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기]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벌거벗은 세계사 정주행!

D-29
이 전투 이후 동유럽, 페르시아만, 시베리아에 이르는 몽골대국이 건설됩니다. 5대 대칸 쿠빌라이는 남송을 정복하고 원나라까지 세우지요. 몽골의 고유한 제도와 중국 왕조의 이점만 합쳐서 통치했다고 하는군요. 어떻게보면 원나라도 몽골 제국에 속해있지만, 통치자가 분리되고 '대원'이라는 별개의 국호까지 만든 것을 보면 쿠빌라이는 몽골이 아닌 자신만의 국가를 가지고 싶있던 걸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칭기스 칸 하면 역시 기마부대, 기동력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그들의 치고 빠지기와 보급부대의 무필요성은 그 당시 전쟁에서 엄청난 이점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콜럼버스는 어렸을 적에도 워낙 위인전에서 자주봤던 인물이었는데, 근래에 세계사 관련 책들을 읽어보면서 그가 유럽에서는 위인일지 모르나 피지배국가들에게는 재앙과 같은 인물이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역사는 역시 승자의 기록이라는 게 콜럼버스에서도 느껴지더군요.
콜럼버스의 발견을 찬양하는 것은 나치가 자행한 홀로코스트를 찬양하는 것과 다름없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160,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칠 때에도 전체적인 스토리를 설명했다면 어땠을까요? ‘1492년 콜럼버스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과 같이 큰 사건에만 주목하고 그 이면은 들여다보지 않으니 역사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판단하는 기준이 정립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맞아요. 있었던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선에서 모두 알려주고 그것이 선인지 악인지, 옳은지 그른지는 개인이 판단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어요. 물론 우리가 10대 때 배우는 세계사가 말이 세계사지 유럽사에 가까워서 유럽의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 위주로 배울 수밖에는 없지만요.
콜럼버스가 선인지 악인지는 일단 제쳐두고, 그의 과거부터 한번 훑어볼게요. 이탈리아 제노바 직조동 집안 출신, 20대에 포르투칼의 리스본에 정착하여 지도 제작, 스페인에 귀화해 대항해 시작 3국을 거쳤던 그의 인생이 생각보다 평탄하지는 않더군요.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첫 항해를 떠났을 때 함께 했던 선원들은 그 당시 억압받던 계급, 범죄자, 노예 위주였다고 어디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즉 스페인에서도 포르투칼과의 대항해 경쟁을 치르고는 있었지만, 처음부터 큰 지원을 해줬던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포르투칼은 엔히크라는 인물이 있었지만 스페인은 마땅한 항해사가 없었던 모양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허풍섞인 인물이 인도로 향하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겠다고 나섰으니, 그가 바로 콜럼버스였죠. 스페인의 입장에서는 운이 좋게도 그가 새로운 대륙(물론 콜럼버스는 인도라고 알고 있던)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스페인 국왕이 필요로 했던 것은 금과 노예였는데 그것을 찾진 못했죠.
그래도 콜럼버스가 돈이 될 법한 것을 해내는 능력은 있는지 거기서 사탕수수 농사를 짓습니다. 원주민이라는 노동력이 풍부했기 때문이었지요. 이후에는 흑인들을 노예로 더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혼혈'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는군요. 특정 인종이 특정 지역에만 한정되어 있던 것이 다양하게 배치되기 시작한 것이죠.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는 콜럼버스도 문제였지만 그 이후에 찾아온 '에르난 코르데스'가 더 문제였습니다. 그는 아예 내륙 원정과 약탈을 목적으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침략으로 인해 아즈텍 문명 하나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겐 엄청나게 치욕적인 역사지요. 하지만 유럽 입장에서는 기독교 세력을 넓히고 그들의 문명이 우월하고 탁월하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식민지의 자본을 토대로 스페인 역사상 가장 강했던 해군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으로 넘어가 볼게요! 드디어 영국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여성의 인권자체를 논하기 힘들었던 유럽이었을텐데, 여왕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우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헨리 8세와 앤 불린(왕비의 시녀)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는데요. 이혼이 불가능한 가톨릭이 국교였기 때문에 결혼을 위해 교황청과 결별하고 영국 국교회를 설립하게 됩니다. 역시 왕 정도 되니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별짓을 다하더군요.
정통 왕비에게서 태어난 메리 1세와 이복동생 에드워드가 있었기에 엘리자베스가 왕위를 잇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에드워드가 왕위를 잇지만 갑작스런 죽음으로 메리 1세가 여왕이 되면서, 아버지가 등졌던 가톨릭을 다시 강화하려 하는 시도를 보입니다. 가톨릭 신앙이 강한 스페인과의 결혼을 통해 이를 견고히 하려 했지요. 하지만 메리 1세가 목적을 가지고 결혼했듯이 스페인의 왕 펠리페 2세도 자신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페인-프랑스 전쟁에 영국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이었죠. 영국은 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그 와중에 엘리자베스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누명을 쓰고 갇히게 되지요. 그녀는 살기 위해 메리 1세에게 충성을 바치기로 합니다. 그런 와중에 메리는 상상 임신에 의한 우울증으로 사망하게 되고, 사망 직전 후계자로 엘리자베스를 지목하지요.
반란혐의가 있음에도 엘리자베스를 지목한 이유는, 왕족의 혈통을 이으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역사적으로 제대로 된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을 경우 권력에 의한 내란이 일어났었으니까요.
그녀의 눈에 들어온 사람은 강력한 가톨릭 국가였던 스페인의 군주 펠리페 2세였습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187,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아는 인물이 등장해서 반가운 마음도 있지만, 인물 관계가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얽혀있는 바람에 유럽 왕실 가계도를 참고해야 했습니다.
헨리 8세가 너무 많은 여자들과 결혼했고, 슬하에 자식들이 빨리 죽는 등의 이유로 좀 복잡하긴 하더라구요. 헨리 8세 이후 에드워드 - 메리 1세 - 엘리자베스 1세 순서로 왕좌에 앉았다고 합니다. 셋째 부인, 정실, 둘째 부인의 자녀 순서네요.
역사적으로 위대한 영웅이나 왕들은 이미지 메이킹을 잘 했었는데요. 엘리자베스 1세 또한 자신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처녀 여왕'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그 누구도 아닌 영국과 결혼했다고 하며 국민들의 호응을 얻는 것은 물론, 다른 국가들의 청혼을 계속해서 받음으로써 권력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균형잡힌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이 당시 해군은 스페인이 압도적으로 강했었는데요. 저희가 흔히 알고 있는 '무적함대'가 바로 이 시기의 스페인 함대를 칭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스페인 군에게 기습 공격을 받은 적이 있던 영국이 계속해서 스페인령 도시들을 습격해 재물을 약탈했지요.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칼레 해전이 일어납니다.
1588년에 일어난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잉글랜드의 함대의 해전입니다. 전투 자체의 피해는 별로 없었으나 북해에서 만난 태풍에 의해 스페인은 81척의 배를 잃습니다. 귀환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아 멕시코 만 부근에서 시작되어 북유럽 방향으로 흐르는 해류를 거슬러 감으로써 항해가 예정보다 길어지고 그로 인해 보급 부족 및 전염병으로 스페인의 피해가 막심해졌습니다.
이 해전의 승리 덕분에 영국은 본격적으로 대양 항해를 나설 수 있게 되었으며,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개척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시작을 알리는 황금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영국의 스페인 견제 식민지 관리로 인한 재정난에 시달리던 스페인이었습니다. 게다가 영국은 네덜란드의 독립을 지원하기도 했구요.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계속되는 해적질에 스페인 국가에 대한 리스크도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주변국(이탈리아, 독일) 은행가들이 스페인에게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를 계속 높이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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