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상사가 아니다 "너 그거밖에 못해? 지금이 시간이 모자라는데 꼭 잠을 자야 해?"라고 다그치는 사람이 내 친구일 수 없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단호하게 "나는 네 부하가 아니다"라고 대꾸해줘야 한다. 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꿈이 '지금 임금이 밀리고 추행을 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나를 위해 참으라'고 속삭인다면 결연하게 거절하라. 꿈은 동반자이지, 삶의 주인이 아니다.
<꿈이라는 친구>
: 한동안 '열정페이'라는 말로 사회초년생들의 시간과 노력을 퉁치고 가져다 쓴 적이 있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건 꿈이 없는 무기력한 청년인 것처럼..... 그렇다 꿈도 친구도 우리의 동반자이지 주인이 아니다....
<미세좌절의 시대>를 내가 읽으려고 만든 모임
D-29
거북별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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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음식과 같아서, 사람마다 좋아하는 맛이나 향이나 모양이나 색이 다르다고. 누군가에게는 더없는 풍미가 다른 이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누구에게나 저만의 행복을 정확하게 추구할 권리가 있고 그에 대해 예민하다거나 유난 떤다고 핀잔을 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우리는 서로 다른 메뉴를 먹으면서도 한 테이블에 같이 앉아 웃으며 식사할 수 있다고.
<행복을 정확하게 추구할 권리>
: 예전에는 행복의 첫 필요조건이 돈이나 사회적 인정이 아닐까 했다. 물론 충분히 우선순위의 조건들이나 어느 순간 그 조건과 함께 각자의 삶을 지배하는 저마다의 행복메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늦은 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이 행위가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있지만 , 이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깜지와 같은 벌로 느껴지기도 하겠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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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은 구조 속에 숨은 듯한데, 사회의 문제의식은 안이한 이분법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미세 좌절의 시대』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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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윤태호 작가의 '누룩미디어'가 참으로 멋지다. 예술가들의 창작풍토가 수십년째 같은 형태에서 탄생되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가장 나은 방식이어서일까? 아니면 그냥 관습적으로 그렇게 이어지는 것일까?
작가님 생각처럼 현장과 예술가들을 연결하고, 협상을 대신 해주는 전국 단위의 매치 메이킹 플랫폼이라니 참 멋진거 같다. 약간의 누군가의 마중물이 있다면 누군가는 또다시 그 걸음을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
<누룩미디어와 국립한국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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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에도 깊이를 담을 줄 아는 사람이 있다. 내가 끝내 동의하지 않는 주장이지만 경청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주제를 다양한 맥락에서 검토하고, 한 측면을 추상화하여 전혀 다른 범주에 있는 다른 사건과 유연하게 잇는 능력이 있으며, 메타인지도 확실한 사람들이다. 그런 지성과 주관에 경험까지 더해진 사람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소설가로서 나는 그런 이들을 '콘텐츠가 있다'고 표현한다. 콘텐츠가 있는 사람과 대화하면 재미있다. 대화만으로 뭔가를 배운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지만, 잠깐일지라도 덕분에 어떤 정신의 전망대에 올라 새로운 풍력을 즐기는 시원함을 맛본다.
<흥미로운 중년이 되기 위하여>
: 북토크에서 장작가님의 유명한 칼럼이라고 했는데 사실 난 이번에 책에서 처음 접했다. 요즘 나의 새로운 꿈은 지혜로운 다정한 할머니이다. 나이를 먹고 예전의 영광만 반복해 읊조리지 않고 매번 새로이 배워가며 나의 경험과 생각을 사람들과 즐거운 대화와 글을 통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의 새하얀 머리도 주름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척 좋은 칼럼이지만 나에게는 작가님의 다른 칼럼들도 좋아서 가장이라고 꼽을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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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처럼 굴고 싶지도 않고, 러다이트가 될 생각도 없는데, 나와 같은 인본주의교 신자들이 현명하게 단결할 길이 없을까.기술혁신의 에너지원인 이윤을 얻는 구조를 함께 고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어느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요즘 관심사가 뭐냐는 질문을 받고 '글로벌 공적관리 체제'라고 대답했더니 상대는 웃음을 터뜨렸다. 난 진지했는데, 세르게이 브린보다 이마누엘 칸트가 꿈꿨던 세상에서 살고 싶다.
<늦게 와주면 고맙겠어>
: '글로벌 공적관리 체제' 멋지다! 현재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는 알지만 생각도 못해 봤다. 왜냐면 그들은 왠만한 국가보다도 막대한 재력과 힘을 가지고 있으니. 그들을 상대로 이런 생각이라도 하는 건.. 왠지 그냥 어벤저스 앞에 한마리 개미가 맞서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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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학이 사회과학의 전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소설가는 때로 예언자가 된다. 도스토옙스키는 계몽사상 안에 도사린 공허를, 조지 오웰은 기술과 전체주의의 결합을 우려했다.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도전에 대해 나를 포함해 여러 한국 소설가들이 이런저런 답안을 제출할 텐데, 독자들이 애정으로 살펴봐주시면 좋겠다.
<폭력의 개념 확장과 새로운 윤리>
: 예전에 작가의 영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베스트셀러나 한번씩 사회적 반 향을 일으키는....
하지만 글을 읽다 보면 일반인들이 놓치는 부분을 예민하게 살피고 이를 알리는 모습에서 예언자의 역할을 보았다. 전에 정아은 작가님의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는 걸 보았는데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사회구조적 또는 사회 뒷면에 가려진 모습에 대해 알리는 모습이 멋졌고 앞으로도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
거북별85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영역에서 쉽게 떠오르는 일은 먼저 교육이다. 스퀼러의 궤변과 선동이 효과를 발휘한 것은 동물들이 어리석어서였다. 클로버는 알파벳을 하나의 단어로 묶을 줄 몰랐고 복서는 ABCD까지만 글자를 외울 수 있었다. 양, 암탉, 오리는 아예 글자에 관심이 없었다. 시민들이 무지할 때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은 행정가로서는 무능하지만 정치적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탁월하다. 그는 교육과 언론이 민주주의의 자양분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물리적 위협 뿐 아니라 심리적 위협을 능숙하게 활용하는데, 심리적 위협의 효과가 훨씬 더 크다. 동물들은 나중에 사실상 그의 인질이 되어버린다.
<양들의 외침, 그리고 민주주의의 내리막길>
: 조지오웰의 작품은 놀랍다. 그의 작품이 탄생되고 수십년이 흘러도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그의 글을 독자에게 쉽게 다가가지만 그의 생각을 독자에게 강렬하게 박힌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 바탕은 교육과 언론이라고 생각한다. 이 둘이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민주시민 양성이 불가능하기에 그냥 이름만 민주주의 사회가 되는 것이다. 짜장면과 짬뽕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간판만 중국집처럼.
<1984>의 빅브라더나 <동물농장>의 인간을 억압하는 체제를 보여주는 건 예언자 같다. 앞으로도 우리에게 조지오웰과 같은 작가가 계속 나타나 우리 곁에 함께 해 주기를 희망한다.
거북별85
<모던 타임스>가 나온 지 팔십 년이 넘었는데 어떤 일터의 풍경이 그대로라는 사실이 섬뜩했다. 도시락을 든 채 생각햇다. 이게 한계라고, 사람이 이보다 더 바빠질 수는 없다고. 이대로 가다간 쓰러지거나 사고가 난다고. 사람이 너무 바바지면 현재를 살피지도 미래를 대비하지도 못하게 되는데, 우리 사회 전체가 그 단계에 이른 것 같다고.
<2022년 식당 풍경과 모던타임스>
: 도시락 가게에서 정신없이 울리는 배달주문 소리. 도시락 가게의 사장은 멍한 표정이다. 예전 우리는 사장의 눈치만 살피면 되었는데 이젠 밥을 먹지 않아도 쉬지 않아도 24시간 우리를 감시하며 일을 시키는 것들이 자꾸만 늘어난다.
모던타임스의 찰리채플린이 재채기 한번에 기계장치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오늘날 기계는 사방에서 우리를 감시한다. 얼마나 더 많이 일을 시킬 수 있는지. 이렇게 정신없이 살다가는 우리는 그냥 하루하루 기계에 빨려들어가지 않도록 재채기도 참아야 하는 찰리 채플린처럼 살아야 한다.
잠깐은 기계의 알림음 속에서도 멍한 눈을 돌려 우리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우리는 해야 한다.
거북별85
인간은 자살하지 않고 살기 위해 신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때까지의 세계사는 바로 이것에 불과한 거야.
『미세 좌절의 시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악령>에서,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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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아마 앞으로도 몇 편 더 쓰게 될 것 같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 살수 있는 삶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동시에, 그 노력이 불러일으키는 긴장 상태가 일종의 축복이라는 생각도 한다.
<에필로그 살아야 하는 이유>
: 나도 항상 힘들 때 마다 그냥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없이 그냥 그냥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더 편하지 않을까 한다. 그냥 안될 때마다 외부에 탓을 돌리면서 산다면 체력도 좋지 않는 편인데 좀더 쉽게 편하게 살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나의 예민함은 또는 깐깐함은 융통성없게 나를 또다시 나의 삶으로 나를 돌려 놓는다.
항상 도돌이표의 질문인데 그냥 나의 선택으로 인한 삶이라 생각하면 덜 억울해서일까. 긴장상태의 삶이 일종의 축복이면서도 솔직히 편한 길은 아닌거 같다.
바닿늘
우와.....
(보면서 어느 부분 추가로 볼 지
참고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저는 솔직히 많이 못 읽었습니다.
세 꼭지 정도 읽은 것 같아요. ㅎㅎ;;
저도 조영주 작가님 처럼
책 잘 팔리고 있다니까
천천히 읽는걸로 하렵니다.
(있어보이네요. 종종 써먹어야지..)
거북별85
ㅎㅎ 제가 좀 간밤에 도배를 한 듯 합니다. 책수다를 떨다보면 빠져서 목소리가 높아질 때가 있는데 글로 남겨도 그렇네요...^^;;
@바닿늘님이 언급한 온라인상 광기의 감염자들에 관한 문장은 저도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도 센스있는 조작가님 말들은 좀 챙겨둘까봐요..
바닿늘
일반화에 대하여(작가의 말)
2016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그리고 몇몇 잡지에 칼럼을 백삼십 편
가량 썼습니다. 그중 구십여 편을 추려 책으로 묶
습니다.(중략)
2016년에서 2024년 사이에 저는 세상이 퇴행
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고, 새로운 미디어
기술과 선정적인 구호들(구호와 일반화는 다릅
니다)을 퇴행의 배후로 의심합니다. 새로운 기술
과 구호들은 서로 대단히 잘 결합하는 듯 보였고
저는 그 단단한 결합을 보며 무력감을 삼키거나
우울해지곤 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하
는가. 제가 의심하지 않는 몇 가지 삶의 원칙들이
있는데, 막 용기를 주는 내용은 아니지만 그래도
원칙은 원칙이어서 소박한 궁리의 기반은 되어
줍니다.
제 원칙들은 개인은 존엄하다, 세상은 복잡하다,
사실은 믿음보다 중요하다 등입니다. 칼럼을 쓰는
일이 저는 좋기도 하고 싫기도 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를 얻어 좋았지만 저의 본업이 아니
라는 고민도 했습니다. 고민이 커져 칼럼 연재를
모두 그만두었는데, 아쉬움도 밀려오더라고요.
아주 나중에, 여유가 생기고 적당한 지면을 얻으
면 또 짧은 산문들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보다 예측 가능한 세상에서 희망 찬 이야기를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_2024년 봄, 장강명
제정신으로 살기 위하여
2010년 10월 3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정
신 회복을 위한 집회'가 열렸다. 점점 상식을 잃어
가는 미국 정치의 좌우 극단 주의에 질린 시민들이
제발 제정신을 되찾자며 모인 것이다. 집회에 참여
한 군중의 규모는 이십만 명 이상이었다. 사람들은
'아무나 히틀러라고 부르지 말자' '온건파에 한표'
'국회는 일 하라' 같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미국 정치 상황을 풍자하는 코미디 공연이 열렸고,
제정신을 지킨 유명인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시상
식도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우리도 광화문
앞에서 이런 집회를 열자고 외치고픈 충동이 인
다. 올드 미디어건 뉴 미디어건 제정신이 아닌 사
람들만 가득해 보여서, 제정신인 사람이 아직 남
아 있다는 걸 그렇게라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우리는 제정신이 맞다'라고 서로 위로하고, 정신
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고 싶다.
어지간한 강단 없이는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운
세상이 오는 것 같기에 한편으로는 그런 집회를
열어서 무슨 소용이 있겠나, 고개를 젓게 된다.
'제정신 회복을 위한 집회'가 열리고 육 년 뒤 미
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 정치는 꾸준히 제정신이 아닌 방향으로 달렸
다. 정치 리더십은 증발하고, 좌파 포퓰리스트와
우파 포퓰리스트가 상대를 나치라고 비난하고,
정국은 극도로 불안정해져서 수시로 대통령 탄핵
이 언급 되고, 여론조사 결과가 툭하면 틀리는, 우
리에게도 익숙한 바로 그 방향으로.
애초에 제정신과 집회라는 두 단어는 어울리지 않
는다. 유튜브에서 2010년 당시 워싱턴의 집회 영
상을 찾아봐도 어딘지 열기가 부족해 보인다.
제정신이 있으면 차분해지니까 당연한 일이다.
괴벨스가 했다는 말처럼 대중을 열광시키는 힘은
분노와 증오에서 온다. 지금 제정신은 힘이 없고,
대중의 분노는 실체가 있다. 세계화와 기술 발전
으로 선진국에서 괜찮은 중산층 일자리가 사라지
고 있다. 기성세대는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며,
그 일자리를 만져볼 기회조차 차단된 청년세대는
자기 인생이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느낀다. 여기에
좌우 양쪽에서 분노와 증오를 증폭하는 선동가들
이 활개를 친다. 지난 십 년 사이에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는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선을 넘어, 본격
적으로 현실을 재구성했다. 그 기술의 발명가들
은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민주주의도 저널리즘도
정비례로 발전한다고 순진하게 믿었다. 그렇게
무책임한 아마추어 정치와 유사 언론이 파괴적인
영향력을 얻었다. 물론 대개 결과는 안 좋다. 그들
이 주장하는 세상은 편한대로 재구성한 가상현실
이기에 진단도 대책도 진짜 현실에 들어맞지 않는
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들의 실패는 경험과 반
성이 아니라 더 터무니없는 음모론 쪽으로 나아가
는 것 같다. 이런 퇴행이, 어떤 폭력적 파국을 거
치지 않고 저절로 멈출 수 있을까? 불길한 전망
에 사로잡히기 전에 일단 나부터 제정신을 유지
할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어쩌면 우리는 제정신
의 확산이 아니라 그 생존을 걱정해야 할 단계에
이미 접어들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몇 년간 주변
에서 제정신을 잃은 지인들을 너무 많이 봤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때에는 사람들이 우르
르 휩쓸려 나갔다. 나는 우선 제정신이 아닌 사람
들 속에 있지 않으려 한다. 동조 심리는 괴물처럼
이성을 집어삼킨다. 옆에 앉은 사람들이 입을 모
아 오답을 말하면, 길고 짧은 선분 길이 알아맞히
기처럼 쉬운 문제도 풀지 못한다.(*솔로몬 에쉬
의 동조 실험 참조.) 우리는 그렇게 쉽게 제정신
을 잃는다. 여러 심리학 실험들이 증명한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니 동창회고 인터넷 커뮤니티고
제정신이 아닌 인간들이 점령했다 싶으면 도망
쳐야 한다.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과 실시간 논쟁
도 피하려 한다. 제정신이 아닌 이들은 불리하면
링에 망치를 들고 올라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논쟁에는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다가 망치에 한
대 얻어 맞고는 제정신을 잃고 길길이 뛰는 사람
도 여럿 봤다. 그런 이들 상당수는 그대로 질 수
없다며 자기 망치에 손을 뻗었다. 이런 광기는 꼭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같다. 애초에 감염자와 침
방울이 튀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
다. 다행히 우리는 중증 감염자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사이비종교 교도를 가려내는 일과 기본적
으로 같다. 그들은 무오류를 확신하며, 선민사상
과 피해의식에 동시에 빠져 있고, 공허한 구호를
기침처럼 콜록콜록 뱉는다. 지식 정보 시대에 참
으로 아이러니한 역병이다. (2020)
바닿늘
어쩌면 지금 살고 있는 인류가..
훗날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통과한
인류로 기억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조영주
@모임 오늘은 이 방의 마지막 날입니다. @장맥주 작가님께 꼭 하고 싶으신 말씀이나 책을 읽은 감상을 간단하게 남겨주세요.
수북강녕
“ "제가 하는 일이 몸 바칠 수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다니던 부품 회사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자주 했어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이고 그 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에 제품을 납품하는 부품 회사는 현대차가 망하지 않는 한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게 내가 이 회사를 다닐 이유가 되는 건가, 회의가 들었어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일과 고통을 없애는 일은 분명히 다른 거 같아요. 앞의 것은 좋은 일이고 뒤의 것은 옳은 일이에요. 저는 옳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몸과 마음을 바칠 수 있을 거 같았어요." p.328 ”
『[세트] 재수사 1~2 - 전2권』 재수사, 장강명 지음
[세트] 재수사 1~2 -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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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미세 좌절의 시대』를 읽으면서 신에게 의지하는 것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악령』을 소환하기도 했지만, 결국 '좋은 일' 말고 '옳은 일'을 하고 싶음에 대한 마음과 의지에 대해 『재수사』의 문구도 소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옳음 '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이라고 제가 생각하는) 모임을 열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
거북별85
<미세좌절의 시대>에서 <재수사>까지~!! 책을 읽다보면 연관되는 내용이나 주제들이 씨실 날실로 엮여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재미가 있어요^^
@수북강녕님 덕분에 재수사도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도리
순서대로가 아니라 아무 페이지 펼쳐서 읽는 재미가 있었어요. 아빠랑 읽고 이야기 나누기로 했는데요. 저는 아직 덜 읽었는데 아빠는 읽고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세월호 글이 마음에 남에서 계속 맴돌았어요. 이번에 세월호 10주기였기도 하니까요. 그 외로 지금 기억에 나는 글은 작가님의 유당불내증 관련 이야기네요. 사소해보이는 일상 이야기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세대에 대한 생각과 정치에 대한 생각 등등.. 놓치고 흘려보낸 것들을 멈칫하며 다시 생각해보게 해서 좋았습니다. 야금야금마저 잘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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