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02. <4321>

D-29
이전에 Kate Atkinson의 소설 Life After Life에서 여러번 인생을 반복해도 계속 어떤 운명을 피할 수 없었던 게 기억 나네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체의 말 Amor Fati처럼 계속 그 윤회를 반복해서 뛰어드는..
그러니까요.. 그부분이 참.. 나중의 결말을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저도 저의 인생학교에서 4-F( Feckless, Frazzled, Fucked up, Free )의 통지서를 받은 것 같습니다. 조금 심란하고 힘들기는 한데, 또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그나저나 @YG 님 3월 2권의 벽돌책이 어딘가 중요한 점이 맞닿아있지 않나요? 4321 퍼거슨의 인생이 각기 다른 4개의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은 '허시먼 평전'에서 강조하는 Virtu와 Fortuna, 선택과 우연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시한번 @YG 님의 선택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인생학교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지만 (혹시 알랭드보통의?) 거기서 그런 통지서를 보내주는 군요..^^ 4F라.. 비슷한 의미의 F로 시작하는 flaky도 생각나네요. 괴짜인, 일관성없는.. 예전에 제 친구가 너 딱 프렌즈의 Phoebe처럼 flaky하다고..해서 계속 그럴거라고 찰떡같이 믿었는데.. 실은 그 일관성 없는 것 조차도 일관성 없어서.. 사람은 계속 바뀌고 적응하며 진화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개인과 환경 나름이겠지만.. 안그래도.. 작년에 폴 오스터 자신의 가족 (특히 그의 아들)에게 개인적으로 좀 충격적인 사건이 있어서 아직 안 읽은 책들 뿐 아니라 이전에 읽었던 그의 소설들과 에세이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특히 지금 계속 성장 중인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으로서 부모와 아이 모두 인생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앗..알렝드보통의 인생학교는 아니구요. 그냥 저의 인생에서 지금의 저에게 주는 통지서를 받은 느낌이라서… ㅋㅋ
결혼할까 말까를 결정하는데 18가지 이유를 드는 Rose… 이분 성격 보통 아니실 것 같은 ㅋㅋㅋㅋ 술술 잘읽히네요^^ 여기는 지금 이 3/1이라 이제 1.0 시작했어요. 작가님 목소리가 지적이고 멋있으세요 (오디오북을 직접 읽으시네요ㅎㅎ)
안그래도.. 전 워낙 생각 없이 살아왔고 생각 없이 사귀고 생각 없이 결혼해서..;;; 보통 이렇게 요목조목 따지고 결혼하는 건가? 다들 그랬나? 했다는;;; 로즈도 J인걸까요? ㅎ
하지만 바로 그 순간 퍼거슨은 모든 가능성을 엎어 버리는, 지금까지의 짧은 인생에서 목격한 모든 인간적 성취를 능가하는 운동선수의 위력을 봤는데, 거기 젊은 선수 윌리 메이스가 있었던 것이다. 메이스는 등을 내야 쪽으로 돌린 채 공을 쫓아 달렸는데, 퍼거슨은 사람이 그렇게 달리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공이 워츠의 배트를 떠난 바로 그 순간부터, 그러니까 마치 공이 나무 배트에 맞는 소리를 듣자마자 그 공이 어디에 떨어질지 정확히 알았다는 듯이, 윌리 메이스는 하늘을 올려다보지도,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공을 향해 질주했다. 공을 보지 않아도 전체 궤적을 알 수 있다는 듯이, 마치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것처럼 달렸고, 포물선의 정점에 도달한 타구는 홈 플레이트에서 134미터쯤 떨어진 지점에 낙하했고, 그 자리에는 윌리 메이스가 팔을 앞으로 뻗은 채 있었고, 공은 왼쪽 어깨를 지나 그가 내민 글러브에 정확히 들어갔다.
[세트] 4 3 2 1 1~2 세트 (양장) - 전2권 1.1, 폴 오스터 지음, 김현우 옮김
캬.... 읽으신 분들은 다 찾아보셨을것 같긴한데 1954 월드시리즈 1차전 진짜 멋지네요(뜬금). https://youtu.be/7dK6zPbkFnE?feature=shared
ㅎㅎㅎ 모시모시님도 야구팬이신가봐요. 남편과 남동생도 명장면 보고 또 보고.. 둘다 LG팬인데 작년에 둘다 거의 눈물범벅이었다는;;
1.1 이제 드디어 퍼거슨의 인생이야기가 펼쳐지나보군요. 아이의 귀여운 야망이지만 약간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보이는 퍼거슨.. 폴 오스터 소설을 읽으면 약간 근친상간적인 성적 타부에 대한 요소가 보이던데 (제일 유명한 게 Invisible이었죠).. (전 이런 생각해본 적이 전혀 없는데 엄마나 아빠랑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보통 있는 건가요? 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도 지금 읽으면서 갸우뚱한 부분이 많은데 이것도 절대 이해 못하겠다는;; 전 오히려 아빠 닮은 남자하고는 절대로 사귀고 싶지도 않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변함없는데..;;) 참, YG님이 올려주신 미국 역사 연대표 (감사합니다!) 중 안 나온 것 같은데 1954년 9월 29일 월드 시리즈 야구장에서의 이 장면은 위키피디아에 The Catch로 올라와있을 만큼 야구 역사에서는 아주 유명한 사건이더라구요. https://en.wikipedia.org/wiki/The_Catch_(baseball) 저는 실은 야구에 관십 없는데 남동생과 남편이 둘다 야구광팬이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잭키 로빈슨, 윌리 메이스 등 당시 인종차별의 벽을 넘어 스포츠계로 들어서기 시작하는 것을 캐시를 통해 실감하게 되네요. 그나저나 새옹지마랄까요.. 야구 내기에서 떼돈 벌었지만 돈은 안 갚고 산 스포츠카가 결국에 삼촌을 죽이는 도구가 되다니.. 게다가 또 한 명의 삼촌은 아버지를 배신하고..(실은 두 형 중 누군가 이런 짓을 벌일 것 같았어요.. 저희 남편도 삼형제 중 막내이고.. 책임감이나 능력 없는 둘째 형을 다 받아주고 챙겨주는 타입이라.. 이 책을 보면서 로즈에게 감정이입이 되더라구요..)
오. 야구 찌찌뽕이요!!
@borumis @모시모시 아, 저는 야구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야.알.못'이에요; 그냥 출신 지역과 아버지의 영향 덕분에 '타이거즈 팬'이라는 정체성만 가지고 있었는데, 타향살이 25년이 넘다 보니 이젠 그것마저도 희미; 오죽하면, JYP는 야구장 직관(혼비님은 축구장 직관)을 한번 시켜보겠다고 가끔 꼬셔도 안 넘어가는;;; (그 1954년 9월 29일 월드 시리즈 경기는 소설 초반부 전개에서 아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데, 연표 만들 때는 깜박했네요.)
@borumis @모시모시 저는 이런 책은 그래도 관심 있어서 킵해 둡니다. 하하하! 한국에서 야구가 어떻게 대중 스포츠가 되었는지 역사적으로 추적한 책. 최신간이라서 저도 읽어두려고 찜만 해뒀어요. 항상 궁금했거든요.
야구의 나라 - 한국의 파워 엘리트들은 어떻게 야구를 국민 스포츠로 만들었나야구는 어떻게 축구를 제치고 한국 최고의 스포츠가 되었을까? 스포츠문화사학자 이종성 한양대 교수는 끈질긴 추적 끝에 우리가 몰랐던 비밀을 찾아냈다. 바로 한국을 움직였던 파워 엘리트와 야구와의 결합이다.
저는 김병현이 활약하던 시기에 메이저리그 보기 시작해서 류현진(한국에서는 한화팬)이 이적했을때 선발경기는 챙겨보던 팬이었는데 그 시대에는 다저스나 자이언츠가 뉴욕에 있었고 메츠는 나중에 창단된 팀이고 이런거 알게되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어리석었다, 그게 본질이었다. 다음 가지에 손이 닿지 않았음에도 계속 나무를 오르려 한 건 단지 어리석은 짓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가지가 조금만 가까이 있었어도 어리석은 짓은 없었을 것이다. 처키가 그날 아침 초인종을 누르고 놀러 나가자고 하지 않았더라면 어리석은 짓은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이 적당한 집을 찾아 돌아본 동네들 중 다른 곳으로 이사했더라면 처키 브로어도 몰랐을 테고, 처키 브로어가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테고, 그가 올라갔던 나무 자체가 뒷마당에 없었을 테고, 그러니 어리석은 짓도 없었을 것이다. 재미있는 생각이라고, 퍼거슨은 속으로 말했다. 자신은 그대로인 채 다른 일들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상상. 다른 나무가 있는 다른 집에 사는 같은 소년. 다른 부모님과 지내는 같은 소년. 같은 부모님이지만 하는 일은 지금과 다른 부모님과 함께 지내는 같은 소년.
[세트] 4 3 2 1 1~2 세트 (양장) - 전2권 1.3, 폴 오스터 지음, 김현우 옮김
저 1.3 읽기 시작하면서 첨으로 ‘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ㅋㅋㅋ 그래서 몇번이나 앞뒤 왔다갔다 하고 이거 파본인가 고민하고 ㅋㅋㅋㅋㅋㅋ 인터넷 찾아보고 어떤 형식인지 깨닫고는 ‘음…?’ 했네요 ㅎㅎㅎ 한 줄기만 모아서 쭉 읽을까 하다가.. 이렇게 배치한 이유가 있겠지 해서 걍 출판된 그대로 읽는 중입니다 ㅎㅎ 약간 머리가 아프네요 ㅋㅋㅋ
좀 머리아프긴한데, YG님이 처음 힌트 주신대로 조금씩 메모하면서 보던게 도움이 되네요. 참 재미있는 읽기같아요. 보통 소설을 읽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감정선이나 사건의 기승전결을 따라가는데, 이 책은 한층 더 능동적으로 읽게됩니다. 새로운 장을 읽을때마다 어긋나는 사건들의 전개에 나의 기억을 조금씩 의심하기도(그리고는 메모를 찾아봅니다), 달라진 점을 알아챈 내 자신을 칭찬도 해가면서 계속 그 분기점이 된 순간으로(머릿속에서 갈래가 여럿인 마인드맵이 그려지고 있어요!!) 되돌아가는 경험이 굉장히 즐겁습니다. 마치 "놀이" 같달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연휴 때 시작하셨나요? 내일 월요일(3월 4일)은 예정대로 1.3장으로 넘어갑니다. 앞에 중요한 사건을 정리하면서, 1부의 가장 결정적 사건 가운데 하나인 1954년 9월 29일부터 10월 2일((아치 퍼거슨 만 7세)까지 있었던 뉴욕 자이언츠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사이의 월드 시리즈를 언급하지 않았네요. 이 월드 시리즈 결과가 미친 파장은 직접 읽으면서 확인해 보세요.
1.2 아마 이제 다 눈치 채셨겠지만.. 이 소설은 평행우주처럼 4갈래의 삶으로 나뉜 퍼거슨의 인생을 따라가는 듯 합니다. Kate Atkinson의 Life After Life처럼.. 퍼거슨을 낳기 너무 힘들어서 그랬을까요..? 이전에 비해 좀더 로즈가 불안해보이거나 퍼거슨에 집착해보이는 느낌이 들어ㅛ어요.. Julius& Ethel Rosenberg의 사건은 Bell Jar나 Book of Daniel 등 여러 작품에서 나올 정도로 미국에서 당시 냉전시대의 광기를 드러내는 사건이었죠. Julius가 러시아에서 이민 온 유대인 가족 출신이었던 점도 더 와닿았을 것 같은데요. 생각해보니 오펜하이머도 유대인 집안이었죠.. 밀드레드 이모처럼 외할머니도 교육자의 피가 흐르는 듯합니다. 특히 편지 쓸 때 조언이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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