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D-29
책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라고둥에 곁들어진 그러니 귀를 기울여 타이틀 표지가 담백하게 잘 담겨있네요.
이렇게 책 포장해서 보내 주신 건가요? 저 포장지 뜯기 너무 아까워서 그대로 빼서 책상 서랍에 넣어 뒀습니다. 정말 예쁘고 정성스러운 선물입니다. 저 근데...ESFJ-A 사교적인 외교관인데...F는 뭔가요? 저에게 MBTI는 I와 E만 구분되고, 나머지는 시아파와 수니파 만큼 기억도 안나고 이해할 수도 없는 알파벳이네요 ㅎㅎㅎㅎ
@siouxsie 안녕하세요, 무무책방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포장지가 <그러니 귀를 기울여>와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ㅎㅎ 좋아해주시니 무척 기쁩니다. F는 감성형으로 알고 있어요. 작업할 때 저자와 편집자의 성향이 반대여서 상호 보완 느낌이 있었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성스레 예쁜 스티커와 함께 띠지도 둘러주신 무무책방! 감사합니다~ 책 잘 받았습니다~
@지혜 함께 읽기에 참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1. 그곳에 살고 있다 ■■■■ ● 함께 읽기 기간 : 3월 28일(목)~ 29일(금) 비욘드북클럽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독서모임인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전혀 어렵지 않으니 부담갖지 마세요. 순서는 이렇습니다. 작품을 하나씩 읽고 잠시 생각을 정리해 주세요. 그런 뒤 저의 질문에 답변을 편히 남겨주시면 됩니다. 같은 작품을 읽고 나와는 다르게 느낀 멤버들의 솔직한 감상 읽기는 북클럽의 또 다른 재미입니다. 함께 읽기에는 정답이 없어요. 책 읽기, 특히 문학에는 더더군다나 정해져 있는 답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읽고 쉽사리 휘발되버리는 우리의 감상과 느낌을 그 순간 캐치해서 적어가는 것이 우리 북클럽의 목적입니다. 그래서 북클럽은 열려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어요. 느낌과 감상은 지금 이 순간, 한 달 뒤, 일년 후가 다 다르거든요. 내 생각을 솔직히 나눠야 다른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요. 그러한 신뢰가 바탕이 되면 조금씩 조금씩 더 속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 북클럽은 더욱 더 재미있어 집니다. 모호하면 모호한 대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대로 다 괜찮습니다. 그 모든 감정이 다 오롯이 내 것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1-1.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로웠던 내용이나 인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저는 주인공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에요 처음엔 왠지 심리 묘사가 섬세해서 여자 주인공이구나 생각할 만큼 심리를 잘 따라가는 점이 좋았어요 그냥 하루치 일기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다음편도 기대되네요
저는 유난히 어린아이들이 당하는 아동폭력에 민감한 편이라,,,, 매체에서 그런 내용이 나오면 회피하는 편이예요.. 그런 뉴스를 보면 몇날 몇일을 그리고 몇달동안 부지불식간에 그 내용이 떠올라서요... 이번편은.. 예상치 못하게..그런 내용을 읽게 되어서.. 마음이 아픈 내용들로 가득 찬 거 같습니다. 짧은 내용이지만 주인공이, 그래도 현재의 불행을 떨쳐내고 새롭게 삶을 단단히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가 저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특히, 유령이 나오는 폐건물이라는 공간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거기서 많이 죽었어."라는 쑨의 말 때문에, 그곳에서 무슨 나쁜 일이 벌어질까 하는 궁금증과 조바심을 가지고 읽어나갔는데, 마지막에는 죽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폐건물에서의 대화 후 돌아오지 않은 쑨도 그리고 대중목욕탕을 가게 된 화자도 결국 '거기서 죽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홈리스로서의' 쑨과 화자의 죽음인 것이죠. 거기서 죽은 자들 즉 수은을 본 쑨이나, 성훈을 본 화자는 더 이상 홈리스로서의 삶을 지속할 수는 없었다고 보입니다. 새로운 삶을 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화자의 표현으로는 "몸을 움직"인 것이라고 보입니다. 홈리스의 세계에선 누군가 어느날 보이지 않으면, 흔히 죽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물리적인 죽음이 아닌 비유적인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죽음, 다시 말해 홈리스의 삶이 아닌 새로운 삶으로의 탄생을 이끄는 죽음은 다른 곳이 아닌 '거기'에서 가능했는데, 거기가 추위를 피할 수 있기에 훌륭한 것은 물론이고 몸을 누일 수 있는 소파까지 있는 곳이므로 그들이 삶의 피곤을 잠시나마 풀어놓을 수 있었던 까닭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쑨과 화자가 거기에서 수은과 성훈의 유령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누굴 기다리며 웃고 있는 수은을 본 쑨이나, 야자수를 가리키는 성훈을 본 화자가 어제와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수은이 쑨을, 성훈이 화자를 새로운 삶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 흥미로웠던 인물은 성훈이었습니다. 자신이 겪은 굴곡진 삶과는 대조적으로 모든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그의 해탈한 듯한 태도와 하이데거, 칸트를 언급하며 세계에 대한 통찰을 가진 그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한편, 화자가 늘 성훈을 추억할 만큼 고단한 화자 곁에 성훈이 있어서 그에게 고맙기도 했습니다.
1-1. 뉴스에서 많이 들었던 아동학대, 폭력, 방치 등등..짧은 이야기에 많은 것들이 담겨 있네요. 세 등장인물 중에 딱히 흥미로운 등장인물은 없었지만, 상황이 귀신보다 무서운 상황이라 폐건물에서 잠이 들었어도 주인공에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아닐까요? 전 호러영화나 귀신을 정말 무서워해서 그 어떤 것도 영상으로 보지 못하는데, 아들이 미세한 불빛이라도 있어야 안심하고, 잘 때 꼭 안아 달라고 하는 것을 보며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 어떤 귀신이라도 물리쳐야겠다는 근거없는 용기가 불끈불끈 솟고요. 공포심이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에 용기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ㅎㅎ 성훈이 주인공에겐 형제같은 존재라 나타났어도 무섭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좋은 일 하다 죽은 거라 깨끗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 같고요. 원한은커녕 내가 아이들을 구했다는 마음으로 저 세상에 갔을 테니까요. 왜 세상의 행불행은 한쪽으로만 쏠리는 걸까요....누가 도대체 이런 세상을 만든 걸까요....
언제부턴가 자연 과학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양자역학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있습니다. 양자역학의 모호함을 상업적으로 활용한 온갖 자기 개발서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일 수 있을 거 같고요. 책의 뒷표지에 실려있는 작가의 말에 마침 양자역학과 평행우주가 언급이 되어있어서 순간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곳에 살고 있다의 양자역학의 풍미는 즐기기에 충분한 거 같더군요. 목차의 다음 단편으로 넘어갑니다.
덕분에 책 받아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바로 어제 읽은 소설 '뜨거운 유월의 바다 중독자들'에서도 유령의 존재를 허수로 표현하는 해설이 실려 있었는데 이 단편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있어 반가웠어요. 부모에거 버림받았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존재가 부정당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 맘이 아팠습니다.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의미를 부여받고 스스로 증명해야만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성훈은 인정받고 싶어서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증명했고 이제 존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정확히 그 증명 때문에 더이상 존재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유령이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존재하되 존재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된 거죠. 여담이지만 수은이라는 이름을 된소리로 부르게 된다는 말에 주인공이 외국인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어요ㅋㅋ
외국인은 전혀 생각지 못했어요. 너무 재밌는 해석이에요 ㅎ
‘자립준비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보호 종료되어 혈혈단신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도 결코 녹록지 않겠지만,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은, 깊은 상처를 마음에 새기며 살아온 아이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유령? 환영?으로 만난 수운과 성훈이 모두 웃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현실 어딘가에 있을 ‘쑨’들과 ‘나’들이 덜 고단하기를 기도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1-2.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나보다 더 못한 처지인 사람을 보며 안도하는 것, 비록 치졸한 방식일지언정 불행에 잠식되는 것보다야 나을지도 몰랐다. 어떤 방식으로든 삶을 지탱해주기만 한다면야.
그러니 귀를 기울여 p. 34, 김은우 지음
우리가 광속으로 움직일 수만 있다면 몇 걸음만으로도 서울 일대를 가로지를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 공간에 객관적 특성이란 없는 셈이지. 시간도 그러하고.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의 근본적 실체를 의심하다 보면 내 슬픔에도 근본적 실체가 없어지는 기분이 드는 거야.
그러니 귀를 기울여 24-25쪽, 김은우 지음
뭐,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런 거겠지. 파장이 맞으면 간혹 눈에 띄는 거고.
그러니 귀를 기울여 28쪽, 김은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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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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