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D-29
모든 것의 근본적 실체를 의심하다 보면 내 슬픔에도 근본적 실체가 없어지는 기분이 드는 거야
그러니 귀를 기울여 김은우 지음
이 모든 게 다 정교한 홀로그램일지도 몰라.
그러니 귀를 기울여 p.12, 김은우 지음
나는 성훈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다. 우리의 슬픔은 근원이 명확하다는 것을. 태어날 때부터 친부모에게 버림받았으며, 이 애정의 결핍이 슬픔과 고통으로 자랐고, 이제는 특정할 수 없는 형태가 되어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까지 지적해주고 싶었다.
그러니 귀를 기울여 p.25, 김은우 지음
비록 치졸한 방식일지언정 불행에 잠식되는 것보다야 나을지도 몰랐다. 어떤 방식으로든 삶을 지탱해주기만 한다면야.
그러니 귀를 기울여 p.34, 김은우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주말 휴식 ■■■■ 오늘과 내일은 휴식 시간을 간단히 가져볼게요. 아직 책을 읽을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으신 분들은 주말 동안 편히 쉬시고 다음 주부터 함께 하셔도 좋습니다. 다음 주가 개인 스케줄로 꽉 찬 분들은 오늘 같은 때 미리 읽어두면 참 좋겠죠? 모두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2. 당신의 선택이 간섭을 일으킬 때 ■■■■ ● 함께 읽기 기간 : 4월 1일(월)~ 2일(화) 새로운 달 4월이 시작되었어요. 이제는 완연한 봄의 기운도 물씬한데 4월의 첫 날 어떻게 맞이하고 계신가요? ‘간섭현상’을 지식백과에서 찾아보았습니다. 간섭현상이란? 물리학의 개념으로 두 개의 파동이 한 점에서 만났을 때 서로 소멸되거나 보강되면서 새로운 파장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하나, 교육훈련 영역에서는 학습이나 기억에서의 경쟁적인 연상들이 상호 갈등을 일으켜 학습이 기억되는 데에 영향을 주는 형태를 의미한다. 두 가지 형태의 간섭이 있는데 첫째는 훈련을 받기 전에 이미 습득하여 알고 있는 정보 때문에 새로운 학습 자료의 기억이 방해를 받는 형태이고, 둘째는 훈련을 받고 난 후에 새롭게 습득하게 되는 정보 때문에 훈련을 통해 습득한 내용의 기억이 방해를 받는 형태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거대한 간섭현상이 아닌가 싶어요. 나의 선택이 당신의 다른 결정을 유발하고 당신의 그 행동이 또 누군가의 다른 선택을 만듭니다. 비욘드 북클럽 활동이 책 커뮤니티 안으로 또 밖으로 긍정적인 간섭 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하는 아침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실은 주인공이 살고있던 현재조차 형이 어느 시점에 바꾸어놓은 현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ㅋㅋ 당신의 선택이 간섭을 일으킨다는 행위가 초현실적인 힘의 결과인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듯합니다. 소설에서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 과거에 개입해 현재를 바꿨습니다. 이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현실에서도 현재에 개입해 미래를 바꿀 수는 있어요. 과거에서 바꾸는 현재와 현재에서 바꾸는 미래, 두 가지가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는 결국 같지 않나 싶습니다. 주인공이 과거를 바꿨을 때 현재가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함부로 예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요. 말이 길었지만 결론적으로는, 굳이 과거를 바꾸는 기적을 바랄 필요 없이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현재의 개입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개입이 정말 내가 하는 개입, 즉 내 자유의지인지에 관한 의문도 남아있습니다만ㅋㅋㅋㅋ 결국 우리가 하는 선택은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일어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지 않은 길을 걷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생각하면 자유의지라는 것도 덜 거창하게 느껴집니다. 우리의 선택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여러 세계 중 하나의 세계를 걷도록 하는듯한... 소설에서 나오는 슬롯머신과도 비슷한 것 같은데, 머신이 돌아가는 순서 같은건 이미 다 정해져있고 우리가 선택하는 건 멈추는 순간 뿐이지만 우리는 그 사소한 결정권 하나에만 의지해 모험을 하니까요. 물론 진지하게 자유의지를 고민하자면 그 선택 순간까지도 우리의 의지가 아닐 수 있다는 게 문제지만ㅠ 그렇게까지 생각하면 너무 암울하니까 일단은 여기서 멈추려고 합니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현재조차 형이 어느 시점에 바꿔놓은 거라니, 더 나아가 생각하시네요. 그렇게 썼어도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민코프스키의 4차원 공간'과 같은 처음 접하는 내용이 있어, 검색도 하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도 찾아 시청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서로의 시공간이 달라도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평행이론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민코프스키의 4차원 공간 이론도 흥미롭더군요.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읽으면서, 게임이나 도박 관련해서는 <오징어 게임>을 시간과 선택의 문제에 관해서는 영화 <컨택트(Arrrival)>(드니 빌뇌브, 2017)가 연상되었습니다. 컨택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손등의 거북 모양의 흉터가 형인 고건형의 것이었다가 동생 고건우의 것이 된 점이었는데, 말 그대로 "시간이 구부러져 벌어지는 일" 그리고 간섭현상의 명확한 증거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존재, 선택과 간섭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 흥미로웠습니다~
카드게임 방식을 몰라서 게임 설명하는 부분에 어떤 복선이 있다면 놓치고 가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리고 ‘조’는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하더라고요.ㅎㅎ 카지노에서 남자를 따라가는 순간부터 잔뜩 긴장한 채로 읽은 것 같아요. 탄광 철길 따라 아래로 내려간 이후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애를 좀 써야 했지만, 이미 경험한, 지나쳐온 어떤 상황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의 기회(자유의지)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를 상상해보게 되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결론은 ‘지금 여기’에 충실히 살자로 귀결되지만요.^^
카지노의 시계, 웜홀을 떠올리게 하는 탄광, 파동, 타임 슬립 등 스토리에서 풀어야할 과학적인 명제들을 선별해서 키워드로 분류하고 이후에 여기에 맞춰 인물과 사건, 배경 디테일을 채운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작중 화자의 형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흥미롭더군요. 아버지처럼 어딘가 줄이 아예 끊겨버려서 몰락해버린 캐릭터도 아니고 적당히 타락하면서도 어떤 밸런스를 갖추고 있는 존재로 느껴졌습니다.
카드 게임방식을 좀 알았더라면,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저한테는 조금 아쉬웠어요. 생을 살아가면서 인생에 중요한 변곡점 같은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대학진학때 학교나 학과 선택, 첫 직장지 선택, 결혼 등등.. 그런 일련의 선택의 결과가 현재의 나인데.. 과연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여전히 그래도 현재의 나일까.. 아니면 지금이랑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나일까.. 아니면 완전히 생각지도 못한 나일까.. 라고 생각할때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구부러진다면.. 그 때의 나는 어떤 나일까.. 책 읽으면서.. 오랜만에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였습니다. ~
첫번째 소설에 이어 이번엔 도박장이 배경이네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소재를 디테일을 살리시는지 신기했어요 다양한 경험을 하신 건지 단편소설을 위해서도 자료 조사를 많이 하시는지 다음 소설은 어떤 소재로 그리실 지 기대되네요 지금까지 공통점이라면 어딘가 소외된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으셨던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생각해볼만한 문장이 있었어요 세뇌로 인한 선택도 자유의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관련 책을 찾아 읽고, 나머지는 상상력으로 채웁니다. 간혹 한두문장을 위해 여러 권을 찾아볼 때도 있습니다~
2-1. 위에도 어느 분이 쓰셨는데, 저도 형과 동생의 의식이 사실은 바뀌어 있는 것 아닌가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사실은 예전에 형이 윤수의 아버지를 죽였던 사실도 있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고요. 그런데 왜 마지막엔 형이 없는 세계가 되었을까요? 이래서 SF는 매력적입니다. 큐브 맞추기처럼 이렇게도 생각했다 저렇게도 돌려봤다...근데 제가 큐브를 단 한번도 맞춰 본적이 없어서요. 그래서 SF가 재미있긴 한데, 뭐 하나 맞히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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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모든 것이 나에게는 환상으로 여겨지고 오직 한 가지에 대해서만 뚜렷한 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의 의지가 한 세계를 통과하는 가공할 만한 징후였다.
그러니 귀를 기울여 74쪽, 김은우 지음
모든 것이 나에게는 환상으로 여겨지고 오직 한 가지에 대해서만 뚜렷한 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의 의지가 한 세계를 통과하는 가공할 만한 징후였다.
그러니 귀를 기울여 p.74, 김은우 지음
세계는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합성되니까요.
그러니 귀를 기울여 p72,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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