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요일(3월 20일)과 목요일(3월 21일) 읽을 장은 14장 '사회 계약과 시장의 연결고리(1967~71)'입니다.
이 장에서는 전 세계 곳곳에서 혁명과 강도 높은 변화에 대한 열기와 희망이 가득했던 저항의 계절이었던 1967~71년 동안(이른바 68 혁명)의 허시먼의 행적과 그 과정에서 그의 명저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Exit, Voice, and Loyalty)』(나무연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또 그 핵심 내용과 당대의 반응, 후대에 미친 영향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됩니다.
이 장은 분량도 많고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오늘 내일 이틀 동안 읽습니다.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 퇴보하는 기업, 조직, 국가에 대한 반응'이탈, 항의, 충성심' 이 세가지 개념을 통해 다양한 조직들의 퇴보 상황을 해부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개념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다양하게 변용 가능한지 그리고 이들을 겸용 내지 혼용할 때 실제 의도와 얼마나 다른 역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 어떤 개발 프로젝트는 사람들이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충돌과 긴장을 만들어내고, 어떤 프로젝트는 그렇지 않다. '엔지니어링처럼 사람들이 협상이나 타협과 같은 정치적 기술을 개발하게 해 주는 프로젝트가 있고, 단지 긴장과 갈등을 불거지게 만들고 악화시키고 자극하기만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
“ 마르크스가 원래 한 말은 '인류는 항상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만 제기한다'이지만 단어를 조금 바꾸면 의미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인류는 항상 자신이 생각하기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제만 제기한다.' 이렇게 되면 마르크스의 원래 문장이 가지고 있던 결정론적 입장이 누그러지게 된다. 인류가 제기하는 문제는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것보다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다. ”
아, 저는 이 부분 읽으면서 허시먼이 한국이나 타이완을 보면서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게 많이 궁금했답니다.
소피아
허시먼이 한국과 타이완에 대해서 뭐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일본의 예는 여기저기서 든 것 같던데요? 이차대전 이후에 강력한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듯 하던데.. (아직 잘 모름)
소피아
13장- 뒤로 갈수록 어쩐지 챕터 분량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아이돌 그룹 데뷔 십주년 월드투어 일정도 아닌데 허시먼의 현장 프로젝트 시찰 일정은 정말 빡센 강행군. 당시엔 항공/육로 교통 모두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을텐데요.내가 출장간 것도 아닌데 왜 같이 피곤해지는지 ^^;;
13장에는 이것저것 굵직한 주제들이 있어서 정리를 좀 해봐야 할텐데, 무엇보다 허시먼의 긍정적인 가능주의 + 사각지대를 포착하는 통찰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숨기는 손”과 함께 나온 이 부분-
“[프로젝트 매니저가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그가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가 위험한 지점을 알려주는 신호 였다.” —> 읽으면서 감탄 ~ 엄청나게 예리한데? 송곳이네 송곳이야, 하며 읽었습니다.
소피아
“ 이런 점들을 보려면 예측된 것들이 아니라 예측되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했다. 또한 여기에서 우리는 허시먼이 현장을 관찰할 때 보이는 또 하나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현지인들보다 더 낙관적이었다는 점이다. 허시먼은 '좌절스러운 점들에도 불구하고 작동하는' 부분들을 찾으려 했고, 가능하다면 ‘좌절스러운 점들 때문에 작동하는' 부분들을 찾으려고 했다. 희망을 주는 부분을 짚어내는 것은 그의 직업적인 버릇이 되었다. ”
“처음에는 홍수를 조절하기 위한 계획이었는데 곧 관개가 목적에 추가되더니 수력발전이 추가되었고 마지막으로는 내륙 항로를 개발한다는 목적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인도의 다모다르 계곡 개발 프로젝트(DVC)는 뭐든 좋은 걸 다 때려 넣어보자 하다가 걷잡을 수 없게 된 사례 같아요. 독립국가 인도의 상징과도 같은 프로젝트라고 하길래 위치를 좀 찾아봤더니 벵골만 부근이더군요. 누가봐도 실패의 길로 들어선 프로젝트에서도 “희망을 짚어내시는 허시먼 선생님”^^*
소피아
“ 이 프로젝트로 어떤 이득이 산출되는지를 묻기보다 얼마나 많은 갈등이 산출되는지를 묻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위기가 생겨나고 극복되었는가? 프로젝트가 유발한 갈등과 위기 는 이득면과 비용면 양쪽 모두에 나타나야 한다. 물론 어느 경 우에는 한 쪽에, 어느 경우에는 다른 쪽에 나타날 수도 있다. 아주 오랫동안은 정확하게 알 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