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은 하나
서로 동떨어진 장소와 세계와 시간에 살아도
마치 본래 한 몸이었던 것 같은 사람의 생활을
작가들은 그리는 걸 즐기며 잘하는 것 같다.
몸은 여럿이지만 정신과 영혼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장소와 시간을 달리해 여기저기
유비쿼터스 (Ubiquitous)하게 산재해 있다.
그들의 몸은 여자, 남자, 노인, 어린애를 가리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를 그리워하고 응원하고
막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다 같이
현실 세계에서 이해받지 못해 외롭다는 것이다.
이것은,
몸에서 영혼이라도 분리해 다른 세계에서,
현실에선 느끼지 못하는 자기만의 충만과
행복을 누리고자 함이다.
해변의 카프카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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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이나 해변의 카프카처럼 꼭 세계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에 대한 것을 적는 게 아니라 일본 내에서 움직이는 것을 적는다. 그건 다행이다. 일본을 더 알 수 있어서. 일본 문학을 계속 접하니 일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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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엔 공부를 좀 하면 서울대보단 육사를 가려고 했다. 지금은 검사가 되려고 한다. 인간은 참 생각하는 게 아주 저렴하다. 나도 한때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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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 상대적 불행을 겪는다. 그래서 국가가 할 일은 이런 상대적 불행을 겪지 않도록 불합리하게 이익을 많이 갖고 가는 자의 것을 거둬들여 그 밑의 사람들에게 같이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래야 덜 불행하고 자살도 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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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판치는 세상
지금, 괴물들이 판을 치고 있다.
트럼프가 다시 등장할 것 같고, 푸틴은 우크라이 나와
전쟁하면서 종신 집권하려 하고 시진핑도
독재를 위해 개방이 아닌 폐쇄로 돌아선 것 같다.
오직 자신의 영달 하나를 위해 나라 하나 망하는 것에
눈도 깜짝 안 하는 같다.
이들을 끌어내리지 않는 그 나라 국민이 이해가 안 간다.
바보들만 모였나?
하긴 한반도 북쪽에서도 무슨 재벌도 아니고
대를 이어 해먹고 있으니 말하면 뭐 하나?
가자 지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들이
굶어 죽는데 인권을 중시하는 선진국들이 외면하고
발 벗고 나서는 나라 하나 찾아볼 수 없다.
이미 그들도 괴물들에게 물들어서 그러나?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총선 승리만 위해
선거 중립은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대통령이 뜬구름 잡는
난개발을 지방을 순회하며 남발하고 있다.
미래에 희망을 심어주고 신뢰를 주는
지도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다.
세상은 이미 괴물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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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이념 때문에 이런 꼴이
이념이, 사람을 죽이고도 뻔뻔하다.
오히려 당당하다.
전쟁에서 서로 죽이는 것하고 같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아주 거룩하고 위대한 용단으로 친다.
오히려 그렇게 안 하는 사람을 용기 없다고 비난한다.
일본은 그런 전범들을 기리기 위해
신사를 따로 만들어 모시고 있다.
그런 이념 속에서 자기주장을 펴다 개죽음을
당한 사람은 또 얼마나 많나?
공산국가에서 독재가 생기면 그런 독재에
저항하다 죽임을 당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소련 스탈린, 캄보디아 폴 포트,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인간의 편협한 생각이 다른 인간을
죽이는 게 반복되고 있다.
다른 생물이나 같은 인간에게도 악을 행하는 인간은
그럴 거면 가능한 한 속히 사라져 주는 게 유일한 답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이런 걸 없애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에게만 있는 마음의 작용 때문이다.
인간이 사라져 줘야 이 마음의 작용도 같이 멈춰
이 지구와 우주와 다른 존재들,
인간 자체에도 모두가 이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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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노천 온천이 발달하고 마 사지가 발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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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가장 평온하고 기분 좋았던 장소로 내가 가는 중이면 반드시 잠이 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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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곳이 세 군데 있으면 좋다. 우선 외부로 알려도 좋은 곳이다. 이것은 신구들이 봐도 되는 곳이다. 한 곳은 식구들이 못 보는 곳이고 그래서 더 노골적인 내용을 쓸 수도 있는 곳이다. 또 한 곳은 가장 개인적이고 은밀해서 남에게 절대 밝힐 수 없는 것으로 쓰는 곳이다. 이런 무기가 있으면 거의 스트레스를 안 받고 생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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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일본은 AV도 소설도 여자가 성욕이 왕성한 거로 잘 나온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성문화가 발달해서 그런 면도 없지 않지만 그런 것보단 과장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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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이성 간의 섹스가 그 발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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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계속 쓰는 게 내 일이다. 이미 출판사에 넘기고 편집하는 걸 오탈자를 수정해 달라고 하는데 그것도 귀찮고 이미 쓴 글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고 새로운 글만 계속 쓰고 싶다. 그리고 지금 쓰는 글이 가장 잘 쓴 것 같아 빨리 공개하고 싶고 그것이 또 다른 글을 쓰고 있으면 지금 글보다 항상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여간 지금 하는 게 가장 잘하는 것 같고 이미 지나간 것은 뭔가 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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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의 사랑
남자는 잘 안 고쳐진다.
고쳐서 사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인간을
골라야 한다는 말이 거기서 나온 것이리라.
그러나 여자는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기 자식을 위해 어느 정도 자기 기질과는 다르게
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건, 여자가 주변 환경에 따라 더
잘 변하는 것을 보여 주는 한 예일 것이다.
확실히 주변 변화와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그녀를 위해 자기를 당장 고칠
것처럼 말하지만 결국 사랑의 묘약(妙藥)이 떨어지면
본래의 자기로 돌아간다.
그리고 여러 여자를 사랑하는데 그들 모두에게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게 꼭 그 당시에 틀린 말은 아니다.
그에겐 진심이었다.
“이 여자는 이런 면이, 이 여잔 이런 면이 내 맘을 끌어!”
그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아마도 술 따로 밥 따로인 배처럼
마음에도 그 사랑의 자리가 각각 다르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남자에겐 번식 본능이 있어서
이 여자 저 여자 동시에 그게 가능한 것도 같다.
그러다가 죽을 때가 되어 힘이 빠지면 진짜로
의지가 되었던 현실적인 여자에게로 대개는 회귀한다.
남자는 귀소 본능, 여자는 현실 안착이다.
남자는 좀 지나고 멀리 있는 사랑도 바라지만,
여자는 곁에 없고 자신과 별 관계가 없는 사랑 따위
걷어차 버린다. 그만큼 현실에 충실하다.
남자는 추억의 동물이고, 여자는 현실 추구형 동물이다.
여자에겐 이게 힘든 것 같다.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거.
겉으론 안 그런 것 같아도 속엔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이 들어앉아 있고 나머진 그냥
사업상 그런 척하는 것 같다.
그러다가 마음이 완전히 돌아서서 그 자리의 임자가 바뀌면
되돌리긴 거의 불가능하다.
일은 멀티태스팅으로 잘하는데 사랑에선 남자처럼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아마도 여자가 물리적인 힘이 약하니까
자기와 자기 새끼를 끝까지 책임지고
키울 남자를 탐색해 그런 것 같다.
여러 남자가 아닌 한 남자만을 심사숙고해 정한다.
이걸 보면 일부일처제는 여자가 만든 게 아닐까.
건강하고 능력 있고 책임감도 있어 자길 떠날 것 같지 않은
믿음이 팍 가는 남자를.
그런 게 다 물리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여자와 남자의 본능과 특성에서 발휘되는 것 같다.
이젠 이게 서서히 변한다고는 하지만,
그 유전자가 곧바로 사라질 일은
아직까진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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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군데, 글 쓰는 곳
현실에서든 가상 공간이든 글 쓰는 곳이 이렇게
세 군데 있으면 자기 마음을 거의 다
풀어놓을 수 있어 잘 컨트롤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외부로 알려도 좋은 곳이다.
이곳은 식구들이 봐도 된다.
또 한 곳은 식구들이 보면 안 되는 곳이고,
그래서 더 노골적으로 쓸 수 있다.
또 한 곳은 가장 개인적이고 은밀해서 남에게 절대
밝힐 수 없는, 자기의 내밀한 프라이버시 공간이다.
이런 곳에 있는 내용을 책으로 낼 수도 있어서
자기 책을 식구들이 볼까 많이 꺼려지기도 한다.
그래서 자기 식구들에겐 내 책을 보라고 굳이
권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무기가 세 곳 있으면 거의 스트레스를
안 받고 생활할 수 있다.
속에 감정의 앙금이나 응어리 같은 게 거의 남지 않는다.
이곳은 사는데 도피처가 되면서 동시에 안식처가 된다.
우선 지금의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피해
그곳으로 일단은 도망친다.
그곳에 도착해 내 심정을 푸는 것이다.
차츰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평온해진다.
자기 페이스로 돌아온다.
그런 다음, 다시 현실의 전쟁터로 나간다.
이런 든든한 백이 있으니 현실의 싸움에서도
얼마나 자신감이 붙겠는가.
이 세 곳과 책이 있어 현실을 능히
뚫고 나간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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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기 글을 대하는 태도
글을 계속 쓰는 게 내 일이다.
이미 출판사에 넘기고 편집에서 오탈자를 수정해 달라고
하는데 그것도 귀찮고 이미 쓴 글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고 새로운 글만 계속 쓰고 싶다.
그리고 지금 쓰는 글이 가장 잘 쓴 것 같아 빨리
공개하고 싶고 그것이 또 다른 글을 쓰고 있으면
지금 글보다 항상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여간 지금 하는 게 가장 잘하는 것 같고 이미
지나간 것은 뭔가 후진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잘못된 생각 같다.
이미 지난 것들을 같이 비교할 때 나중에 쓴 게
더 나은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역시 많은 퇴고와 밤에 쓴 것은 그냥 바로 발표하지 말고
좀 묵힌 다음에 환한 대낮에 다시 보고
손질하는 게 좋은 글의 비결 같다.
책도 그렇다.
이미 출간한 책은 잘 팔리건 안 팔리건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다.
지금 쓰고 있고 출간 준비 중인 책에
온 신경이 다 가 있다.
벌써 예전 일이고 지금은 하나만 낳아 안 그렇지만,
마치 자식을 기르는 것 같이 이미
난 자식은 자기가 알아서 크게 두고 방금
난 자식에게만 온 신경이 가는 것하고 비슷하다고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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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샐러드를 거의 필수로 곁들여 먹는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비만이 별로 없고 장수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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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기서 사는 게 좋다
인간 세상은 불완전하고
부조리와 아이러니, 모순으로 점철되어 있다.
인간 자체도, 자신을 불안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본다.
인간은 왜 자신을 불완전하다고 하는 걸까.
자신이 바라는 걸 못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정한 완전체에 항상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것을 정해놨는데 그것을 대개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편견과 착각,
실수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 불완전하고 그래서 뭔가 불안에
휩싸여 산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가 어떻게 해도 이루지 못하는, 그러나
강력하게 바라는 완전한 세상을 만들었고
그곳에 가려고 꿈꾼다.
바로 천국이고 유토피아이고 열반의 세계, 피안이다.
그런데 과연 여기에 가면 완전해지고 행복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면 인간 세상에서도 좋은 것만 계속되면
지루하고 그것에 대한 고마움도 모른다.
상대적으로 사고가 터져야 인간은 일상의 고마움을 안다.
간사함이 인간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
전쟁이 나야 평화가 좋은 줄 알고
독재가 이어져야 자유의 소중함을 안다.
그래, 좋은 것만, 행복만 계속 이어지는 천국은
오히려 머리가 돌고 인간을 미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천국에 가기 싫다.
미치기 싫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맞는 곳은 거기가 아니라 인간 세상이다.
여기서 그냥 행복과 불행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인간적으로 살고 싶다.
인간은 또 지옥도 만들었는데, 그렇게 고통만 계속되는
세상에서도 인간은 살 수 없다.
그저 천국에 대비해서 인간은, 살기에 가장 안 좋은 상태인
지옥을 만든 것뿐이다.
항상 보면 인간 세상엔 대비되는 게 있다.
삶과 죽음, 빛과 그림자, 현실과 이상, 팩트와 픽션.
이런 상대적인 게 또 인간의 가장 강력한 속성이다.
한쪽의 개념은 그 반대쪽이 존재해야 의미가 있다.
불행이 없으면 행복도 없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그 가운데가
인간이 사는 세상이고 이곳이 바로 인간들이,
인간적으로 사는 곳이다.
천국도 지옥도 인간들이 살 곳은 못 되고,
그저 인간들이 가상으로 만든 세계에 불과하다.
존재하지 않으니까, 갈 수도 없다.
마음속에만 존재하는 허구(虛構)의 세계다.
그러니 그저 지지고 볶으며, 인간 세상에서
자기 기질을 살려,
자기 뜻을 펴며 사는 게 최고다.
갈 수도 없거니와 가봐야 또 별것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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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루키는 책과 클래식 음악과 위스키를 좋아하는지 자기 글에서 많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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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시골 60년대 우리집은 뒤가 산이라 소쩍새 울고 초겨울에 축축하게 비가 내리면 그야말로 을씨년스러웠다. 우리 집 위도른 그냥 산이고 밭이고 돈밖에 없었다. 어떤 집 도 밤의 그런 날씨는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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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실에선 하지 못하는 것을 하고 싶거나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금기를 꿈을 통해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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