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4부에선 잉가의 편지에 담긴 인물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특히 윌슨과 빅토리아의 아들 루카스의 성장기를 통해 그가 얼마나 친부모를 닮았는지 느껴집니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있듯이 함께 생활하지도 않았는데 주변 생물에 대한 많은 연민이나 자연사랑이 충만한 점. 그리고 형제 맥스에 대한 연민과 용서등을 통해 루크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읽으며 떠오르는 한 인물. 바로 윌슨이었는데요, 그의 손길을 닮은 루카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맥스웰의 불같은 성미에 평형을 맞춰주는 선물처럼, 루카스는 아기 때부터 온순하고 영리했다. 루카스는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차분함으로 내 삶에 예기치 못한 기쁨을 가득 채워주었다. . . .. .
루카스의 손길에는 마법 같은 힘이 있었다. 전기나 열 같은 어떤 에너지가 흐르는 것인지, 아니면 마음씨가 비범 할 정도로 따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루카스의 손길이 특별하다는 건 내 공상이 아니었다. 루카스는 싱크대 배수구에 빠진 거미를 꺼내주었고, 창문 방충망 사이에 갇힌 벌을 살려주었다. 병든 동물이나 식물도 루카스가 어루만져 주면 낫는 것 같았다.” (P.358)
[그믐북클럽] 13. <흐르는 강물처럼> 읽고 사랑해요
D-29
달여인
달여인
“ 나는 한 잔을 더 따르며 이미 목숨을 잃었거나 불구가 되었거나 마음의 병을 얻은 모든 아이를, 불태워진 베트남 마을을 생각하며 슬퍼했다.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를 애도했다. p.375
”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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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여인
“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전쟁때문에 매일 수십 명씩 죽어나가는 와중에 겨우 세 명을 위해서 온 나라가 숨죽이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떨쳐낼 수 없었다.. . . 보도는 계속되었고 이전의 비극은 새로운 비극으로 가려졌다. 내가 아들들을에게 선물한 세상은 두려워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적이고 혼란스러웠다. 그냥 외면하고 눈을 돌려버릴 수가 없었다. p.385-386
”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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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여인
4-3
작가를 꿈꾸었던 잉가는 대학에서 공부할 정도로 부유하고 도시적이며 교육수준이 높았다고 생각됩니다. 반면에 시골에서 자연을 벗삼고 삶의 진리를 터득한 소녀 토리는 자연 소녀였습니다. 이 두사람은 뭔지 모르게 서로 공간적으론 다른 곳에 있지만 주변 사물에 대한 세심한 감정적 교류가 가능한 감각능력을 지닌 듯 보여집니다. 특히 아기 루카스가 있던 공터는 그들의 감정 교감이 일어나는 장소이며, 그들의 감정 표현들도 서로의 이해 범위 안에서 소통, 공감할 수 있습니다. 두 여인 모두 순수하고 순종적인 과거의 전형적 여인의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 두 여인의 제약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잉가에게 있어서 삶의 한계와 제약의 근본 원인은 가부장적인 남편 폴과 그 이유와 목표가 명확치 않은 전쟁, 즉 정부의 막무가내식 종용이라 봅니다. 남성과 힘이 지배하는 세상속 남편으로 인해 자신의 꿈도 접고 성적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온 잉가. 전쟁으로 자신의 실체와 마주서고 좌절하며 생과 사의 불안이 존재하는 전쟁터로 몰린 루카스와 전쟁 참여하기를 고대했던 맥스의 좌절과 죽음으로 두 아들을 모두 잃어버린 잉가. 이는 분명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개인의 삶이 비극적인 모습으로 변했다고 봅니다.
빅토리아에게서는 운명적으로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많은 가족들의 죽음을 경험하고 그 운명의 짐을 순종적으로 지게 되는데요, 이와 더불어 인종적 차별이 심했던 미국 사회의 편견으로 사랑하는 윌을 잃고 그에게서 얻은 리틀 블루마저 포기해야했던 사회적 통념과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토 개발이라는 국가계획으로 인해 모든 추억이 깃든 땅을 팔고 이주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모든 것을 잃은 빅토리아에게 복숭아를 지킬 수 있는 새로운 삶, 자신만의 주도적 결단과 삶의 주체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 5부 1970년~1971년 (작가의 말, 작가 인터뷰, 독서 모임 가이드 포함) ■■■■
드디어 이 책의 마지막 부에 이르렀습니다. 완독을 자축하기에는 아직 이른걸까요? 아직 초반에 머물러 계신 분들은 기운을 내 주세요. 북클럽이 끝나기까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 충분히 기간 내 끝내실 수 있습니다.
3월은 온갖 생명이 움트는 달입니다. 죽은 것만 같았던 거친 나무 가지들에서 새 생명이 삐죽이며 돋아나고 어두운 땅에서는 곧 연두빛이 비치겠지요. 이러한 계절에 대자연의 이야기를 다룬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게 되어 마음가짐이 남달랐어요.
새해에 다짐했던 일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나요? 그래도 괜찮아요. 빅토리아가 알려 준 것처럼 모든 일의 힘은 시작이 아닌 꾸준함에 있으니까요. 활기 넘치는 3월의 문턱, 지난 20 여일간 함께 했던 그믐북클럽 13기 멤버들 모두 함께 꿋꿋하게 버티며 봄의 따스함을 맞이해봅시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5-1.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사건이나 흥미로웠던 등장 인물은 누구인지 알려 주세요.
호디에
5-3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모든 걸 털어놓은 빅토리아에게 젤다의 위로와 격려가 참 따뜻하더군요. 저도 누군가에게 애쓰며 살아왔다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했어요.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참 좋은 소설입니다.
윌과 똑닮은 루카스가 저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모자의 해후가 어땠을지... . 그리고 마지막에 루카스가 누구의 아들이 아닌 그 자체로서 존재할 것이라는 빅토리아의 생각이 와닿았어요.
윈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