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책들/책증정] 김미희 작가와 함께 읽는 <순간이 시가 되다 폰카 시>

D-29
@지혜 역시!!!! 지혜님께서 알아봐주셨네요. 저, 개인적으로 이 글과 시 참 좋아합니다. 지혜님이 언급해주셔서 무척 신납니다. ㅎㅎ 청각을 잡아내신 것도 꽤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편집 과정에서 공통점을 찾아 분류한 것이에요. 제가 시를 쓴 순서가 책의 순서와 같지 않구요. 출판 편집 과정에서 출판사에서 시 분류(구성)를 다시 한 거랍니다. 지혜 님이 너무나 예리한 독자라는 것에 감탄@^^ @~ 억새와 바람은 사실 서로 마음 놓고 우는 관계인지도 모릅니다. 서로 기대어 우는!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치유되는. 우는 것에 부끄러워 말자!를 알려주고도 싶었고요. 글(단상, 에세이)과 시는 처음 원고부터 그렇게 썼습니다. 시집에는 사진을 먼저 찍고 쓴 것도 있고 글 먼저 쓰고(매일 써야 하니 글제를 무작위로 고르고)그 단상을 써나가다 보면 시로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꼭 정해진 단계나 규칙은 없습니다. 다만 주로 사진-단상-시 이런 단계를 밟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야 독자들이 시 쓰는 과정을 터득하게 될 것 같아서입니다. 제가 의도한 형식입니다 폰카시 쓰기의 단계인 셈이지요. 시를 쉽게 이해하고 쓰기 위한 방법인데요. 제가 시 쓰기 수업을 하면서 터득한 것입니다. 누구나 시를 쓰는 세상을 꿈꾸는 달작입니다. 쓰는 삶은 누구에게나 행복을 주거든요.~~~ 시에는 작가의 체험과 사유가 어떤 형식으로든 조금씩 녹아있기 마련인데요. 그건 삶이 시이기 때문입니다. 경험이 많을수록 남다른 시를 쓸 확률이 높아집니다. 직접 체험과 간접 체험을 통틀어서요. 질문에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혜님의 시 한 편 액자에 걸어두는 시간을 그려봅니다.
- 가장 마음에 드는 시 : 일과 취미 지우개가 뭐든 지우는 건 일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우는 게 일이 아니라 취미가 될 수도 있구나~ 생각하니 지우개가 좀 더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거기에 또 다른 취미를 더해... 흥미진진한 지우개 싸움과 지우개 똥을 모아 새로운 지우개를 만드는 것도 표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시집의 시와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린 경험 저는 다니면서 잘 두리번 거리고 관찰을 잘 하는 편이고 엉뚱한 상상도 잘 하는 편이라 이 시집의 많은 사진들과 시들이 너무 낯이 익어요. ㅎㅎ 그래서 이렇게 비슷한 상황에서 작가님은 이렇게 쉽고 재밌게 시를 쓰셨구나 하는 생각에 좀 샘이 납니다. ㅎㅎ 저도 시적 발상을 마구마구 떠올리고 싶어요~ - 시상이 떠오른 사진, 단상 제가 푸릇푸릇 봄의 새싹 색깔을 좋아하고 길가읜 작은 야생꽃들을 좋아해서 식물들을 다룬 사진과 시들을 보면서 요즘 내가 본 봄꽃들을 떠올리며 어떻게 시를 지어볼까 고민 중입니다. 이번 주에는 조깅을 하는데 라일락 향이 얼마나 달콤하게 코에 닿는지... 달리느라 꽃을 찾을 순 없었지만 달리면서 이 향기를 사진으로 찍어 시를 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새 요래조래 다니면서는 부쩍 시에 적합한 언어들을 끄집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 잘 안 나오네요. ㅎㅎ
@게으른독서쟁이 W적합한 시어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게 바로 시인입니다. 이미 시인이신데요. 이 책이 시심을 북돋우는 밀알이 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제 시어를 고르고 골라 쓴 시 보여주시어요^^
@J레터 어려운 환경이신 데도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제가 찍히는 것보다 찍는 걸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보통 그대로 잊어버리는 데 폰카 시는 그런 사진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어주어서 더 새로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바쁜 와중에서도 저희 책과 시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함께 읽을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3월 12일(화)~18일(월) 1~2장 읽고 감상 및 의견 나누기 짧은 시집이지만 여유롭게 음미하시면 좋을 것 같아 분량을 나누긴 했는데, 김미희 작가님 말씀처럼 분량 상관 없이 읽으시고 느낌이나 감상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책을 구입하셨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으신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독서 모임을 신청해주신 이유나 평소에 시를 자주 읽으시는지, '폰카 시'를 알고 계셨는지 먼저 간단히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집자 N은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폰카 시'를 알게 되었어요. 시를 쓰고, 그냥 흘려보낼 수 있는 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는 책을 못 받았는데(선착순 10명이면 저한테도 보내주셨을텐데 왜 일까요ㅜㅜ)
안녕하세요 선생님, 관련해서 곧 메일드리겠습니다.
저는 시보다는 소설을 주로 접하는데요! 올해 들어 시도 읽어보고 싶어서 3~5권 정도 펼쳐봤지만 실패했었어요..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더라고요. 폰카시를 소개해 주실 때 귀엽고 재밌는 시라고 하신 걸 보고 어쩌면 이 폰카시는 저와 잘 맞을 거 같다는 느낌이 왔어요!! 가방속에 넣고 학교 가는길에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 ◜࿁◝ )⸝︎︎
@yeonny 곧 시를 쓰게 되는 날을 맞으실 거예요. 저도 함께 학교에 동행하는 느낌입니다. 누구나 시를 쓰는 세상을 그립니다. 신 납니다.
평상시에는 주로 소설을 읽으시는군요. <순간이 시가 되다 폰카 시>가 선생님께 '시'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쁩니다. 원고를 처음 읽고 '와, 시가 정말 귀엽고 재밌다!'고 느껴서 소개글도 그렇게 작성해보았습니다.
저도 시보다는 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데요. 작년에 아이 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시를 좋아하신다면서 시필사와 시집을 가까이 하기를 추천하셔서 저도 작년부터 지금까지 시에 더 다가가고 싶어서 열심히 도전중입니다. 그렇게 이 모임에 들어오게 되었네요 ㅎㅎㅎ 어떤 시들은 몇 번을 읽어도 어렵고 모르겠다는 생각만 들기도 하는데 폰카시는 너무 쉽게 잘 느낄 수 있어서 넘 좋아요. 우리 같이 폰카시 한 번 남겨봐요. ㅎㅎ
@게으른독서쟁이 우리 라는 말, 참 힘이 나는 말입니다! 우리 폰카 시해요^^~
저도 이번에 처음 폰카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폰카시를 통해 '직관'에 대해, 그리고 직관의 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직관, 즉 바로 보다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엇인가를 통해서, 폰카시에서는 폰카와 사진 그리고 시를 통해서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장영희 교수가 쓴 <마음 속의 도깨비>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그런 글들이 다 그렇듯이 내용은 좋고 아름다웠지만, 내 마음이 너무 흐려서인지 마음이 맑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슬그머니 반감이 일었다. (…) 나의 삐뚤어진 마음은 정 교수가 보낸 ‘마음이 맑아지는 글’에 조목조목 반항의 사족을 달았다. -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그래, 나는 오늘도 헛되이 보냈다. 아니 오늘뿐인가. 어제도 그제도 계속 헛되어 보냈다. 그러니 어쩌란 말인가. 어제 죽은 사람 대신 내가 살아 있어 미안해하라는 말인가.) - 열광하는 삶보다 한결같은 삶이 더 아름답다. (이 말은 거꾸로 뒤집으면 한결같은 삶이 별 볼일 없다는 뜻 아닌지?) - 남을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말이다. 우산을 들어 주면 둘 다 조금씩이라도 비를 피할 텐데 왜 멀쩡한 우산을 두고 함께 비를 맞아야 하지?) 사실 따지고 보면 구구절절이 맞는 말인데, 순전히 반항을 위한 반항을 하고 있는 꼴이다. 가끔 내 마음속에는 이렇게 평화를 싫어하고 오히려 분란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같은 게 살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평화와 질서, 화해 찬미론자이지만, 내 속 어딘가에는 분명히 질서에 반항하고, 완벽한 조화를 불편해하고 일탈을 꿈꾸는, 나도 모르는 내가 있다. 어른이기 때문에, 사회적 체면 때문에, 남들의 기대와 요구 때문에 입고 있는 옷을 다 벗어 버리고 싶은 충동, ‘착함’을 거부하는 존재가 분명 어딘가에서 심심찮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누구든지 마음속에는 작든 크든 그런 도깨비가 살고 있는지 모른다. 무슨 커다란 범죄 욕구는 아니더라도 가발을 쓴 사람을 보면 가발을 벗겨 보고 싶은 충동, 평화롭게 잠자고 있는 사람을 한 번쯤 쿡 건드리고 숨어 버리고 싶은 충동, 아름답고 완벽한 화음으로 노래 부르는 합창단이 있다면 갑자기 이상한 불협화음을 내보고 싶은 충동, 아주 조용한 성당이나 도서관에 들어가면 “아-악!” 하고 소리 질러 보고 싶은 충동, 굽이 아주 높고 가는 구두를 신고 얌전하게 걸어가는 여자를 보면서 구두굽이 톡 부러지면 어떨까 기대하는 마음 등, 조화보다는 부조화, 타협보다는 갈등을 위해 논리도 체면도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도깨비는 누구에게나 잠복해 있어서 언제라도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순간이 시가 되다 폰카 시>에서 시 <빈 병>이 내 안의 도깨비를 깨웠다. 시가 말하는 통찰은 이마를 때린다. 멋있다. 그런데 그 시의 탄생 과정은 내 안 도깨비가 설치게 만든다. 빈 병은 소라 껍데기와 같은 부류라는 말 무조건 동의할 수 없다. 다음 문장의 "담겼던" 때문이다. 가장 처음엔 아무 것도 담지 않았다. 애초 무언가를 담으려는 빈 병을 간과했다. 빈 병이 처음 담은 걸 공기라고 재반박을 할 지 의문이다. 빈 병은 결국 피자 도우와 같은 형태다. 빈 병은 펼치면 둥근 모양이다. 도넛 모양이 아니다. 이런 생각은 담는다는 의미를 다르게 보게 한다. 다른 이는 또 다르게 보겠죠? 셋 이상의 사람이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 듯. 주말 남은 시간 잘 보내세요.
@샛빛 우와! 샛빛 님의 사유와 통찰이 깃든 글,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내 안의 도깨비라는 표현도 참 찰떡 같으면서 근사합니다. 도깨비라는 존재가 주는 환타지와 동화성에 스물스물 상상력이 발동을 걸 것만 같습니다. 빈 병 글에 이렇게나 조근조근한 해석과 견해라니.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네요. 오늘 아침이 이채롭게 다가옵니다. 샛빛 님의 또 다른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를 읽으면서 가장 처음의 '빈 병'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선생님의 글을 보니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네요. 이런 부분이 말씀주신대로, 셋 이상의 사람이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 같습니다.
폰카시. 쓱 폰으로 찍과 쓱 떠오르는 생각이 시가 되었네요. 생활속 이야기가 시로 표현되니 이렇게 시를 편하게 쓸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작은 관찰, 관심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껴지는 시가 참 편하고 좋았어요.
@메이플레이 편하고 쉽게 다가가 울림을 주는 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메이플레이 님에게 그렇게 다가갔다니 퍽 다정하게 들립니다. 작은 관찰, 관심, 호기심이 주는 행복을 사랑합니다. 그 행복을 함께 누리게 되어 기쁩니다. 오늘도 발견하는 하루로 만드셔요.~~
그런 부분이 이 책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내가 이미 잘 아는 물건, 익숙한 물건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점이 저희도 좋았습니다. 물론 쉽다는 점도요. :)
우선은 ‘폰카시’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 책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읽었는데요~ 읽으면서 강하게 든 생각은 폰카시 쓰는 것을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저희 엄마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전 엄마에게 그간 살아온 삶을 써보라고 늘 응원합니다. 엄마는 삶을 먼저 살아온 인생 선배이자 동료이고 여성입니다. 한국 여성들의 사연 많은 삶을 쓰도록 응원하고 싶었어요. 얼마전에 엄마에게 노트도 선물했는데요~ 저희 엄마는 여전히 먼가 주저주저하시면서 쓰지를 못하고 계시더라구요ㅠㅠ 엄마에게 긴 글이 부담스러우면 이런 시는 어떻겠어! 라고 권유하고 싶어졌어요. 한편 이건 제게도 해당합니다. 밤에 잠들기 전에 가끔 머리 속으로 시를 쓰는데요 보통 두 문장 이상도 진행이 안되곤 했어요! 이 책에서 알려준 방법을 활용해서 한 편이라도 완성이 되는 시를 써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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