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역사학자가 아닌 소설가가 자기 아이들이 보수주의자나 교회의 가르침에 넘어가지 않도록 쓴 글이라더니 역시 왕이나 성직자들에 대해 아주 비판적이네요. 특히 대륙에서 건너온 왕들에 대해서 더 박한 것 같고요.
하지만 그 중에 유일하게 알프레드 대왕에 대해서는 아주 후하고 색슨족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칠 정도로 표현되어 있는 것도 우스울 정도로 신기합니다.
윌리암, 리차드, 헨리, 에드워드를 고정으로 놓고 각종 닉네임과 로마자 숫자 돌림으로 복잡해지기 시작하는 왕 계보를 따라가는게 결국 이 책의 흐름인데요,
책 뒤 쪽에 각 왕조 별로 계보가 그림으로 있습니다.
같이 보면 아주 조금 덜 헷갈립니다.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영국 고전문학도 EPL 축구팀도 낯설지 않아~
D-29
CTL
STARMAN
알프레드 대왕에 대한 평가도 그가 역사학자가 아닌 소설가였기에 이 정도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기도하건대, 잉글랜드인의 마음 속에 그의 정신이 살아 숨 쉬기를, 그래서 사람들이 최소한 무지한 사람에게 배움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통치자의 사명은 무지한 백성을 가르치는 것임을 일러주고, 그 사명을 소홀히 여기는 군주에게 이런 말을 해주기를 바란다. 서기 899년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왜 깨우친 것이 조금도 없느냐고, 그리고 앨프레드 대왕의 빛나는 업적에 비하면 이루어놓은 것이 너무나 보잘것없지 않느냐고." p48
CTL
영국 지명 이름, 사람 이름 발음 너무 중구난방이지 않나요?
이때껏 눈으로만 보면서 마음대로 발음하고 있다가 이 책에서 정확한 발음을 알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몇 개 예를 들자면,
Salisbury - 솔즈베리
Glouceter - 글로스터
Hereford - 헤리퍼드
Southwark - 서더크
덕분에 직접 제대로 영국식 발음은 못할지라도 알아들을 수는 있을 것 같네요.
또 특이하게 생각하신 거 있으실까요?
모시모시
이 책에서 나온건 아니지만 같은 결로..
Leicester Square 레스터 스퀘어
Worcester Park 우스터 파크
Reading 레딩
Marlybone 말리번
Holborn 호번
등등등.....
오뉴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자들의 행태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극도로 잔인무도하고 백성 알기를 발톱에 낀 때만큼도 못하게 여기고 갈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갈취하며 그러고서도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자들, 권력의 속성인 것인지 인간의 악한 본성인 건지 정말 궁금해 집니다...
CTL
영국 역사를 알게 될수록 '신사의 나라'는 환상이고 상원과 하원이 나뉜 민주적인 정치형태도 결국은 지방 소유지를 근거지로 결혼과 각종 이권 나눔을 통해 권력을 쥐고자하는 왕족과 귀족들이 왕권과 협상하는 과정에 갖추어진 제도라는 걸 깨닫게 되네요.
하지만 이 책은 집필의도 자체가 아이들에개 상류 보수층과 교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쓰여졌기 때문에 그들의 통치 아래 이루어진 복잡한 정치적 사건, 사회 제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것은 생략하고 그들의 탐욕, 어리석음을 부각해서 어린이들이 교훈을 얻도록 쓰여진 거라는 사실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책처럼 쓰여진 교훈적 이야기 책이라는 것이지요.
STARMAN
스스로를 대영제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라 칭하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신사의 나라'로 불려지며 화려한 역사를 가진 나라로만 알고 있던 영국이, 수많은 전쟁과 폭군들의 왕위 다툼으로 인한 잔인무도한 시대를 거치며 국가의 기틀이 만들어졌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보통의 역사서라면 찾아 볼 수 없는 저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나 표현들이 신선하고 재미있어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디킨스의 주관적인 평가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문도 들었습니다.
반복되는 이름들 때문에 앨프레드 대왕부터 헨리1세 까지 읽기는 했으나, 제대로 정리는 안된다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헨리 2세로 넘어갑니다.
CTL
2주차에 들어서서는 반복되는 이름들은 물론 반복되는 왕의 행태들 때문에 더 구분이 힘들고 정리도 안 되는데요, 어쩌면 이것이 역사가가 아닌 사람이 쓴 역사서의 두드러진 단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시간은 서서히 흘러서 2주차 내용을 잘 넘기면 우리가 많이 들어본 내용이 나오겠지요?
반복되는 이름이라 하시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즈의 "백 년간의 고독" 책이 생각나는군요. 그 책을 읽을 때 넘어야하는 가장 큰 산 중의 하나가 등장인물의 이름이 반복되어 나타나 헷갈린다는 건데, 갑자기 영국 역사의 반복되는 왕의 이름들을 보니 한 가문의 흥망성쇠나 한 왕조의 흥망성쇠가 별 다를 게 없고, 돌이켜보면 허무한 것이라는 메세지는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여인
반갑습니다. 함께 영국사 산책 동행합니다.~^^
박소해
와 방대한 책이로군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C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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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첨을 떨려고 한 말이었겠지만, 사람들은 훗날 리처드 왕자가 사자의 심장을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 리처드는 사자의 심장보다 사람의 심장을 가졌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리처드가 엄숙한 성당에 들어와 겉으로 드러난 죽은 아버지의 얼굴을 봤을 때, 그의 심장은 깊은 회한 속에 뛰었어야 했다. 하지만 사자의 심장이었든 사람의 심장이었든 간에 그의 심장은 죽은 아버지의 일에 관해서는 불의하고 진실하지 못했다. 숲 속의 짐승보다도 감정이 메마른 심장이었다.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2 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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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MAN
“ 헨리 2세는 별다른 문제 없이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집안에서는 우환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 우환은 점차 헨리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진취적인 기상을 갉아먹었으며, 건강을 빼앗고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p153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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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MAN
“ 믿거나 말거나지만 믿으려는 마음만 있다면 그보다 훨씬 어처구니없는 일도 쉽게 믿는 법이다.
리처드 1세는 음악가이자 시인이기도 했다. 왕자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마 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나가 그렇게 피를 많이 보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탓에 인생을 망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p175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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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L
“ 리처드 1세는 강인하고 활동적이며 체구가 건장한 남자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는데, 당혹스럽게도 다른 사람의 머리를 깨뜨려 죽이려는 생각이었다. 리처드는 많은 군사를 이끌고 성지로 십자군 원정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아무리 성지에 가려는 목적이라고 해도 대규모 군대를 동원하려면 큰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는 왕가의 땅을 팔아 치웠다. 심지어 그는 고위 공직까지도 거리낌 없이 팔아버렸다. 앞뒤 가리지 않고 아무 귀족이나 임명하여 백성을 다스리게 한 이유도 그 귀족이 적임자여서가 아니라 재력이 있어서
특권을 비싸게 팔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3 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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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L
로빈 후드 이야기에서는 십자군 원정을 떠나고 없어서 백성들이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위대한 영웅으로 묘사되곤 하는데 디킨즈의 눈에는 피에 굶주린 전쟁광으로 비춰졌네요. 의외예요.
STARMAN
“ 하지만 에드워드 1세가 월리스의 몸을 아무리 잘게 잘라서 전국 방방곡곡에 보낸다 해도 월리스의 명성은 그보다 갑절은 더 넓은 곳까지 퍼져 나갈 것이다. 영어로 된 노래와 이야기가 지속되는 한 월리스에 관한 노래와 이야기도 계속될 것이며, 스코틀랜드인들은 조국의 호수와 산이 없어지지 않는 한 월리스를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p239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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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L
“ 성직자들은 교황에 반기를 들고 귀족들과 손을 잡았다. 귀족 대표는 헨리의 여동생과 결혼한 레스터 백작 시몽 드 몽포르Simon de Montfort, 6th Earl of
Leicester(1208~1265)였다.16 그는 외국인이긴 했지만 헨리의 외국인 측근과 달리 백성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사람이었다. 헨리가 그다음 의회에 나오자 레스터 백작이 이끄는 귀족들은 완전무장을 하고 왕 앞에 나섰다. 그리고 한 달 뒤에 옥스퍼드에서 의회가 다시 소집되었을 때도 백작은 귀족 대표로 나섰고, 헨리는 어쩔 수 없이 통치위원회 설치에 동의했다. 통치위원회는 24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었는데, 12명은 귀족들이 지명하고 나머지 12명은 헨리가 지명했다.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5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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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L
대헌장, Magna Carta, 은 존 왕 때, 1215년이고 옥스퍼드 조례, Provisions of Oxford, 는 존 왕의 아들인 헨리 3세 때, 1258년 이네요. 그러고 보니 헨리 3세는 무지 오래 살고, 왕위에도 오래 있었군요.
13세기 초에 이미 왕권을 귀족과 나누어 가지는 규정과 체제가 마련되었으니 대단하긴 대단합니다.
CTL
“ 레스터 백작이 대승을 거두자 교황은 그를 파문했지만, 백작이나 백성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백성들은 백작을 좋아하고 지지했으며, 그는 사실상 왕이나 다름없었다. 백작은 겉으로는 헨리 3세를 존중하는 척했지만, 정부의 모든 권력은 사실상 그의 수중에 있었다. 백작은 1265년 의회를 소집했다. 잉글랜드 최초로 백성 누구에게나 실질적인 투표권을 준 의회였다. 백작에 대한 백성의 지지는 날이 갈수록 커져서 사람들은 그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지지하게 되었다. ”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15장,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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