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린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학대받은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세상 이야기해보고파요

D-29
안녕하세요. 저는 5-6살쯤부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습니다. 폭력적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돼다보니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엉망진창이 됐어요. 잘 살고 싶었고, 나쁜 길로 들어서지 않고 싶었고, 폭력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했어요. 이제 저는 어른이 돼 학대받는 아이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아이가 조금 더 믿고 의지할만한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여러분들 속 ‘어린아이’와 ‘어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장강명 작가님께서 추천사를 써주셨어요. “‘아버지 폭력’이라고 불러야 하는 범죄가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우리가 모두 알지만 어떻게 분류하고 명명해야 할지 몰랐던 폭력 범죄. 훈육, 엄부嚴父 같은 단어 뒤에 숨기도 했던. 물리적으로 끔찍하며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밑바닥에서부터 파괴하는.”
저는 추천사 중 ‘물리적으로 끔찍하며’ ‘인생을 밑바닥에서부터 파괴하는’ 이라는 문장이 자꾸 눈에 밟혔는데요. 어린 아이에게 아빠, 엄마는 세상보다 큰 존재잖아요. 내가 기댈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나를 해치고 망가뜨리는 사람이기도 할 때.. 한 사람은 망가지는 줄도 모른 채 밑바닥부터 파괴되는 것 같아요.
저는 비정상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라면서 사회에 나가면 정상인 척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요. 내가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들으면 연민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조금 실수를 하면 집에 문제 있는 애들은 저렇게 되는구나 싶은 생각을 할 거라는 피해의식이 어려서부터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곪은 부분을 아예 정면으로 마주하자, 그리고 드러내자. 어디서부터 문제인건지 천천히 풀어가자. 이런 생각을 하다가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생겼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용기도 생겼고, 신고할 용기도 생겼고, 집을 나오고 책을 내게도 됐습니다.
최근 보호시설에 있다가 퇴소한 뒤 자립을 준비하던 청년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기사를 보면서.. 저랑 구체적 상황은 다르지만, 아무데도 손 뻗을 곳이 없고, 눈깜짝할 사이에 이 생이 끝나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골몰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어떤 어른이 돼야할까? 어두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어른이 되는 데 공조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요즘입니다.
아동학대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까(정부, 제도 차원 해결도 분명 필요하지만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어떤 세상을 물려줘야 좋을까? 에 대한 여러분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나는 언제 자살을 떠올렸는가?"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현재 모습에서 괴리가 클 때"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없고, 내가 죽었을 때 나를 위해 진심으로 울어줄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나의 죽음을 통해 나를 괴롭혔던 사람이 죄책감을 느끼기 원할 때" "아무리 발버둥쳐도 변하지 않는 시설출신임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 과거 한 번쯤 자살을 생각했지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났던 사례들를 모아보니, '나의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묵묵히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한 번만 제대로 인지'시켜줬다면 이러한 비극이 또 기사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제적인(물질적인) 지원과 함께 당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랜기간 응원해줄 수 있는 '멘토', 낮아진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인정받는 경험', 마지막으로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소속'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사회에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이다. -주우진 자립준비청년협회 회장 논평
“가을아 너 좀 웃어.”, “너는 말하는 게 왜 그렇게 힘이 없고 느려?”, “넌 항상 지쳐 보여. 힘들어 보여.” 그런 말을 내게 했을 때 나는 뭐라고 해야 했을까. “나도 그 문제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겪은 이런저런 일들 때문인 것 같아. 나 어려서부터 많이 맞고, 억압당하고 비난받아 왔거든. 그 시간 동안 만들어진 감정과 생각들이 나의 표정, 말투, 눈빛, 행동에 스며들어 있나 봐.” 이렇게 말을 해야 했던 것일까. 아니. 나는 그냥 그 말을 내뱉는 목소리 앞에서 씁쓸하게 웃고 “그러게.” 하면서 얼버무리고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전환하는 수밖에 없었다. - p.31
한 사람의 우울과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이 아니라 행동으로 도울 수 있을까? 그런 질문이 내가 했던 무수한, 그리고 무기력한 질문 중에 있었다. 전보다 강해졌으니, 의식도 성장했으니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어려움이 와도 견뎌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다가도 막상 폭력이 닥쳐오면 정신이 공포와 두려움과 흐물흐물해지면서 그냥 쓰러지고만 싶어졌다. 현실이, 나의 나약함이 원망스러웠다. 불안하고 힘들어서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폭력도 무섭고 동생이 사라지는 것도 무서웠다. 금방이라도 정신줄을 놓고 안 좋은 생각을 해버릴 것 같은 동생을 바라보는 게 힘들었다. 같이 진흙탕으로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았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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