 사라지면 과거에 성체였다는 생리적 흔적을 조금도 보이지 않고 다시 성장한다니...놀라울 따름입니다. 또한 일부 장수마을인 브루존이 연금 사기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점이 잠깐 나왔는데 그건 극히 일부가 아닐까 생각이듭니다. 물론 책에서도 증거는 없다고 언급하긴 했지만요.
A-1. 흥미로웠던 내용 유전과 환경 사이에서 각각의 기여도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쌍둥이를 추적하 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자연의 선물을 이용한다. 일란성 쌍둥이가 똑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유전적 복 제품, 즉 클론clone이라 할 수 있다. (중략) 쌍둥이 연구의 흥미로운 사례로는 미네소타 쌍둥 이 연구가 있다. 서로 다른 가정에 입양되어 떨어 져 자란 일란성쌍둥이와 이란성쌍둥이를 추적한 연구다. 연구자들은 일란성쌍둥이라 하더라도 다 른 환경에서 양육되면 결국 많은 면에서 서로 달라 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예상과는 크게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자라면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한집에서 컸다고 믿을 정도로 닮아 있었다. 쌍둥이 연구에 참여했던 낸시 시걸은 일란성쌍둥이인 제임스 루이스와 짐 스프링거를 그 본보기로 들었다. 그 둘은 40대가 되어서야 처 음으로 만났다. 하지만 그들의 지난 삶은 놀랍게도 비슷했다. 둘은 플로리다의 똑같은 해변에서 곧잘 휴가를 보냈다. 둘 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 었고, 똑같이 옅은 하늘색 쉐보레를 몰았으며, 비 슷한 두통으로 애를 먹었고, 사법 치안관 사무실 과 맥도날드에서 똑같이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한 쌍둥이는 아들 이름을 제임스 앨런(James Alan)이라고 지었는데, 다른 쌍둥이는 'l'이 하나 더 붙은 제임스 앨런(James Allan)으로 지었다. 이 정도는 약과다. 둘 다 린다라는 이름의 여인과 결혼했다. 똑같이 각각의 린다와 이혼했고, 뒤에 각각 베티라 불리는 여인과 재혼했다.(후략) p.42~44
A-1. 인간은 장수의 비결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찾아낸 자연계의 장수 기록보유자들. 그린란드 상어 390세, 북극고래 200세, 강털소나무 5000년, 미국사시나무 1만4000년 현대 인간은 이루어 낼 수 없는 수치이지만,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전에 사람들처럼 900세까지 살고 싶은 걸까? 새삼 인간의 장수에 대한 열망을 생각해본다.
인간은 모두 비슷하지만 얼마나 쉽게 늙느냐와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있어서 인간끼리의 차이도 엄연히 존재한다. p35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배동근 옮김
그와는 달리, 어떤 종이 끊임없이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된다면 미래를 계획하는 삶은 별 의미가 없게 된다. 그것보다는 될 수 있는대로 빨리 자라고,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며, 가능한 한 많은 후손을 보아서 그중 일부에게라도 가혹한 운명이 자비를 베풀기를 희망할 도리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배동근 옮김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의 출산율이 왜 높을까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신기하네요. 솔직히 하루하루가 생존위협을 느낀다면 미래에 대한 방향성과 계획을 세운다는게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큰 동물종이 작은 종보다 오래 사는 것이 사실이지만 같은 종 안에서는 덩치가 더 작은 것이 오히려 장수하기 때문이다. 즉 동종 내에서는 작은 개체가 더 오래 산다. 가령 조랑말은 말보다 오래 산다. 생쥐 중에서 장수 기록보유자는 에임스 왜소 생쥐이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배동근 옮김
키가 작으신 분들에게는 어쩌면 희소식일수도!!^^ 나도 흐뭇하게 읽었다.
한 가지 설명은 PAI-I이 세포노화라 불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늙으면 어떤 세포는 죽음과 삶 사이를 배회하는 특수한 상황에 들어간다. 바로 좀비세포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좀비세포는 평상시 하던 거의 모든 기능을 상실하며, 여기에 더해 분열하는 능력까지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죽지도 않으면서 어떤 분자를 무더기로 뿜어낸다. 이들 분자-그 중 하나가 PAI-I이다-는 조직에 손상을 주고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전적으로 노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는 생물학적 현상의 목록에 이 '좀비세포'를 올려 두기로 한다.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세월의 무게를 덜어 주는 경이로운 노화 과학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배동근 옮김
좀비는 호러물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 몸안에 좀비세포가 있다니 신기했다. 죽지도 않으면서 어떤 분자를 무더기로 뿜어낸다니 놀랍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A-2. 과거에 ‘키 유전자’ 혹은 ‘비만 유전자’ 같은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 있었지만, 실제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48쪽). 인간이 갖는 대부분의 특성은 유전적이라 하더라도 단일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수많은 다양한 유전자가 동시에 작용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컴에서는 ‘무슨무슨 유전자가 따로 있다’ 같은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옵니다. 스티븐 하이네 교수는 이런 식의 유전자 결정론을 ‘편의적 사고’라고 비판합니다. ‘무슨무슨 유전자가 따로 있다, 무슨무슨 특성을 갖게 하는 유전자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언론기사를 보신 적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힌트: ‘유전자 따로 있다’ ‘유전자 타고 난다’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많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자신의 유전자가 유방암에 취약하여 미리 수술 받았다는 이야기를 본 적 있는데, 이와 같이 암 등 질병 관련하여 유전자가 어떤 병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본 것 같고 이와 관련한 서비스를 해주는 회사도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가 한 유전자 정보에 따라 판단된 것인지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여 내린 결론인지는 잘 모르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한 유전자가 영향을 주는 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고기 머리’라 놀리지마라...수학유전자 타고 난다 라는 기사가 있네요. 어류도 수학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가 신기해요. 난수증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넓게보면 특정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서 반가운 소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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