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02. <4321>

D-29
네, 전 남편이나 남사친 남동생 아들과도 그런 얘기하는데 별 거부감이 없어서 많이 배우게(?) 되었는데 그 양적인 차이 외에도 각종 sexual fantasy의 질적 다양성에도 감탄하곤 합니다..^^;; 인간끼리의 그런 것에도 더 기발하지만 아예 인간에 국한되지 않은 것도 많더라구요. 전 그런 다양한 성적 정체성이나 취향 등에 대해서도 흥미롭다고 생각하는데 거부감 느끼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전 병렬독서를 좀 많이 하는 편이고 읽으면서 독서노트를 쓰고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세가지 퍼거슨들에 대해서 주변 인물이나 상황들이 각자의 자아와 잘 어울리고 그 자아를 형성하게 된 주요 인자들이어서 헷갈린 적은 없는데요. 대신 두 번째 퍼거슨은 하두 계속 안 나오니 조금 가물가물해진 건 있더라구요. 확실히 out of sight out of mind인가봐요 ^^;;; (가장 안쓰러웠던 퍼거슨인데 지못미;;)
아 원래도 메모를 잘 하시는군요? 저는 이책만 유독 그렇게 했어요. 메모를 했는데도 5-1 부터는 본격적으로 헤깔리기 시작하더라구요 @@ 그런데 하나도 안적고 읽으시는 분도 계셨다고 해서 되려 제가 다 놀랐네요.
와우! 그 분들은 진짜 기억력이 좋으신가 봅니다. 전 나날이 쇠퇴하는 기억력 때문에 이젠 벽돌책 아니어도 되도록 메모를 하지 않으면 책 제목도 기억 못해서 샀던 책 또 사곤 한답니다..^^;;;; 메멘토..
저는 5-1부터 메모를 안하고 읽고 있어요. 귀차니즘도 생겼고 ㅋㅋ 읽다보니 세 퍼거슨이 어떤 사람인지 대출 굵은 줄기는 잡혔고, 방송 듣고나니 헷갈려하며 읽는 재미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 Paul님이 이 작품을 쓸때 어떤 식으로 구상했는지, 네 명의 퍼거슨에 관한 설계도/마인드맵(?) 뭐 그런거 끄적여 놓으신거 있으면 보고 싶네요.
와우 그렇게 자세한 이야기도 주고 받을 수 있다니 놀라워요. 미국식인걸까요? ㅎㅎ 성적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와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여자형제만 있고 아이들도 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에 성적인 이야기가 엄청 많다고 느끼긴 했어요. 읽으면서 아니 좋아하는 여자는 다른 여자인데 섹스는 이여자랑하고 그냥 기회 있으면 막 하고 본다는 거냐고... 이런 생각들이 계속 떠올랐고. 좀 안하고 살면 죽냐 죽어?? 이러기도 하고... 하여튼 젊은 남성의 성적욕구와 중년이 되어가는 저와 갭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뒤늦게 함께 읽기에 참여합니다. 폴 오스터의 회고록 <겨울일기>를 읽었을때 작가가 자유분방했던 성 경험을 털어놓아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1960년대는 서구에서 다양한 저항운동과 히피운동이 일어났던 시기예요. 히피운동은 기존의 규범에 저항하고 성적 자유를 추구했지요. 그 시대 많은 젊은 사람들은 저항운동, 히피운동의 영향을 받았을 것 같아요.
어쩌면 미국식이라기보다는 저희 집안 특유의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야한 소설이나 잡지, 영화 등에 대해 검열이 별로 없었어요. 그리고 미국은 약간 청교도적 문화가 있어서 그런 것에 좀더 억압하는데 비해 유럽은 더 자유롭게 드러내는 분위기였어요. 저는 스위스에서 국제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때 영어시간에 읽어온 책에 대해 토론을 진짜 많이 했는데 '백년간의 고독'이나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고 그 책에 나온 sexual theme에 대해 거의 한시간 가까이 얘기하기도 했어요. 실은 친구들 중에도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거나 탐구하던 친구도 있었기에 그런 이야기도 가끔 해봤어요. 남편과도 책에 나오는 퍼거슨이 에이미와의 관계에서 에이미는 가끔 원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 퍼거슨은 항상 수시로 원해서 에이미 눈치를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처음부터 저는 남녀 관계에서 그런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제가 원하는 것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딱 잘라서 얘기해주곤 했어요. 눈치를 보는 편이긴 하지만 타인이기에 모든 걸 다 알아챌 수 없을 때도 많거든요.. 저는 남녀관계에서 이런 대화는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저희 사춘기 아들이 초등 고학년 때는 그런 단어에 대해서도 너무 민감해서 닭'가슴'살도 못 먹게 할 정도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 성적 호기심이나 자위 이성에 대해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되도록 많이 이야기하고 질문도 되도록 성실히 대답해줬어요. 그래서 '멋진 신세계'의 orgy 나 '총 균 쇠'에 나오는 가축과의 관계 등 여러 민감하지만 실제로 있을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이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있지만 또 조심해야 하고 존중해야하는 boundary 등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눠서 그런지 남편도 아이도 그런 것에 대해 예전에 비해 많이 수용하게 된 것 같아요.
오. 저도 2번 아치 마음속으로 계속 응원하고 있었는데 2번 아치 말씀해주셔서 반가워요. 2번 아치가 중간에 사라져서 아직 나머지 아치 중 최애를 못 고르고 있어요. 저도 어릴때 혼자서 스크랩북이든 녹음테이프든 만드는거 좋아해서 2번 아치가 혼자서 가족 신문 만들던 에피소드랑 그 계기로 반에서 따돌림 당하면서 그걸 또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었는데 사라져서 아쉬워요.......
오 그렇군요. 각자 자기 자신의 모습 (또는 어렸을 적)을 각각의 아치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따돌림을 참아오다가 겨우 3번째 퍼거슨의 친구 아티보다 더 좋았던 하워드와의 우정이 싹트기 시작할 때 그렇게 되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워~~ 그렇군요. 섹스 이야기 정말 많다고 (그렇다고 싫은건 아니지만 ㅋㅋ 열심히 읽고있음) 생각하던 저는 한 수 배워갑니다. 😎
그럼 자기와 닮은 모습의 퍼거슨을 좋아하게 되는 걸까요? 저는 1번 퍼거슨이 학생운동에 찬성은 하지만 벽돌을 던지지 못하는 대목에서는 저랑 완전 똑같다고 느꼈어요. 저도 마음으로는 긍정하면서도 행동까지는 못하는 성향이거든요. 그래서 1번 퍼거슨의 조용하면서 범생이적 모습이 끌렸어요. 물론 저는 퍼거슨처럼 공부 잘하는 범생이는 아니지만요. ㅎㅎ
음.. 반대로 자신과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을 좋아할수도 있죠. 전 저와 전혀 다른 성향의 남편을 만나서 잘 살고 있고.. 영화나 책에서도 저와 전혀 다른 캐릭터들에 끌릴 때가 많아요.
저두요. 다른 아치들이 계속 삶을 살아갈 때 어떤 아치는 죽고 없는 걸 보면서...폴 오스터가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구나 싶었어요. 우리가 숨을 쉬고 이렇게 살아가는 하루 대신 그 자리에 빈 페이지가 올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폴 오스터 삶을 보면 아마도 작가가 죽음이나 죽음 이후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4명의 아치가 죽음을 향해 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요. (책 속에서 아직 죽지 않은 아치도 언젠가는 죽을 테니까요. )
맞아요. 그의 소설이나 자전적 글을 다 읽어보지 않았지만.. Invention of Solitude는 아버지의 죽음, Winter Journal은 어머니의 죽음에 의해 자극받아 쓴 것 같은데요.. 할머니와 연루된 할아버지의 죽음도 그렇고 갈수록 문제를 자꾸 일으키고 멀어진 아들과 관련된 얼마전 사고들도 (그것도 아직 아기인 손녀가 아들의 실수로 펜타닐 등 마약으로 인해 죽었다는 끔찍한 사고 그리고 곧 이어진 아들의 죽음) 폴 오스터에게 죽음, 그리고 가차없는 우연과 운명의 폭력과 신이나 아버지 또는 어떤 질서나 인과관계의 부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했을 것 같은 동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 자신이 이제 죽음을 바라보는 나이가 된 것도 작용하겠구요..
책을 순서대로 읽고, 완독후엔 1번 퍼거슨, 2번 퍼거슨...순서대로 읽어보고 있어요. 방송에선 그렇게 읽은거 별로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도 첫번 독서는 작가가 의도한대로 헤깔리면 헤깔리는대로 두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번 2번 순서대로 읽으니 또 한눈에 각 퍼거슨의 삶이 잘 그려지는 효과가 있어요. 실존하는 퍼거슨과 주변인물들의 느낌이 더 생생해요. 번역가님은 세부사항이 헤깔릴까봐 이순서로 번역하셨다고 하네요.
완전 공감합니다. 저도 다 읽으면 그렇게 읽고 싶네요. 벌써 재독 시작하신건가요~ 각 챕터 읽다보면 큰 무리는 없는데 새로운 챕터 넘어가면, 마지막 스토리를 다시 읽어보고 어느 퍼거슨인지 다시 찾아봐야하네요~ ㅎ
4321 완독했는데... 뭔가 멍한 느낌입니다. 어찌 되었던 바나나님의 천재 입증이란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흑흑.. 진도만 나가시지 마시고 중간 중간 감상 함께 나눠주세요~ 저는 이런 함께 읽는 북클럽에서 토론하는 걸 즐기고 이 책은 정말 이야기할 게 너무 많은데.. 다들 책만 읽고 토론은 별로 없어서..아쉬워요..ㅜㅜ
저도 완독했는데, 저도 아무리 생각해도 어찌 맞췄는지 모르겠어요. 제목의 의미 나올때, 멍하니 멈췄어요 ㅋㅋㅋ
저는 폴 오스터 책을 달의 궁전만 읽었는데 "저녁 7시에 퍼거슨과 하워드는 웨스트엔드에서 그를 만나 먼저 한잔하고, 두 블록 떨어진 브로드웨이의 문 팰리스에서 중국 음식으로 축하식사를 하기로 했다" (719p)를 읽으며 피식 웃었습니다. 폴오스터 작품을 많이 즐기고 읽으시는 분들은 책 구석구석 폴의 인생과 전작들을 만날때마다 반가우셨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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