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02. <4321>

D-29
- 제럴드 포드 (공화당, 1974년 8월~1977년 1월, 승계 후 연임 실패) * 부통령: 넬슨 록펠러 전 뉴욕 주지사. 제가 모임 시작하면서 메모했던 연대기에 포함된 내용인데요. 저는 넬슨 록펠러를 마지막에 대비시켜 언급한 것도 의미심장했어요. 넬슨 록펠러는 이름처럼 록펠러가의 일원으로 뉴욕 현대 미술관(MoMA)를 창립한 자신의 어머니(애비 록펠러)를 이어서 1939년부터 MoMA 회장을 맡아서 운영한 미술 애호가로도 유명하죠. 넬슨 록펠러가 유명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가십으로 한 가지만 추가하자면, 그는 1979년 1월 26일 45세 연하의 여성 비서와 사무실에서 외도하다가 사망했답니다;
YG님의 가십 데이터베이스는 대단하십니다..!! 저도 할아버지 이름을 바꾸게 한 록펠러를 책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게 한 게 참 인상적이더라구요. 책에서 나온 Attica prison riot 사진 보면 전쟁터를 연상시킬 정도로 시신들이 이리저리 쓰러져있고 끔찍한데요. 이에 대해 여러가지 변명을 했지만 당시 록펠러가 닉슨 대통령에게 전한 코멘트들이 소름끼쳤어요. "They did a fabulous job" "It really was a beautiful operation". 이 외에도 여러가지 허위 발언과 은폐 공작 등이 나중에 밝혀진 사건이었는데 여기 퍼거슨이 갔더라면 더 심하게 좌절했겠죠. 그런데 그 비서 뿐만 아니라 하두 바람을 많이 펴서 첫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친구 딸 중에도 그의 숨겨진 자식이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네요. 둘째 부인 이름이 Happy인 게 참 아이러니한데 이를 굳이 써놓은 오스터의 짖궃은 유머감각이 참 돋보이는..;;
드디어 완독. 전 책 전체가 폴 오스터의 창작노트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보통의 소설가라면 주인공 또는 주변인물의 설정 관련해서 선택을 하는 지점에서 '가지 않은 길'의 이야기를 버리는 셈이 될텐데(계속 쓰면서 끝까지 가봐야 결말이 어떻게 될지 아니까), 폴 오스터는 이번 책에서는 다 해봐서 아쉬움이 없을 것 같아요. 작가는 이 창작 과정을 많이 즐겼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네 가지 설정 모두 끝까지 밀고나가..(서 하나 빼고 다 죽여버림). - 이제 진도표대로라도 다 읽었을 시간이니 스포방지 없어서 좋네요. 나머지 3명이 다 죽었어야 했는가... 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작가는 처음부터 죽일 작정(?!)으로 썼을 것 같아요. 가외로, 저는 소설 속 시대 미국의 굵직한 사건들, 분위기들 따라 가는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나 혼자 소설이 아니라 역사서로 읽었음;;) 콜럼비아 대학 사태나 뉴어크 폭동 등 큰 사건들이 나오면 다른 자료를 뒤적거려 보기도 하고, 문학작품이나 미술작품, 시대를 풍미한(?) 문화적 아이콘(White Rock girl이나 Chock full o Nuts 커피 등 포함 ㅎㅎ) 찾아보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다음에 비슷한 공간이나 시대의 작품을 읽을 때 큰 자산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을 가이드해주신 @YG 님과 (특히 처음에 올려주신 연표를 매우 유용하게 썼습니다) 여러 정보와 감상을 나눠주신 분들이 있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역사서로 읽었다는 말씀에 공감해요. 잘 모르던 굵직한 사건들을 여러분들이 공유해주신 자료 덕분에 훨씬 풍성하게 소설이 읽혔고, 두권의 분량도 상당했는데, 다른 문헌까지 더하면 정말 알찬 독서를 한 기분이 되더라고요.
맞아요 창작노트같기도 하고 역사서 같기도 하네요. 저는 고등학교 때 스위스국제학교를 다니며 역사시간에 미국 베트남전 및 인권운동 그리고 냉전 등 60-80년대 미국 그리고 팔레스타인 분쟁을 다루며 six day war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는데요. 그걸 배울 때 이 책이 있었다면 참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국제학교여서 미국인, 무슬림, 유대인 등 각국의 학생들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저희는 그 시대를 살지는 않았고 다소 거리를 두고 보는 입장이어서 이런 당시 직접 현장을 경험한 사람들의 글을 읽으니 더 느낌이 살아 있네요. 제 생각에도 작가는 4,3,2,1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인디언 인형들처럼 하나씩 없애는 걸 노린 것 같네요. 그것도 막 주인공에 공감하고 감정이입하게 되는 한창 빠져드는 순간에..;; 이렇게 더욱더 신의 부재, 무자비하고 무작위적인 운명을 그리고 싶은 것 같았구요.
@모시모시 @바나나 님은 『4321』과 『앨버트 허시먼』을 함께 읽으면서 좀 더 풍성한 독서 경험이 아니었을까, 혼자 짐작해 봅니다. 저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연달아서 읽어서 두 책이 얽힌 느낌이었거든요. 저는 원래 삶의 미묘한 어긋남 때문에 인생의 커다란 궤적이 달라지는 설정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4321』은 폴 오스터가 자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그걸 끝까지 밀어붙인 느낌이라서 환호할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마지막에 4번 퍼거슨을 제외한 모든 가능성을 닫아버린 데에는 스토리를 작가로서 오스터의 완결성에 대한 집착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저는 아쉬웠지만, 또 그런 선택도 존중합니다. '책걸상' 방송에서 김혼비 작가님이 얘기해서 저도 '아!' 했던 대목도 있었어요. 네 명의 퍼거슨이 아주 다르면서도 비슷하잖아요. 미묘한 어긋남이 삶의 궤적이 때로는 커다란 차이를 낳지만, 유전자와 제한된 환경의 앙상블이 빚어내는 어떤 한계를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인가 싶어서 저도 그 대목이 흥미로웠답니다. 오스터는 항상 자기가 '민주당보다 왼쪽'이라는 정치적 포지션을 강조해왔죠. 그런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 『4321』에서 묘사한 시기가 가장 컸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죠. 보통 나이가 들면 자기 삶에서 작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떠올리고 되새김질하죠. 오스터는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 『4321』에서 바로 그 순간을 되돌아보고, 또 자기가 가지 않은 가능성을 하나씩 복기해보고 싶었던 걸 수도 있겠어요.
저는 열린결말을 기대했어요. 2번이야 그렇다 치고, 4번 퍼거슨은 현실판이라고 밝히는것 까지는 괜찮은데, 1,3번도 어디선가 잘 살고 있다는 결말도 좋지 않았을까요. 아직 다들 20대인데 독자의 마음속에서 살게 두시지...싶은 생각이 들어 아쉬웠습니다.
전 1,2,3번 다 죽인(?)것 까지는 작가가 의도한 바여서 괜찮았는데 오히려 4번 퍼거슨의 결말을 열린결말로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 점이 다소 아쉽더라구요. 너무 4번 퍼거슨의 이야기를 작가로만 집중시켜 마무리한 게 살짝 전체적 이야기의 scope이 좁아진 느낌.
저도 6.3 읽고 엄청 충격받으면서 ‘ 뭐야, 4만 남기고 다 죽이는 거야? ’ 하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7.1 읽었거든요. 7.1에서 안 죽고 끝나서 안도했는데 7.4에서 1의 결말을 너무나 소설적으로 이야기 하니까 괜히 마음이 안좋더라고요. 한 명이라도 살아있기를 바랬나봐요. 혼비님 말씀대로 소설인지 알고 있지만 소설로만 읽을 수 없는 독자의 마음이네요.
전 실은 이 당시 civil rights movement를 공부하면서 Malcolm X 자서전을 읽고 약간 radical anarchism에 잠시 빠진 적이 있었는데 이 당시에 학생이었다면 더 심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그나마 학생운동이 거의 죽어든 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학교에 다녀서 그나마 얌전(?)하게 학교를 다닌 게 아닐까 싶어요. 우리 안에 내재된 필연적 가능성도 있지만 또한 환경이나 우연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자! 오늘 목요일(3월 28일)은 원래 7.3장을 읽는 차례입니다. 하지만, 7.4장을 이미 혹은 오늘 마무리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 모임도 문을 닫기 하루 전이니 늦기 전에 서로 완독 소감 나누는 시간 가지면 좋겠습니다.
저는 다른 벽돌 소설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주말에 읽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의 신간 『대단한 세상』(열린책들)입니다. 이 책도 792쪽! (이제 얇은 소설은 시시해서 못 읽겠어요. 하하하.)
대단한 세상이 시대의 발자크로 칭송받는 거장 피에르 르메트르의 장편소설. 르메트르는 이미『오르부아르』를 비롯한 <재앙의 아이들> 3부작으로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까지의 시기를 다룬 바 있다. 『대단한 세상』은 새로운 4부작의 시작으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자란 네 형제를 주인공으로 하여 펼쳐진다.
동감! 제가 어제 모조품을 읽고...음? 잡자마자 끝났네? 좀 싱겁네 생각이...ㅎㅎㅎ 큰일났습니다. 역치가 너무 올라가 버렸어요.
시시하다기보다 저도 벽돌책을 좋아하는 게 그 책을 읽는 데 들인 공이나 시간만큼 그만큼 더 주인공들과 이야기에 빠져들어 헤어나오기 힘든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전쟁과 평화나 미들마치같은 책을 다 읽고 나면 한동안 멍~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그리고 어딘가에서 그 주인공들이 계속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기분도 들고.. 마치 이세계에서 한참 지내다 다시 현실에 빠져나오니 그 동안 내 인생이 왕창 그 이야기 속에서 흘러갔던 것처럼..
맞습니다. 그게 장편소설을 읽은 재미같아요.
맞아요. 그리고 같이 모임하면서 한 달 동안 조금씩 읽고 이야기 나누는것도(궁금한 마음이 나를 이겨서 더 많이 읽은적도 있지만ㅋㅋ) 책에 충분히 빠져들게하는 데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방 여시는 건가요? 기대합니다
글쎄요. 피에르 르메트르 소설은 정신 없이 읽게 되는 것이라서 그믐 모임에 어울릴지 모르겠어요; 다 읽고서 소수라도 편하게 이야기하는 방을 하나 만들어볼까요?
좋아요~~
저도 어제 읽기 시작했는데...자기전에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후루룩~ 처음부터 등장인물 다 소개해주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네요. 담에 기회되면 수다방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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