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해의 장르살롱] 13.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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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제가 2박3일 동안의 서울 일정을 마치고 방금 제주집에 도착했는데... 넘 아늑하고 편안하네요. 역시 집보다 좋은 곳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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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안녕하세요?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진도표를 발표하겠습니다. 1주차) 3/11~ 3/17 프롤로그부터 6부까지 2주차) 3/18~ 24까지는 7부부터 11부까지 3주차) 3/25~31까지는 12부부터 에필로그까지 [프롤로그] 나는 왜 추리소설로 철학을 해왔는가 1. 진리란 표면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 에드거 앨런 포와 보르헤스 2. 삶은 가면놀이다 : 애거사 크리스티와 니체 3. 생존감각을 확보하는 법 : 레이먼드 챈들러와 사르트르 4. 악인이란 가장 사회적인 인간이다 :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줄리아 크리스테바 5. 탐정은 기호학자다 : 움베르토 에코가 앓는 형이상학적 질병 6. 미로 속에서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 형이상학적 추리소설, 폴 오스터의 《뉴욕 삼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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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지금부터 프롤로그와 1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먼저 읽으신 분들부터 자유롭게 의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일단, 프롤로그는 어떠셨어요? 어려우셨나요? 이해가 안가는 내용이 있었다면? 감탄한 부분도 있었나요?
책을 받자마자 프롤로그를 한 숨에 읽었습니다. (몇 페이지 안되니까요>_<) 이 책에 처음부터 끌렸던 이유는 추리소설과 철학은 과연 무슨 관계일까였어요. 제가 철학에는 좀 많이 간절히 관심이 있어서(아는 건 극히 미약합니다~) 이것저것 더디게 읽어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읽은 내용 중 ‘추리소설과의 관계‘에 대한 글은 만나보지 못했거든요. 프롤로그 중 ‘서구 추리소설은 사유의 근거가 이항 세계관(신/피조물)에서 일항 세계관(피조물)로 변해갈 때 생격난 문화적 산물이다’ 라는 문장에서 우선 깨달은 바는 제가 문화적 산물에 대하여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어요. 저 역시 추리소설은 재미난 이야기에 끌리는 호모 사피엔스종이 좋아하는 소설장르 정도라만 이해했었는데 이렇게 깊은 철학적 함의가 있는 지는 전혀 몰랐어요.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걸 알게 되어서요+__+ 추리소설 속 ‘탐정’이 ‘안다고 가정된 주체’, ‘이성’ 등에 대한 은유라는 것을 읽으면서.. ‘아..’하는 순간이 찾아왔어요. 너무나 똑똑해 보이는 ‘탐정’들이 철학적으로는 이렇게 탐구될 수 있구나… 한편 13페이지에 책의 저자이신 백휴 선생님께서 ‘범죄를 다루는 추리소설이 기존 사유를 전복하거나 적어도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줄 것으로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적으셨는데, 앞으로는 추리소설에 관심이 생겨서 손이 갈 것 같아요.+_+
@우주먼지밍 님 안녕하세요? 합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장르살롱에 관심 가져주세요. :-)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흥분하기 시작하셨다니 ‘추리철학가’ 자격 획득입니다. 저 역시 추리소설이 철학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철학자들이 직접 뛰어들기까지 했다니... 장르적 자부심이 머리끝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백휴 작가님 덕분에 그동안 문학적 엄숙주의와 순혈주의에서 받았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입니다. 저 역시 우주먼지밍님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추리소설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제 책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늦게 합류해서 죄송합니다. 프롤로그부터 내용이 압도적이어서 신나게 읽었습니다. 추리소설이 '은유와 결합한 동일성의 서구 사유'가 해체되는 시기에 생겨난 소설 장르(p.12)라는 대목에서 제가 특히 좋아하는 19세기에 추리소설도 탄생되었다는 데서 혼자 기뻐했습니다. 다만, 추리소설을 안 읽은 지 너무 오래되다 보니 읽은 추리소설이 몇 권 안되고 그나마 읽은 기억만 흐릿해서 앞으로 읽어야 할 책들을 꼽아보았어요. 특히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사유와 추리소설은 공히 위반의 문제'(p.14)라는 발언이 매우 강렬했고, 추리소설로서 철학함이 무엇인지 집중해서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입니다. @poiein 님의 합류를 환영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저도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사유와 추리소설은 공히 위반의 문제’란 발언에 매우 공감하며, 앞으로 소설을 구상할 때 경계 없는 상상력을 펼쳐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되도록이면 금요일 라이브 채팅 땐 꼭 와주세요~^^ 저녁 8시에 여기에서 합니다.
사유란 극단적인 것이다. 그래서 사유는 낭만주의적인 성격을 띤다.(…)나에게 진정한 사유란 가장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것을 다루기에 흥미롭다. 철학에서 허용되지 않는 질문은 없다.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p.14, 백휴 지음
역사적 배경 지식을 기반으로 철학을 한다는 게 프롤로그에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기자출신인데 배경지식을 많이 가진 분들이 추리소설도 잘 쓰시더군요. 그래서 기자분이나 학자분들이 소설이나 책을 쓰시면 해박하게 쓰시더군요
오 저도 동의합니다. 많은 배경지식이 있다면 소설을 쓰는 데 유리하다고 봅니다. 그때그때 자료조사를 하는 것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기본기'가 이미 있는 상태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역사적 배경 지식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까지 갖추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으면 좋겠지요. 이 모든 걸 감안하면 결론은 공부, 공부, 공부 뿐이네요. (조금 시무룩) 저는 북클럽 2개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제 단골책방에서 하는 북살롱이고요, 나머지 하나가 바로 이 장르살롱입니다. 이 두 개의 북클럽이야말로 제가 계속 책을 읽게 만드는 독서메이트네요. :-) 앞으로 장르살롱 선정도서는 장르소설 뿐만 아니라 이번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책처럼 장르소설을 읽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도 같이 선정할 계힉입니다. 김정환 님이 장르살롱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기자 출신이라고 하시니 앞으로 써주실 소설이 무척 기대가 되네요. 추협 작가님들 중에 김세화 작가님이란 분이 계신데 방송국 기자 출신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에 최재봉의 탐문, 작가는 무엇으로 쓰는가를 읽었는데 역시 기자 30년의 내공이 느껴지는 재밌는 평론집이었어요..해박한 지식은 역시 방대한 독서와 글쓰기, 철학이 아닌가 봅니다.
1장 애드거 앨런 포의 검은고양이는 위기를 비극을 암시하죠
검은 고양이가 예로부터 비극과 위기를 암시하는 걸로 유명하죠. 애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는 고전 명작 중의 명작이자 공포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실제 검은 고양이는 귀엽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머리도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전 특히 노란 눈을 한 검은 고양이가 예쁘더라고요. ^^
서문과 1부를 읽었는데 그나마 많이 읽은 에드거 앨런 포와 보르헤스인데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제가 라캉 등 현대철학에 깜깜눈이어서 그런지.. 실은 여기 나온 해외추리소설은 꽤 읽어본 것인데 국내 추리소설작가들은 잘 모르고.. 거기다 이 책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언급되는 배경지식같은 문학비평가나 철학가들의 기초적 개념들도 모르고.. 과연 끝까지 완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존 어윈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가 포와 보르헤스에 대해 말했던 게 갑자기 나오기도 하고.. 갑자기 라캉의 기표개념이 나오거나 정신분석학과 위상수학이 무관하지 않다는 등 배경지식에 대한 설명이 없이 결론을 내리는 것 같아서 처음에 좀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포나 보르헤스의 이중적 자아 (짝패) 개념이나 시적이면서도 수학적인 면과 솔루션이 반드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점 등 두 작가의 작품에서 느껴진 점은 수긍가는 점이 많았습니다. 안그래도 포의 뒤팽이 처음 화자와 만났을 때 그의 생각을 유추해내는 부분도 셜록이 왓슨과 만나는 첫 장면처럼 그 정답보다는 그 정답에 이르는 과정 속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재미있었죠. 그리고 그렇게 그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뒤팽이 화자의 입장에 들어가야하는 점 등 (D장관과의 사건에서도 실제로 탐정인 자신이 도둑의 입장이 되었기도 하구요.) 탐정과 범인의 동일화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커튼 등에서도 평상시의 추리 전개보다도 더 극적인 반전 요소가 가미되기도 해서 어찌 보면 정말 극한의 수단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모든 인간적 사유에서 응용되는 것이 바로 그런 거울 뉴런을 이용해서 상대방의 생각을 유추하고 반추해 보는 방법이 아닐까 하네요. 어찌보면 포나 보르헤스는 표면적인 미스테리보다는 그 미스테리 속에서 범인과 탐정이 생각을 하는 과정 자체가 미스테리이자 거울 속에 반영하고 싶은 자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감합니다. 추리소설은 탐정과 범인이 벌이는 대결이나, 범인이 던지는 수수께끼만이 미스터리가 아니라 수수께끼의 해결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거대한 미스터리가 되게 할 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포의 <도둑 맞은 편지>의 반전과 결말이 모두 공개돼 있지만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그 소실을 읽는다는 사실이 그 점을 반증합니다.
그 짧은 프롤로그 읽는데 엄청 오래걸렸어요 ㅎㅎ 아직 철학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게 많아요. 이번 기회에 다른 분들 이야기도 잘 들어보고 많이 배우고 싶어요
프롤로그가 짧은 듯하지만 이해하면서 읽으려니 긴 느낌이었죠. :-)
3쇄라니 축하할 일이군요.
2부를 읽었습니다. 초등학생때부터 워낙 많이 읽어온 크리스티여서 여기 나온 소설 중 가장 친숙하지만 그만큼 보통 너무 가볍고 신속히 소비되었다는 느낌이 들곤 했는데요. 물론 제가 보기에는 제국주의와 남성적 영웅에서 벗어나서 미스 마플이나 포와로로 넘어간 점은 맞지만 Hercules에서 연상되는 Heracles가 보통 남성적인 근육맨으로 연상되는 걸 생각해보면 오히려 크리스티 작품의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 자조적 영국식 유머같고 Hercules Poirot의 이름은 다른 곳에서 착안되었다는 설도 많은데 죄송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백휴 작가님이 여기서 '대지'와의 연상 등 포와로의 이름에 대해 좀 너무 과하게 '꿈보다 해몽'식으로 해석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가면과 연극성 부르주아적 안정추구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지적을 받았던 부분인데 이것을 니체의 원본 따위는 없다는 표면의 가면보다도 더 깊은 곳에도 구축된 연극 무대가 펼쳐진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진실이 없는 것 자체보다는 진실을 진정 알고 싶은지에 대해 자문하는 (제 생각에도 그녀는 진실보다는 자신의 심신의 안정을 택할 듯 합니다. 그녀 자신도 냉소적이고 자조적으로 그런 식으로 자신과 자기 작품과의 관계를 인정하기도 했구요. 제가 갖고 있는 책에서 그녀는 포와로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죠: We are friends and partners. I am beholden to him financially. 또한 여기서 언급된 로저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에서 포와로는 그에게 탐정 조사를 의뢰한 이에게 이렇게 반문합니다: Are you quite sure it is the truth we want? 여기서 you가 we로 바뀐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이 가면 밑에 숨어있든 애초에 없었든 간에 우리는 과연 진실을 알고 싶은 건지? 그게 더 중요한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크리스티의 소설을 읽을 때 가장 인상적인 건 밀실 트릭이나 다른 조작된 세계나 범인이 누구인지 보다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끝없는 관심이었습니다. 니체의 Thus Spake Zarathustra에서도 과연 짜라투스트라를 따라온 그의 제자들이 실제로 진실에 관심 있는지 아니면 또다시 머리를 땅구멍에 박고 동굴 속에서 나오길 거부하는 건지 반문하게 되는데 냉소적이라고도 사이다같다고도 할 수 있는 그녀의 글 속에는 그런 질문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챕터를 읽을 때 아래 링크에 있는 니체의 짧은 에세이 중 하나 On Truth and Lies in a Nonmoral Sense (Über Wahrheit und Lüge im aussermoralischen Sinne)을 참고했습니다. https://jpcatholic.edu/NCUpdf/Nietzsch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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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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