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문장 다음 부분까지 메모했어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YG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목요일(3월 21일)도 14장을 계속 읽습니다. 흥미롭고, 지적이고 또 감동적이지 않으세요?
YG
“ 허시먼은 이 세계에 가능주의자라는 인물을 도입했고, 가능주의자들이 지침으로 삼을 나침반으로 '미리 투사되지 않은 미래를 가질 권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소외를 극복한 삶을 현 상태에 대한 완전한 반대 테제로서만 상상하는 혁명주의자들에 대한 공격이자, 자신이 만든 예측 모델을 가지고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다고 간주된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고 한 주류 사회과학자들에 대한 공격이었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796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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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순수한 신앙심, 순수한 믿음의 행동과 비교해 볼 때, 가장 충성스러운 행동은 막대한 양의 합리적인 계산을 담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782쪽,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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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아주 흥미로운 통찰이었어요. 침묵하고 순응하는(충성심을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다수도 어쩌면 안에서만 수많은 선택지가 경쟁하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합리적인 계산'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통찰!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그리고 이제 슬슬 4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을 정해볼 시간인데요. 계속 따라오실 분들도 계시고, 또 사정이나 취향에 따라서 쉬실 분도 계시겠죠?
4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으로는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생각연구소, 2017)를 염두에 두고 있어요. 제가 최근 몇 년 새 읽은 뇌 과학, 심리학 관련 책 가운데 가장 인상 깊게 읽고 또 영향도 많이 받은 책인데요.
제목은 말랑말랑하지만 실제로는 세계 최고의 뇌 과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중견 과학자가 자기 연구(감정의 실체)를 정리하면서 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감정의 실체는 무엇인지, 문화와 진화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뇌 과학과 자유 의지, 뇌 과학과 법률의 관계 등을 최신 과학 성과에 기반을 두고서 종횡무진 설명하는 정말 대단한 명저입니다.
이런 책이 많이 읽히지 않는 일이야말로, 우리나라 과학 교양 시장이 사실은 아주 척박하다는 증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나마 배럿의 다음 책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은 조금 읽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다음 달(4월)에는 평일 기준 하루 25쪽 정도를 곱씹으면서 읽는 일정으로 조금 느슨하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 의견도 주시고 모임 만들면 많은 참여도 부탁드려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의학, 법률 제도, 자녀 양육, 명상, 심지어 공항 보안 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감정과 마음과 뇌에 관한 새로운 과학이 밝혀낸 연구 성과와 함께 감정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뇌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중요한지, 그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어떻게 다른 뇌와 함께 작동해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과학이 내놓은 성과 위에서 최선의 과학적 시선으로 뇌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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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탑승(?) 합니다. :)
책 설명만 들어도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분량도 적당하구요. 두꺼운 책 계속 읽다보니 이제 704쪽 쯤이야...가 되어버리네요 훗! 이게 바로 벽돌책 모임의 저력..
비슷한 계열의 책이나 강연, 실제 겪은일들 서로 이야기하면서 읽기에도 재미있을것 같아요.
(여러분. 이 책 밀리의 서재에도 있습니다! 같이 읽어요!!!)
소피아
밀리의 서재에 있다고요?
들었나, 리디셀렉트? 일 열심히 합시다!
FiveJ
4월도 기대됩니다. 참여하겠습니다 :-)
소피아
13장, 14장부터는 제레미 애덜먼이 “지금부터 내가 본격적으로 중요한 이야기 할테니까 정신 집중하고 들으시오!”라고 판 깔고 있는 것 같아요. (정신 집중을 위해 오메가 3 한알 먹고 주섬주섬 방석 챙겨서 곁으로 가고 있는 나..) 애덜먼 씨, 이 분 설명 왜 이리 잘하시는 거죠?
특히, 14장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감..앞에서 슬쩍슬쩍 던져줬던 이름, 개념과 저서들 -키르케고르, 플로베르, 가능주의, <이탈, 발언, 충성심> 등- 떡밥 하나씩 차근차근 수거해나가면서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는 데.. 와 감탄..
애덜먼 설명이 너무 재밌길래 <이탈, 발언, 충성심> 원문 열어서 훑어 보았더니, 왜 애덜먼 이야기같은 전개 아닌거죠? ^^;; 스크롤 내리다가 무슨 복잡한 그래프 연달아 나오길래 창 닫아 버렸.. (제가 올려드린 원문은 7장까지만 있어요. 8,9장 없는 걸 늦게 발견)
소피아
“ 허시먼이 주목한 부분은, 사람들이 여러 경로를 혼합하고 협상하고 그 사이에서 선택하기 위해 하는 노력이 어떻게 언어로 표현되는가였다. 그러면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은 저항을 억누르는 대신 대안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고, "이탈과 발언 모두를 건전한 상태로 유지할 필요가 있도록 조직의 디자인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여기에 "회복"을 위한 희망이 있었다. 이것은 허시먼이 "현재는 무시되고 있는 반응들이 가진 숨은 잠재성"을 드러내고자 한 책의 키워드가 된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4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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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허시먼은) 이 세계에 가능주의자라는 인물을 도입했고, 가능주의자들이 지침으로 삼을 나침반으로 "미리 투사되지 않은 미래를 가질 권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14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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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자자, 이제 모두 배너를 올릴 때가 왔습니다. “가능주의!” 모두 모니터 스크린에 그려(?) 넣으시고요.. ^^
그믐 측에서 여기 모임방에 들어오는 순간 팝업창 튀어나오게 넣어줬음 좋겠어요.
팝업창 디자인 — 가운데 크게 “가능주의” 옆에 나침반 그림 넣고, 아래 조금 작은 글씨로 “미리 투사되지 않는 미래를 가질 권리” 음하하하허
모시모시
확실한 비쥬얼라이징! (AI한테 만들어달라고할까 잠깐 생각하기도.. ㅋㅋ) 이제 체 게바라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이건 한물 갔고, 대신에 허시먼 따라 "우리 모두 가능주의자가 되자"로 ㅋㅋㅋ 모두 함께 외쳐!! ㅋㅋㅋ
14장은 이 책 읽은 보람을 톡톡히 느끼게 해 준 장이었습니다. 사실 "가능주의" 요거 하나만 제대로 마음에 새겨도 이 책에 투입한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해요.
나이들면서 세상만사에 완전히 냉소적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한 인물의 생애와 생각을 뒤쫒아가면서 내 안의 냉소주의에 희망 한 스푼......
소피아
외, 외쳐야 합니까? 크게? 같이? — 저는 성격상 이런 게 어려운 극I.. 훌쩍 (초반부터 난관에 봉착). 저는 그냥 소심한 K-급식이들처럼 나만 볼 수 있는 곳에 써서 붙이려고 했는데..ㅠㅠ
아무튼, “리얼리스트”따위는 이제 버리고, 21세기에 걸맞는 대사 “가능주의자가 되자!” —- 갑자기 그믐달 아래서 모두 모여 손잡고 둥그렇게 빙빙 돌며 강강술래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강강술래는 보름달 아래서 해야 하지만, 이곳은 그믐이므로 주최측의 심기를 살피며 그믐달로 수정함. 아, 비굴하다 ㅠㅠ)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이 <앨버트 허시먼> 책이 얼마나 팔렸을까? 체 게바라 평전에 비하면 턱도 없이 적게 팔렸겠죠? 그래도 저기 위에 도서관에서 빌렸다는 분도 있으니까 어느 정도 팔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금요일(3월 22일)은 15장 '박해받는 남미의 동료들을 위하여(1971~76)'를 읽습니다. 15장을 읽고서 주말에는 또 뒤따라오는 분들을 위해서 쉬는 시간을 가집니다. 다만, 다음 장도 밀도가 높은 장이라서 미리 꼼꼼히 읽을 분들은 16장 '고전 경제 사상의 재해석(1972~77)'을 미리 읽기 시작하는 것도 권합니다.
제목이나 연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15장은 1973년 칠레의 9.11과 아옌데의 사망 같은 반동으로 남미의 개혁이 좌절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허시먼의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그 과정에서 마치 마르세유에서 그랬듯이 남미 독재 정권의 탄압으로부터 동료를 구하는 데에 앞장서기도 하고요.
『경제학자의 시대』에서 나왔던 아옌데의 대통령궁이 폭격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던 칠레 '시카고 보이즈'의 태도와 비교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YG
15장에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의 좌파 신진 학자로 등장하는 허버트 긴티스(1940~2023)와 새뮤얼 볼스(1939~ )는 지금은 대가 대접을 받는 경제학자입니다. 1960년대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을 둔 경제학을 고수했고요. 하버드 대학교를 떠난 긴티스와 볼스는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에서 자리 잡고서 공동 연구를 계속했어요.
여러분도 제목만 들으면 알 만한 책들이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책은 <Schooling in capitalist America: educational reform and the contradictions of economic life>(1976)입니다. 국내에서는 『자본주의와 학교 교육』(사계절, 1986)이라는 제목으로 1980년대에 번역이 되었고 교육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입장에 동의하든 안 하든) 꼭 한 번 읽어야 할 고전이죠(갈등주의 교육학이라고 하던가요?).
둘은 1986년에 <Democracy and capitalism: property, community, and the contradictions of modern social thought>라는 책도 펴냈는데요. 이 책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백산서당, 1994)라는 제목으로 1990년대에 번역이 되었어요. 두 경제학자가 자유주의와 정통(?) 마르크스주의 모두를 비판하는 책이죠.
이 둘은 2000년대 들어서는 마르크스주의의 문제 의식을 가지고 게임 이론, 진화 이론을 융합해서 이타주의, 협력, 유전자-문화 공진화 같은 분야로 연구를 확장했어요. 이 성과를 알 수 있는 공동 작업의 결과물이 2011년에 함께 펴낸 <A cooperative species: human reciprocity and its evolution>입니다. 이 책은 구할 수 있어요. 『협력하는 종』(한국경제신문, 2016).
이들과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문제의식을 함께 하는 학자가 바로 10월에 함께 읽었던 벽돌 책 『위어드』의 저자 조지프 헨릭입니다.
국내에서 긴티스, 보울스의 지도를 받은 경제학자로 최정규 경북대학교 교수가 있어요. 최정규 교수님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뿌리와이파리) 같은 책도 권하고 싶어요.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세상은 이들을 ‘WEIRD(위어드)’라고 부른다. 과연 이 집단은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된 걸까?
이타적 인간의 출현 - 게임이론으로 푸는 인간 본성 진화의 수수께끼, 개정증보판국내 학자가 쓴 인간 본성 진화 해설서. 진화적 게임이론을 전공한 지은이는 인간이 이기적 존재인가, 이타적 존재인가 하는 질문에서 나아가 그렇다면 이타적 인간이 어떻게 이기적 인간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는지를 묻는다. 혈연선택, 반복 - 호혜성 가설 등 기존의 이론을 소개하고, 기존 이론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대안이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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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미리 투사되지 않은 미래를 가질 권리” — 이 말이 너무 좋아서 원문을 찾아 봤어요. “the right to a non-projected future”.
‘열린 미래’ 이런 것보다 훨씬 근사하고 미래지향적인 느낌.
느려터진달팽이
unpredictable이라는 말보다 훨씬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ㅠ & 일전에 올려주신 파일에서 작금의 우리 상황과 비슷하단 생각을 했어요.
"Compare this marvel of gradualness and continuity with the violent ups & downs to which human societies have always been subject as "bad" government followed upon "good" and as strong or wise or good leaders were succeeded by weaklings, fools, or criminals." 6p, [Exit, voice and loyalty]
(막 끼어들어 죄송^^;)
소피아
오, 저도 허시먼 이론 중에서 <이탈, 발언, 충성심>이 가장 흥미롭고 끌리는 부분도 있어서 좀 자세히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 중입니다.
끼어들다니요오 오, 함께 읽기 모임에서 대화가 많아지면 좋은 일이죠. 안그래도 책 후반부로 갈수록 참여자 수가 급감하는 “적적한 구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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