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북클럽] 편집자&마케터와 헨리 제임스 장편소설 『보스턴 사람들』 같이 읽어요!

D-29
저도 이 장면 딱 눈에 들어왔어요.
보수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거친 남부에서 건너온 인물 치고는 격식은 갖춘 인물 같기도 합니다. 성공하려는 야망도 상당한 것 같고요. 다만 다소 나약하고 속물적인 면모도 지니고 있다고 느꼈는데요, 사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런 면모를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친한 친구가 술한잔 하자고 해도 부담스럽고 저도 모르게 움츠려드는 제 모습을 발견한 적이 있는데요, 경제적 여건의 차이가 만드는 이런 태도나 행동의 방향을 떠올려보면, 저 역시 랜섬의 면모 또한 갖고 있다고 여깁니다. 제임스가 묘사하는 인물이 모두 완벽한 존재를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인물들의 다채로움이 더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앞부분에서는 랜섬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만 있어 어떤 인상 정도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그의 말이나 행동 등을 통해 그 인상이 자세히 설명되어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첫 인상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가 버리나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도 뭔가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아니 작가가 그런 느낌을 전달했었다고 해야할 것 같네요) 랜섬은 지역과 모임과 사람들에 대해 조금씩 더 익숙해짐에 따라 점점 더 과감해지고 있는데요, 본래의 성정이 그런 사람이고 이제 또다른 지역에서 또다른 사람에게 그 성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랜섬에 대한 묘사가 자세히 나오면서 랜섬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네요. 올리브가 이해됩니다.. 자라온 환경이나 경제적 위치가 그 사람의 생각을 만드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랜섬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남성중심적 사고관이 느껴져 씁쓸해지더라고요. 특히 남부의 기사도 정신 운운하는 부분은 정말.. 이마 여러번 짚게 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 그리고, 첫 번째 퀴즈의 정답은 3번 '회계사'였습니다. 온라인 서점에 올라간 책 소개글에는 이렇게 적혀있는데, 혹시 참고하신 분도 계실려나요? "미시시피 출신의 변호사로 남북전쟁 참전자이자 보수주의자 베이질 랜섬" 이 소개글만 읽어도 랜섬이 어떤 인물인지 꽤 명료하게 그려볼 수 있는데요. 헨리 제임스가 인물의 특징을 섬세하게 설정해놓았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두 번째 퀴즈도 두고 갑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 🔗 https://forms.gle/ghvpyWSxGt92Sgpx8
이렇게 깊은 찬탄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여성분들에게는 삶의 보람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화제로 삼는 미스 태런트가, 당신 말씀대로, 저를 감동시킨 것도 이런 의미에서죠. ─즉, 그렇게 마음에 드는 젊은 숙녀분을 낳은 것이 바로 당신들 여성이기에 저는 가능하다면, 지금보다 더 여성을 높이 숭상하고 싶습니다.
보스턴 사람들 pp.336-337,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앗~ 첫번째 퀴즈 질문의 답을 벌써 알려주셨네요...그것도 모르고 어제 저는 뒤늦게 퀴즈를 풀어 제출했군요. 하하하 진도 빨리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아는 건 모두 경험으로 얻는 거예요. 당신은 상상력으로 얻은 거고요. 그건 당신이 이렇게 생생하고 눈부신 분인 것과 걸맞죠.
보스턴 사람들 p.214,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이 문장이 올리브와 버리나의 차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다소 꼰대처럼(?) 보일 수 있는 말을 스윗하게 해서 인상 깊었던 올리브의 대사입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꼰대 같은 말인데 스윗해서 몰랐네요-😂 버리나의 올리브에 대한 동경은 안쓰러운 면이 있어요. 올리브가 조바심을 덜 내는 성격이었다면...
그분이 상당히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 천만에요! 부인! 여성분들이 합리적일 필요는 없죠.
보스턴 사람들 p.336,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시 돌아온 금요일! 역시나 기분이 좋습니다. 약간의 사담을 적어 보자면, 저는 어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열린 필리프 클로델 작가님의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 북토크에 다녀왔어요. 필리프 클로델 작가님은 프랑스에서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고 계신데요, 이번에 주한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하는 공쿠르상 홍보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오셨거든요! 👏👏 내한 시기에 맞춰서 『아직 죽지 않은 자들의 섬』도 출간이 되었답니다. (책 너무 재밌어요. 추천해요!) 살면서 불어를 이렇게 생생하게 들어본 적이 없던 저는 '귀가 호강한다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생각하며 열심히 현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북토크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무척! 좋아하는데요, 『보스턴 사람들』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여러분들과 만나는 행사를 기획해보고 싶네요 :0 잡담이 길었죠. ㅎㅎ 오늘의 일정과 미션도 바로 안내 드리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29장(440p)을 읽어주시면 됩니다. 이쯤 되니 노력하지 않아도 몰입된다는 게 뭔지 알 것 같지 않나요?! 이번 분량에서는 여러 가지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ex. 버리나와 랜섬, 헨리 그리고 챈설러... 🤭 💫 이중 여러분에게 가장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사건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버리나와 랜섬 사이의 썸 타는 무드 뭔가요 ㅠㅠ 올리브 X 버리나를 응원했던 독자로서 너무나 불안한 전개네요 ㅠㅠ 그래도 무척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ㅎㅎ
(2-3) 29장까지 읽었습니다. 이번에 가장 큰 사건이라면 단연 '수요클럽' 모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계기로 세 사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랜섬은 버리나의 연설에 청중을 장악하는 힘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녀의 연설 그 자체는 형편없다고 평가합니다. 그는 버리나의 연설을 '공연'이라고 폄하하면서 이러한 행사를 '시대적 광기'라고 생각하죠. 모순적인 건 이 연설을 통해 버리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확신한다는 거예요. 랜섬은 버리나를 말 잘하는 예쁜 인형정도로 여기고 있는 듯 보입니다. 작가는 28장에서 랜섬을 지속적으로 '미시시피 남자'라고 지칭하면서 그의 정체성을 독자에게 재확인시킵니다. 그런데 여성운동가 모임에서 '남부 출신의 보수주의자이며 남성우월주의자'인 랜섬은 '소수자'의 위치에 서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그의 태도를 보면 정말 벽창호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29장까지만 보자면 랜섬은 모든 것에 답을 정해놓고서 그 답이 나오는 방법(혹은 방향)만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읽힙니다. 미스 버즈아이는 그의 어떤 면을 보고 올리브와 버리나의 열렬한 동조자가 될 거라고 한 걸까요. 부디 그녀의 예감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진정으로 상냥한 여성의 쓸모는 진솔한 남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죠." 랜섬이 버리나에게 대놓고 이 말을 하는 데에서 허걱 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이 뮤지컬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수요클럽 장면이 특히 그러했습니다. 랜섬이 이 자리에서 버리나에 대한 사랑을 깨달으며 시야가 ‘흔들리는’ 대목에서는 그 묘사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심쿵하고 말았는데, 그런 제 자신이 약간 밉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헉 대화에 답변하는 버튼을 누른다는 걸 깜빡했네요.. ㅠㅠ 다음부턴 잊지 않겠습니다!
버리나가 랜섬과 "올리브"를 제외하고 비밀리에 만나려고 시도 했다는 점이 가장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그게 수요클럽이고, 올리브가 동행하고, 두 사람이 마주치게 되리라는 것쯤은 버리나도 알았을텐데도요. 게다가 랜섬이 하는 말의 의도를 깊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여서 작품 초반에 올리브가 버리나에 대해서 경험이 부족하고 의도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고 서술했던 부분에서부터 버리나가 생각보다 더딘 발전을 했다는 점이 가장 걸림돌이 될 것 같아 신경이 쓰이네요. 버리나의 대의를 얄팍한 논리라 칭하며 그토록 자신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싶어하고 역개심 시키려고 하는 랜섬의 의지를 어떻게 꺾을 수 있다고 자만하는지 그런 버리나의 태도가 의미심장하고 거슬립니다. 혹, 연설하는 자신에 취해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렇게 되니 랜섬이 버리나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거만한 랜섬의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버리나와 랜섬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자신의 욕망이 향하지 않는 곳에서 찾고, 거기에 매달리느라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는 듯해요. 그런 모습에서 나 자신을 보게 될 때가 있었습니다.
버리나가 자신을 찾아온 랜섬을 그냥 보내지 않고, 캐임브리지 대학을 안내한다며 산책하게 되는 사건이 가장 의미심장해보였어요! 버리나가 무의식중에 랜섬에 대한 호감을 보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로 인해 랜섬을 자신의 연설이 있는 모임에 초대하기도 했고요. 여러 가지 사건들의 가장 시초가 되는 사건이 아니였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인상 깊었던 장면은 랜섬과 올리브가 다시 만나 기싸움을 하는 장면이었어요. 서로 몇 달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변하지 않은 적대적인 모습과, 서로를 비꼬아가며 공격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버리나를 두고 싸우는 삼각관계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던 부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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