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북클럽] 2.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함께 읽어요

D-29
10여년 전에 장례식 중에서 돌아가신 분이 의학연구를 위해서 시신을 기증하시기로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돌아가신 분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장례식 절차도 발인 없이 진행되고, 그 이후에 연구 끝나고 연구를 진행했돈 병원에서 이후 절차를 진행해주신다고 하더군요.
기억에 남는 결혼식도 장례식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결혼식후 피로연에서 딸이랑 아빠가 먼저 함께 춤을 추고 그 후에 하객들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거든요. 얼마 전에 친구의 딸의 결혼식에 초대되어 갔었는데, 친구 남편이 2년 전에 시력을 잃었어요. 더 이상 앞을 볼 수 없는 아빠에게 자신이 얼마나 환하게 웃는지 얼굴도 만져보게 하고 아빠를 리드하며 춤을 추는 친구의 딸을 보면서 눈물이 비치지 않은 하객이 한 명도 없었던것 같아요. 장례식은 시외할머님의 장례식이 아닐까 싶어요. 초콜릿민트 사탕을 좋아하셨고 사람들이 장례식에 검은 옷 입는게 너무 싫다면서 딱 잘라서 아주 화려한 색의 옷을 입고 올 것, 관 안 자신의 주위에 초콜릿 민트 사탕을 많이 넣어줄 것. 그래서 온 가족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거인이 원하시는대로 사탕도 가득 넣어 보내드린 기억이 있어요.
말씀해주신 결혼식도, 장례식도 너무 멋집니다. 나중에 소설에 짧은 에피소드로 써먹고 싶을 정도입니다. (혹시 그래도 될까요...?)
네에! 작가님이라면 얼마든지요! :)
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
넵! 작가님의 새책들 더 열심히 봐야겠네요~ ^^
시력을 잃은 아빠에게 자신이 얼마나 환하게 웃는지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딸. 읽으면서 제 눈시울이 다 붉어졌어요. 정말 아름다운 결혼식이었을 것 같아요. 초콜릿 민트 사탕과 알록달록한 옷이라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던 장례식의 모습과 달리, 돌아가신 분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을 준비한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에요.
감동적인 얘기네요. 예전에 대학 다니던 시절 좋아하던 사람이 비슷한 얘기를 한 적 있습니다. 자기 장례식에는 다들 가장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와서 파티처럼 자기와의 즐거웠던 얘기를 하면서 한 밤 놀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문득 그 사람은 어떻게 사나 궁금하네요. 문득 궁금증, 딱 거기까지만요.
저는 이미 제장례식에 대해 유서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모두 언급해둔 상태에요. 제가 가진 종교와 반목되는 바램이긴 하지만, 남은 가족이 꼭 지켜줄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세상 대부분의 아이들이 태어날 때 사람들이 기뻐하고 축복하는 것처럼, 이 세상을 떠나가는 것도 축제처럼 즐길 수 있으면 싶어요.
저도 그 '파티 같은 장례식'이 인상적이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무거운 말이기도 합니다. 지인들이 한껏 꾸미고 와서 즐겁게 잔을 기울이며 명복을 빌어줄 수 있는 장례식이면, 참 제가 제대로 잘 살아야하겠다,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지인이 많을 삶을 살아야 하겠다, 그런 부고장을 받고 속으로 지나가는 마음이라도 '그따위로 살아놓고 웃기시네. 확 불이라도 질러버릴까보다' 하는 말 안들을 삶을 살아야겠다 싶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단디'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ㅎ
24. 전 결혼식장에는 잘 가지 않아요. 결혼식을 해보니, 결혼식의 당사자인 저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누가 왔는지, 인사를 했는지, 밥은 먹었는지 챙길수가 없더라고요. 양가부모님 손님, 직장동료, 친인척, 지인들까지... 나중에 방명록을 보고서야 감사인사를 할 수 있었죠. 기쁜 날을 당사자가 온전히 기억하려면 좀 차분하게 하거나 작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결혼식은 결혼을 하는 본인에게 가장 의미있는 날이니까요. 장례식장에는 되도록이면 참석하려고 해요. 남겨진 사람의 슬픔을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자리를 채우러 갑니다. 가까운 지인의 경우 장례식 이후에 따로 만나러 가기도 하고요. 문득 또오르는 상실에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제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어서요.
저도 결혼식장에는 거의 안 가고(심지어 제 결혼식도 안 올렸습니다) 장례식장에는 가는 편입니다. 장례식장에 가서도 그냥 빈소에 헌화만 하고 식사는 안 하고 오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 결혼식은 너무 번잡하고 결혼 당사자도 하객도 주인공이 아닌 거 같아요. 굳이 주인공을 따지면 혼주들 아닌가 싶네요.
저도 결혼식에는 잘 가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아직 미혼이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가장 의미 있는 날이어야 할 당사자는 정작 정신이 하나도 없고, 주변에서 더 왁자지껄한 것 같아 저까지 보태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괜한 인사치레로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 사람이 결혼하는 건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축하해 주고 싶다'외에는 그냥 축의금만 보내는 편이에요. 장례식장에 대한 말씀도 공감합니다. 장례식 이후 따로 만나러 가기도 한다는 말씀도요. 근데 한편으론 저는 그게 참 어렵기도 했어요.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슬픔을 과연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감히 위로할 자격이 있는 건지,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선경서재 님 말씀을 읽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상실에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잘 닿았다면 제 표현 방식이 다소 미숙해도, 상대가 그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마음이 놓이네요.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한대.. 평소 모임에 잘 나오지 않았던 지인이 갑자기 여기저기 걸려있던 모임에 열심히 나오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의 안부를 묻고 막 분주히 다니더라고요. 뭔가 심정 변화가 있었나.. 했는데, 알고 봤더니 부모의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던 거였어요. 솔직히 그러지 않아도 부고 소식을 들으면 문상을 가는데 왜 그렇게 속보이는 행동을 했을까.. 싶더라고요. 장례식 후엔 바람과 함께 사라지더라는... 또 한 지인은 정반대로 주변 이야기를 전혀 안 해서 장례식장에 갔다가 깜놀한 경우. 남편이 정치인이었던 거예요. 장례식장에 갔더니 화환을 보니 뭔 국무총리부터 시작해서.. 뭐래.. 그래서 물어봤더니만 남편이 OOO. 근데 왜 말 안 했냐고 했더니 하도 욕만 처먹어서 안 한다고...ㅋㅋㅋ
고인이 문상객에게 쓴 편지라니 정말 신박하면서도 마음이 짠해지네요. 제가 참석한 결혼식중에 정말 초스피드로 끝난 결혼식이 있었어요. 신랑입장, 신부입장, 신부아버지 축사, 신랑,신부 퇴장. 정말 10분도 안 되어 끝나고 밥먹으러 갔어요. 하다못해 신랑 만세삼창도 없고 축가도 없고요. 보통 결혼식 가면 언제 끝나나 하는데 그 결혼식은 너무 빨리 끝나 아쉬움이 남고 기억에도 남네요. 그래도 아기 낳고 잘 살고 있으니 그럼 됐죠 ㅋ
아무래도 코로나 시절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떠오릅니다. 「동호회」를 읽으면서 그때의 풍경이 새록새록 떠올랐네요. 불과 2년 전이라는 게 잘 실감 나지 않기도 하고요 ㅎㅎ. 결혼식의 경우엔 하객 인원 제한이 있어서 누구는 초대하고, 누구는 초대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바람에 청첩장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이나 곤란해졌던 일이 생각나네요. 장례식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쓴 채 조문을 마치고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한 칸씩 띄어 앉아 밥을 먹던 풍경이 생생합니다. 병원은 특히 엄격하게 출입 인원을 통제하던 시절이라 고인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한 상주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기도 했죠. 신문이나 방송에서만 보던 일이 가까운 지인에게 벌어져 씁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참 기이한 시절을 지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를 재현한 '코로나 문학'이라는 게 가능하다면 「동호회」가 그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장 작가님의 「적당한 자의 생존」과 「간장에 독」도 빠질 수 없는 작품이죠. 찾아보실 분들을 위해, 순서대로 『악스트 49호』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수록작입니다ㅎㅎ)
악스트 Axt 2023.7.8 - no.04949호 cover story 인터뷰이는 10년 만에 소설집 『반에 반의 반』으로 독자를 찾은 소설가 천운영이다. 2000년 1월 1일, 문신하는 여성을 그리며 등단했던 야심만만했던 소설가, 소녀 몸에 할머니 정신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가 늑대 위에 올라타 들판을 내달리는 모습을 그리며 글을 썼다는 그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가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은 동시대 한국사회의 노동 현장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문학이 더 많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작가들의 모임이다.
감사해요. ^^ 코로나 사태를 주된 소재이자 배경으로 하는 단편을 한 편 더 썼는데 나름의 기획이었습니다. "산 자들 2"에 실으려 합니다.
<산자들>도 답답하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산자들2> 라니 기대됩니다^^ 언제쯤 출간 예상하실까요?? 그럼 월급주의사실동인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지도....살짝 궁금해지네요^^ 제가 몰라서일수도 있지만(이미 여러 작품들이 출간되었는지) 코로나 시국 때 모습과 그 이후 고금리, 고물가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여러 모습으로 그려지면 좋겠어요. (정말 짧은 시간에 펜데믹, 비트코인, 주식상승장, 부동산 상승장, 고금리, 고물가 등등 너무 정신이 없는 시간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신없는 T익스프레스에 몸을 싣고 손잡이를 꽉 잡고 달린 기분입니다. )
와우 "산자들 2" !!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출간하실 때 그믐 북클럽도 꼭 열어주세요 작가님 ㅎㅎ.
@거북별85 @지호림 헉... 영광입니다. "산 자들 2"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어요. 올해는 어렵고 아마 내후년쯤 아닐까 생각하네요. 이번에도 단편 10편을 실으려 하는데 지금까지 5편을 썼습니다. 3, 4편씩 묶어서 어떤 테마를 구성하려고 해요. 그래서 코로나 사태라는 소재로 단편 3편을 쓴 거고요. 이게 취재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좀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작품들과는 차별성은 없습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서, 동인 취지에 맞춰서 쓰고 있어요. 취지는 같아도 작가로서 저의 개성은 반영되기는 할 텐데, 그게 뭔지는 저도 꼬집어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시스템에 대한 관심 정도일까요? 아무튼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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