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D-29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안개처럼 뿌연 안개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땅굴이란 이야길 들었을 때 북한군의 땅굴보다는 하마스의 땅굴을 떠올렸어요. 이스라엘군이 바닷물을 퍼부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거 같은데 그 이후로는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서 기억이 없네요. 왜 하필 젤리 같은 식감의 소재를 선택했을까 생각했습니다.
단순 알약보다는 젤리가 좀 더 모호한 느낌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씀주신 것처럼 알약이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거 같기도 하네요. 젤리라고 하니 어쩐지 꿀꺽 삼켜버리는 알약보다는 입 안에 그 이물감을 더 머금고 있어야할 거 같고 식감부터 시작해 맛까지 연쇄적으로 확장되었던 거 같습니다.
3-1. 75p의 제목을 자세히 보면 폰트 때문인지 글자의 특성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땅과 굴지기가 미묘하게 띄어쓰기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땅굴지기인지 땅 굴지기인지 아무 이유 없이 염두에 두고 읽었고요. 결국 재헌이 안개였을까요? 마지막 정신차리란 말은 규식이 자기 자신에게 한 말이겠죠? 앞의 세 작품에서도 의식이 지배하는 방식에 따라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도박과 사이비 종교 등 인간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것에 대해 작가님의 탐구정신이 엿보였는데, 이번에도 땅굴 속 유령? 귀신?에 대해 밝혀진 결론은 없지만, 생각할 여지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환경이 계속 파괴된다면 저런 일도 일어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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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인간을 속이는 건 어떤 의미로 매우 간단하거든요. 세뇌를 시키거나 공포를 조장하거나."
그러니 귀를 기울여 P.106, 김은우 지음
우리가 믿고 의식하면 존재해요. 의식이 모든 걸 결정한다고요. 이 세계도 결국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에 지나지 않아요.
그러니 귀를 기울여 107쪽, 김은우 지음
현실은 의식의 구조물이에요. 견고하지 않다고요. (...) 우리가 믿고 의식하면 존재해요. 의식이 모든 걸 결정한다고요. 이 세계도 결국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에 지나지 않아요. 보세요, 윤곽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잖아요.
그러니 귀를 기울여 107, 김은우 지음
안개는 일종의 홀로그램이에요. 피사체에 부딪혀 반사된 간섭무늬 같은 거요.
그러니 귀를 기울여 p108, 김은우 지음
3-2. 96p 죽어도 나을 게 없는 삶이긴 했으나 죽을 용기는 없었다. 106p "인간을 속이는 건 어떤 의미로 매우 간단하거든요. 세뇌를 시키거나 공포를 조장하거나." 107p "우리가 믿고 의식하면 존재해요. 의식이 모든 걸 결정한다고요. 이 세계도 결국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에 지나지 않아요. 보세요, 윤곽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잖아요."
노동에 의심과 사유를 곁들이지 말게. 기계적인 반복과 성실만 필요할 뿐이야
그러니 귀를 기울여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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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 ● 함께 읽기 기간 : 4월 5일(금)~ 6일(토) 3기 비욘드 북클럽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가네요. 북클럽은 다음 주 금요일인 12일까지 열려 있습니다. 아직 초반에 머물러 있는 분들도 있으시지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일주일이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책이 두껍지 않아 그 안에 충분히 읽으실 수 있습니다. 북클럽 끝나기 전 제가 진도 체크 문자도 다시 보내드릴게요. 이 작품에서는 ‘드림 패키지’와 ‘반짝이 가루’가 등장합니다. 드림 패키지는 삭제된 기억을 되살리는 상품이에요. 반짝이 가루는 사람이 환각에 빠져들도록 강한 자극을 주는 전자기장 마약류로 그 후유증으로 기억이 사라질 수 있고요. 하나는 기억을 살리고 다른 하나는 기억을 없애고,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 것이지요.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설정들은 다른 작품에 비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만들어낸 증강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생각나기도 하네요. 주말 동안 네 번째 작품 함께 읽어요.
이번 편도 구성과 소재가 너무 흥미로웠어요 한편의 단편영화 같네요
감사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4-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만약 이 책의 작품들 중 영상화가 된다면, 이번 작품이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인경이 글라시스캡을 통해 보는 장면들이 제 눈앞에서도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의 박진감과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 덕에 생생한 감각으로 읽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마지막 장면인데요, AR의 세계가 현실세계에 간섭을 일으키고,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구조가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당신 때문에 아이가 되살아났잖아. 기껏 죽여놨는데."라는 문장에서, 아이가 누구일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남자가 살해한 이복동생인지, 보육원에 있던 화상 흉터가 있는 아이 때의 자신인지 말이죠.
오 당연히 이복동생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의 자신이라고 생각해봐도 재밌네요!
범인을 안쓰러워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식이 하나냐는 질문에 다르게 대답했더라면 다른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쓸모없는 기대가 여전히 있군요... 가상에서 꼬리가 밟혔음을 현실에서 느끼고 도망친 것으로 이해했는데, 어쩌면 단순히 도망치다가 우연히 사고가 난 게 아니라, 체포되어서 정체가 드러나는 것에 대한 공포 때문에 부러 죽음으로 도망친 것일까 싶기도 해요. 시간이 일직선이 아니고 그냥 식빵 한덩이 같은 것인데 그냥 잘린 단면을 우리가 시간순으로 이해한다는 이론을 흥미롭게 들은 적이 있는데(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가상과 현실이 연결되어 있다면 닮은꼴 식빵 두덩이가 함께 만들어지고 잘린다는 상상을 하게 돼서 재밌네요.
식빵 이론은 저도 너무 흥미롭게 봤습니다. 시간에 관한 이론은 재밌는 것이 정말 많지요 ㅎ
현재 병렬 독서로 읽는 책도 비슷하게 이란성 쌍둥이 인데 남자인 이플은 수녀원에 버려지고 여자인 이슬은 엄마와 살게 되는데. 남겨진 이슬도 버려진 이플도 아픔과 상쳐로 성장해요.. 다행이 결말은 해피앤딩이긴 하지만요.. 안타깝게도 남주가 엄마에게 버려졌더라고 수녀원에서 공유된 사랑일지라도 사랑을 받고 자랐다면.. 이런 슬픈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에 기껏죽여놨던 아이가 살아났다니.. 저는 남주 본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어린아이때의 과거로 돌아갔다면.. 힘들겠지만.. 좀 더 올바른 어른으로 자라. 나중에 다른 상황으로 이복동생을 만나. 또 다른 삶의 결말을 맺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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