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책을 보내 주셔서 감사히 읽고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책증정] <해냈어요, 멸망> 그믐에서 만나는 가장 편안한 멸망 이야기
D-29
작가와책읽기
작가와책읽기
hmmmmm 저는 안경이요....문득 시상이 떠올라 시를 한편 써 보았어요.
『 안경 』
/ 시인 안종일
쓰고 보면 맑은 풍경화
벗고 보면 흐린 추상화
누웠다 일어났다 썼다 벗어놨다
세월만 시야에서 그새 멀어지네
언제는 보이더니 언제는 안 보이고
맑은 날 알다가도 흐린 날 모르겠네
보고픈 사람도 알고픈 사람도
점점 흐려지는 순리를 따르네
그렇게 안경을 쓴 채로 눈을 감네
하지만 안경을 쓴 채로 꿈을 꾸네
쓰고 보니 청춘 풍경화
벗고 보니 황혼 추상화
우주먼지밍
(3/25~)까지 올려야 했던 늦은 댓글을 작성합니다
- 모임 참여 계기 : 책 제목과 책 소개글에 이끌렸답니다.
요새 서점가에 쇼펜하우어 열풍입니다. 소비되는 행태가 독한 조언, 뼈때리는 조언 등 자기 계발적 성향을 띄고 있긴 한데요. 아무튼 저도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을 좋아합니다.
책 소개에 ‘쇼펜하우어보다 더한 염세주의자 인류 멸망을 선언하다!’ 라고 써있는데 편집자분께서 탁월하게 뽑으신 것 같아요 흐흣
그리고 표지도 너무 귀엽습니다. 이 귀여운 표지 아래 저자는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것일까 어떤 깊고 처절한 현실적 사유가 숨겨져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환경보호 행동 경험
아 ㅠㅠ 여기선 할 말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여받은 공중 도덕과 규범 질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지키도록 하고 있는 가종 공공조례 등은 잘 지키려 노력합니다.
한편… 생각은 많이 합니다.. 지금처럼 마구마구 자연을 착취하고 개발하고 진보라는 이름으로 멀쩡한 핸드폰을 자주 바꾸고 새옷을 또 사고 사고.. 자본주의를 굴러하게 하는 우리 현대인의 생활방식이 과연 옳은가? 자연스러운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바나나
저에게 가장 많은 것도 책과 옷이요. 옷은 출근복 이외에는 새로사는 옷이 없는 편이고 출근복도 단순화 하고 있어요. 한벌 들어오면 한벌 나가기로 하고 옷을 더 늘이지 않는것을 목표로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안입는 옷들을 내놓고, 아직 멀쩡한데 싶은 옷을 제가 가져다 입는 실정이니 평상복은 새로 살 일이 잘 없네요. 가정내 재활용이니 이건 다행일까요. 최근 5년내엔 겨울외투를 한벌도 더 사지 않았다는 것에 혼자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책은...전자책으로 잘 갈아타지 못하겠어서 많이 줄이려고 해봤지만 역부족이네요. 버리려니 이런저런 미련이 남고, 버렸는데 다시 봐야할일이 생긴 책도 있다보니 더 미련을 두는것 같아요. 다른 짐을 엄청나게 줄이고 있는데 책정도는 좀 봐줘도 되지 않을까? 하며 마음이 느슨해지네요
메디치
저는 옷이나 전자 기기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데, 마찬가지로 책은 좀 많은 것 같아요. 자취생이라 어차피 공간의 한계가 있어서 이 정도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이사를 위해 짐을 싸면서 책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어요! 읽지 않은 책이 수두룩하면서도 사고 또 사고.. 멈출 수가 없네요 ㅜㅜ
그리고 추억의 물건도 너무 많아요.. 편지와 전시 리플릿, 무한 증식하는 인생네컷 사진까지..! 해외까지 여행 갈 것도 없이 추억의 물건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 두려워요.
혹시.. 혹시! 여러분 우산은 챙기셨나요? 오늘도 '편의점 우산 +1'의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처지이신 분 계신가요?!
siouxsie
책 많으면 이삿짐센터 직원분들이 엄청 싫어한다고 하더라고요...추가비용 달라고까지 한다고 하던데 괜찮으셨나요?
전 오늘 지하철에 내려서 머플러를 뒤집어 쓰고 출근하면서 왜 내 우산을 아들에게 주고 왔나 후회했어요. 더 이상 우산이 사기 싫었거든요. 다행인 건 비가 그렇게까지 많이 오지 않았다는 거네요.
메디치
책이 몇 권인지 미리 실토해두어서 괜찮았습니다...! 아주 약간의 추가금을..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메디치
오늘은 <해냈어요, 멸망>의 목차를 따라, 자신은 '부정/분노/우울/타협/수용' 중 어느 단계에 있는지 확인해볼까 합니다!
자가 진단을 위해 작가님이 써주신 각 단계 묘사!!
1. 부정 : 뭐야 무섭게 왜 이래? 그래도 설마 멸망하기야 하겠어?
- 이전과는 다른 기후의 변화를 체감하고 왠지 모를 불안을 느끼지만 애써 부정하는 단계
2. 분노 : 아니 왜 갑자기 이러냐고! 느닷없이 이러면 우리는 어쩌라고!
- 경험해본적 없는 폭우와 가뭄, 폭풍 등을 경험하고 이로 인한 사회의 물리적, 정서적 변화를 실감하는 단계
3. 우울 : 왜 하필이면 내가 사는 지금! 난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단 말이야.
- 현실로 다가온 멸망을 인지, 멸망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과 지금까지 누리던 풍요가 끝났다는 상실감을 느끼는 단계
4. 타협 : 그래 아직 뭔가 희망이 있을거야! 멸망을 늦춰보자고!
- 멸망이 다가오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늦추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모색하는 단계
늦춰진 멸망으로 조금의 여유가 생긴 인류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기적을 기대. 혹은 다가오는 최후를 의미있게 맞이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5. 수용 : 작별인사를 준비해야할 시간이군...
- 발버둥 쳐도 어쩔 수 없음을, 이미 늦었음을 인정. 마지막을 준비하는 단계
siouxsie
전 4단계입니다. 인터스텔라의 카피처럼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를 믿는.....건 아니고....어떻게든 되겠죠.
사실 평상시에는 굉장히 부정적으로 사는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만은 항상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일이 터졌을 때는 약간은 사이코패스처럼 앞뒤 안 가리고, 해결책부터 찾습니다. 다들 괜찮냐며 일 당한 사람 토닥이고 있는데, 저 혼자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더 이상 일이 커지지 않게 하려면 이런 생각 하더라고요.
그리고 일단 터지면...뭐 지구와는 사요나라할 생각이에요. 단 바라는 점은 가족과 함께 동시에 바이바이하고 싶습니다.
모시모시
저는 '타협'과 '수용' 단계 중간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개인의 변화와 시스템의 변화가 유례없는 속도로 이루어져야 할텐데... 과연 가능할까? 회의중이예요.
우리 인간은 항상 문제가 터지고 나서 수습해 온 것 같아요.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나서 반전운동을, 핵무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나서 반핵운동을... 그러나 지구가 없어지고나서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ㅠㅠ
그러나 저는 지구가 멸망한다고 할지라도 지구인으로서 저의 양심은 지키고 싶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실천에 대한 끈은 놓지않고 있어요. 어쩌면 예수님의 처형을 명하는 로마총독 폰티우스 필라투스가 손을 씻으며 '나는 결백하다.'라고 한 것과 같은 마음인지도 모르겠어요. '에라 모르겠다 근데 나 때문은 아니야...' 이런 마음?
메이플레이
저는 타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세상에 쌓여있는 쓰레기, 지구온난화를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렇다고 당장 뾰족한 수도 보이지 않고.
어쩌면 내가 사는 동안에는 멸망이 오지 않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희망을 버려서는 안되겠죠. 제발 지구의 멸망이 오지 않길 바래요. 우리 자식들이 살아갈 수 있는 미래가 있기를 바랍니다.
빨간리본
저는 분노의 단계군요.
온라인 너머에 세상이 있고 그 세상에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다는 현실..
새로운 쓰레기 소각장 설치로 시끄러운데 그렇게 쌓이는 쓰레기가 눈에 보인다면.. 솔직히 안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좀 덜 사게 되지 않을까요.. 온라인 쇼핑몰 구매는 알맹이 빼고 나면(그 알맹이도 꼭 필요한 건진.. 참..) 정말 다 쓰레기예요. 솔직히 제 자신한테 분노한다는 말이 맞을 거예요. 쇼호스트의 말재간이 재미있어 듣고 있다가 클릭,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이 마음에 들어 클릭, 지금 필요하지 않지만 나중에라도 쓸 일이 있어 거야 클릭.. 그리고선 정말 포장도 뜯지 않고 쌓아두는 택배도 종종 생기고..
정말 제정신이 아니라는 자괴감도 종종 가져요.
우주먼지밍
저는 4. 타협과 5. 수용의 단계를 오가는 것 같아요!
한편 전 5단계를 전부 거치지는 않은 것 같아요.
1.부정에서 4.타협과 5.수용으로 한 번에 넘어간 느낌입니다.
그간 우리 인간들은 우리 인간들끼리 진보를 위해 자연을 도구로, 재료료, 자원 정도로 간주하고 마구마구 착취하고 훼손하고 사용해 오다가 피부로 와닿는 위기를 느끼니 이제서야 ‘인류세’ 시기다 끝없는 ‘진보’는 환상이다, 자본주의는 틀렸다 이렇게 떠들어 대는 것 같아요. 근대 이후 철학은 실패했고 근대 인간의 정신은 뜯어고처야 한다… 등등 진중하신 사상가나 철학가 분들께서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_+;;;
윤씨아저씨
책에도 썼었지만, 우리 인간이 원숭이와 다른 점이 과연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과연 진화가 이뤄지기는 한 것일까? 법과 질서, 강력한 처벌이 없다면 인간은 하루아침에 다시 원시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원숭이처럼 아무 곳에서 아무렇게나 싸우고 폭력을 행사할 것이고, 살인과 강간, 약탈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만연할 것입니다. 물론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도 많겠지만 결국 누군가의 압도적인 폭력 앞에 무너지고 지배당하겠죠.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속 모습처럼 원시사회로의 회귀는 순식간에 벌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진화했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지만 ‘인간의 진화’가 아닌, ‘기술만의 진화’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메디치
위 문장들을 보시고 본인은 지금 어느 단계의 감정을 지나고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마지막 '수용'의 단계에 이르러 책 한 권을 써내신 @윤씨아저씨 윤태진 작가님의 소감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화제로 지정된 대화
메디치
모임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실천적인 이야기와, 어쩌면 가장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동시에 해보도록 하죠!
환경 보호는 이제 확실히 개인의 차원보다는 기업 정도의 스케일은 가져야 할 것 같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자본주의의 논리에서 멀어질 줄을 모르고 최저비용 최대이익을 고수하며 변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그래서 '총공'이라는 개념으로 두유의 빨대나 통조림 햄의 플라스틱 뚜껑 등을 모아 기업에 보내는 활동도 존재하는데요,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지, 또 어떤 기업에 어떤 요구를 해야할지 경험과 아이디어를 나눠봅시다!
모시모시
“ 2021년도 전국 폐기물 발생 현황 통계를 보면 사업장배출시설계 폐기물 43%, 건설폐기물 42.5%, 생활폐기물 8.5%, 사업장지정폐기물 3%, 사업장비배출시설계 폐기물 3% 순으로 나타난다. 다시 말해 개개인의 인간이 만들어내는 폐기물의 양은 전체 폐기물의 10%가 안 된다는 얘기다. 나머지 90%가 넘는 물량은 기업들의 책임인데, 우리가 재활용품을 죽어라 분류하는 것보다 기업에 폐기물을 줄이도록 압력을 가하는 일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해냈어요, 멸망 - 언행불일치 지구인들의 인류 멸망 보고서』 윤태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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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이 부분 읽고 폐기물 문제는 진짜 내가 조물조물 줄여봤자 안 되겠구나 싶더라구요. 제일 큰 부분 중 하나인 건설 폐기물 쪽이라도 규제 같은걸로 뭘 어떻게 하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맥락에서, 과학자들이 물리 법칙을 거슬러 어떤 물질을 진정한 '무'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줬음 좋겠어요. 쓰레기들을 태우거나 묻거나 하지 않고 쨘 없애버릴 수 있음 좋겠네요.
빨간리본
저희 동네에 있는 죽집은 코로나 이후로는 아예 홀 손님을 받지 않는 배달전문점으로 바뀌었어요. 배달음식 먹기보다 바로 만든 음식 먹기를 더 좋아하는 이유가 음식을 먹은 후 뒷처림도 싫고 발생하는 쓰레기도 싫어서이긴 한데.. 여긴 방법이 없어요. 그렇다고 가끔 한 번 먹자고 죽을 끓여먹기란 더 .. ㅎㅎㅎ(제가 끓이면 맛이 없거든요).
그래서 죽집에서 가져온 용기랑 종이백은 다 모아두었다가 가져갔더니 종이백은 받는데 용기는 안 받는다 하시더라고요. 재활용처리장에서 녹여서 어쩌구 하느니 깨끗하게 씻어서 가져갔고 용기도 한 번 사용한 거라 짱짱해서 다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가져갔는데 말이죠.
재활용이라고 플라스틱, 종이 등등 다 분리수거한다고 어떻게 재활용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ㅇㄹ
저도 냄비까진 아니어도 그 가게에서 포장할때 준 전자레인지 이용 가능 플라스틱 용기를 세척해서 가져갔는데, 위생상의 이유라며 그냥 새 통에 포장해주는 가게도 있더라구요..! 아쉬운 마음이 들며 그 가게에서는 되도록 매장 식사만 하는것으로...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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