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북클럽] 편집자&마케터와 헨리 제임스 장편소설 『보스턴 사람들』 같이 읽어요!

D-29
올리브를 보면서 친구가 떠올랐어요. 제 친구중에 올리브와 비슷한 친구가 있거든요..
늘 자신이 세운 규칙을 지키려고 애쓰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을 보면 이제 올리브가 생각날 것 같아요. 저도 제가 아는 올리브를 아낍니다 아흑-
다양한 인물이 등장했지만 저는 아직까지는 랜섬이 가장 관심이 가요. 특히 모임에 온 사람들을 자신의 기준을 잣대로 평가하는 부분이 흥미진진했어요! 많은 여성들이 숭배하는 여성해방운동의 선구자로 대표되는 퍼린더 여사는 뭘 하든 그의 맘에 들지 않아요ㅋㅋ 퍼린더 여사가 여성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가식적인 권모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반면 정작 비슷한 연설을 한 버리나에 대해서는 (연설 자체에는 동의를 표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한눈에 반해 매력을 느끼는 것이 모순적이고 재미있네요!!
일정이 있어 조금 늦게 답변합니다 😥 등장하는 장면은 별로 없지만, 저는 태런트 부인에게 관심이 가요. 훌륭한 집안에서 자라서 사기꾼(?) 같은 셀라와 결혼하고 어렵게 살아가지만, 그 이후에도 상류층 사교계에 대한 선망을 버리지 못하는 게 안쓰럽기도 하고.. 그런 욕심을 자기 자신이 채울 만한 능력은 없고, 딸인 버리나에게 자아의탁하는 느낌도 나요. 좋지도 싫지도 않은데 왠지 안쓰럽고 신경 쓰이는 인물입니다.
저는 초반에 유달리 태런트 부인의 행동에 대한 묘사 부분이 어려웠는데요, 작조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그녀를 안쓰러워하고 있었네요. 저도 모르게 계속 그녀의 행동을 합리화하느라 더 속도가 안 났나봐요.
많은 인물이 나오고 있어 각 인물의 이름을 기억하려 노력하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랜섬의 시각으로 책을 따라 읽으며 저도 버리나에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엄마, 아빠를 따라다니며 강연을 하는 아름답고 가녀린 소녀는 누구일까? 얼른 랜섬이 버리나와 인사를 나누고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를 고대하며 읽었습니다. 그러나 9장 마지막에 올리브에게 이끌려 모임을 나오고 마는 랜섬을 보며, 헨리 제임스가 'to be continued'를 치며 씩 웃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10장에 접어들어 저는 이름도 나오지 않는 태런트 부인의 사연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셀리 태런트의 부인, 버리나의 엄마, 에이브러햄 그린 스트리트의 딸로만 지칭되며 자기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는 그녀가 어쩌면 '여성의 인권'을 부르짖는 그들이 안타까워하는 당시 여성의 보편적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태런트 부인은 눈 떠보니 엉망이 된 자신의 삶에 스스로 어쩔 줄을 모르는 듯해요. 그녀의 불행 때문에 태런트의 모든 것이 다 꼴보기 싫었습니다. 방수복을 입은 것도, 문간에 서서 온화한 미소를 짓는 것도.
여러 일들이 있어서 조금 늦었지만 두 번째 질문에 답해봅니다!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물들이 다양하고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내주다가도 실망하는 과정을 반복중이에요. 저는 버리나에게 가장 마음이 쓰입니다. 놀라운 연설 능력과 외모로 인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지만 다들 버리나를 통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것에만 집중하지 정작 버리나가 무엇을 원하는지 궁금해하지 않더라고요. 그 부분이 서글펐습니다. 버리나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들을 했으면 좋겠고 다른 사람들의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ㅠㅠ
자리를 잘못 찾아 수정합니다.
(1-2) 10장까지 읽었습니다. 아직은 바로 생각날 정도로 인상적인 인물은 눈에 띄지 않는데요, 그래도 꼽자면 버리나 가족입니다. 어쩐지 가족 사기단같은 냄새가 폴폴 난다했는데, 10장에서 태런트 부인의 야망이 언급되는 되더군요. 앞으로 전개될 내용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특정 인물보다 상황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7장에서 버리나의 연설을 두고 그녀의 의지가 아닌 어떤 영감 혹은 영적인 힘이 버리나를 통해 발언하는 것처럼 쓰여 있는데요, 퍼린더 여사나 닥터 프랜스는 그들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데 일견 납득이 됩니다. 더구나 버리나가 연설하기 직전 그녀의 아버지가 마치 접신하는(책에는 교신이라고 표현하죠. 그리고 뒤에서 보니 그는 영매 일을 했더라고요) 딸을 거드는 말은 앞선 의심을 더 부채질했겠다싶었어요. 그런데 반전은 단 10분만에 버리나(와 그녀의 부모)를 의심했던 사람들이 모두 그녀의 연설에 매료되잖아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저도 그 연설을 들어보고 싶더군요. 그리고 닥터 프랜스가 먼저 가지 않고 버리나의 연설을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합니다. 그나저나 아무리 작가 맘이라지만 등장인물들을 너무 막 대하는 거 아닌가요. ㅎㅎ 셀라 태런트와 결혼한 태런트 부인의 취향이 형편없다는 등 이렇게 대놓고 디스를 하다니(블랙코미디같은 느낌도 살짝듭니다)! 10장 말미에 서술자는 버리나의 부모를 두고 '그런 한 쌍'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왠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의 복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족 사기단이라는 표현 너무 재밌습니다. 정말 수상쩍은 면모가 이곳저곳에서 느껴지는 가족이에요. 허허. 또 도대체가 어떤 연설을 펼치길래, 어떤 목소리로 말하길래 사람들을 다 홀리는 건지 버리나의 연설 정말 궁금하더라고요!
처음부터 베이질 랜섬에게 감정이입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동성이라서 그런지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인물이 맘에 드는건 아닙니다. 뭔가 음모가 있는듯한 태도가 일단 마음에 걸립니다. 남부 출신으로 보스턴 지역의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친해져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으면서 동시에 낯선 북부 문화 및 페미니스트적 시각과 친해야하고 또 이해를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초반에 뭔가 어리버리하면서도 빨리 분위기를 파악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쉽게 간파됩니다. (저도 초반엔 어리버리~^^)
올리브 챈설러를 '거센 파도에 시달리는 작은 배 같다'라고 표현하던데 딱 맞는 표현인것 같아요. 그녀의 마음을 갈피잡기 힘드네요. 저는 랜섬이 관심을 보이는 버리나와 그녀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합니다. 부모에게 이용당하는 건 아닐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정리해가면서 읽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갈지 기대되네요~모두 속과 겉이 다른 태도를 보이면서 각자의 가식이 드러나는 게 재미있네요.
1부는 거의 캐릭터 해설집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1부에서 차근차근 구체화된 캐릭터들이 2부에서 어떤 식으로 서로의 속을 뒤집어놓는지 기대해주세요. 😉
올리브에 관심이 갑니다. 헨리 제임스는 당대의 기득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남성 진영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여성해방운동에서 주장되는 이슈들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논의되는 속살까지도 면밀히 관찰해내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도 노예제도가 공식적으로 폐지된 지 오래지도 않은 시점에 이런 상황을 조망하고 구성할 수 있었다는 점에 놀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베이질 랜섬이 올리브와 해방운동에 관여하는 사람들과 엮이는 모습이 조금 덜 현실적으로 다가온다고 할까요. 반면 올리브의 생각과 배러지 씨에 대한 편견과 혼란스러움 등의 모순적 감정 등의 심리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100여 년 전의 여성해방운동에 관한 이슈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도 진행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0년 넘은 '시의성'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론 현재적인 관점에서 보면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올리브의 주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고 하겠지만요. 이렇게 읽고보니, 헨리 제임스가 당시에 여성 사회에서 논의되던 이야기들, 여권해방운동의 면면을 어떻게 이렇듯 면밀하게 담아낼 수 있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의 유명한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않아서 작가에 대해 잘 몰라서 그렇기도 합니다만, 호손이나 에머슨 같은 작가와도 또 다른 독특한 개성이 있는 작가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현대문학 [헨리 제임스] 단편선 옮긴이의 말에는 당대 혹평 중의 하나로 “헨리 제임스는 피라미드의 대리석 돌덩이보다 더 큰 문장들과 큰 도시를 만들 만큼 넓은 무대를 갖고서도 고작 닭장 크기의 집짓기에 착수했을 뿐이다”라는 평가를 소개하는데요, 그 사소한 것들에 담긴 우리 의식의 근본적인 변화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게 되고, 오늘날 우리는 이렇게 감탄하며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닭장 크기의 집짓기' 완전 빵 터졌습니다. 별다른 사건도 없이 이렇게 소소하고 자잘하고, 혼자만 알고 싶은 찌질한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늘어 놓는 이야기가 왜 이리도 재미있을까요? 혹평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헨리 제임스의 능력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니까요! 저는 때때로 책을 읽다가 흠칫 놀라기도 했는데요, 꼭꼭 숨기고 있던(혹은 외면해온) 생각들을 소설 속 인물들이 가감없이 드러내 보여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었던 헨리 제임스... 천재 같습니다.
실제로 베이질 랜섬이 알아차린 것은 미스 챈설러가 진짜 노처녀라는 것이었다. (...) 올리브 챈설러의 독신은 그녀의 존재 면면에 뿌리 깊이 내재된 것이었다. 그녀가 노처녀인 것은 셸리가 서정시인이고 8월이 무더운 것과 같은 이치였다.
보스턴 사람들 31p,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이 시기가 19세기라는 점을 감안하고, 이 부분을 읽으면서 웃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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