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24. 작가님의 지인분께서 문상객들에게 편지를 쓴건 너무 감동적이네요 죽음을 목전에 두고 과연 의연할 수 있을까 싶긴하지만 떠나기전에 감사한 분들에게 글로 감사함을 표현하는게 정말 좋을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결혼식과 장례식은 없었어요 모두 아무래도 천편일률적이지요 제 결혼식도 흠~~연예와 결혼생활 통틀어 바쁘고 재미없었던 시간이었던거 같아요ㅜㅜ ~~ '스드메'에 들일 시간과 돈을 좀더 사랑하는 서로의 기억에 남는 곳에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20대일 때 아주 일찍 세상을 떠난 대학 후배의 장례식도 기억납니다. 친한 사이였는데... 식장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서로 얼굴을 피했어요.
지도교수님의 부친상이었는데, 유언이 조의금을 받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문상을 가서 직접 유족에게 인사하는 것 말고는 없더라구요. 인상 깊었던 기억입니다.
조의금 받지 말라는 유언을 하신 고인도, 그 유언을 지킨 지도교수님도 멋지십니다. 저는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고 그게 제 뜻이었는데 부모님 장례식은 제 뜻대로 치르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다른 가족들이 있다 보니...
코로나 기간에 지방(남편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린 친구들이 있어요. 지방은 상대적으로 집합 인원수 제한이 덜 엄격해서 결정한 일이었어요. 친구들이 마련해준 대절버스에서 가는 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어야 했지만, 휴게소에서부터 단체사진 찍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랑 이야기도 나누면서 마치 소풍 가는 것처럼 즐겁게 다녀왔던 일이 있어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친구의 축사가 아주 감동적이어서 화제였고, 후배들이 준비한 축가도 재미있었어요. 정말 잔치 같았던 분위기였죠. 본인들도, 축하해주러 오는 사람들도 편안하고 즐겁기를 바라는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결혼식이었어요.
「동호회」에 관한 뒷이야기를 풀겠습니다. 10년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호회 활동을 한 일이 있습니다. 음악 감상을 하는 동호회였는데, 당시 제가 음악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이어서 지인의 추천을 받아 동호회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근데 동호회라는 공간이 참... 음악 감상은 명분이고, 그 안에서 치열한 물밑 작업이 벌어지더군요. 누군가는 사귀다가 깨지고, 누군가는 한 사람을 두고 경쟁하다가 반목하고, 누군가는 헛물을 켜고, 누군가는 양다리를 걸치고... '연애 정글'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아내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그냥 음악이 좋아서 들어간 동호회였는데, 그런 상황이 당황스럽더라고요. 결국 동호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활동을 접었습니다. 그때 봤던 풍경이 재미있어서 꽁트 같은 짧은 소설을 남겼습니다.
아내가 전통 있는 사회인 기타 동호회에 오래 다녔는데 거기서 맺어지는 커플 굉장히 많고 결혼에 성공한 커플도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맺어지고 나서도 기타 동호회 나오는 분은 극소수라고...
맞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맺어져도 동호회에 안 나오고, 깨져도 동호회에 안 나오고. 이 때문에 연애를 금지하는 동호회도 있는데, 제가 어디서 들은 이야기로는 연애 금지를 표방했던 동호회의 회장이 여성 회원 정보를 독점하고 연애를 해서 물의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고... 솔로인 남녀가 한 곳에 여럿이 모이면 결국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사건이 벌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솔로>가 인기 있나 봅니다. 그 전에는 <짝>도 있었네요.
웃으면 안되는데 웃었습니다. 오래전 인터넷 동호회 활동을 했을 때 대놓고 앞에 앉아서 남성회원들이 "걔는 쟤가 데려왔으니 둘은 사귀어도 괜찮지"라던가 다른 동호회서는 여성회원들이 2차 장소 갈 때마다 택시서 단체로 화장 고치고 ;; 한 군데서는 제가 누구한테도 관심없자 레즈비언이라고 소문을 냈었습니다. 쿨럭. ;; 요지경이더라고여. 그래서 이 엽편 짧은데도 강렬하게 잘 봤습니다.
여성회원들이 2차 장소 갈 때마다 택시서 단체로 화장 고치고... 이건 여성이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디테일이로군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레즈비언이라고 소문을 내다니 아놔.
음~~ 그 안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울해질거 같아요~ㅜㅜ 그리고 남말 함부로 하시는 분들은 벌점제처럼 이마에서 빛이나거나 하면 좋겠어요 좀 피해다니게~~
푸핫, @거북별85 님 글 읽다가 육성으로 빵 터졌어요. 벌점제에, 이마에서 빛이라니요...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납니다. 기발한데 유용할 것 같아요. 이왕이면 경고음도 좀 울리고(훠이 훠이~ 물렀거라~!)
동호회 나오는 여성 분들도 흑심은 있으셨구나 생각하니 왠지 좀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레즈비언 소문이라니...
남녀가 있으면 너무나 화학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라 제도로 막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막아도 문제 대놓고 해도 문제가 생기는데 자연스러운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목적으로 갖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회사 입사하기 바로 전에 영어 힉원에서 알바한 적 있는데 저는 그냥 사람 좋고 영어 좋아서 재밌게 하고 입사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거든요. 알고보니 연애의 장이었습니다. 가장 내부에 있던 나만 몰랐던 헤헷,,, 눈치0 ㅋㅋㅋㅋㅋㅋ 지금도 남자친구 없다~ 하면 다들 자연스럽게 동호회를 들어가라고 권하더군요. 그치만 작업거는 사람들이 싫은 젊은이들도 많아서 전화번호 교환 안 되거나 내부에서 연애하면 탈퇴하는 러닝 클럽도 많이 생겼더라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호를 교환하고 플러팅을 걸고... 전쟁 중에도 사랑하고 아이가 태어나는데, 동호회가 아무리 회칙으로 막는다고 가능할까 싶습니다. 성별을 제한해서 남성만 뽑는 동호회나, 여성만 뽑는 동호회라면 모르겠습니다.
'연애 정글'이라는 말씀에 웃음이 났습니다. 놀랍게도(?)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도 이 정글이 여러 번 펼쳐지더라고요. 책은 명분이고, 뒤풀이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모임이 끝날 때쯤 주인공처럼 등장하지요)도 있었죠. 이게 진정 책 모임인가 싶어 한숨만 푹푹 내쉬고, 집으로 발걸음 했던 기억이 납니다(여긴 다신 안 간다고 속으로 되뇌었죠). 특히 자동차 키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장면 묘사가 인상 깊었는데, 이게 하나의 밈? 같은 걸까요. 남성분들 중 저 행동을 복붙처럼 하시는 분들을 꽤 봤어요. 자매품으로 지갑도 있지요. 모임에 도착해 자리에 앉자마자 테이블에 차 키 딱! 지갑 딱! 손목 시계를 만지작 만지작. 그 행동을 하는데 제가 다 정신 사납더라고요(저기, 책을 먼저 꺼내주세요). 그래서 참다못한 저는 올해 독서모임을 직접 만드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죠. 경고 사항도 달아두었고요(책책책 책만 읽읍시다!). 그래서 그런가, 지난주가 첫 모임이었는데 참석자가 저 외에 딱 한 분뿐이었다는 단란한(?) 소식도 전해봅니다. 온전히 책 이야기만 하니까 저는 오히려 좋더라고요.
모임에 나갔을 때 하나 더 신기했던 건, 작품 속 수연처럼 상대(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있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를테면 주말에 모임을 나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연인 없음'으로 단정 짓고, 개인적인 연락을 하시는 경우? 단순 친목모임이 아니라 목적(책, 러닝, 음악, 영화 등등)이 있는 모임인데도 그래요. 그리고 이럴 때도 굉장히 난감한데, 남성분이 개인적인 연락을 취해 밥을 먹자고 하면, 대뜸 "저 남자친구 있는데요?"라고 말하는 것도 웃긴 거예요. 그분이 제 연인의 유무를 먼저 물어보지 않았고, 상대 입장에서는 "나도 너랑 사귀고 싶어서 밥 먹자고 한 거 아닌데?" 라고 하면 제가 굉장히 머쓱해지니까요(근데 그런 느낌이 나요. 수연도 그걸 느끼지 않았을까요?). 모임에 자주 나온다는 게, 연인이 없을 거라는 확신을 준다는 게 참... 위에서 작가님들이 말씀 나눠주신 것처럼 맺어져도 안 나오고, 깨져도 안 나오고. 이쯤 되면 다들 연애를 위해서 모임을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믐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오프라인 독서모임도 비슷한 연령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참석했을 때가 저는 더더 즐겁더라고요. 엄마와 딸이 함께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때도 모임이 너무 즐거웠어요.
저도 이번 <동호회>를 보니 예전에 북클럽은 들어가고 싶는데 도저히 시간은 내기 힘들고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하며 여러 북클럽 후기를 기웃거렸거든요 후기를 보니 북클럽도 동호회처럼 괜찮은 분을 찾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첫모임때 여성분들이 별루 없으면 우수수 취소하기도 한다고~~^^;; 전 정말 책 때문에 가는건데 물 흐린다고 할까봐 그 후기보고 ㅎㄷㄷ 했습니다 그래서 그믐밤 참석했을 때 김새섬님한테 감사하다고 했답니다^^
ㅋㅋㅋㅋ 오로지 책이지만 뒷풀이도 있긴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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