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3. <앨버트 허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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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은 제러미 애덜먼의 『앨버트 허시먼: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부키)입니다. 제목대로 20세기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문제적 인물이었던 앨버트 허시먼(1915~2012)의 삶과 사상을 정리한 평전이죠. 허시먼과 그 가족의 허락을 받고서 쓴, 또 그의 삶과 사상을 현재까지는 가장 입체적으로 정리한 책이죠. 솔직히 앨버트 허시먼은 여러분에게 생소할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름만 몇 번 들어본,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는 사상가였습니다. 그러다, 2010년에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웅진지식하우스)를 읽고서 '와!' 하면서 놀랐습니다. 이 책의 원서가 1991년에 나온 The Rhetoric of Reaction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더욱더 놀랐죠. 그렇게 허시먼에 관심을 가지던 중에 그의 부고 소식을 들었습니다(2012년 12월 10일). 2014년 미국에서 연수 중에 그의 평전을 접했죠. 맞습니다. 이 책입니다. 전자책으로 원서를 사놓고서 더듬더듬 읽어가다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꼭 국내에 번역되어야 해!' 곧바로 소갯글을 써서 염두에 둔 출판사 대표님께 보냈죠. 그렇게 국내에 나온 책이 이번에 함께 읽을 『앨버트 허시먼』입니다. 벽돌 책 함께 읽기를 준비하면서 차근차근 다시 읽으면서, 새삼 허시먼이라는 사상가를 더욱더 흠모하게 되었습니다. 1915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서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콜롬비아, 미국 등에서 활동한 그는 이 책의 원제대로 'Worldly Philosopher'였습니다. 허시먼의 삶은 정말로 OTT 드라마 시리즈 주인공 뺨칩니다. 나치 집권에 저항하는 독일 사민당의 10대 운동가였고, 스페인 내전 초기에 직접 참여해서 총을 들고 싸웠습니다. (시기적으로 그와 바통 터치한 지식인이 바로 조지 오웰입니다.) 이탈리아 반파시스트 운동의 연락책이었고,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프랑스 알제리와 이탈리아의 미군 정보기관 OSS 요원이었죠. 실제로 그의 삶의 한고비를 놓고서 OTT 드라마 시리즈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작년(2023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7부작 드라마 <대서양을 건너는 사람들>은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나치가 점령한 유럽에서 유대인을 탈출시키는 이들의 활동이 그려집니다. 실제로 이 활동을 전개했던 핵심 인물이 허시먼이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유럽 경제를 살리는 마셜 플랜의 막후 조력자로 활동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사실은 매카시즘의 희생양이 되어서) 학계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남아메리카 콜롬비아로 가서 저개발국이 어떻게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지 자문하고 탐구하게 되죠. 그 결과 우리에게 익숙한 주류의 근대화 이론에 맞서는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하고요. 이 과정에서 허시먼은 '가능성'에 주목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과 혁명 대신 '개혁'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접근을 제시합니다. 허시먼의 삶과 엮이는 전 세계 곳곳의 수많은 지식인과 정치인, 그리고 역사적 사건은 이 평전을 20세기의 독특한 지성사, 역사책으로 자리매김합니다. 벅찬 감동과 짜릿한 재미에 더해서 세계관을 바꿀 수도 있는 지적 자극까지 주는 책입니다. 3월에 우리 함께 읽고서 수다 떨어요!
『앨버트 허시먼』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벽돌 책 함께 읽기를 꾸준히 따라오신 분들이라면, 이건 YG의 큰 그림이었나, 싶은 대목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읽은 벽돌 책 몇 권이 서로 연결되는 쾌감을 느끼면서 말이죠. :)
아래 옮기는 글은 벽돌 책 프로젝트 홍보를 위해서 제가 <기획회의> 602호(2024년 2월 20일)에 쓴 글이에요.
작년(2023년) 8월부터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아주 두꺼운, 말 그대로 '벽돌 책'을 매월 한 권씩 선정해서 여러분과 함께 읽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미 8월부터 1월까지 여섯 권의 벽돌 책을 읽었고 지금 2월에는 빈야민 에펠바움의 752쪽 『경제학자의 시대』(부키)를 읽고 있습니다. 지금의 벽돌 책 읽기 프로젝트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고양시 대화도서관에서는 도서 평론가 이권우가 고양 시민 신청자와 함께 한 달에 한 권씩 두꺼운 벽돌 책을 함께 읽고 해설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애초 기획자(이권우)의 개인 사정으로 이 프로그램을 내가 떠안게 되었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김영사) 중간 부분을 읽던 시점에 이 프로그램을 넘겨받고 나서, 네 권의 벽돌 책을 이어서 읽었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788쪽 『문명의 붕괴』(김영사), 조너선 하이트의 692쪽 『바른 마음』(웅진지식하우스), 스티븐 핑커의 1,408쪽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사이언스북스), 대니얼 카너먼의 728쪽 『생각에 관한 생각』(김영사) 등. 처음에는 아무리 도서관 또 책과 친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벽돌 책을 함께 읽는 프로그램이 지속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었어요. 하지만, 한 권씩 함께 읽어나가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함께 읽는 대다수가 낙오없이 끝까지 따라왔을뿐더러 나중에는 각자의 '독서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또렷했으니까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던 도서관에서도 성과에 고무되었는지 2020년에도 새로운 책으로 계속할 것을 제안했죠. 2020년 3월부터 조너선 하이트의 572쪽 『나쁜 교육』(프시케의숲), 주디스 리치 해리스의 688쪽 『양육 가설』(이김), 세라 블래퍼 허디의 1,016쪽 『어머니의 탄생』(사이언스북스)을 읽기로 하고서 신청자도 받았죠. 하지만, 2020년에 계획된 벽돌 책 함께 읽기 프로그램은 성사되지 못했어요. 알다시피, 1월부터 팬데믹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덮치면서 도서관의 모든 대면 프로그램도 중단되었기 때문이죠. 한창 흥이 나던 참에 바이러스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죠. 이렇게 첫 번째 벽돌 책 함께 읽기 실험은 가능성만 보여주고 끝났습니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2011년 원서 출간 이후 10년을 돌아보고 위기 상황을 맞은 인류에게 건네는 제언이 특별 서문으로 수록되었다. 현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키워드로 ‘인간 이해’를 강조한다.
문명의 붕괴<총, 균, 쇠>로 퓰리처상을 받은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이번에는 "과거의 위대한 문명사회가 붕괴해서 몰락한 이유가 무엇이고, 우리는 그들의 운명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룬다. 즉 이 책은 파괴된 문명의 역사에서 배우는 인류의 미래에 관한 보고서이다.
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현재 영미권의 가장 ‘핫’한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 책 《바른 마음》을 통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의 근원에 놓인 ‘바른 마음’을 발견한다. 하이트는 직접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우리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그 이유를 밝혔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프로스펙트 매거진》 선정 ‘세계 100대 사상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포린폴리시》 선정 ‘세계 100대 지식인’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스티븐 핑커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폭력을 둘러싼 통념들’에 도전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2002년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세계에서 7번째로 영향력이 막강한 경제학자(〈이코노미스트〉 선정, 2015)인 대니얼 카너먼의 기념비적인 저작. 최신판에는 번역과 편집을 보강해 세계적인 석학의 이론과 연구 결과를 더욱더 흥미롭고 충실하게 선보인다.
나쁜 교육 -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와 교육단체 수장 그레그 루키아노프는 ‘대단한 비진실’들이 어떻게 미국의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는지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오늘날 대학 공론장 악화의 배경에는 세 가지의 잘못된 믿음, 즉 대단한 비진실이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양육가설 - 부모가 자녀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2017년 한국어판 출간 이후 수많은 양육자들의 죄책감을 덜고 해방감을 심어준 &lt양육가설&gt이 좀더 읽기 편한 모습으로 선보인다.
어머니의 탄생 - 모성, 여성, 그리고 가족의 기원과 진화‘퍼블리셔스 위클리’와 ‘라이브러리 저널’이 선정한 최고의 책. 인류 역사와 진화사에서 편견의 장막에 가려 수동적인 여성이자 자기희생적인 모성이라는 단일한 계층으로 무더기 취급을 받아 온 어머니들을 저자는 다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로 생생하게 되살려 냄으로써 새롭고 혁명적인 모성 상(像) 및 가족의 배치를 제시한다.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이렇게 벽돌 책 함께 읽기를 한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얻는 이득은 거의 없습니다. (대개는 한번 읽은 책을 선정해서 진행하니, 같은 책을 다시 읽으면서 정리하는 정도의 성과는 있겠군요.) 매번 벽돌 책 함께 읽기에 참여하는 수십 명의 독서 친구 역시 이득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두꺼운 책 한 권 더 읽는다고 인생이 바뀌겠습니까?)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살아가는 한 자기 이해 즉 '덧셈을' 따지는 일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때로는 자기 이해를 따지는 일과는 관계없는 '무용한' 공백이 필요합니다. 심지어, 약간의 손해를 보면서 벽돌 책 함께 읽기를 제안하고 관리하는 일과 같은 '뺄셈의' 자리도 필요하죠. 독서 문화로만 한정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판 산업의 성장도 중요하고, 도서관 숫자도 중요하고, 도서관의 책 구매 예산을 늘리는 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선순환의 조건은 '그냥 좋아서' 책을 찾아 읽고, 그것을 매개로 크고 작은 공동체와 접속해서 웅성웅성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일이죠. (정치인, 공무원 등에게 책 동네가 우습게 까이는 것도 그런 사람의 숫자가 작기 때문이죠.) 그래서, 2024년에도 매월 한 권씩 벽돌 책 함께 읽기를 진행합니다. 어쩌다 보니, 1월부터 3월까지는 경제학 분야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1월에 이미 실비아 나사르의 816쪽 『사람을 위한 경제학』(반비)을 읽었고(정말 함께 읽은 모두가 극찬한 숨어 있는 보석입니다), 2월에는 앞에서 언급한 『경제학자의 시대』를 읽고 있습니다. 3월에는 제러미 애덜먼의 1,256쪽 『앨버트 허시먼』(부키)을 읽을 예정입니다. 리사 펠드먼 배럿의 704쪽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생각연구소), 안드레아스 말름의 708쪽 『화석 자본』(두번째테제), 티머시 미첼의 532쪽 『탄소 민주주의』(생각비행) 같은 책도 나중에 함께 읽을 후보로 올려두고 있고요. 혹시 700쪽 아니 1,000쪽이 넘는 두께에 기가 질려서 무슨 고약한 취향이냐고 고개부터 젓는 독자라면, 그믐 게시판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진행한 벽돌 책 함께 읽기의 흔적을 살펴보세요. 분명히 실시간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일을 후회할 테고, 당장 다음 벽돌 책은 함께 읽어야겠다고 결심할 테니까요.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실비아 나사르가 이 책에서 추적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의 업적이 아니다. 저자는 독특하고도 위대한 하나의 아이디어가 진화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경제학자의 시대 - 그들은 성공한 혁명가인가, 거짓 예언자인가경제학설사보다는 《러시아 혁명사》에 더 가까운, 논쟁과 모험과 행동과 사회의 대변혁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활극과 같은 책이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태동부터 패배까지의 40년을 정밀 지도처럼 입체 추적한 이 책은 경제 저널리즘의 백미이며 자본주의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흥미진진한 역사서이다.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대공황과 파시즘, 혁명과 전쟁, 경제개발과 독재 등 20세기를 특징짓는 온갖 격동의 현장을 온몸으로 겪어낸 바로 이 '숙고하는 활동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던 앨버트 허시먼의 치열한 지적.실천적 여정을 추적한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는 의학, 법률 제도, 자녀 양육, 명상, 심지어 공항 보안 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감정과 마음과 뇌에 관한 새로운 과학이 밝혀낸 연구 성과와 함께 감정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화석 자본 - 증기력의 발흥과 지구온난화의 기원화석연료 체제와 자본주의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작업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논의를 이끌어 온 환경 사상가이자 기후 활동가 안드레아스 말름의 첫 번째 저작이다. 이 책은 2016년 출간된 후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그해 아이작 도이처 기념상을 수상했다.
탄소 민주주의 - 화석연료 시대의 정치권력에너지와 민주주의의 관계에 관한 근원적 성찰이 담긴 책. 저자 티머시 미첼은 탄소 연료와 특정한 종류의 민주적 또는 비민주적 정치 사이에 만들어진 일련의 연결점을 면밀히 추적하여 석유와 민주 정치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뺄셈의 자리가 필요하다 - 너무 멋진 말입니다 거의 말을 남기지 않지만 벽돌책 모임을 보면서 참여하는 사람들은 너무 좋은데 힘드실 것 같은 이 진행을 어떻게 하게 되셨을까 항상 궁금했거든요! 덕분에 풍성한 독서를 하고 있어서 매달 너무 즐거워...(약간 힘들고...)... 즐거워요 ㅋㅋㅋ 매번 감사합니다! 같이 읽어서 여러분들의 말씀을 읽으며 더 좋고 무엇보다 항상 풍성한 식견과 자료도 함께 주셔서 독서가 깊어져 매일매일 감사하고 있어요! 저도 저 말을 기억하면서 뺄수있는 것들을 위해서도 시간을 떼는 한해가 되야겠습니다 ㅎ
감사합니다. 너무 거창하게 의미 부여를 한 게 아닌가 싶어서 써 놓고 괜히 후회했어요. :) 힘들기보다는 더 즐거우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앨버트 허시먼: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는 전체 1,256쪽 본문 1,150쪽의 진짜 벽돌 책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읽은 책은 벽돌 책이 아니었단 말인가, 하는 푸념은 하지 마세요!) 전체 구성을 보면, ‘시작하기 전에’와 ‘들어가는 글’을 포함한 서두와 본문 20장 그리고 ‘맺는 글’과 ‘후기’ 등으로 총 22장입니다. 짐작하다시피, 한 장의 분량이 50쪽 정도 됩니다. 다만, 평전의 특성상 글의 밀도는 장마다 차이가 있어요. 어떤 장은 소설처럼 읽히고, 어떤 장은 철학책이나 사회과학책의 한 장처럼 밀도가 있습니다. 3월 1일부터 평일 기준 한 장씩 읽고서 주말에 살짝살짝 여유를 두면서 쉬는 시간을 갖는 식으로 3월 28이나 29일쯤 마무리하면서 후기를 나누는 일정으로 진행합니다. 앞서 벽돌 책 읽기처럼 제가 전날 다음 날 읽을 분량과 간단히 메모를 덧붙이면서 안내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자발적인 독서 모임이니 각자의 일정대로 따로 또 함께 즐겁게 읽어요.
뜻밖의 계기는 영화 한 편이었습니다. 2023년 여름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했었습니다. <오펜하이머>의 원작은 2010년 국내에서 번역되어 나온 1,152쪽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사이언스북스)였습니다. 2010년에 책이 나오자마자 저자 마틴 셔윈과 아주 긴 인터뷰 기사를 썼을 정도로 이 책에 애정이 있었죠. 마침 출판사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조한 판매 실적에도 이 책의 판권을 유지하고 있었어요. 영화 흥행이 책 판매에 도움이 될지 말지 불확실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영화보다 훨씬 훌륭한 이 원작을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는 데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턱대고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gmeum.com)'에서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함께 읽기를 시작했어요. 대성공이었습니다. 감독의 명성과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서 여러분이 원작에 관심을 가졌는지 신청자도 많았습니다. 그믐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함께 읽기였지만, 그건 그것대로 재미도 있었습니다. 2019년 대화도서관에서 대면으로 진행했던 벽돌 책 함께 읽기 프로그램처럼 읽은 분량을 서로 확인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생동감은 덜했지만요. 바이러스 때문에 중단한 벽돌 책 함께 읽기 프로그램을 이렇게 온라인 공간에서 다시 해도 좋겠다 싶었죠.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이라는 좋은 놀이터도 있었고요. 진행하는 북 토크 팟 캐스트 <책걸상>의 이름을 걸되 사실상 개인 프로젝트로 벽돌 책 함께 읽기를 본격적으로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에 이어서 2023년 9월에 읽을 책으로는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의 736쪽 『권력과 진보』(생각의힘)를 선택했습니다. 연초부터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이 화제가 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과 사회 변동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살펴본 책이었으니까요. 역시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즐겁게 함께 읽기를 진행했죠. 그러고 나서, 10월 조지프 헨릭의 768쪽 『위어드』(21세기북스), 11월 이언 모티머의 600쪽 『변화의 세기』(현암사), 12월 사라 베이크웰의 504쪽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책읽는수요일) 등의 벽돌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이 가운데 '벽돌 책이라면 700쪽은 넘어야 한다' 같은 투정도 들었고요(장강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저널리스트인 카이 버드와 영문학과 미국 역사학 교수인 마틴 셔윈 두 사람의 저자가 25년 동안 답사와 인터뷰, FBI 문서 열람 등 자료 수집을 거쳐 쓴 오펜하이머 일대기의 결정판이다. 2005년 출간되자마자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 전기 부문을 수상하고 2006년에는 퓰리처 상 전기·자서전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권력과 진보 -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쟁투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치밀한 논증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서구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Educated), 산업화된(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람들. 세상은 이들을 ‘WEIRD(위어드)’라고 부른다. 과연 이 집단은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된 걸까?
변화의 세기 - 서양 천 년을 바꾼 결정적 사건들지난 천 년간의 서구 사회를 ‘변화’라는 키워드로 해석하는 독특한 역사책이다. 11세기부터 20세기까지 각 세기별 가장 중요한 변화들을 제시하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인물들을 꼽는다. 지난 천 년간, 서양을 뒤흔든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 더프 쿠퍼상 수상작, 아마존닷컴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세계 14개국 번역 출간 화제작. 어떻게 살 것인가? 오직 이 한 가지 물음에 대하여 20가지로 답한다. 몽테뉴의 삶과 그의 대표작인 <에세>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제목이 가리키듯이 어떻게 살아야 참되게 사는 것인가를 생각하도록 하는 책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드디어 내일(3월 1일)부터 『앨버트 허시먼: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읽기를 시작합니다. 이번 삼일절 연휴 기간에는 '시작하기 전에' '들어가는 글' 그리고 1장 '교양 있고 낙천적인 유대인 소년 '오토 알베르트'를 읽습니다. 특히 '들어가는 글'은 밀도가 높고, 이후에 이 장에 실린 아이디어가 허시먼의 삶을 통해서 구체화하니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기를 권합니다. 1장은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 사이 독일 유대인의 정체성과 그에 따른 현실 인식이 흥미로운 독서 포인트였습니다. 그들 다수가 나치 치하에서 끔찍한 일을 겪을 운명이었다는 걸 아는 처지라서 서글프기도 했고요.
양육가설과 어머니의 탄생 꼭 읽고싶네요
도서관에서 대출받았어요 인천시 도서관들 중 딱 하나있더군요. 잽싸게 야간대출로 받았습니다. ㅋㅋ 전 3.1절을 맞아 읽고 있던 <제시의 일기>오늘까지 다 읽고 내일부터 달려볼까합니다^^
한번 실패하고, 다시 도전합니다!
양구님의 뺄셈이 덧셈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전 전자책으로 시작하네요^^ 출퇴근 시간(편도 1시간30분)을 전자책으로 읽고 들으며, 도전해 보려 합니다. 서로 응원하며 즐거운 책읽기되길 바래봅니다~
허시먼은 세계 속으로to the world 들어가 변화에 기여하는 학문을 하고자 했다. 카를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한 바 있다. “이제까지 철학자들은 온갖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혁하는 것이다. 앨버트 허시먼: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 제러미 애덜먼, 김승진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754030250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우리가 이성과 교육의 힘을 아무리 강하게 믿고 있을 때라도, 그것이 우리를 행동에 나서게 할 만큼 강력하지는 못하다. 이성과 교육에 더해 체험과 경험으로도 정신을 훈련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동해야 할 순간이 왔을 때 우리의 정신은 미적대고만 있게 될 것이다. - 미셸 드 몽테뉴
앨버트 허시먼 -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 제사, 제러미 애덜먼 지음, 김승진 옮김
시작부터 몽테뉴. 지난해 말 벽돌책 모임의 <어떻게 살 것인가> 에서 만난 몽테뉴가 나와서 반갑네요(이토록 치밀한 빌드업?). <시작하기 전에>의 작가의 말에서 "실천적 관념론" "실용적 이상주의"로 요약된 허시만의 사상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시작하기 전부터 궁금하네요.
제게는 분명히 덧셈이 되어주고 있는 벽돌책 읽기 프로젝트입니다. 이런 자리 만들어주셔서 YG님께 늘 감사하고요. 이번달도 잘 따라가보겠습니다~ YG님께도 의미있는 뺄샘이 되기를 기원해요!!
3월에 책 읽을 시간이 모자라서 좀 미리 읽고 있는데 지금 5장 중간 정도인데 무지 재밌어요, 정말 영화같은 일들이 일어나네요. 😃 어떻게 살것인가, 몽테뉴 에세이 아주 옛날에 너무 좋게 읽었고 지난 2 벽돌책에서 배운 것들이 나오니까 더 시나서 읽게되요
@모시모시 아, 몽테뉴는 허시먼이 가장 좋아했던 고전 사상가 가운데 한 명이고 또 여러 영향도 많이 받은 것으로 나옵니다. 심지어 허시먼에게 딱 한 권의 책만 허락된 기가 막힌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 손에 들고 있었던 책이 바로 몽테뉴의 『에세』 였어요. 읽으면서 한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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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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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1. 수상한 한의원 [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
🍷 애주가를 위한 큐레이션
[그믐밤] 30. 올해의 <술 맛 멋> 이야기해요.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서강도서관 x 그믐] ④우리동네 초대석_김혼비 <아무튼, 술>
남들보다 한 발짝 먼저 읽기, 가제본 북클럽
[바람의아이들] "고독한 문장공유" 함께 고독하실 분을 찾습니다. 💀《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선착순 도서나눔] 중국 대표 작가 위화의 8년 만의 신작 《원청》! 출간 전 같이 읽어요
혼자 읽기 어려운 보르헤스, russist 님과 함께라면?
(9) [보르헤스 읽기]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1부 같이 읽어요(1) [보르헤스 읽기] 『불한당들의 세계사』 같이 읽어요(2) [보르헤스 읽기] 『픽션들』 같이 읽어요
일본 장르소설을 모았습니다
[박소해의 장르살롱] 21. 모든 예측은 무의미하다! <엘리펀트 헤드>[박소해의 장르살롱] 10. 7인 1역 [박소해의 장르살롱] 7. 가을비 이야기 [일본미스터리/클로즈드서클] 같이 읽어요!
스토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어요.
스토리 탐험단의 첫 번째 여정 [이야기의 탄생][작법서 읽기] Story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함께 읽기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함께 읽으실래요?
하금, 그믐, 지금
딱히 이번이라고 뭔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할 근거는 없었다.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어느 여성도 셰익스피어의 비범한 재능을 갖지 못했을 거예요.횡설수설하는 사람들은 그녀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내셔널 갤러리 VS 메트로폴리탄
[도서 증정] 저자이자 도슨트인 유승연과 함께 읽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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