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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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강의를 하면서 그런 걸 느껴요. 강의 잘하는 한 선배(JYP)가 저한테 "자꾸 청중한테 함께 고민해보자"라고 제안하지 말라고. 강의를 듣는 청중은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원한다고. :) 허시먼은 어떤 문제에 대한 완전하고 유일한 해법은 불가능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사상가잖아요. 당연히 명쾌한 해법을 원하는 카리스마 교수를 원하는 학생과는 궁합이 안 맞았겠죠.
이 포스트 읽으면서 장면이 그려져서 잠시 (약간 크게) 웃었어요 (죄송). YG: 여러분 함께 고민해 봅시다! 청중: (동공지진) 내가? 고민을? 여기서? 왜? (어리둥절) 장내 고요 - 청중들 경직 - YG님은 허시먼과는 다른 상황인 것 같아요. 일단 말씀은 잘하시니까. 허시먼은 강의 중에 웅얼거리거나 멍하니 있거나 무슨 말 하는 지 모르게 혼자 내적으로 방황했던 상황. 신은 공평하다 ㅋ
아이고, 저는 @소피아 님 글 보면서 빵 터졌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또 사석에서 허시먼은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었다잖아요, 이 언밸런스라니! (새러는 완전히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듯하고.)
저도 동감합니다. 특히 학부생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이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경우에는 어떨까? 라는 식으로 그들의 의견을 듣고 나누길 원했는데... 참 잘 안되더라구요. 요즘 학생들은 특히 학원강의에 익숙해져인지 말씀하신 명쾌한 답을 원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진전되어 가는 것 중에 원래의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598.,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급히 해결하고 서둘러 바로잡고 빠르게 고치고자 하는 충동은 사람들이 대안을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방해가 되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599.,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기존의 개혁의 개념, 즉 변화를 가로막는 긴장을 제거하는 것을 개혁의 목표라는 개념에서 나아가 변화를 강제하고 추동해낼 수 있는 긴장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보았던 허시먼의 관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변화는 결국 긴장에 의해 동력을 얻게되고 이것이 없으면 정체상태에 빠지는 것을 현장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지 않을까요. 긴장도 갈등도 부채가 아니라 변화에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 존경합니다.
(주류 이론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개발이란 모든 장애를 일거에 제거하는 과정이며 그렇게 하고나면 그 경제가 '발달된' 새 균형점을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리라 보는 견해였다. 허시먼은 이것이 허황된 생각이며 인과관계가 거꾸로 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보기에 '압력', 긴장, 불균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운동을 추동하는 기본 동력이 되어야 했고, 그 다음에는 그것이 더 많은 마찰과 긴장을 내놓을 수 있어야 했다. 긴장을 만드는 장애와 제약들에는 '숨겨진 합리성'이 있었다. 그러한 장애와 제약들을 만들어냄으로써 그것들을 해결하려는 쪽으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이란 개념으로 앨버트 허시먼은 '숨겨진'이란 개념으로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또는 매우 어려운) 현상을 설명하고 있네요. 어쩌면 사회과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모 쥐스트'를 추구하는 것을 몸소 보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p. 608-609.,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알 수 없는 것에 의미가 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609.,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하나의 산업이나 분야를 추동하면 그것이 긴장과 희소성을 촉발시켜서 그 분야와 연관된 다른 산업이나 분야에서도 수익성 있는 사업 기회를 창출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초기의 움직임이 유발하는 불균형'이며, 이를 통해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다. 마스터 플랜이란 이름으로 전체적인 산업구조를 바꾸려는 계획보다 하나의 산업에서 파생되는 성과로 인해 발생하는 불균형(또는 갈등)을 연관된 다른 산업의 변화와 개혁의 추동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허시먼의 점진적인 접근법에 박수를 보냅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611.,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소피아 @YG @모시모시 님. Fortuna를 보지 못해서 Virtu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Virtu를 하지 못해 Fortuna를 얻지 못하는 걸까요? 갑자기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해지는 주말 아침입니다. ^^*
"빅 푸시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사람들은 다른 기회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의 힘으로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할 역량이 없다고 느끼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답은 없겠지만... 전 11장의 이 대목을 읽다가 개인적 차원에서든 국가발전의 차원에서든 fortuna를 인식하는게 참 중요하고, 그 인식을 위한 열쇠는"유연한 사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fortuna를 알아차리기 위한 유연하고 열린사고가 중요하다는 말씀… 깊이 공감합니다.
fortuna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씀 매우 공감합니다. 다시한번 유연한 사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네요. ^^
@롱기누스 저는 이런 생각도 해봤는데요. 비르투와 포르투나의 관계는 아주 복잡한 네트워크 망의 연쇄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후 관계라기보다는 A의 비르투가 B의 포르투나가 되고, 또 C의 비르투가 A의 포르투나가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그 역도 될 수 있고 새로운 D, F가 등장하고. 그 과정에서 한 개인은 끊임없이 누군가의 비르투가 촉발한 포르투나의 수혜자가 되고, 자기의 비르투가 다른 사람의 포르투나가 되고. 이런 식의 관계요. 제가 흠모하는 철학자-사회학자-사상가 가운데 프랑스의 브뤼노 라투르가 있는데, 그의 행위자 연결망 이론과 유사한 아이디어죠.
말씀하신 복작한 네트워크 관계라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마치 복잡계처럼 fortuna와 virtu는 엮여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처음의 trigger가 어떻게 발생할지에 대해 조금 궁금했었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조금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우리 각자에게 자기만의(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진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고, 그 다음에 부지런하고 용감하게 그것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거지.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615.,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개혁에 대한 허시먼의 접근은 기존의 이론과 근본적으로 달랐다. 기존의 이론에서는 변화를 가로막는 긴장들을 제거하는 것이 개혁의 목표였고, 여기에서 변화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매끄럽게 이동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허시먼은 개혁이란 변화를 강제하고 추동해낼 수 있는 긴장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변화는 긴장에 의해 동력을 얻으며, 긴장이 없으면 변화는 정체 상태에 빠지게 될 터였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1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모시모시 와, 보고타에 사셨다니까. 허시먼의 콜롬비아 이야기가 각별해 보이셨을 텐데요. 나중에 시간 나실 때 앞에서 언급한 박용남 선생님 저서 훑어보시고 실제로 사신 분의 입장에서 어떤 점이 돋보이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한번 귀띔해주셔도 좋겠습니다. 어떤 계기로 2년이나 보고타에 계셨는지도 너무 궁금하네요. 하하하!
박용남 선생님 책을 장바구니에 모셔놓았습니다. ^^ 보고타는 일 때문에 살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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