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본문과 사진 너무 인상깊었어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D-29
모시모시
소피아
인간이란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를 떠올리게 하는 일화로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아요. 재러미 애덜먼은 에피소드 장인인가.. 게다가 저 세 문장은 왜 저리 잘 쓰셨는지.. 마음 저리게..
이 일화를 읽으면서 같이 떠오른 기억이 있었는데요. 오래 전에 택시 운전사 분이 “인간이 얼마나 이해불가하냐면 말이야..”하시면서, 영화 <콰이 강의 다리> 이야기를 들려 주셨거든요? 그때도, 지금도 <콰이강의 다리>를 보지 못했는데, 그 분이 들려주신 영화 줄거리와 거기 에 나오는 기막힌 사연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이 (이 부분이 허시먼 일화와 비슷) 무척 인상적이라고 생각했었어요. 2차 세계대전 중 태국 콰이강에 일본 물자를 실어 나르기 위한 다리를 건설하는 데 전쟁포로들이 동원되었는데, 그 포로들이 너무 열심히 다리를 만들기도 하고 나중에 (일본군 작전을 방해하기 위해) 다리를 폭파시켜야 할 시점이 왔을 때 자신이 직접 만든 다리를 폭파하는 걸 원하지 않게 된다는 거예요 (폭파를 방해한다던가? 했던거 같아요). 전쟁 포로가 적군의 다리를 폭파하는 걸 주저하게 되더랍니다. 다리가 내 것 같이 여겨졌던 것인지.. 도슈틀러 재판이야기 읽으니 오래 전 들었던 이 이야기가 자동 재생 되더라구요.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 복잡해서..
소피아
키르케고르에서 '가능한 것들에 대한 열정'이라는 표현을 발견했고 이 표현은 허시먼의 상상력을 곧바로 사로잡았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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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허시먼의 가능주의는 키에르케고르에게 영향을 받은 것인가 봐요?
YG
14장에 보면 '정치경제학과 가능주의'라는 에세이 이야기가 나와요. 저자는 "허시먼의 가장 유려한 에세이"이고 "가능주의자로서의 앨버트 허시먼을 드러내고 있는" "사회과학계의 다른 입장에 맞서 가능주의를 명료하게 선포한 선언문"이라고 평가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허시먼이 염두에 둔 두 사람이 키르케고르와 플로베르였다고 합니다.
모시모시
앗. <여명의 눈동자> 많이 들어는 봤는데 아슬아슬하게 그 세대는 아니라서 찾아봤어요. 박상원이 미국의 OSS 요원으로 활동하는군요! 한국도 OSS 입장에서 흥미로운 & 치열한 작전장이었을 것 같아요.
전 OSS 나와서 전에 추천해주셔서 재밌게 읽은 <원자 스파이> 가 생각났어요. 거기서는 OSS가 좀 좌충우돌 웃겼죠. ㅎㅎ
소피아
<여명의 눈동자> 드라마는 알고 있는데 (갑자기 언급하셔서 잠시 <모래시계>와 헷갈림), 등장인물도 알고 대략 줄거리도 아는데 보지는 못했어요. (제가 K-드라마를 본게 별로 없어요 ㅜㅜ) 근데 우리나라 사람이 OSS 요원으로 활동한다니 급관심 생기네요?
허시먼은 정식 OSS요원이라고 하기엔 (주어진 임무가 별로 없어서) 성과가 너무 미미하지 않습니까? 긴박함이 없어..
@모시모시 님, 1월달에 <원자스파이> 재미있다고 하셔서 제가 또 구입해두지 않았겠습니까? 쌓이기만 하는 책들 ㅠㅠ 이제 좀 읽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ㅠㅠㅠㅠ
롱기누스
ㅎㅎㅎ 허시 먼은 사실 OSS 요원이라고 하기에는 좀 머쓱해질 정도의 역할에 그치는 것 같아요.
모시모시
대의를 향한 신념과 현실적인 필요성에서 그는 세 번째 전쟁에 자원했다. 에스파냐, 프랑스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 국기 아래서, 그러나 동일한 대의를 위해서.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7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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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나는 카프카의 《소송》을 읽고 있는데 매우 감명 깊어. 내 경험이랑 주인공의 경험이 말 그대로 겹치는 데가 많거든.”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7장,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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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 가능한 것들에 대한 열정 (중략) 가능한 것들의 범위를 인식하는 것, 그 인식의 범위를 넓히는 것, 때로는 '있을 법한probable'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가능한possible' 것들을 추구하는 것. 이것은 이후 수십년간 계속해서 되살리게 되는 '프티 이데'의 기초가 된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421.,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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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는 공허하다고 깊이 믿는 것이, 정직이나 정의와 같은 기본적인 원칙들을, 그리니까 논쟁에서는 기초이지만 현실에서 실현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원칙들을 전투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우리의 역량을 강화시켜 줄 수 있을까? 그렇게 믿지 않는 경우보다 더 거리를 둘 수 있게 함으로써 말이야. 나는 그렇다고 생각해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p.421.,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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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eJ
큰 결정을 내리기 전에 꼭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499,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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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화요일(3월 12일)은 8장 '유럽 부흥 계획의 막후에서(1946~1952)'를 읽습니다. 8장에서는 전후 마셜 플랜의 막후에서 역할을 하는 앨버트 허시먼, 그리고 그가 가족과 함께 남미 콜롬비아로 건너가기로 결심하는 상황이 나옵니다.
저는 8장을 읽으면서 '아, 이 인간도 참 인생이 안 풀리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요즘 제가 '참, 인생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시기라서 더욱더 공감하면서 읽었던 것 같아요. (9장에서는 그렇게 허시먼의 인생이 안 풀리게 된 뜻밖의 이유가 짧게 설명됩니다.)
소피아
저는 오히려 허시먼은 인생 굽이굽이마다 운좋게 돌파구가 생긴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일단 세 번이나 전쟁에서 나갔다가 살아남아 돌아온 것 자체가 천운이라고 여겨지고요 (이것부터가 행운아). 다른 유대인 유명인사들보다 어린 나이에 독일을 탈출해서 기반이 없는 상태라 20-30대에 유난히 인생 굴곡 많아 보이긴 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빠져나갈 (?) 길이 생기던데요? 완전히 본인의 마음에 드는 선택은 어려웠더라도 결국에는 그 선택들이 ‘앨버트 허시먼’이라는 독특하고 차별화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 같았어요. 물론 케인스같은 금수저이자 비단길 인생 소유자와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힘든 인생이었지만, 시대가 시대이고 유대인인걸 감안하면 행운아 아니었을까 합니다. 무엇보다 탄생 110여년 후에 지구 반대편에서 그의 평전을 같이 읽는 독서 모임이 있는 것 자체가 인생 잘 풀린 대표적 예가 아닐까요?^^
YG
아, 당연히 그렇죠. 다만, 20~30대 때 계속 자리를 찾지 못하고 타향살이 방황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을 뿐이죠. 정확히 말하자면, 요즘 계속 헤매고 있는 저를 투영... :)
YG
10장에 이와 관련해 정말 멋진 문장이 나옵니다. 이 책에서 발견한 인생 명언입니다.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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