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씨책] 칠칠단의 비밀 - 방정환 탐정소설사계절 아동문고 시리즈 34권. 1999년, 방정환 탄생 100돌을 맞아 출간한 <칠칠단의 비밀>을 개정판으로 다시 단장했다. 이 책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쓴 탐정소설의 대표작, 장편 「칠칠단의 비밀」과 중편 「동생을 찾으러」로 구성되었다.
한나 아렌트 - 삶은 하나의 이야기다프랑스의 대표적 페미니스트 문학이론가, 정신분석가, 기호학자 등으로 알려진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한나 아렌트 독해이다. 저자는 토론토대학 알렉산더 강좌에서 한나 아렌트 저작의 철학적 측면들, 즉 그녀의 언어, 자아, 몸, 정치적 공간, 그리고 삶이라는 개념들에 대해 탐색했다.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 - 줄리아 크리스테바와 폴 리쾨르로 프로이트 넘어서기우리 내면의 혐오와 파괴 본능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만들고, 문명에 대한 프로이트적인 방식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나와 이웃을 볼 수 있는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대한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문화 기호학적 시각과 폴 리쾨르의 해석학적 관점을 통해서이다.
사랑의 역사기호학과 정신분석의 석학인 크리스테바의 연구의 정점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크리스테바는 뛰어난 분석, 종합 능력을 가지고 종합적 글쓰기를 하는 작가로서 푸코, 데리다 등과 함께 ‘비평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사랑의 역사> 역시 서양 문화, 역사 전반의 방대한 지식을 다루고 있다.
비잔틴 살인사건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석학들의 이론을 알기 쉽게 정리한 인문학 입문서인 영국 루틀리지 출판사의 'Critical Thinkers' 시리즈를 번역한 'LP Routledge Critical Thinkers' 시리즈의 아홉번째 권, 줄리아 크리스테바 편이다.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이질적 타자성의 의미작용을 탐색하는 ‘경계인’ 크리스테바의 사상을 분석한다.
정신병, 모친살해, 그리고 창조성 : 멜라니 클라인
세미오티케 - 기호분석론
검은 태양 - 우울증과 멜랑콜리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문학 탐색언어와 주체, 사랑을 인간 실존의 근본 문제로 생각하는 정신분석학자이자 기호학자, 언어학자인 줄리아 크리스테바. 여러 학문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을 바탕으로 활발한 창작.평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의 저작에 대한 연구서가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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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박소해
@모임
위에 올린 책들은 그믐의 첫 페이지에 뜬 저작들 뿐이고요, 몇 페이지나 나와요. 정말 많은 저작을 발표한 대학자님이시네요. 파리 대학의 교수로 계시고요. 그리고 <비잔틴 살인사건>은 지금 새 책으로 구매 가능합니다. ㅎㅎ 전 주문했습니다. :-)
박소해
<8. 철학적 타자를 탐구하는 정치 공간: 류성희와 한나 아렌트>
8, 9, 10부는 백휴 작가님이 추리작가협회 대선배 작가님들 세 분을 다룬 파트입니다. 순서대로 류성희, 서미애, 황세연 작가님. 그 중 8부의 류성희 작가님의 작품은 계간에 수록된 단편과 기발표작 몇 편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작년 계간 가을호 <머나먼 기억>을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추리소설로 철학하기>에서 또 류성희 작가님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이번에 8부를 읽은 후 바로 서점에 달려가 류성희 작가님의 전작을 살펴 읽을 계획입니다.
그 이유는요? 8부가 무척 흥미로웠거든요. :-) 이미 류성희 작가님 스타일을 좋아하고 존경해왔지만 다른 작품들도 찾아 읽으면 더 좋아하고 더 존경하게 될 듯합니다.
저는 백휴 작가님이 초반에 ‘철학적 타자’를 통해 류성희 작가님 작품세계를 설명해주신 관점이 특히 재미있게 다가왔는데요. 한국 추리문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김내성 작가님은 <이단자의 사랑>을 통해 ‘탐이’를 보여줬다면 류성희 작가님은 <인간을 해부하다> 등의 발표작품들을 통해 ‘철학적 타자’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하고 계시죠.
김내성 작가님은 탐구를 통해 본격 추리소설을, 탐이를 통해 자기만의 주체적인 탐구 주제와 영역을 모색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철학적 타자란 교화의 가능성도, 개과천선의 가능성도 아예 없는 존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류성희 작가님은 장편 <사건번호 113>에서도 철학적 타자를 다루고 계시죠. 백휴 작가님은 김내성의 탐이는 철학적 타자로까지 나아가지 못했지만 류성희 작가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철학적 타자에 도달했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사회 담론과 정치 담론이라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표현이 등장하는데요.
쉽게 말해 사회 담론은 타협의 여지가 없이 자기 주장에 상대가 굴복할 때까지 밀어붙이는 대화 방식과 토론이고요, 정치 담론은 취미판단이자 획일성의 사회 담론이 아닌 타협을 전제로 한 대화 방식과 토론을 말합니다. 류성희 작가는 바로 이 정치 담론을 펼쳐보이는 작가로 분석되고 있지요. 여기서 저는 ‘다양성’과 ‘취미’ 혹은 ‘다른 맛’을 존중하는 이 정치 담론이 제가 그동안 습작하거나 발표해왔던 작품들과 궤를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더욱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는데요. :-)
백휴 작가님에 따르면 류성희 작가님은 작품 세계 안에서 수수께끼에 대한 풀이과정으로서의 추리, 위대한 탐정의 추리능력, 개연성에 의한 사건 전개, 반전으로 대변되는 아리스토텔리스의 형식 미학으로 정리할 수 있는 추리문법을 거부하거나 생략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류성희적인 특징이라고 보고 계시죠. 범죄소설로 확장했을 때 이러한 추리문법의 거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바로 이 거부로 인해 정치 담론이 발생합니다. 한나 아렌트는 고대 그리스에서 개인과 공공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었는데 이 엄격한 구분이 사회 담론이 등장하면서 모호해졌다고 합니다. 사회 담론이 사회를 압도하면 전체주의 같은 사상이 인류를 지배하게 되며 그로 인해 다양성의 상실, 인류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봤죠.
8부의 말미에서 백휴 작가님은 류성희 작가님과 서미애 작가님을 비교하면서 류성희 작가님을 정치 담론에, 서미애 작가님을 사회 담론에 대응시키며 둘의 차이를 예문을 통해 보여줍니다. 9부에 등장할 서미애 작가님 파트를 읽기 전에 이미 서미애 작가님이 매우 칸트적이라는 것을 여기서 깨닫게 만들어 주시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상당한 설득력을 확보하면서 류성희 작가님의 특징은 여성성, 우연, 포스트모던한 추리소설, 어떤 충동의 모험, 영양분으로서의 낙타 혹, 컬러, 정치 담론으로 정리됩니다.
여기서 탐정은 전지전능한 작가와 달리 비자발적인 지성을 사용하는 사람이란 말도 와닿았습니다.
제가 읽고 요약한 결론은 추리작가를 몇 유형으로 분리했을 때 류성희 작가님은 클래식한 추리작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류 작가님의 작품들은 추리문법의 거부, 철학적 타자의 등장, 우연에 기대는 사건 전개 등 일반적인 추리소설이 아닌 범죄소설 안에서도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데 무관심한 편에 속한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거기에서 포스트모던적인 특성이 발생하는 거겠지요.
저는 이렇게 읽고 요약해 봤는데 다른 독자님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독자분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일반 추리소설이 아닌 이러한 범죄소설의 틀 안에서 자신만의 문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설에 대한 독자님들의 생각도 알고 싶어요. 클래식 vs. 반 클래식의 구도가 될 수도 있겠지만요.
시간 되시는 대로 이 질문에 대한 의견과, 7-11부 추가 의견들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주에도 얼마든지 올리셔도 무방합니다.)
박소해
<9. 초자아는 숭고의 탄생지다: 서미애와 칸트>
9부의 서미애 작가님은 아마 유일하게 제가 거의 전작품을 읽은 한국 추리작가님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만큼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이며 그동안 오랜 시간에 걸쳐 작품 발표를 왕성하게 해오셨고 현재도 추리 여왕으로서 현역을 지키고 계신 존경하고 있는 대선배님이시죠. :-)
백휴 작가님은 서미애 작가님의 작품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라는 윤리의 형식성을 가치판단에 끌어들인 칸트의 철학으로 설명하고자 하시는데요.
전통적으로 측은지심이나 수오지심을 인간 본성의 가치로 여겨온 우리 한국인들은 ‘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형식 윤리의 사상이 상당히 낯설게 다가옵니다. 이 형식 윤리를 이해하려면 국민국가를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요.
국민국가는 근대 유럽에서 백성들이 왕정국가 세력과 싸워 탄생시킨 정치적 결과물입니다. 칸트의 형식 윤리는 이 국민국가의 정치적 구성원리에 상응하는 도덕률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 의식이 깊어지면서 사회 윤리에 형식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법대로 하자!’는 잦은 요구는 ‘법에 충실하겠다’라는 의지의 표명이라기 보다는 그 어떤 윤리적 내용도 그렇게 외치는 당사자를 설득하지 못하는 ‘도덕의 무능’을 보여주는 사회현상입니다. 법에 대한 현대적 맹신의 이면에는 기존 윤리의 공백, 다른 말로 하면 내용 없는 윤리의 형식성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제 윤리의 형식성은 개인의 내면을 점령해 욕망 또한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버립니다. 무엇을 위한 욕망이 아니라 욕망을 위한 욕망, 즉 형식적 욕망이 되어버리죠.
백휴 작가님은 서미애 작가님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이 주제 - 전통 윤리의 가치관과 충돌하는 윤리의 형식성 - 은 다음 세대에 중요한 화두로 대두될 것이 틀림 없다고 봅니다. 사회윤리에 관한 한 이미 젊은 세대들이 기존의 도덕과 에토스에 반발하고 있으니까요. 단순히 시대가 변해서 가치관도 변한 게 아니라 내용의 변화가 아니라 내용 자체가 형식으로 바뀌는 변화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 우리를 지배해온 유교사상에는 형식 논리가 자리할 터전이 없었습니다. 오직 정도, 바른 길만을 강요하며 도덕성을 부여해왔죠. 그러니 누구나 ‘공백이나 형식성’을 이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서미애 작가님의 추리소설은 바로 이 형식성을 ‘질투’라는 인간의 생활감정 속으로 끌고 들어와 독자들에게 더 깊이 이해해보라고 권유합니다.
백휴 작가님은 <반가운 살인자>와 <거울 보는 남자>가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두 작품의 구조적 동일성을 확인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아리스토텔리스의 미학, 반전이 잘 수용된 작품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백휴 작가님 9부를 읽으면서 <거울 보는 남자>란 작품이 궁금해졌는데요. <반가운 살인자>는 동명의 작품집을 제가 중고로 어렵게 구매했는데요, <거울 보는 남자>는 아직 읽지 못한 듯해서 찾아봐야겠습니다. :-) 백휴 작가님이 한국 추리문학 걸작선에 포함되어야 하는 작품이라고 극찬하시니 궁금증이 치솟습니다...
백휴 작가님은 서미애 작가님의 작품들을 구조에 따라 분류해보시는데요.
1. 구조에 따른 분류
A. <거울 보는 여자> <반가운 살인자>
B. <비밀을 묻다> (B1) <그녀만의 테크닉>(B2) <잔인한 선택> (B3)
C.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못생긴 생쥐 한 마리>
D. <경계선>
E. 기타. <서울 광시곡> <살인 협주곡> <냄새 없애는 방법> <이제 아무도 울지 않는다> <숟가락 두 개>
2. 동기에 따른 분류
무동기. <잔인한 선택> <반가운 살인자>
무동기에 가까운 것. <거울 보는 남자> <그녀만의 테크닉>
확실한 동기. <비밀을 묻다> <못생긴 생쥐 한 마리> <서울 광시곡>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이제 아무도 울지 않는다> <숟가락 두 개> <살인 협주곡> <경계선>
여기서 백휴 작가님이 주목한 건 동기가 확실한 것에서 무동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B1에서 B3으로의 계열 이동은 칸트가 <실천이성비판>에서 정념적인 것(경험적 질료적 조건들, 즉 형식이 아닌 내용에 해당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소거해 나가 마침내 법의 형식에 도달한 논리와 유사하다고 보십니다.
즉 B1 -> B2(초자아) -> B3(숭고)의 흐름인 것이죠. 초자아를 먼저 이해해야 그 어떤 개념화도 불가능한 숭고의 이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잔인한 선택>이라는 단편에서 한 남자 민우를 놓고 일어난 윤희와 선경의 경쟁심과 증오심을 살펴봅시다. 결국 이 단편에서 그린 욕망은 언제나 욕망 자체를 위한 욕망, 즉 무언가를 욕망하기 위함이 아니라 욕망하기 위한 욕망입니다. 욕망할 수 있으니까 욕망한다고 봐야할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백휴 작가님은 만약 선경이 윤희에게 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라고 말했다면 윤희는 그 ‘원하지 않음’조차도 빼앗으려들 것이 틀림 없다고 분석하셨는데요. 덕분에 저는 이 부분에서 아주 쉽게 욕망을 위한 욕망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집요하면서도 파괴적인 힘이 바로 초자아의 힘인 것이죠. 알렌카 주판치치의 지적처럼 ’초자아는 숭고의 탄생지로 간주될 수 있다‘이므로 이러한 초자아를 집요하게 다룬 서미애 작가님의 작품은 숭고에 도달하게 됩니다.
칸트가 양심의 목소리이기도 한 도덕법칙의 완수를 위해 영혼 불멸을 요청했듯이 사드에게도 ’무한한 고통‘ 속에서만 신체는 숭고한 육체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서미애 작가님의 소설은 고전추리소설사와 궤를 달리 합니다. 백휴 작가님은 포- 도일 - 크리스티 - 퀸으로 이어지는 계열과 달리 서미애 작가님은 체스터튼 뒤에서 읽혀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나 자신이 살인자와 똑같이 느낄 때 살인자가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라는 브라운 신부의 말이야말로 서미애 작가님의 작품관을 설명해주는 것이죠.
하악하악...
저의 조악한 정리가 이해를 도울 수 있을진 잘 모르겠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계시는 우리 살롱 참여자분들께 제 요약정리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아참, 여기서
@추리문학 백휴 작가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칸트와 사드는 전혀 다른 사상가로 생각해 왔는데요. 이번 9장을 통해 숭고라는 관점에서 칸트와 사드가 함께 나열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이렇게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철학을 하나로 접목시킨 이론이 또 있을까요?
박소해
“ 탐정의 추론은 획일성 담론(사회 담론)의 한 예시일 수 있다. 류성희는 일방적 강요로 밀어붙이는 사회 담론을 뛰어넘어 정치 담론 속에서 추리소설을 파악한다. 그녀의 추리소설을 읽고나면 추리소설이 무엇인지 한 번 더 깊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8. 류성희와 한나 아렌트> 중에서 , 백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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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 한 작가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면 작가 고유의 사유 구조가 방사하는 특정한 이미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것은 작가가 진정 작가라 불릴 수 있는 필요조건일 것이다. 그리하여 작가는 관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사유 구조를 통 해 개성을 표출하기 마련인데, 이 개성은 장르적인 특성과 결합하면 성공적일 수도, 보잘것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
“ 류성희처럼 추리문법을 거부한 채 메타담론으로 나아가려는 추리작가는 훨씬 더 자기반성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것이 차라리 의무처럼 느껴지는 것은 우리의 사정이 꽃만 심어놓고 비가 오건 말건 자족할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전적으로 투자의 문제다. ”
“ 서미애와 칸트 사상을 연결해본 것은 서미애의 작품에 나타난 욕망의 관 념들이 칸트의 도덕관념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빼앗을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빼앗는다’가 아니라 ‘빼앗아야 하기 때문에 빼앗을 가치가 있다’는 가치의 전도된 형식성이 서미애의 작품 세계에도 성립하는 것이다. ”
“ 탐정의 활약상을 그린 소설은 어떤 의미에서 문명이야말로 가장 선정적인 일탈이며 가장 로맨틱한 모반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한다. (...) 그것은 도덕이야말로 가장 음흉하고 무모한 음모라는 사실에 입각해 있다. ”
『추리소설로 철학하기 - 에드거 앨런 포에서 정유정까지』 G. K. 체스터튼 , 백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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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 한국에서 추리문학은 김내성 이후 마이너의 영역을 벗어나본 적이 없다.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든, 그것이 언제나 악순환이 되어 추리문학을 소비하는 방식 또한 너절하게 되고 만다. 한 걸음 양보해서 한국 추리작가의 작품이 대단치 않다고 치자.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형편없음을 생각해보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글은 그 괴리를 메워보려는 작은 시도인 셈이다. ”
박소해님~~
철학자의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을 같은 것으로 보는 예--라캉의 예시와는 다르지만--는 많습니다. 명분을 중시하는 유가철학과
겸양/절용을 강조한 묵가의 철학은 직관적으론 다른 성격을 갖지만, 반국가주의 철학자라 할 수 있는 장자의 입장에서 보면 두 사상은 주장하는 내용
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둘 다 국가주의 철학이라는
점에선 같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박정희(우리는
민족중흥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와 박정희정권으로 부터 억압받고 고문을 당한 함석헌(문학은 개인의 슬픔과 고통을 표현해선 안된다)의
차이는 민주주의자와 민주적 욕구를 억압한 사람
의 차이죠. 정치적으로 너무나 대립적이어서 두 사
람의 공통점이 없을 것 같지만, 개인주의자의 관점에서 보면 두사 람 모두 민족을 앞세운 집단주의자로서 개인의 감정과 정서를 억압한 동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내용과 형식을 분리해 형식논리를 발전 시켜 온 서양에선 적대적 공범이란
용어로 역사를 기술하기도 합니다(예전 한양대 임지현 교수). 구조주의란 구조만 보겠다는 사상이니까 내용의 상반성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지요. 비인간적인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사상이지요. 라캉의 예시와 정확히 맞지는 않지만 일단
이렇게 설명드려 봅니다^^
박소해
와아~~ 이런 친절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이미 그런 시도가 많이 있었군요? 방금 ‘적대적 공범’이란 말에서 뭔가 영감을 얻은 기분입니다. 이 개념으로 뭔가 소설을 써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히 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백휴 작가님. :-)
김정환
저는 추리소설을 공모전에 투고햇지만 입상에 실패한 적 있죠. 다문화시대에 맞게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무당이라는 다양한 종교적 기반을 둔 아이들이 명탐정코난 처럼 테러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었죠. 요즘은 추리소설도 이런 다문화적인 요소가 가미되면 좀 더 현실적이고 흥미로울 거 같습니다. 목스박이라는 영화랑 비슷하지만 좀 다릅니다.
박소해
공감합니다. 이제 이민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할 때가 됐고... 앞으로 더 다양한 추리소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합니다. :-) 김정환 님의 도전을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무경
<철학적 타자를 탐구하는 정치 공간: 류성희와 한나 아렌트>에서는 뜻밖에 한국 추리소설의 시조 김내성의 이름이 등장하더군요. 이 책에서는 김내성의 탐구를 이어받은 계승자?로 류성희 작가님을 살펴본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여기서 본 내용의 탐구 못잖게 흥미로웠던 게 '사회 담론'과 '정치 담론'이었습니다. 한나 아렌트의 주장을 빌어 추리소설을 탐구하는 시도가 무척 색달랐거든요. 이 둘 사이의 관계성으로 계속 주장을 전개해나가는 점이 흥미로워서,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사실, 이 파트를 읽으며 해당 작품의 이야기는 눈으로 보면서도 머릿속은 제가 알던 추리소설 관련 개념과 주장들을 헤집고 있었습니다. 중언부언 횡설수설하며 이 글을 쓰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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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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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 동물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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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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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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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 덕후, 박산호 번역가가 고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3!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③ <두 도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