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저도 계속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 마음이 놓여요 ㅎㅎ
진짜 왜 독자가 같이 조마조마한 걸까요? 저는 프린스턴 고등연구소가 학자 여러 명 살렸다고 생각했어요.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남미 학자들, 거기에 허시먼.
저는 언제나 플로베르를 읽거든요.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6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저도 모시모시님처럼 이 부분에 밑줄 그으며 내가 가진 플로베르와 마키아벨리 책들 다 집합시킴..마키아벨리 대목에서는 허시먼 안에 남아있는 바이마르 공화국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새삼 뭉클했습니다.
지나간 일에 대해 연연하거나 후회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이 책, 특히 중후반을 읽으면서, 후회 가득한 마음이 드는 부분들이 있네요. 평소에 잡생각이 많은데 왜 나는 허시먼처럼 그것들을 ‘작은 생각들(프티트 이데)’로 여기면서 기록해 두지 않았을까. 소중한 자료였을지도 모르는 기록들은 왜 그토록 손쉽게 버리고 파기해 버린걸까. 읽은 책의 밑줄, 휴대폰 가득한 사진들 같은 거는 간직하면서 정작 내 머리 속에 있는 나만의 생각들과 내 주변의 기록들은 왜 그리 쉽게 버렸을까. 허시먼 선생님, 저도 작은 생각을 기록해 나갔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텐데요.. (과연 그럴까, 싶기도 하지만)현실은.. 너무 어수선해서 정리부터 필요한 상황..
늦지않았어요!!! (이 책 읽고 블로그에 "프티 이데" 폴더 하나 만든 1인....)
오, 행동력! 엄지 척!!
허시먼은 17세기와 18세기 정치경제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시장에 대한 당대의 담론과 주장들을 조사하면서, 그 담론의 한편에는 이해관계 [이기심]와 정념, 즉 인간의 동기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는 그 정념들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쪽으로 이끄는 창조적인 언어의 힘에 대한 찬가가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6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이 책에서 그가 추구한 것은 '진정한' 인간 본성이나 '진정한' 인간의 정신을 자유롭게 풀어놓아 줄 질서, 이해관계의 지배 혹은 정념의 지배를 풀어놓아 줄 질서를 추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와 정념이 서로 변동하고 결합하는 경향을, 그리고 사람들이 그것들과 씨름하는 방식을 진지하게 인정하려는 것이었다. 인간은 상호경쟁하고 또 상호결합되는 충동들이 유장하게 투쟁하는 서사의 무대이다. 허시먼은 그럼으로써 인간이 이기적인 획득의 욕망과 공동체적인 미덕을 둘 다 갖는 '근대적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자기이해를 추구하면서 그와 동시에 다른 이들도 고려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허시먼의 낙관적인 결론이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6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진짜 어찌된게 허시먼이 노년이 될 수록 이야기가 많아지고 복잡해져요 .. 14장이 <이탈, 발언, 충성심>에 대한 설명이었다면, 16장은 <정념과 이해관계>에 대한 이야기. <이탈, 발언, 충성심>의 경우 용어 설명과 비교적 구체적인 개념 설명이 되어 있었던데 비해서, <정념과 이해관계>는 허시먼이 더 추상적이고 복잡한 문제를 다루느라 모호하고 흐릿한 개념들을 충분히 구체화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일부러 그렇게 남겨 두었을 수도 있고). 흥미로운 이론이긴 한데, 정념과 이해관계, 공공선, “길항적 반작용” 같은 용어와 개념이 주는 모호함을 남겨 둔채 결론이 너무 장엄해서, 당대에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왈가왈부하는 의견들이 많았다는 게 이해갈 정도.. 16장은 유독 메모를 많이 남겼던 장이었습니다. ‘재독 필요’, 느낌표 다발, 용어의 정의는? 같은 메모들..
“개개인의 정념을 쫒으면서 공동의 후생을 도모할 수도 있다”는 허시먼의 주장은 (완독하지 못했지만) 대런 애쓰모글로가 <진보와 권력>에서 이야기했던 “기술의 진보를 어떻게 하면 모두의 삶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 듯 합니다.
오늘날에는 ‘경제 행위자’가 흔히 정보처리자로 간주된다. 우리는 시장을 기계로 보는 관점에서 행위자 자체를 기계로 보는 관점으로 이동했고, 이는 경제학을 ‘과학’의 위치에 등극시켰다. 하지만 허시먼은 이것을 불운한 전환이라고 보았으며, 경제적 주체를 이해하는 또다른, 그러나 결국에는 사그라들고 말았던 원천을 발굴하고자 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6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17장은 조금 뜬금없긴 했는데(건강한 신체가 내뿜는 우아한 매력) 재미는 있었어요. (사진 다시 찾아봄...)
저도 조금 뜬금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힘든 16장과 18장을 위한 배려?인가 싶었습니다
내가 취재하면서 만난 여성 중 상당수가 허시먼이 어느 모임에서든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빠르게 찾아냈으며 별 어려움 없이 적절한 소재를 찾아 대화를 이끌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림, 최근 출간된 책, 상대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등 대화 소재는 무궁무진했다. 어차피 대화를 해야 하는 자리라면 미학적 유쾌함으로 그 대화를 조금 더 치장해서 나쁠 거야 없지 않겠는가?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7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앨버트가 옷을 대충 입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의 세련된 차림새는 대번 눈에 띌 정도였는데, 옷을 입고 있는 그의 신체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옷 자체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컬럼비아대학의 대학원생들은 브룩스브라더스에서 판매하는 셔츠와 재킷이 그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에 감탄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7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숙명주의는 종국에는 반대쪽을 유리하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적인 덫' 이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966,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 뒤에는 실망의 긴흔적이 남았다. 실망은 희망의 짝궁이었고 희망의 필수불가결한 쌍둥이였다. 실망은 가능주의자라면 꼭 생각해야하는 요인이었다. 후회 와 실망은 단순히 실수에서 발생하는 결과가 아니였다.그것은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는 높은 기대를 가지고 수행된 활동의 결과다. 허시먼은 이 세상에서 실망을 없애기보다는 실망의 필요성에 관심을 불어일으키려고 했다. 불만족과 후회라는 요인을 포함하지 않는 이론을 추구하다가는 희망 또한 제거해 버리게 될 터였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975,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민주주의에서 투표는 모든 시민이 공적인 의사결정의 이해당사자가 되게 만든다. 이와 동시에 투표는 시민 참여의 정도에 상한선을 긋는다. 표를 행사하는 행위로는 확신의 '강도'를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978,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모시모시 @FiveJ 뜬금 없다기보다는, 허시먼이라는 문제적 인물의 전체를 이해하는 데에 꼭 필요한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물론 힘든 16장과 18장 사이에 배치한 건 편집자의 탁월한 개입 아닐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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