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전 200년, 천하를 통일하고 중국 최초의 황제가 된 진시황제는 북방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전부터 세워져 있던 성벽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장대한 규모의 건축물을 세웁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058,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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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나나
시작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였지만 결국에는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만든 성벽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야말로 수단과 목적의 혼동이 낳은 결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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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가는 인간의 본질은 악하다는 성악설을 바탕으로 법으로 다스리는 법치주의를 주장하죠. 진나라는 두 사상중 강력한 법치주의를 내세운 법가 사상을 채택했습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52,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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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법가 중 법가를 선택하고 법치주의를 내세워 엄격하게 다스려 부국강병을 이루긴 했지만, 후에는 스스로가 법을 지키지 않고 강행하는 폭군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요.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고, 최초의 황제 칭호도 받았지만... 권력과 욕망 앞에서 무너지고만 인간의 모습을 진시황만큼 유명하면서 잘 보여주는 인물이 있었을까요.
과거처럼 권력이 분산되고 국가가 쪼개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권력을 중앙화하고 혼자서 많은 것을 처리하려고 하면서 영웅적인 모습이 씻겨져 나가고 폭군의 모습이 나타났고, 흉노족의 약탈을 막기 위해 백성을 착취하는 만리장성을 세우면서 폭군의 성향이 더욱 가속화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간은 모두 악하다는 성악설을 주장한 법가를 선택한 진시황이, 제대로 된 법이 적용되지 않는 인물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를 스스로 보여준 셈이 되었네요
모모나나
“ 그는 중간 정도의 키에 몸에 얼룩이 있었고 밝은 금발에 곱슬머리가 층을 이뤘다고 한다. 몸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났다. 눈은 유약해 보이는 파란색이었고 목은 굵었다. 배가 나왔고 다리는 매우 가늘었다. 목소리는 작고 불분명해 확실히 매력은 떨어졌다. ”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69,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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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나나
<사기>에는 진시황의 용모를 묘사한 문장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우뚝 선 콧날, 가로 길게 찢어진 눈, 맹금(猛禽) 같은 가슴, 시랑(豺狼) 같이 쉰 목소리, 은혜를 베푸는데 인색하고 호랑이와 이리 같은 흉악한 마음을 가슴에 감추고 있으면서 자기가 곤궁할 때는 밑의 사람일지라도 몸을 굽히나 일단 자기의 뜻을 얻게 되면 쉽게 그 사람을 잡아먹는다."
네로 황제, 진시황제 모두 그들의 업적은 높이 평가 받았지만 폭압 정치는 백성들의 원성을 낳았습니다. 그들을 묘사한 글에도 이러한 백성의 마음이 투영된 것 같습니다.
창원북카페안온
용모의 묘사를 보면... 미신이지만 관상대로 가는걸까요 ㅎㅎ
다음편이 네로황제인데, 진시황제에 비하면 네로는 조금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자세한 이야기는 네로 들어갔을 때 해보도록 해요!
창원북카페안온
나라마다 달랐던 화폐 역시 반량전이라는 화폐로 통일했습니다. 또한 일정한 폭의 도로를 만들고 수레바퀴 폭도 똑같이 맞춘 뒤, 방사선형으로 뻗친 도로망으로 재정비합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56,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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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남긴 위대한 왕들(또는 영웅)들의 특징 중 하나가 이 부분인 것 같습니다. 화폐 개혁과 교통망 정비요. 통치의 효율 때문에 개혁한 부분일수도 있습니다만, 목적이 어떻든 간에 이런 개혁을 통해 국민들의 생활이 편리해지는 건 사실이니까요.
delispace
여기서 다시 비교 대상으로 알렉산드로스(재위 BC 356-323) 생각이 나는데요. 고 대에는 국경선이 칼로 그은 듯 명확한 게 아니라 점이 산재, 혼재하듯이 불분명했다는 점, 그리고 정복 루트를 보면 알렉산드로스가 선형으로 주요 도시와 전장을 이동하면서 정복했다는 점, 13년의 정복기간이 이전 제국들의 역사에 비해서는 상당히 짧은 기간이 라는 점, 진시황(재위 BC 246-210)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문화권의 한복판을 관통해서 나아갔다는 점, 그래서 단기간에 중앙집권적 체계를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점. 그런데도 3개 대륙에 걸쳐서 헬레니즘 문화가 퍼지고 정착된 걸 보면 결국 이 정복자가 단순히 전쟁뿐 아니라, 기록에 남지 않은 엄청난 다방면의 사업들을 벌였을까요? 아마도 그리스 문화의 성숙도와 잠재력이 동시대 다른 문화들에 비해서 워낙 뛰어났던 게 무엇보다 근본적인 이유일 수도 있겠고 그러면서도 개방적인 태도가 진시황보다는 훨씬 낫고 훗날의 칭기스 칸과 더 닮아보이기도 하고, 아무려나 위대한 왕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창원북카페안온
중앙집권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오히려 개방적인 문화수용을 택했던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상대국가가 굴복하고 흡수되는 것이지만, 국가라는 것이 국가원수 한명이 머리 숙여 항복했다고 해서 그 국가의 국민 전체가 정복에 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국민적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강력한 중앙권력의 억압을 통해 짖누르거나, 기존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게 문화적 자유를 제공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었을거라 봅니다.
혹은 통치보다는 정복 자체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문화적 개방성을 허용해준 것일지도 모르구요. 모든 의견은 다 제 추측입니다ㅎㅎ
모모나나
진시황이 화폐를 통일하기 전까지는 작은 칼이나 화살촉으로 화폐를 만들었는데요. 그래서 화폐가 아닌 다른 용도로도 쓰였다고 해요.
이와 달리 반량전은 오늘날의 동전처럼 둥근 모양에 가운데 네모로 구멍이 뚫려있는데요. 하늘의 둥근 모양과 땅의 네모난 모양을 상징했다고 합니다.
즉, 하늘과 땅에 널리 유통되는 보편적인 보물이란 뜻이지요.
하지만 반량전의 보급과 함께 극성을 부린 것이 있는데 바로 위조 화폐의 유통입니다. 반량의 무게가 되지 않는데 이름만 반량이라고 붙여 유통된 것이죠.
화폐는 통일했지만 위조를 막을 기술은 뒷받침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창원북카페안온
엽전의 초기 모델이 반량전이군요.
뒤에 엘리자베스 1세 때도 얘기가 나오겠지만 이때나 지금이나 늘 위조화폐의 문제는 국가의 골칫거리였나 봅니다. 지금이야 화폐에 사용된 실질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약속에 의해 움직이는 화폐에 익숙해져 있지만, 과거에는 화폐가 지닌 가치에 맞게 금속을 사용하기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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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의 주변인물 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 '서불'이 있지요. 영원한 권력을 누리기 위해 불로불사를 꿈꾸는 진시황의 욕망을 잘 이용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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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가운데 봉래, 방장, 영주라는 세 개의 산에 신선이 살고 있습니다(중략) 청컨대 어린 남녀 아이를 데리고 신선을 찾게 해주십시오.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62,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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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서불과지'라 적힌 곳이 있고, 이곳이 실제로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뜻 그대로 서불이 지나간 곳이라고 하며 거제도에도 이런 기록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서불은 이렇게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정착하여 살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하네요.
창원북카페안온
“ 진인은 신선을 추구한 중국인들이 만든 개념으로 도를 깨우쳐 깊은 진리를 깨달은 사람을 말합니다.(중략) 그들은 진인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황제가 거처하는 곳을 사람들이 모르게 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중략) 그리고 수도 함양 부근 200리 안의 궁궐 270곳을 구름다리로 연결합니다. ”
『벌거벗은 세계사 : 인물편 - 벗겼다, 세상을 바꾼 사람들』 p.63,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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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리면 78km에 가까운 엄청난 거리인데 이만한 폭 안에 궁궐이 270개나 있었다는 것도 놀랍고, 만리장성을 지으며 폭군의 위치에 올라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했을텐데도 궁궐들을 연결하는 공사를 또 했다는 것에 놀랐네요.
창원북카페안온
진시황의 경우도 권력의 분산으로 국가가 분열되는 것이 두려웠는지 권력의 집중화를 위한 군현제를 실시했는데요. 혼란의 시기에 태어나 통일이나 국가 기강을 세우려는 군주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권력의 중앙집중화 인듯 합니다. 군현제는 군과 현으로 나눠 황제가 임명한 관리를 통해 다스리는 제도였는데요. 분명 이 제도의 의미는 왕에게 복종하는 신하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것이었겠지만, 이런 체제는 매관매직이 쉽다는 단점도 있지요. 뒤에 루이 14세를 할 때 이 문제점이 많이 도드라졌는데, 자세한 건 이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창원북카페안온
근래의 세계사 교양 프로그램과 각종 도서들로 인해 이미지가 많이 바뀐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네로황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폭군 그 자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그가 처한 상황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건들, 권력의 위협, 그럼에도 국민을 위한 정책도 많이 세운 황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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