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02. <4321>

D-29
워~~ 그렇군요. 섹스 이야기 정말 많다고 (그렇다고 싫은건 아니지만 ㅋㅋ 열심히 읽고있음) 생각하던 저는 한 수 배워갑니다. 😎
그럼 자기와 닮은 모습의 퍼거슨을 좋아하게 되는 걸까요? 저는 1번 퍼거슨이 학생운동에 찬성은 하지만 벽돌을 던지지 못하는 대목에서는 저랑 완전 똑같다고 느꼈어요. 저도 마음으로는 긍정하면서도 행동까지는 못하는 성향이거든요. 그래서 1번 퍼거슨의 조용하면서 범생이적 모습이 끌렸어요. 물론 저는 퍼거슨처럼 공부 잘하는 범생이는 아니지만요. ㅎㅎ
음.. 반대로 자신과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을 좋아할수도 있죠. 전 저와 전혀 다른 성향의 남편을 만나서 잘 살고 있고.. 영화나 책에서도 저와 전혀 다른 캐릭터들에 끌릴 때가 많아요.
저두요. 다른 아치들이 계속 삶을 살아갈 때 어떤 아치는 죽고 없는 걸 보면서...폴 오스터가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구나 싶었어요. 우리가 숨을 쉬고 이렇게 살아가는 하루 대신 그 자리에 빈 페이지가 올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폴 오스터 삶을 보면 아마도 작가가 죽음이나 죽음 이후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4명의 아치가 죽음을 향해 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요. (책 속에서 아직 죽지 않은 아치도 언젠가는 죽을 테니까요. )
맞아요. 그의 소설이나 자전적 글을 다 읽어보지 않았지만.. Invention of Solitude는 아버지의 죽음, Winter Journal은 어머니의 죽음에 의해 자극받아 쓴 것 같은데요.. 할머니와 연루된 할아버지의 죽음도 그렇고 갈수록 문제를 자꾸 일으키고 멀어진 아들과 관련된 얼마전 사고들도 (그것도 아직 아기인 손녀가 아들의 실수로 펜타닐 등 마약으로 인해 죽었다는 끔찍한 사고 그리고 곧 이어진 아들의 죽음) 폴 오스터에게 죽음, 그리고 가차없는 우연과 운명의 폭력과 신이나 아버지 또는 어떤 질서나 인과관계의 부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했을 것 같은 동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 자신이 이제 죽음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것도 작용하겠구요..
책을 순서대로 읽고, 완독후엔 1번 퍼거슨, 2번 퍼거슨...순서대로 읽어보고 있어요. 방송에선 그렇게 읽은거 별로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도 첫번 독서는 작가가 의도한대로 헤깔리면 헤깔리는대로 두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번 2번 순서대로 읽으니 또 한눈에 각 퍼거슨의 삶이 잘 그려지는 효과가 있어요. 실존하는 퍼거슨과 주변인물들의 느낌이 더 생생해요. 번역가님은 세부사항이 헤깔릴까봐 이순서로 번역하셨다고 하네요.
완전 공감합니다. 저도 다 읽으면 그렇게 읽고 싶네요. 벌써 재독 시작하신건가요~ 각 챕터 읽다보면 큰 무리는 없는데 새로운 챕터 넘어가면, 마지막 스토리를 다시 읽어보고 어느 퍼거슨인지 다시 찾아봐야하네요~ ㅎ
4321 완독했는데... 뭔가 멍한 느낌입니다. 어찌 되었던 바나나님의 천재 입증이란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흑흑.. 진도만 나가시지 마시고 중간 중간 감상 함께 나눠주세요~ 저는 이런 함께 읽는 북클럽에서 토론하는 걸 즐기고 이 책은 정말 이야기할 게 너무 많은데.. 다들 책만 읽고 토론은 별로 없어서..아쉬워요..ㅜㅜ
저도 완독했는데, 저도 아무리 생각해도 어찌 맞췄는지 모르겠어요. 제목의 의미 나올때, 멍하니 멈췄어요 ㅋㅋㅋ
저는 폴 오스터 책을 달의 궁전만 읽었는데 "저녁 7시에 퍼거슨과 하워드는 웨스트엔드에서 그를 만나 먼저 한잔하고, 두 블록 떨어진 브로드웨이의 문 팰리스에서 중국 음식으로 축하식사를 하기로 했다" (719p)를 읽으며 피식 웃었습니다. 폴오스터 작품을 많이 즐기고 읽으시는 분들은 책 구석구석 폴의 인생과 전작들을 만날때마다 반가우셨을거 같아요.
4개의 퍼거슨 중에 어느 퍼거슨인지 모르겠지만 불임 퍼거슨 설정에 대해 필요한 설정일까, 왜 불임일까 . 뭔가 뜬금없다는 느낌적인 느낌...
4번 퍼거슨이에요. 저도 불임으로 굳이 퍼거슨가문을 닫아버린 이유가 궁금했어요.
그러는 내내, 의식이 생긴 후로 줄 곧, 그런 갈림길을, 선택받은 길과 선택받지 못한 길들 을 같은 사람이 같은 시각에 걷고 있다는 그 평행성을 감지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사람들과 그들의 그림자 같은 사람들, 지금 이대로의 세상은 진짜 세상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느낌, 현실은 일어날 수 있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들로도 이루어져 있다는 느낌이었다. 하나의 길은 그 어떤 다른 길들보다 더 좋지도 나쁘지 도 않지만, 단 하나의 몸 안에 살아 있는 것의 고통은, 어떤 주어진 순간에 단 하나의 길 위에만 있어야 한다 는 것, 다른 길을 선택하고 완전히 다른 곳을 향해 나아 갈 수도 있었지만, 그래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세트] 4 3 2 1 1~2 세트 (양장) - 전2권 729-730, 폴 오스터 지음, 김현우 옮김
정치의 시즌인 2024년 3월에 4321을 읽은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격변이 시기라 할만한 1950-70년대를 살아낸 퍼거슨이, 시대 (역사) 속에서 한 개인이 자신의 처지에서 다양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잘 보았습니다. 특히 소년기, 청소년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관통하는 것이 흥미롭네요~ 정치에 몰입되는 시기에 4321을 읽으면서 좀더 역사적인, 거시적인 시각에서 현 상황을 봐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일단 완독은 했는데 다시 읽어지고 싶은 책입니다. 특히 7.4가 더 그러네요. 그리고 퍼거슨4가 제일 맘에 들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왜 그런지 이해가 되었어요~~ 아... 감탄이 나오는 마무리입니다.
@오구오구 @바나나 이 역시 작가 폴 오스터의 개인사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봤어요. 만년의 오스터의 개인사에서 자녀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잖아요. 그래서, 만약 아예 자녀를 둘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또 다른 상실감이 있었겠지, 이런 성찰에 이른 게 아닐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금요일(3월 22일)은 6부를 시작합니다. 6.1장을 오늘 읽고, 내일 토요일(3월 23일)은 6.2장, 모레 일요일(3월 24일)은 6.3장을 시작합니다. 6.1장에서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1968년 4월 점거 시위가 비중 있게 다뤄져요. 앞에서 소개했던 강정석 선생님의 논문이 아주 도움이 되니 좀 더 맥락을 알고 싶은 분은 참고하세요. 제가 바로 아래 한번 더 소개할게요. 그리고 퍼거슨과 에이미;
이 챕터는 특히 감각적이고 은유적 표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맨 처음 에이미만 빛을 발하고 나머지 사건들은 조각조각 흐릿하고 어두운 배경으로 그려진 그림처럼 표현한 부분과 동심원처럼 가장 바깥의 큰 사회적 움직임과 가장 중심의 개인까지 진동이 전달되며 어지럽게 돌아가는 게 결국 LP의 회전처럼 보이고 그 LP에서 흘러나오는 슬픈 블루스의 가사.. Can't take it no more 그리고 결국 가사처럼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조되던 분위기가 폭발하면서 이제는 아예 마치 Blake나 컬럼비아 대학을 다니다 퇴학당한 counterculture icon인 Allen Ginsberg의 혁명적인 시 Howl과도 같은 느낌의 문단이 폭발하는데 이 부분을 한국어로 어떻게 번역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 챕터도 너무 좋았지만 특히 이 문단이 너무 좋았거든요. 마치 '전쟁과 평화'에서 안드레이가 전쟁 속의 온갖 정신없는 만상을 지켜보다가 홀로 쓰러진 순간 하늘을 바라보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책 전체에 계속 흐르는 신이나 어떤 합리적인 정당성의 개입 없이 방치된 듯한 혼란 속의 느낌을 너무 잘 표현했어요. Nobodaddy는 블레이크 시에서 나오는 표현인데 nobody's daddy에서도 온 표현입니다. 자식을 보호하지 않고 우연적인 혼란 속에 방치하고 부재한 아버지(스탠리가 생각나기도 하죠), 즉 신을 조롱하는 의미죠. 그런 신의 words and laws에 있는 어둠과 모호함 속에서 중심이 되는 존재란 없습니다. 조롱받은 Grayson 등 권위의 중심들처럼 이제 그들을 지배하던 중심은 무너졌습니다. Never before in the annals of. Never before so much as thought. The widening gyre, and all at once everyone turning within it. Nobodaddy doubled over with stomach cramps, the shits. Hotspur hopping, a shape with lion body and the head of a man, a horde. How who, who what, and all suddenly asking him: Why darkness & obscurity in all thy words and laws? The centre could not, the things could not, the horde could not not not do other than it did, but anarchy was not loosed, it was the world that loosened, at least for a time, and thus began the largest, most sustained student protest in American history. 문제는 기존 보수적 권위 뿐만 아니라 counterculture 및 학생들의 움직임 사이에서도 이미 예전부터 곪아오던 남성/여성, 흑인/백인, radical/moderate, 빈부 격차 등 균열이 심화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퍼거슨과 에이미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었죠. 그래서 결국 Horam Expecta Veniet 문구처럼 아직은 시기가 너무 이른 불발탄으로 끝나는 듯 합니다. 미니어처 혁명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시는 정말 퍼거슨이 마저 전달하지 못한 마음을 전해주는 듯 하네요. 그리고 아폴리네르의 이 시 또한 전통적 보수주의와 진보적 혁신주의, 그리고 이성과 열정 간의 갈등, 전쟁의 공포와 혼란에 대해 노래하죠 (아폴리네르 자신도 전쟁에서 머리를 다친 게 퍼거슨과 비슷하네요;;) 개인적으로 시 읽는 것을 좋아하고 동시에 이런 역사적 사건을 현장감 있게 전달한 것도 너무 좋아서 이번 챕터가 여태까지 제가 제일 맘에 드는 챕터였습니다. 그리고 퍼거슨의 어머니의 전문적인 모습, 할머니의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 그리고 에이미의 사회 참여 및 성적인 불평등의 인식 등을 통해서 갈수록 50년대에 비교되는 60년대의 여성운동 움직임도 엿보이기 시작합니다. We are not you enemies We want to give you vast and strange kingdoms (...) The chaos of a thousand optical illusions Which must be made real. We want to explore kindness the enormous country where everything is silent As well as time which can be chased away or summoned back Pity for us who are always fighting at the frontiers Of boundlessness and the future Pity our mistakes pity our sins 참, 컬럼비아 학생운동에 대한 사이트인데 역사적인 사진자료와 책에서도 나온 Dear Grayson에게 보낸 Mark Rudd의 글 등 당시 자료들이 잘 나와있네요. Up against the wall! https://exhibitions.library.columbia.edu/exhibits/show/1968/causes/mlk https://exhibitions.library.columbia.edu/exhibits/show/1968/causes/sds https://exhibitions.library.columbia.edu/exhibits/show/1968/timeline
@숨쉬는초록 님도 기왕에 1960년대 언급을 하셨으니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을 몇 권 정리해 볼까요? 1960년대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 좋은 책은 얼마 전에 소개했던 김경집 선생님의 『진격의 10년, 1960년대』(동아시아)입니다. 목차만 살펴봐도 『4321』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예요. 이른바 '68 혁명'을 다룬 책은 읽을 만한 책이 꽤 있어요. 국내에 번역되어 있는 책 가운데 제가 좋아하는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에 한정하지 않고 68 혁명의 세계사적 의미를 자신의 개인 체험과 함께 다룬 책은 타리크 알리의 『1960년대 자서전』(책과함께)입니다. 1987년에 나온 원서의 개정판이 2004년에 나왔고, 그것이 국내에 번역된 것인데요. 알리는 파키스탄 출신의 유학생으로 영국의 68 혁명을 이끌었던 학생 리더였습니다. 강정석 선생님 논문 소개하면서 언급했던 수전 왓킨스와 함께 쓴 『1968』도 좋은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이 원서(1968: Marching in the Streets) 기준으로는 1998년에 나오기도 했는데, 지금은 절판된 지 오래라 도서관이 아니면 구하기가 어려워요. 아쉽습니다. 딱 1968년에만 초점을 맞춘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잉그리트 길혀-홀타이의 『68 혁명, 세계를 뒤흔든 상상력』(창비)이 있어요. 잉그리트 길혀-홀타이는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 교수로 독일, 서유럽, 미국의 68 혁명을 계속 연구해온 역사학자입니다. 이 책도 목차만 살펴도 『4321』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68 혁명에 대한 연구 작업으로 널리 읽히는 조지 카치아피카스의 『신좌파의 상상력』도 고전 반열에 오른 책입니다. 이 책의 4장을 읽으면 『4321』의 배경으로 묘사되는 미국 신좌파 운동의 이모저모를 한눈에 정리할 수 있어요. (안타까운 일은 이 책들을 다 서점에서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죠;)
진격의 10년, 1960년대 - 비틀스에서 68혁명까지, 김경집의 현대사 강의현대사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1960년대가 지닌 독특한 매력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진격의 10년, 1960년대>는 1960년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현대사적 사건들을 촘촘하게 들여다보며 그 매력의 이유를 찾아낸다.
1960년대 자서전 - 열정의 시대 희망을 쏘다, 68혁명 40주년1960년대 세대의 ‘첫 번째 물결’ 좌파 지식인 타리크 알리의 《거리에서 싸우던 나날: 60년대의 자서전Street-Fighting Years: An Autobiography of the Sixties》(2005)의 완역본이다. 격동의 시대였던 60년대 한 활동가의 자서전이다.
1968 - 희망의 시절, 분노의 나날타리크 알리의 <1968: 희망의 시절, 분노의 나날>은 제목이 시사하듯이 1968년 전세계적으로 일어났던 대분출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재현시키고 있는 독특한 책이다. 그가 '정치적 달력'이라고 불렀듯이 이 책에는 1968년에 발생했던 주요 사태들이 비교적 소상하게 묘사되어 있다.
68혁명, 세계를 뒤흔든 상상력 - 1968 시간여행
신좌파의 상상력 - 전세계적 차원에서 본 1968년<신좌파의 상상력>의 수정증보판이다. "현대세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점을 통해 신좌파는 개개인을 발전시키는 것을 뛰어넘었고, 자신들의 상상력으로 인류를 한걸음 더 질적으로 도약시켜주는 잠재력이 됐다. 신좌파의 철학적 프로젝트는 대중이 사회세계를 재구성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이성과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었다.”
비문학들이네요~ 아니에르노의 <<세월>>에서도 아니에르노가 관찰한 68운동 및 1960년대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완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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