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님도 『토리노 멜랑콜리』를 기억해 주셨고, 또 @모시모시 님이 아이 키우는 이야기도 해주셔서 더 지나가기 전에 예전에 써 놓았던 이 책의 짧은 서평을 옮겨둡니다. <기획회의> 579호(2023년 3월 5일) '이 주의 큐레이션'입니다. 저는 바로 밑의 인용이 많이 인상적이었고, 공교롭게도 『앨버트 허시먼』과 이어지는 대목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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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한, 나는 작은 덕들이 아니라 큰 덕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절약이 아니라 관대함과 돈에 대한 무관심을, 조심성이 아니라 위험에 대한 경멸과 용기를, 영악함이 아니라 정직과 진실에 대한 사랑을, 외교술이 아니라 이웃 사랑과 자기부정을, 성공에의 욕망이 아니라 존재와 앎에의 욕망을 가르쳐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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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어 사전』(돌베개)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작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이런 당부를 읽자마자 마음 깊이 벅차오르는 감동이 있습니다. 『가족어 사전』으로 접한 그녀의 가족사를 염두에 두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20세기 초반 파시스트가 지배하던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살던 그녀와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죠.
나탈리아가 반파시스트 운동을 하면서 동지로 만나서 결혼한 상대가 토리노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가르치던 레오네 긴츠부르그였습니다. 레오네는 1944년 2월 독일 친위대의 고문 끝에 살해당했죠. 1938년 결혼한 지 6년 만의 이별이었습니다. 레오네의 친구이자 이탈리아의 정치사상가 노르베르토 보비오는 이렇게 그를 추도했습니다.
"레오네는 유언을 남기지도 않고, 안녕을 고하지도 않고, 작업을 끝내지도 않고, 메시지를 남기지도 않고 죽었다. 그래서 우리는 체념할 수도, 용서를 구할 수도 없다."
레오네가 살해당할 때, 나탈리아와 낳은 세 아이 가운데 첫째 카를로는 다섯 살이었습니다. 나탈리아에게 '큰 덕'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자란 카를로는 훗날 위대한 역사학자가 됩니다. 네, 그렇습니다. 『치즈와 구더기』, 『밤의 역사』(이상 문학과지성사) 등으로 유명한 미시사의 거장 카를로 긴츠부르그가 바로 그들의 첫째아이입니다.
이탈리아 현대사와 파시즘 연구의 권위자인 역사학자 장문석의 『토리노 멜랑콜리』(문학과지성사)는 이렇게 이탈리아 북부 도시 토리노의 상징이었던 긴츠부르그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물론, 토리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식인 프리모 레비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저 멜랑콜리한 후일담이 아닙니다. 장문석은 바로 '자유가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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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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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석의 가이드를 따라서 빤하지 않은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한때, '이탈리아의 페트로그라드'로 불렸던 토리노는 『옥중 수고』의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 반파시스트 운동에 앞장선 자유주의 지식인 피에로 고베티, 레오네 긴츠부르그 등의 도시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들과 거의 같은 비중으로 20세기 이탈리아를 만든 기업 '피아트'를 호출합니다.
토리노는 '이탈리아의 디트로이트'이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을 상징하는 자동차 기업 피아트가 토리노에 터를 뒀기 때문이죠. "포드처럼 하자"라는 구호로 피아트를 창업하고 나아가 이탈리아를 좌지우지하는 기업으로 만든 당사자가 바로 조반니 아넬리였습니다.
아넬리는 단순한 기업가가 아니었습니다. 단적인 일화가 있죠. 1922년 파시스트가 권력을 잡고 나서 (파시스트당에 대한) 아넬리의 충성심을 의심하는 첩보가 로마로 흘러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는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그들은 내가 피아트에서 일하지만, 레닌으로부터도 주문받는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야."
파시스트 집권 20년 동안 아넬리는 무솔리니조차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기업인이었습니다. 그는 파시스트 정권에 협력하며 기업을 키우는 실리를 챙기면서도, 경찰에 체포된 반파시스트 운동가의 가족을 돕고, 나중에는 아예 이탈리아공산당과 레지스탕스 조직에 자금을 댔습니다. 아넬리는 파시즘이 '이탈리아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저자가 피아트와 아넬리를 토리노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으로 내세운 이유가 있습니다. "토리노의 20세기는" "자유를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그 투쟁의 한 축은 토리노의 공장 굴뚝에서 뿜어낸 연기가 상징하는 "기아와 궁핍으로부터의 해방"이었습니다. "자동차가 상징하는 이동의 자유" "경제 기적이 이탈리아인에게 선물한 경제적 여유"가 가능케 한 일상의 자유!
대한민국식으로 비유해보자면 이 자유는 '박정희의 자유'입니다. 또, (아넬리가 '감히 나와 그들을 비교해!' 하고서 화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자유기업원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자유는 소중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지킬 힘이 부족했습니다."
YG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한, 나는 작은 덕들이 아니라 큰 덕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절약이 아니라 관대함과 돈에 대한 무관심을, 조심성이 아니라 위험에 대한 경멸과 용기를, 영악함이 아니라 정직과 진실에 대한 사랑을, 외교술이 아니라 이웃 사랑과 자기부정을, 성공에의 욕망이 아니라 존재와 앎에의 욕망을 가르쳐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이 인용이 담긴 원서가 2023년 10월에 번역되어 나온 걸 최근에야 알았어요. 사실 이 책 주문하면서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옮겨 둡니다.
작은 미덕들나탈리아 긴츠부르그는 현대 이탈리아 문학의 가장 눈부신 불빛이자 움베르토 에코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가로 꼽힌다. 《작은 미덕들》은 1944년부터 1962년까지 그가 발표한 에세이 11편을 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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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와! 선물 같은 좋은 글 공유 감사합니다. 많은 여운을 남기는 글이네요.
작은 미덕들, 토리노 멜랑꼴리를 포함 몇 권 장바구니행~
소피아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토리노하면 대학도시, 프리모 레비, 동계 올림픽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탈리아의 디트로이트라니..너무 새로운데요?
YG
@소피아 네, 저는 이탈리아의 자동차 기업 피아트를 둘러싼 이야기가 정말로 흥미로웠어요.
YG
4장을 읽으면서, 가장 낯선 대목이 이탈리아 반파시스트 운동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에우제니오 등이 참여했던 이탈리아 '정의와 자유'의 사상일 겁니다.
제가 전에도 한 차례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탈리아 역사와 파시즘 연구자 장문석 선생님이 딱 그 대목을 조명한 에세이가 있습니다. 『토리노 멜랑꼴리』(문학과지성사). 제가 2023년에 올해의 책 가운데 한 권으로 꼽은 정말 좋은 역사 에세이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허시먼에게 평생 영향을 준 에우제니오의 사상이 연원한 파시즘 속에서 꽃 피운 이탈리아 대항 인문학의 새로운 전통의 내용을 대강이라도 파악할수 있습니다.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가족어 사전』은 토리노 반파시스트 운동과 이탈리아 대항 인문학을 주도했던 나탈리아와 자신의 남편 레오네 긴츠부르그 등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나탈리아와 레오네의 아들이 유명한 미시사 역사학자 카를로 긴츠부르그입니다.
토리노 멜랑콜리채석장 그라운드 시리즈. 이탈리아사 및 유럽 현대사를 연구해온 서울대 서양사학과 장문석 교수의 신작으로, 멜랑콜리의 도시, 혹은 “이탈리아의 디트로이트/이탈리아의 페트로그라드”라고 불렸던 토리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족어 사전이탈리아 작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소설. 1963년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 스트레가 상 수상작으로,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현대의 고전'이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는 자전적 이야기다.
치즈와 구더기 -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20세기 역사학의 흐름을 바꿔놓은 미시사 및 미시사 방법론의 선구적 업적이자 교과서로 불리는 책. 저자 진즈부르그는 16세기 이탈리아의 방앗간 주인 메노키오를 통해 당대의 이데올로기와 심성, 문화, 사회 변동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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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소피아 님께 선물입니다. 제가 영화 시나리오는 처음이라서 ChatGPT에게 시켰어요.
Title: Echoes of History
INT. WHITE ROSE MUSEUM - DAY
The White Rose Museum in Berlin hums with the whispers of history. ALBERT HIRSCHMAN, a seasoned man in his late 70s, walks through the exhibition with his wife, SARAH, and their daughter, Katia. They stop in front of a display showcasing the valiant efforts of Count Claus von Stauffenberg and the officers who conspired to assassinate Hitler.
Albert gestures towards the artifacts, his eyes gleaming with memories.
ALBERT: (softly) This... this is where it all began.
Sarah and Katia exchange a glance, understanding the weight of Albert's words.
Katia: (whispering) Dad, tell us more.
SARAH: (placing a hand on Albert's shoulder) We're here, Albert. You can share.
Albert nods, a nostalgic smile playing on his lips. Nearby, a GROUP OF SCHOOL CHILDREN, accompanied by their TEACHER, observe the family's interaction.
TEACHER: (approaching Albert) Excuse me, sir. I couldn't help but overhear your conversation. Would you be willing to speak to my students? Your firsthand account would be invaluable.
Albert hesitates for a moment, then nods, his gaze drifting back to the past.
EXT. BERLIN STREETS - FLASHBACK - 1930s
Young Albert, barely a teenager, walks the bustling streets of Berlin. He passes by fellow students, some with swastika armbands, others without. He enters his school, the air thick with anticipation.
INT. CLASSROOM - FLASHBACK
Young Albert sits among his classmates, engaging in heated discussions about politics and ideology. The atmosphere is tense, yet alive with youthful fervor.
BACK TO PRESENT
ALBERT: (addressing the children) Back then, things were... different. We debated, argued, even laughed together.
The children lean in, captivated by Albert's words.
CHILD #1: Did you know any Nazis?
ALBERT: (nodding) Yes, many. They were my classmates, my friends... until they weren't.
CHILD #2: And you talked to them?
ALBERT: (with a wistful smile) We talked, we argued, we tried to understand each other. It was a different time, a different world.
The children exchange bewildered glances, struggling to comprehend a reality so distant from their own.
TEACHER: (addressing the children) Remember, history is not just about dates and events. It's about people, their choices, and the echoes they leave behind.
Albert watches as the children absorb his words, a flicker of hope in his eyes.
EXT. WHITE ROSE MUSEUM - DAY
Albert, Sarah, and Katia emerge from the museum, the weight of history heavy on their shoulders yet a sense of peace in their hearts.
SARAH: (smiling at Albert) You did wonderfully, my love.
ALBERT: (gazing into the distance) We all have a story to tell, Sarah. And perhaps, by sharing them, we can pave the way for a better tomorrow.
They walk away, leaving behind the echoes of history to guide the next generation.
FADE OUT.
소피아
우앗! ChatGPT가 열일했네요? @.@ 이렇게 외주를 주십니까! ㅎㅎ
저 시나리오에서는 선생님이 명언을 날리시네요? “ Remember, history is not just about dates and events. It's about people, their choices, and the echoes they leave behind.”
그런데 두 가지 이상한 점..
(1) 제가 바이제로제 박물관이 궁금해서 찾아봤거든요? 뮌헨에 있는 바이제로제 (화이트로즈 - 백장미? ㅎㅎ) 레지스탕스 활동을 기념하기 위한 박물관인것 같던데, 왜 챗지피티 쟤는 베를린이라고 하는거죠?
(2) 마지막에 뜬금없이 마가렛이 출현! 아마도 허시먼의 딸 카티아인듯.. (챗지피티야, 카티아 이름이 기억안나서 마가렛으로 둘러쳤니? 혹시? ㅎㅎ)
이 아름다운 일화에는 여러 가지 심쿵 포인트들이 있었는데요,
1.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박물관이라는 공간 (세상의 모든 뮤지엄을 사랑합니다!)
2. 온 세상을 돌고돌아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가족과 함께 고향에 돌아 온 허시먼 (이 책의 부제는 The Odyssey of Albert O. Hirschman 입니다.)
3. 가족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허시먼과 우연히 (!)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던 선생님과 어린 학생들
4. 허시먼의 이야기를 우연히 (!) 엿듣게 된 선생님이 허시먼에게 어린 아이들에게 설명을 부탁
5. 고향을 떠난 지 아주 오래되어 퇴화된 허시먼의 독일어 (너무 상징적!)
6. 허시먼의 이야기를 듣던 학생의 천진난만한 질문 “나치 중에 아는 사람 있으세요?” —> 이 질문엔 너무 많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ㅠㅠ
7. “우리 반에도 나치가 많았는 걸?”이라는 허시먼의 말에 어린 학생들 대충격! “나치하고 이야기도 해보셨어요?” (충격의 도가니에 빠져 어린이 눈높이로 질문을 마구 던지는 아이들 모습이 그려짐. 웅성웅성)
8. “우리는 서로를 설득하려고 늘 토론했단다.”—> 이 장소, 이 순간, 그리고 듣는 대상에 걸맞는 최고의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YG
"Many years later, when Hirschman returned to Berlin with his wife and one of his daughters, they paid a visit to the White Rose Museum to see an exhibition about Count Claus von Stauffenberg and the officers who conspired to assassinate Hitler. They gazed at the displays of documents, read the texts to each other, and pointed at artifacts. Albert explained to Sarah and Katia the distant history to which he had been witness."
제가 이렇게 시작하는 원서의 해당 부분을 주면서 "영화의 첫 장면, 회상 신이 포함된 시나리오로 각색"하라고 ChatGPT에게 시켰더니 저렇게 결과물을 내놓았네요.
*
사실 저도 해당 부분 읽으면서 영화의 한 장면, 그리고 자연스럽게 회상으로 이어지면서 1930년대의 오토 허시먼이 등장하는 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소피아 님께서 그걸 정확히 지적해 주셔서 ChatGPT에게 시나리오 외주를 줘 봤어요. (요즘 집에 있는 열한 살 동거인이 하는 장난이거든요.) '심쿵' 포인트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YG
새러와 카티아에게는 제 자리를 찾아주고 수정했어요. 하하하!
롱기누스
아… 저는 무심코 지나쳤던 장면인데 이걸 두분은 이렇게 아름답게 살려내시네요. 저의 감성이 너무 메마르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만드시는 두분의 대화입니다. History is not just about date and events. It’s about people, their choices, and echoes they leave behind. 너무 멋진 말입니다.
YG
ChatGPT의 말이죠! :)
소피아
ChatGPT 왜 빼십니까? ㅎㅎ
롱기누스
ㅎㅎㅎ 그렇군요. 세분의 대화로 정정하겠습니다. ^^*
YG
참, 그리고 드디어 4장에서 허시먼이 몽테뉴를 만납니다. 12월 벽돌 책과 3월 벽돌 책이 연결되는 순간이죠. :)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 더프 쿠퍼상 수상작, 아마존닷컴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세계 14개국 번역 출간 화제작. 어떻게 살 것인가? 오직 이 한 가지 물음에 대하여 20가지로 답한다. 몽테뉴의 삶과 그의 대표작인 <에세>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제목이 가리키듯이 어떻게 살아야 참되게 사는 것인가를 생각하도록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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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오래될수록 딱딱해지는 것이 아니라 물컹해지는 바게트 빵처럼, 허시먼은 역사가 ‘일반법칙’들을 거부하면서 전개되는 다양한 방식에서 의미를 발견하고자 했다. 사건들이 뒤집혔거나 ‘엉뚱한’ 순서로 전개되는 와중에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펼쳐질 수 있는 가능성들이 생겨났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33쪽 ,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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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문학작품을 통해서 허시먼은 작은 세부사항과 이례적인 변칙 현상들이 전체에 대해 새로운 면을 드러내 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38쪽 ,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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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허시먼 특유의 낙관적인 태도와 개혁 가능성에 대한 믿음, 그리고 ‘가능주의’는 끔찍한 기억의 흔적들을 덮어 버리고서야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41쪽 ,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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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mjin
“ 전후 유럽에서 ‘달러 갭’(달러 부족)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긴축 정책, 1950년대에 널리 퍼졌던 ‘경제개발 계획’에 대한 신념, 1960년대의 해외 원조 열풍, 1970년대 남미를 휩쓴 패배주의, 1980년대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승리,
또 그 밖에 당대의 사회과학에서 정설이 무엇이었든 간에
허시먼은 그것에 대해 의심하고 문제제기하는 입장을 취했다.
정통과 확실성만 추구하다 보면 의심과 회의가 가져다줄 수 있는 창조적인 가능성들과 얘기치 못했던 경로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들을 배제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45쪽 ,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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