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댓글 725개^^
[박소해의 장르살롱] 13.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D-29
박소해
무경
좋은 밤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박소해
무경 작가님 곧 나올 장편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무경 작가님 신작장편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얼른 나오길... 여러분 나비클럽에서 나옵니다! (동네방네)
무경
제가 차마 하지 못한 말을... 감사합니다^^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가 나비클럽에서 곧! 나옵니다.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소해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ㅎㅎ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파랑나비
눈팅만 했습니다.
그래도 유익한 시간이 되었어요.
박소해
오오 눈팅조차 감사합니다. 파랑나비님도 글 쓰신다고 들었는데... 보고 싶습니다, 파랑나비님 소설~~~
파랑나비
감사합니다. 선배 작가님들의 글들을 읽으며
감탄합니다. 백휴 님의 지식은 어디까지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깊고 넓으십니다. 다른 분들도 많이 알고 계신 듯요.
이번 모임은 순수한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박소해
@모임
여러분 라이브 채팅은 종료되었지만
일요일까지 살롱은 열려 있습니다. 그 사이에 책 내용 요약이나 리뷰 계속 올리셔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독서 모임 기록은 두고두고 들어오셔서 계속 보실 수 있답니다.
장르살롱 포에버~
박소해
이제 저도 자러 가야겠네요. 모두 굿나잇 ^^
poiein
이제 남은 독서를 이어갈 건데요, 꼼꼼하게 읽어 보겠습니다. 작가님과 나비클럽, 그리고 이 책을 함께 읽고 계시는 책친구님들의 말씀들 모두 소중히 담아 잘 읽어보겠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박소해
일요일 자정까진 열려 있으니까요. 그때까지는 궁금한 걸 질문 남겨놓으셔도 되고, 공부하신 내용, 리뷰를 여기 올려주셔도 됩니다. :-)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브라이언
추리소설로 철학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박소해
조금은 힘들었지만(?) 네! 재밌었습니 다. 재미있어요. ^^
borumis
이 책을 열어보기 전에는 최근 워낙 가볍게 읽을 만한 독서에세이나 철학입문서들이 많이 나와서 목차에 나와있는 쟁쟁한 이름들에도 불구하고 그런 종류의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첫 장부터 이 추리소설 작가와 작품은 친숙하지만 이에 대한 이 책의 작가의 생각은 낯설고 작가가 이 작품과 연관해서 언급하는 철학 개념들은 더 생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실은 예전에 읽었던 현대철학 입문서나 가이드들을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철학가와 관련 논문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해가며 읽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려 겨우 완독했다.
서구의 모더니즘의 태동에 반발하는 움직임으로 전통적 추리소설이 나왔다면 변증법적으로 이보다 더 나아간 형이상학적 추리소설 등 다양한 추리소설 작품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래서 그런지 추리소설의 시초인 에드거 앨런 포부터 시작해서 차츰 시대를 따라 나아가며 일본 및 우리나라 추리소설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다루었다.
추리소설도 서구 근대화에 의해 나와서 그런지 서양 근현대 철학의 개념들을 많이 가져오지만 마루야마 마사오나 최인훈 등 동양의 사상적 토대, 그리고 서양과 다른 유교 및 불교적 사유의 차이, 한글의 원리에 담은 은유 등 단지 서양철학에만 멈추지 않고 분주히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생각이 돋보인다. 그렇다. 추리소설은 변두리에서 시작하고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드는 문학이니까.
이런 틀을 벗어나거나 깨뜨리는 성격 때문일까 보르헤스, 오스터, 에코 등 여러 작가들과 지젝, 들뢰즈 등 여러 사상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경계선에서 인사이더가 되려고 애쓰지 않고 도리어 밖을 향해 나아가는 당돌한 탐구심이 너무 강해서 그런가 그런 변두리를 탐험하는 대리만족이 독자를 너무 매혹시킨 나머지 단순 오락이라는 낙인을 받은 추리소설의 위상은 독서인구가 나날이 낮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더 낮은 듯하다. 한국 추리소설 자체도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턱도 없이 낮지만 이런 대접 받는 추리소설에 대해 이토록 깊은 사유를 해보고 또 독자들에게서도 단순히 오락으로 소비하지 말고 생각을 더 많이 해보라는 골치 아픈 작가가 국내에 또 있을까. (마치 훈장님이 생각 좀 하고 살라고!하고 지휘봉으로 머리를 두드리는 듯)
작가 분은 철학 전공으로 너무 박식하고 폭 넓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하다보니 가끔 논지를 따라가기 힘들 때도 있고 심지어 문장에 나온 개념들의 태반을 이해 못 할 때도 있었다. 문제는 그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철학이나 정신분석학이나 문학 평론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마치 당연한 상식인 듯 어물쩍 넘어간다. 다행히 인터넷의 세상에서 관련 사상가의 논문들이나 후에 이어진 글들을 읽으면 문맥으로 얼추 가늠할 수 있기도 했지만 어쩔 때는 이것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무슨 의도로 여기서 갑자기 저런 말을 한 것일까?하는 지점들도 있었다. 특히 12장은 다른 챕터들보다 특히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조차 감이 안 올 때도 있던 나에게 가장 혼란스럽고 힘겨운 챕터였다. 반면 내가 잘 모르는 부분에서는 별 설명이 없던 반면, 인쇄 측의 실수 때문에 주석이 날라갔다는 4장 빼고는 주석마저도 단순 참고문헌 정도를 언급하는 게 아니라 상세한 코멘트들이 마치 이 자체로도 또 다른 철학 에세이의 토대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책 후반으로 갈수록 내가 받은 인상은 제목에서 호명된 철학가들 외에도 다른 철학가들의 사유와 추리소설 작가의식이 더 돋보이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9장 서미애와 칸트에서는 서미애의 소설이 칸트의 초자아보다는 그와 뫼비우스 띠의 대치면에서 나아가는 사드와 더 통하는 것 같고, 10장의 황세연과 슬라보예 지젝에서는 황세연이 지젝보다 지젝과 결별하는 로티와 닮아있다. 8장의 류성희와 한나 아렌트에서는 아렌트의 정치공간보다는 칸트의 취미판단에 더 밀접하고 11장 정유정과 조르조 아감벤에서는 아감벤보다 알랭 바디우의 입장이 정유정의 주제의식을 대변하는 것 같아보였다. 이건 훈장님이 강론하시다 삼천포로 빠지시는 걸까? 얼핏 보면 그렇지만 샛길은 또 다른 길이 되고 길은 모두 서로 통한다.
처음에는 제목에 나온 사상가의 이론만이 작가의식과 관련된 것 같다가도 또 헤겔의 변증법적 합?또는 지젝이 말한 오독을 거쳐야 도달하는 반보다 더 한 반?이 나오듯 결국 다른 사상가의 이론에도 다가가는 반전이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전 챕터에서 다음 챕터의 추리소설의 예고편이나 복선처럼 다음 사상가의 생각들이 살포시 엿보일 때가 많았다. 이런 것에서 나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을 때 범인이라고 처음에 다들 의심했던 사람이 red herring이고 결국 전혀 뜻밖의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되는 그런 구조가 연상되었다.
만약 그렇다면 12장에서 나온 '내포의 누적이 필연적으로 외적 대상 - 쌓인 증거가 필연적으로 범인k를 가리킨다는 것-을 지시한다는 것을 의심하게 한 것처럼 백휴 작가님은 이를 통해 어떤 사유를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실은 이건 우리가 항상 '당연시'했던 관점의 틀을 무너뜨리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했다. 진화론과 생명과학의 발전에 의해 우리가 동물이든 인간이든 종에 대한 분류가 무너지고 새로운 눈으로 생물을 바라보게 된 것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고 친숙한 움벨트(umwelt) 속의 분류에서 벗어나고 그 틀을 도끼로 내리찍기 위해 철학과 문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연시된 개인적/사회적 구조를 파헤쳐보면 다른 이면이 있고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조금 더 심층적으로 나아가보라고 권유하는 듯하다.
각 챕터에 나온 작가와 철학가의 매칭이 실은 동어반복인 a=a’가 아니라 변항인 x의 함수 a=f(x)=x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백휴 작가는 뜻밖의 인물이 범인인 게 밝혀지는(또는 아예 mystery로 남고 밝혀지지 않는) 것처럼 제목에서 지목된 철학가의 사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초월한 변항의 사유에 바통터치를 하고 더 나아간 독자의 사유도 기대하는 게 아닐까?
개념에 의해 강제적으로 단순히 내포와 외연이 1:1로 대응하는 것보다 무한대로 외연이 증폭될 수 있는 변항감각과 가능성을 내포하는 추리소설 장르를 단순히 오락으로 소비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보길 바라면서 쓴 이 책은 확실히 쉽게 읽히는 책도 심심풀이 땅콩같은 책도 아니다. 하지만 추리소설을 진정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범인을 추리해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노력과 고통(?)을 즐기는 이들이다. 그렇게 공 들인 사유만큼 얻어낼 수 있는 짜릿한 반전적이고 변항적인 사유를 위해 오늘도 추리소설 작가들은 머리를 쥐어짜고 독자들과 승부하는 것 같다.
표지가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에드거 앨런 포의 The Raven 삽화인데 이에 붙인 시의 구절이 참 좋다.
And my soul from out that shadow that lies floating on the floor
Shall be lifted--nevermore!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게 너무 당연하게 넘겨짚는 생각을 갈까마귀는 부정부사 한마디로 깬다. Nevermore!
어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유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그런 자동적 조건반사같은 생각을 죽여버려야 하지 않을까?
박소해
@borumis
님 총평이로군요. 감명 깊게 읽어보았습니다.
저는 장별로 나누어 요약정리 중인데 이런 총평도 읽어보니 아주 좋네요. 책의 흐름이 보이고 큰 줄기로 다가와서 깊이 생각하고 공부해가며 읽으신 흔적이 엿보입니다. 보르미스님이 유전자 분야에서 일하신다고 하니 연구원이거나 비슷한 직종이 아닐까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과쪽에 계신 분들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그 인내와 근면에 경의를 표합니다. 보르미스님 총평 덕에 책에 대한 생각을 더 잘 정리하게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VIP 독자선물 관련해서 답장 보내드렸으니, 확인해 보시겠어요? 감사합니다.
박소해
“어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유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그런 자동적 조건반사같은 생각을 죽여버려야 하지 않을까?” 이 말이 참 좋군요.
당연한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기존 관념에서 탈피하기. 그래야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많은 고민을 해보게 하는 말이네요.
borumis
대충 여태까지 덧글들 참고해서 리뷰를 써봤는데.. 검토한 서평은 SNS와 온라인 서점에 각각 올리겠습니다. 박소해님도 작가님도 나비클럽 출판사에도 감사드립니다.
박소해
헙! <12. 추리소설은 은유를 의심하는 정신이다> 파트에 나왔던 빌렘 플루서 책을 제가 어제 샀네요. 우왕. 신기합니다. @추리문학 님.
박소해
<몸짓들> 빌렘 플루서. 워크룸프레스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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