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반겨주셔서 감사해요~^^ 몇 가지 인상적인 문장이 있는데요. Recognition of this unpleasant truth has been impeded by a recurring utopian dream이라던가, 뒤에 커피 나오는 부분도 좋더라구요. 이를테면 coffee is incompatible with anarchy라던가요 ㅎㅎ 그리고 자꾸 petites idees 말씀하셔서 그런지 이 글의 헌정이 "자신에게 작은 생각들을 가르치고 그걸 자라나게 해준 이에게"로 되어있던데 소피아님 생각이 절로 났어요.
아니 이 무슨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랍니까! (격한 발언 죄송) 왜 거기서 제가 생각난답니까! (혹시 제 친구, 친인척 되십니까? ) 진지한 독서모임에서 이런 발언 투척하시면 곤란합니다 (단호).
15장. “브라질 사람들에게는 더 적은 이탈과 더 많은 발언을 위한 정확한 균형점, 즉 '푼토 데 엔쿠엔트로punto de encuentro(만나는 지점)'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 ==> 이런 게 허시먼의 강점 같아요. 사례마다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솔루션을 도출해 내는 방식.
“ 허시먼은 대화중에 영수증을 뒤집더니 그래프를 하나 그렸는데, 다른 이가 얻는 보상에서 얻는 즐거움과 자신이 얻는 보상에서 얻는 즐거움 사이의 "배열순서"에 대한 그래프라고 했다. 점심식사 후 사무실로 돌아온 허시먼은 노란 노트에 훗날 그의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이 될 생각들을 그림으로 그렸다. 이 논문의 주제는 "사람들이 불평등을 어디까지 참을 것인가"였다.” ==> <경제학자들의 시대> 읽을 때였나 래퍼 곡선 나왔을 때, 그게 래퍼가 식당에서 냅킨에 그리면서 나온 거라고 하고 그 냅킨이 박물관에 전시되었다는 걸 읽고 뜨악 했는데, 허시먼 선생님도 영수증에 그래프를? ㅠㅠ 다들 왜 이러십니까? 밥 먹으면서도 일에 대한 생각을 ㅠㅠ
한쪽에는 더 급진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 외에는 어떤 것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 쪽에는 변화란 무용하고 자기패배적이며 위험하다고 주장하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허시먼은) 중간적 위치를 지지하겠다는 결심이 더욱 단호해져 있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5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15장 읽다가 어딘지 모르게 기시감이 들어서 잠시 멈췄습니다. 생각해보니, 12월 벽돌책 <어떻게 살 것인가> 15장에서 인상적이었던 몽테뉴의 공적 임무에 대한 태도와 허시먼의 태도가 매우 유사합니다. “(몽테뉴를) 전형적인 '정치파' 즉 어느 편에도 동조하지 않는 사람으로 본 사람들도 있었다. 이것은 사실이었다. 몽테뉴는 그 점을 숨김 없이 인정하였다. 다만, 차이는 반대파들이 그런 점을 나쁜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를 비롯하여 근대 스토아주의자나 회의주의자에게는 그런 점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었다. 스토아주의는 슬기롭게 모든 일에 초연하라고 권하며, 회의주의자들은 신조에 따라 어디에도 동조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중 15장 “(몽테뉴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그의 피론주의 신조는 모든 사람에게 자기 귀를 빌려주되 아무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인품을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중 15장
오! 맞아요. 저도 깜박 잊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허시먼은 현장 노트에서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였다. ‘연결을 지을 것!’ 정치와 경제 사이에, 신념과 행동 사이에.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5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1960년대에는 좌파 극단주의가 ‘혁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제는 우파 진영에서 극단주의가 더 위협적으로 발휘되고 있었다. 정통 경제학이 산티아고에 자리를 잡고서 급진적인 시장주의적 해결책으로 모든 것을 바꾸려 들고 있었다. 시카고학파의 교수들과 시카고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돌아와 칠레의 고위직을 차지하게 된 사람들은 ‘충격요법’을 써 가며 ‘신경제질서’를 이식하려고 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5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우선, 허시먼은 그런 정책들이 필요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카고 보이스는 옛 모델이 손쓸 수 없는 불균등 때문에 돌이킬 수 없게 되었으며, 따라서 “자유주의적인 경제 원리”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래도록 불균등을 주장해 온 허시먼이 보기에 이는 모델이 잘못되어서가 아니었으며, 정책들 사이에서 “기어를 변속하기가” 어려워 생긴 문제들에 대해 모델 탓을 하는 주장에 불과했다. 진짜 문제는 정책 결정자들이 가진 사고에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었고, 이것은 사회과학자도 마찬가지였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5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왜) 단 하나의 일만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옳은 답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지 묻고 싶었다.왜 우리는 한 번에 새로운 열쇠를 꼭 하나씩만 가져야 하는가?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858,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금요일 예고한 대로 오늘 월요일(3월 25일)은 16장 '고전 경제 사상의 재해석(1972~77)'을 읽습니다. 16장은 책 전체에서도 내용의 밀도가 높은 장이라서, 사회과학 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은 조금 힘들 수도 있겠어요. 이해가 선뜻 안 되는 곳은 그대로 읽어나가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는 다시 한번 살펴보고 싶은 대목에는 빨간색 포스트 잇을 붙여 둬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는 조금 바쁜 일정입니다. 내일 화요일(3월 26일)은 아주 분량이 짧은 17장 '건강한 신체가 내뿜는 우아한 매력'과 18장 '정치와 경제를 관통하는 집합행동 이론(1977~82)'을 함께 읽습니다. 그런데 18장도 16장만큼 내용의 밀도가 높습니다. 수요일(3월 27일)은 19장 '풀뿌리 현장에서 일궈낸 손주들을 위한 사회과학(1979~85)'을 목요일(3월 28일)은 20장 '좌우 극단주의에 맞선 마지막 외침(1985~91)'을 읽습니다. 목요일(3월 29일)에 '맺는 글'과 '후기'를 읽으면서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보통 평전의 뒷 부분, 특히 허시먼처럼 거의 100년을 살았던 경제사상가의 60대 이후의 이야기라면 밀도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어떻게 된 게 이 책은 후반부가 전반부는 물론이고 중반부를 압도할 정도로 밀도가 높습니다. 그건, 허시먼이 노년에도 특히 70대에도 현역처럼 활동했기 때문인데요. 조금 힘들지만 허시먼의 노익장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해보시죠!
1971년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텍사스대학의 사회학자 할리 브라우닝이 어떻게 그렇게 눈길 끄는 제목들을 생각해낼 수 있느냐고 묻자, 허시먼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언제나 플로베르를 읽거든요.”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6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인상깊은 허시먼의 제목짓기 비결은 역시 플로베르, 그러니까 고전이었군요. :)
마키아벨리가 희소한 자원에서 극대치를 달성하고자 하는 경제학자처럼 주장하는 것을 읽고 나는 매우 놀랐다. 통치자가 미덕의 귀감이 되면서 동시에 국가를 유지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가의 유지라는 제약조건 하에서 도덕을 극대화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가 예산의 제약 하에서 효용을 극대화하듯이 말이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6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필요한 것은 완전한 조명이 아니라 한두 개의 불빛이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5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신기루가 없다면] 지쳐 버린 카라반은 희망을 잃고서 사막의 모래 위에서 죽게 될 것입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5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사회가 대대적인 변화의 시기를 지날 때 그 변화의 과정에는 우연과 선택이 가득하기 마련이며, 이것을 파악하려면 이성의 한계를 겸손히 인정해야 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5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허시먼이 대학에서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로 이직할 때, 왜 제가 다 마음이 놓였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강의를 앞두고 두통, 위경련, 구토에 시달리는 경제학 대가라니.. 1-2년도 아니고.. 허시먼이나 새러나 대학, 대학도시에는 맞지 않는 기질인 것 같아요. 현장에 나갔을 때, 개발 국가에 갔을 때 둘 다 물만난 고기마냥 생기발랄+ 활기 넘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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