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2> 함께 읽기

D-29
Book 6는 정말 영화를 보는 것 같이 이야기가 술술 진행되고 그 와중에 인물들의 심경묘사도 탁월하지요. 제목이 '과부와 아내'인데 과부는 물론 도로시아이고 아내는 로자먼드 빈시이겠지요? 그야말로 흔히 속된 말로 하는 표현이지만 딱히 다른 마땅한 표현이 생각 안 나서 쓰게되는 '된장녀'의 표본인 로자먼드의 얄팍한 심경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고, 그에 대비해서 온갖 숭고한 이상과 야망으로 넘쳐나던 리드게이트가 빚 때문에 얼마나 피페해져 가는지도 아주 세세하게 나오네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프레드와 메리 커플에 대조되어서, 맞지 않은 상대들과 자신의 '이상'이라는 헛된 베일에 미혹되어서 잘못된 선택이 된 결혼을 한 당사자들의 뒤늦은 깨닮음과 후회가 그대로 드러나는 현실을 마주하는 고통이 낱낱이 묘사되어있는 채프터들로 6권은 꽉 채워져 있군요. 서머셋 모옴의 "The Painted Veil"이라는 책과 각색을 해서 만든 같은 제목의 영화가 많이 생각납니다. 그 제목 자체는 셸리의 시에서 따왔다지요. Percy Bysshe Shelley's 1824 sonnet - "Lift not the painted veil which those who live / Call Life" 이 시가 1824년에 쓰여졌다니, <미들마치>의 시대적 배경과 거의 겹치네요.
이 부분 너무 웃겼어요. "당시에는 글자를 알아보기 쉽게 쓰거나 적어도 서기에게 적합한 필체로 쓰는 것은 신사의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또 하나 배워갑니다. ㅎㅎ
56장에서 철도가 들어오는 것에 대한 시골사람들의 반응도 흥미롭네요. 당시 사람들의 멘탈리티를 잘 알 수 있었어요.
나는 어릴 때부터 많은 걸 봐 왔어. 전쟁과 평화와 운하, 늙은 국왕 조지, 섭정 왕자, 새 국왕 조지, 새 이름이 붙은 새로운 것들. 근데 그게 다 가난한 놈들에게는 매한가지였어. 운하가 가난한 놈들과 무슨 상관이야? 운하가 생겼다고 고기나 베이컨이 생긴 것도 아니고, 임금을 저축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야. 쫄쫄 굶어 가면서 저축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내가 어릴 때부터 사는 게 더 힘들어졌어. 철로도 그럴 거야. 가난한 놈들은 더 뒷전으로 밀려날 뿐이지.
미들마치 2 56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59장에서 자세히 나오는 빈시와 리드게이트의 결혼생활 진짜 고구마 백개 먹은것같이 답답한데... 이거 좀 바꿔서 현대로 옮겨도 성립할 것같아서 사람 사는게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구나 생각이 듭니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결혼이 청구서(요즘이라면 카드대금?!)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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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희망의 계절이라면 그것은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품는다는 의미에서만 종종 맞는 말이다. 젊은이들처럼 자기네 감정과 이별과 결심이 최종적인 것이라고 느끼는 나이대도 없으니 말이다. 위기에 처하면 처음 겪는 것이기에 모두 최종적으로 여겨진다.
미들마치 2 55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자네는 두 가지를 확신할 수 있어야 해.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거야. 놀이를 시작하려고 일이 언제 끝나는지 늘 살펴서는 안 돼. 그리고 또 하나는 자기 일을 부끄러워하면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더 명예로울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걸세. 자기 일과 그 일을 잘하기 위해 배우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저기 이러저러한 일이 있는데 내가 이러저러한 일을 했더라면 아주 잘 해냈을 거라고 말해서는 안 되지. 나는 누구든 그런 사람에게는 동전 한 푼도 주지 않을 거야.
54장의 도러시아와 윌 대면 장면은 진짜 드라마 대본 같아요. 상기된 얼굴과 시선 교환, 각자 다른 생각과 오해를 품고있는 도러시아와 윌, 감정이 폭발하려는 찰나 등장하는 제3의 인물(제임스경)과 그로 인해 해결되지 못한 갈등을 품고 떠나는 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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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장, 로자문드랑 리드게이트 (터시우스... 라는 이름대신 성을 주로 쓰네요) 부부 싸움하는거 긴장감 끝내주네요. 리드게이트는 헛똑똑이같아요. 프랑스에 있을 때 연극하는 무서운 살인마 여자한테 빠져서 그렇게 당했으면서 또 로자문드에게 빠져서 결혼하고 보니 로자문드도 약간 사이코패스같은 성향이 있는 듯.... 로자문드는 자기가 원하는 걸 못 가진 적이 없고 자기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수긍해야하는 일이 없이 자란 사람이라 리드게이트와 절대 한 편이 될 수 없는 거 같아요. 한편, 리드게이트는 너무 이상적인 것만 생각하고 물질적인 것의 중요성은 생각도 안 해본 사람인데 그래서 이런 사람이 빚을 지게 되어 더 감당할 수 없는 것 같네요. 그야말로 동상이몽 결혼이었는데, 그래도 리드게이트는 로자문드를 아직도 사랑하는 마음은 남아있고, 로자문드는 애초부터 리드게이트란 사람보다는 "리드게이트"라는 성 씨를 사랑했던지라 애정도 없는 듯 한데, 결혼이 계속 지속될 지 의문이네요.
7권에서는 로저문드와 리드게이트 커플을 보면서 1. 조건만 보고 하는 결혼이 이렇게 덧없습니다. 2. 경제적 궁핍이 사람을 어떻게, 얼마나 전락시키는가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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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이란 무척 기묘한 존재라서 그는 목사를 은밀히 도왔다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뿌듯해했으면서도 목사가 이제 자기를 도와줄 필요를 느꼈다는 암시를 내비친 것만으로도 몸을 사리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미들마치 2 63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그의 가장 내밀한 삶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으로 여겨지는 것들로 이루어졌는지를 그 의견이라는 직물이 찢겨 나갈 위험에 처할 때까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미들마치 2 68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아, 나라면 내일보다는 좀 더 오래 기다리겠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리드게이트는 쓰라리게 빈정거리며 말했다. “내 목이 부러질지도 모르고. 그러면 당신에게 더 편안한 상황이 되겠지.”
미들마치 2 69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우리의 행위는 멀리서부터 꾸준히 우리와 함께 여행하고, 과거 우리의 모습이 현재의 우리를 만든다.
미들마치 2 70장 제사,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인생을 살아온 길이 길어질수록, 이 말만큼 무서운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불스트로드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양가감정이 들어요. 과거에 저지른 일은 용서받지 못할일이고, 래플스에게도 결과적으로 몹쓸짓을 한건데도, 마음 한 켠에는 마을에 소문이 들불처럼 퍼져나가는 것을 보며 이 인물이 몰락할 위기에 처한 모습이 안타까우니 이게 무슨 심리일까요...
불스트로드를 보면, 사람이 가장 극한 상황에 내몰렸을때 하는 선택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결국 지탄을 받고 안 받고의 구분을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스트로드가 아무리 자기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해서 바르게 살고 좋은 일을 하는데 돈을 쓰더라도, 그 사람이 궁지에 처했을 때 한 결정들은 어쩔 수 없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판단을 씻을 수 없죠. 죽은 나이많은 아내의 딸과 손자 (레이디슬로)를 찾은 걸 숨긴 거짓말, 래플즈는 그냥 놔둬도 죽을 수도 있는데 구지 술창고의 열쇠까지 건내며 죽음을 조장한 행동. 비슷하게 의지가 약한 행동을 보이는 두 사람, 프레드가 메리 아빠에게 빚을 진 것과 리드게이트가 불스트로이드가 빚을 대신 값아주는 걸 받아들인 것과 향후의 행동은 위의 두 경우와 같은 불법적인 행동까지는 나아가지 않죠. 불스트로드 이야기를 보면서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인생스토리가 생각이 많이 났어요. 비슷한 시기에 쓰여졌네요. 1862년에 발표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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