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북클럽] 편집자&마케터와 헨리 제임스 장편소설 『보스턴 사람들』 같이 읽어요!

D-29
소설 초반의 버리나는 부모님이나 올리브가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이끌리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요! 버리나에게 주관이란 것이 과연 생겨날 것인지, 그 여부가 소설에서 무척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무엇보다 올리브는 버리나의 후견인이 되기를 자처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버리나와 올리브 사이의 연대감 혹은 신뢰는 다소 위태로워보이기도 하고요. 그 방해요소로서 올리브는 버리나가 평범한 당시의 소녀들처럼 어느날 갑자기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가능성에 대해 큰 불안을 갖게 된 것 갖네요. 태런트 가정에서 연 파티에 찾아온 남자 대학생들도 올리브의 경계 대상 1호가 되겠네요.
버리나에게 접근하는 모든 남자들을 경계하는 올리브... 😂 이해가 되면서도 웃겼습니다.
아직 진도가 늦은 상황이라, 버리나에 대해 올리브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상황도 어떻게 변질이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네요. 부지런히 따라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저는 올리브와 버리나가 동거를 하게 된 과정부터 좀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올리브가 버리나의 후견인 같은 자격으로 동거가 시작되지만, 올리브가 갖고 있는 버리나에 대한 거창한 목표와 버리나 부모님께 지원한 상당한 돈 등은 버리나와 미리 상의되지 않은 채 진행되었습니다. 버리나도 처음엔 부잣집 언니, 올리브의 호의가 마냥 감사하겠지만, 대등하지 않은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동거는 시간이 지날 수록 사소한 일에서도 깨어지기 쉬운 법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올리브의 버리나에 대한 기대치는 버리나를 숨 막히게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소한 일에도 올리브의 마음에 들고자 노력하는 버리나의 모습들을 보면서 조마조마 했습니다. 둘의 관계는 마치 세상 물정 잘 모르지만 재능 많은 여고생과 그 재능을 발견하고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한 매니지먼트 대표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클러버님들의 댓글을 보면, 대부분 올리브와 버리나가 대등한 관계가 아니어서 결말이 좋진 않을 것 같다고 예상하시네요! "세상 물정 잘 모르지만 재능 많은 여고생과 그 재능을 발견하고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한 매니지먼트 대표"라는 비유, 정말 찰떡이어요. 올리브의 정성과 진심이 과연 닿을 것인지, 계속 읽으며 알아보도록 합시다. 후후
올리브와 버리나가 함께 살게 되는 과정을 읽으면서 여러 번 ‘흠...’ 했는데요. 일단 올리브의 너무나도 대쪽같은 성향이나 고집이 버리나를 지치게하진 않을까 걱정됩니다. 자기 의견에 대한 주장은 좋지만, 융통성은 찾아볼 수 없는 고집스러운 모습이 자주 보였어요. 그리고 버리나가 약간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은근 눈치를 주는듯한 말들을 하는 부분도 눈에 띄었고요. 그 외에는 버리나에게 다가오는 조건 좋은 청년들도 둘의 관계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것 같아요. 이 청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경험하는 새로운 세계나 넓어진 버리나의 시야들도 그렇고요! 하지만 20장까지 읽으니 버리나의 결심과 올리브에 대한 생각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두 친구가 끝까지 대의를 위해 함께했으면 해요.
오랜만에 돌파구를 발견한 올리브의 열정(혹은 광기)을 이해하면서도, 버리나가 눈치 보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해요. 관계가 유지되지 못할 단서들만 자꾸 보이는 것 같아서 슬프네요. 😥그들의 우정 영원히...~
"Don't you want any promise at present?" Verena asked. "Why, Olive, how you change!" That is all clear to me now; I see it was my jealousy that spoke—my restless, hungry jealousy. I have far too much of that; Miss Chancellor brought out these last words with a proud jerk which was not without its pathos. "Don't promise, don't promise!" she went on. "I would far rather you didn't. But don't fail me—don't fail me, or I shall die!" 이후로도 반복이네요.
(2-1) 20장까지 읽었습니다. 먼저 올리브는 버리나를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처럼 여기는 것 같아요. 좀더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기를 바라면서 더욱 깊어진 연설을 할 수 있는 단계가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읽혔습니다. 그리고 버리나는 여성해방운동에 관한 연설을 하면서 정작 사생활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쯤되면 정말 궁금해지는 건 일전에 있었던 버리나의 연설 내용입니다(연설 내용이 소설에 없는 점, 어쩐지 작가의 의도같기도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올리브와 버리나의 연대가 계속될지의 여부는 어느 쪽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그들의 연대가 끊어진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올리브와 버리나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다르고 두 사람의 관계가 마치 주종관계인 것처럼 보이거든요(결정적으로 여기에는 경제적인 측면과 사회적 신분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버리나에게 올리브는 동경의 대상 정도로, 올리브에게 있어서 버리나는 자신이 할 수 없는 부분을 대신 채워줄 수 있는, 자신을 대체하는 인물쯤으로 삼고 있다고 읽혔습니다. 무엇보다 버리나에게서 여성운동에 대한 자발적 의지와 열정이 거의 전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의 연대에 결정적인 방해 요소는 그들 두 사람의 서로에 대한 왜곡된 기대가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버리나가 올리브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삶의 질이 확연하게 달라졌잖아요. 거기다 올리브와 부모 사이에 자신을 두고 금전적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에도 모욕이나 수치심은 고사하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서로가 필요에 의한 관계를 지속한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는데, 작가가 그렇게 안이하게 썼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ㅎㅎ
헨리 제임스는 버리나의 연설 내용을 축소하거나 생략함으로서, 이 책을 혼자 두는 체스로 만들지 않은 것 같아요. 게임을 하다 보면 혼자 두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한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니까요.
버리나에게 올리브는 여성으로서 롤모델이 되는 사람인것 같아요. “당신은 나를 계속 북돋워주시는 분이에요”라는 버리나의 말처럼요. 이미 살아온 대부분을 여성해방운동에 몰두한 올리브는 다소 경직되어 있고 당면한 문제에만 관심이 있는 반면, 버리나는 아직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물론 올리브와의 생활도 만족해 하는 그녀지만, 올리브에게 “엄선된” 사람들을 주로 만나는 것은 아쉬울 것 같기도 하고.. 이부분이 두 여성의 연대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리브와 버리나의 연대는 버리나가 조금이라도 비판적이었거나 불만이 많은 성격이었다면 출발조차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지내온 환경 때문인지 다른 사람의 눈치를 잘 살핀다고 해야 할까요. 드문드문 올리브의 눈치를 살피는 게 동등한 친구관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부모가 정상적인 보살핌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올리브가 돈을 주고 버리나의 거취를 정했기에 찝찝한 구석도 있고요.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 모든 것에 가시를 세우는 올리브와 달리 버리나는 스펀지마냥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흡수합니다. 따라서 남성들이 버리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극명한 성격 차이가 미래에 두 사람의 동거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두 사람의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을 거라고 보는 것과는 별개로 pp.272-274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창가에 앉아 경치를 관찰하는 묘사가 좋았습니다. 헨리 제임스는 사람도 그렇지만 배경이나 장소 묘사도 훌륭하네요!
저물어가는 하늘빛을 등지고 멀리서 외따로 컴컴하게 물결치는 윤곽선으로 보이는 긴 다리 위를 지나는 마차 방울 소리도 이제는 세속의 느낌이 사라져 거의 은방울 소리처럼 들렸다. 이렇듯 기분 좋은 저녁 빛이 응접실 안쪽까지 비출 때면 올리브는 종종 램프를 켜는 시각이 될 때까지 친구와 나란히 창가에 앉아 있곤 했다.
보스턴 사람들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저도 이 부분을 너무 좋아합니다. 저 멀리 작게, 기분 좋은 소리가 들려오는 조용한 저녁의 풍경이 눈과 귀로 느껴지는 것만 같아요.
올리브와 버리나는 당분간은 관계가 유지될 것 같습니다. 서로 관계에 목적이 있어보입니다. 그래서 다른 방향성이 있어도 조금씩 눈치보며 양보 하면서 나아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버리나가 공부를 하고 세상에 대한 식견을 넓혀가면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때가 오지 않을까요? 그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그 과정에 버리나에 대한 남성들의 접근도 서서히 버리나의 마음에 변화를 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두 사람 관계가 지나치게 빨리 깊게 형성되는 느낌이어서 좀 불안한 느낌이 애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끌고 끌어주는 상호적 관계가 아닌 일방적인 방향인 경우 거의 대부분 그 관계성이 깨지거나 변질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상되듯이 랜섬이 두 사람의 연대감을 해치는 주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사실 일방적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성이 이미 어떤 단초를 마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 그리고 아직 지난 금요일에 올려드린 깜짝 퀴즈에 답을 안 해주신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까먹으셨을지도 모르니 다시 올려봅니다. 😇 놓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답해주세요. 북클럽이 끝난 후 추첨을 통해 커피 기프티콘을 선물로 드려요~ 🔗 https://forms.gle/vjKW9VBvRcLYo37P8
올리브와 버리나 그리고 베이질 랜섬의 삼각관계에 돌입하면서 너무 재미있어 주말동안 다 읽어버렸네요 . 극 초반에는 올리브가 그렇게 꼴보기 싫더니 책장을 넘길 수록 베이질의 생각이 꼴보기 싫어지더니 끝에 가서는 버리나의 그 선택에 깜놀하면서 꼴보기 싫어지더라구요 ㅠㅠ 700페이지를 순삭하게 만드는 헨리 제임스의 들어다 놓았다 하는 스토리힘에 흔들렸네요
헉 벌써 완독하셨다니! 읽을수록 덮기 어려운 책이라고 말씀드리긴 했는데, 이렇게나 빨리 완독하신 분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결말을 아신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담당자의 입이 간지러워지는데요... 좀만 참아보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질문에도 같이 참여해주실거죠!? + 아직 다 못 읽으신 분들이 계셔서 '스포일러'로 지정해두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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